Kudo's Column2010. 4. 25. 01:02
2010년 1월 27일 아이패드 시연도중에 뉴욕타임스 사이트의 플래시 페이지를 로드하지 못하는 아이패드의 모습이다.
지금은 뉴욕타임스 측에서 이를 HTML5도 지원하도록 변경하여 문제없이 시청가능하다.


요즘 애플과 어도비의 싸움이 뜨겁다. 일단, 아이패드에 플래시를 지원하지 못하는 것부터 시작하더니, 이는 곧 아이폰 OS 4 발표 당시에 애플이 플래시 CS5에서 만든 플래시 어플리케이션을 아이폰용 앱으로 포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시켜 논란이 더욱 확산되었다. 결국, 어도비는 플래시 CS5의 이 기능의 개발을 중지하겠다고 발표했고, 아이폰 플랫폼에 대한 플래시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공식 발표를 하게 된다. 사용자 측면적으로 봤을 땐, 이건 그닥 좋은 소식은 아니다. 한국 사용자들은 더더욱 그렇다. 플래시 범벅인 우리나라 사이트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는 그냥 빈 공간으로만 보일 뿐이다. 또한, 최근에 애플과 어도비의 잔혹사 (이것에 대해서는 좀 있다 얘기하자)가 밝혀지면서 애플의 일방적 복수가 아니냐는 의견도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면, 애플이 왜 플래시를 지원하려 하지 않을까? 이를 여러 방면에서 살펴봤다.


애플의 사적 감정 차원: 친절한 잡스씨

일단 많은 사람들이 이유라고 생각하는 애플의 복수전에 대해 살펴보자. 이야기는 199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잡스가 막 돌아왔을 때였고, 애플은 완전히 망해가고 있었다. 애플은 끝났다고 생각한 어도비는 그간 메인 개발 플랫폼이었던 맥을 포기하고 윈도우로 이동하겠다는 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한다. 그러고나서, 어도비는 제품발매 때 윈도우를 우선적으로 출시하게 된다. 그뒤로, 애플은 부활했고, OS X이라는 새로운 운영체제까지 출시했음에도, 어도비는 시큰둥했다. 그때까지 맥 사용자들은 클래식 인터페이스[각주:1]로 만들어진 어도비 앱을 써야만 했고, 최신 포토샵이 나오면 써보고 싶으면 PC로 바꿔야 했다. 결국, 어도비는 성화에 못 이겨 2005년에 OS X용 CS2 스위트를 선보이게 된다.

사실, 애플 플랫폼에 대한 어도비의 게으름은 맥용 플래시 플레이어만 봐도 알 수 있다. 맥을 쓰다보면 플래시 동영상 같은 부분에서 갑자기 팬이륙을 경험해보신 분들 많을 것이다. 그리고, 훨씬 낮은 사양의 윈도우 PC에서 잘 돌아가던 것이 맥에 오면 끊기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이는 맥용 플래시 플레이어가 GPU (그래픽 프로세서) 가속을 전혀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 윈도우용은 플래시를 돌리는 일을 CPU와 GPU가 나눠서 하기 때문에 훨씬 더 부드럽게 돌아가지만, 맥용은 이 일을 CPU 혼자 담당한다. 그러니 버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720p 동영상을 돌리게 되면 CPU 온도가 치솟는 건 당연 지사다.

나중에 해도 될 얘기를 어쩌다 지금 해버렸네. 여하튼,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어도비의 애플 지원은 늘 늑장식이었고, 애플은 이에 대해 아이폰 플랫폼의 플래시 지원을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며 응수하더니, 아이패드를 선보이면서 이에 대한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래서 많은 분들이 애플의 복수라 생각하시고 계신다.

사실, 플래시 CS5의 포팅을 막은 것은 아마 이 사적 감정이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기술적으로도 약간의 이유가 있긴 하지만(멀티태스킹 API 관련), 이건 그냥 애플이 어도비에 대한 지난 불만을 마음껏 표출한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기술적 차원: 플래시는 제2의 ActiveX?

플래시는 플러그인이다. 브라우저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라, 따로 깔아야 한다. (물론, 최근 플래시 플러그인을 기본 내장하겠다고 한 크롬을 제외하곤 말이다.) 그런면에서, 어떻게 보면 플래시는 ActiveX랑 다를 바가 없다. 한 회사의 '닫힌' 플러그인이다. 플래시를 위해서 개발하고 싶으면 어도비의 플래시 프로그램을 사서 만들어야 한다. 플래시 플레이어에 대한 업데이트는 어도비만이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ActiveX랑 똑같다. 우리나라에만 국한돼 있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 게 다르다뿐이지. 게다가, 플러그인이라는 운명상, 보안상 문제는 늘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면에서,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들이 플래시를 완전히 버린다던지(네이버), 플래시와 HTML5를 동시 지원하겠다(다음) 한 것은 무척 환영스러운 일이다. 

또한, 어도비는 플래시가 전세계의 96%의 컴퓨터에 공급되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게 모바일 기기들까지 포함하는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아직 모바일 기기에서의 플래시 구동 속도는 차마 눈 뜨고 못 봐줄 수준이다. 간단한 플래시 광고에도 툭툭 끊기고, 동영상은 무슨 스톱모션을 보는 것 같다. 플래시가 애초부터 모바일 기기를 위해 개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적화가 전혀 안되있는 것이다. 그나마 요즘 기기들에서는 봐줄만 하지만, 모두 1GHz가 넘는 프로세서에 512MB RAM을 장착한 최신기기들이다. 구형 기기들을 지원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3년된 1세대 아이폰 지원이 올해 와서야 드랍된 거 보면 알만하다) 애플로서는 이는 못 봐줄 상황이다. 생각해봐라, 1세대 아이폰과 아이폰 3G는 프로세서가 겨우 400MHz밖에 안되고, 최신판인 3GS(뭐.. 출시된지 10개월이나 된 마당에 최신판이라 그러긴 좀 뭣하지만 ;;)도 600MHz의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있다. 플래시를 최적화시키지 못하면 돌리기가 참 뭣한 사양인 것이다. 아이패드 또한 1GHz짜리 A4 프로세서를 달고 있긴 하지만, 램이 256MB로 제한적이다. (왜 애플이 512MB를 달지 않았는지는 미스터리다...) 이 정도 사양은 애플의 최적화 덕에 쾌적한 브라우징이 가능하지만, 심지어 더 사양높고 화면도 더 작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어도비의 모바일 최적화 실력은 아직 거지깽깽이 수준이다.

거기에, 플래시가 대부분 마우스 UI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이게 뭐가 문제점이냐고? 가장 좋은 예는 바로 마우스오버다. 마우스 커서를 갖다대는 것만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플래시형 메뉴에 이를 많이 볼 수 있다. (마우스를 갖다대면 서브메뉴가 내려온다던지 이런 것들 말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아이패드나 아이폰같은 플래시 화면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플래시 게임이 안된다며 아이패드 안 사시려는분들에게 한 마디 하겠다. 정말로 설사 아이패드가 플래시가 된다 하더라도, 어도비의 최적화와 마우스에 최적화된 컨트롤에 제대로 하실 수 있을까...? 나같음 차라리 아이패드용 게임을 사서 하겠다.


반성의 시간

내가 어도비한테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애플이랑 싸울 시간에 플래시 플레이어 손이나 좀 보라고. 모바일에 준비가 됐다고는 하지만, 동영상이 툭툭 끊기는 걸 보면, 어도비가 말하는 준비란게 뭔지 심히 의심스럽다. 차라리 플래시를 모바일 기기에서 아무런 끊김없이 구동하게 만들어서 애플이 더이상 핑계 못 대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러면 될 것을, 어도비는 계속 애플이랑 말싸움만 하고 있다. 솔직히 까고 말하면, 난 개인적으로 플래시가 죽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번에 애플 대변인이 말한 "플래시는 닫혀 있고 독자적이다. Flash is closed and proprietary"라는 말은 정답이다. 한 회사가 이끄는 기술은 결론적으로 독재적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리고 한 회사의 독재적 인터넷 플러그인은 사회악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좀 극단적인 거 안다) 그럼 앱 스토어는 독재가 아닌가라고 물으신다면, 규제가 상당히 심하긴 하지만(사실, 너무 심하긴 하다), 결론적으로 자기네들 기기에서 돌리는 앱들을 심사하는 거니까 예외다. 어도비가 지네들 컴퓨터 만들어서 플래시 공급하는가? 그건 아니잖아. 마소의 ActiveX도 그러했고 말이다. 최소한 마소는 자신들이 ActiveX에 대한 판단을 잘못한 건 인정이라도 하지.

그렇다고, 애플이 너무 잘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내 생각엔 애플이 너무 감정적으로 이걸 대처하는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을 희생시키는 것 같다. 특히 새로운 SDK 약관은 애플의 속좁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무슨 나같이 완전 소심 A형도 아니고 말이다. (잡스가 A형인가?) 

이 사태가 좀 평화적으로 해결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아이폰 플랫폼에 플래시가 달리기는 글렀지만. 애플과 어도비는 서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어도비는 애플과의 과거와 플래시 플랫폼 자체의 무거움을, 그리고 애플은 아이폰 SDK에 대한 독재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근데 내가 불안한 것은 이거다: 둘 다 절대로 반성할 기미는 안 보인다는 것.



  1. OS X에서 OS 9 앱을 돌릴 수 있게 도와주는 구형 OS X 내 인터페이스. 10.5 레오파드부터 사라졌다. [본문으로]
Posted by KudoKun
Kudo's Column2010. 1. 28. 16:37

오늘 애플 아이패드 iPad가 공개됐다. 나는 애초부터 이 이벤트에 아이패드보다는 루머되었던 아이폰 OS 4.0에 더 기대를 걸었던 지라, 아이패드에 나름 평등한 느낌을 적어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이렇게 적어볼까 한다. 아직 iAppBox에는 기능정리중이라 느낌은 내 개인 블로그에 올려본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잠재력이 상당한 녀석이라 하겠다. 아무래도 iAppBox에 정리 작업도 하다 보니까 많이 알아봤는데, 지금 없는 기능도 많지만 이것들만 보강되면 (언젠가 한다. 내 장담한다 ;;) 아이폰만큼의 큰 성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아이패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넷북의 인터넷 성능을 빼닮았다는 점이다. (최소한, 그것이 애플이 주장하는 바다.) 물론, 플래시는 지원안한다. (이게 어도비 문젠지 애플 문젠지는 논외로...) 하지만 요즘 플래시를 적게 쓰고 HTML5를 쓰자는 운동이 펼쳐지는 걸 보면, 애플은 또다시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려 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여튼, 플래시 지원을 제외하면 (힘든 거 알지만, 그냥 이 세상에 플래시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 어이!), 아이패드는 환상적인 브라우징 기기다. 오늘 키노트에서 스티브 잡스가 소파에 앉아서 편하게 웹 브라우징을 하는 모습을 보니 더더욱 이해가 간다. (살짝 학교 카페에서의 내 모습이 보였다고 부정은 못하겠다.) 하지만, 의외로 가장 날 땡기게 하는 건 배터리다. 맥북 프로를 들고 다니면서, 맨날 콘센트를 찾아 해메는 것도 아이패드로 끝이다. 브라우징이 무려 10시간이다. 수업 하루종일 들고다녀도 배터리는 문제없다. 그거 하나는 맥북 프로를 수업에 들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부러운 것이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두 손 들고 열렬이 환영하는 것은 바로 아이패드용 iWork 스위트이다. 난 아이워크 덕후다. 아이워크를 쓰기 시작하면서, 오피스 버린 지도 오래됐고, 내 노트북으로 지금도 이따금씩 키노트 프리젠테이션을 하곤 한다. 아이패드는 거의 완벽한 대안이다. 페이지를 이용해 공책으로도 써먹고, 키노트 프리젠테이션도 만들어 액세서리 중 하나인 30핀 - VGA 어댑터를 이용해 프리젠테이션까지 한큐에 해결한다. 이렇게 아이워크를 간편하게 쓸 수 있는 모바일 기기는 없었다.

물론, 문제는 존재한다. 내가 제일 실망한 것은 멀티태스킹 미지원. 아이폰이 멀티태스킹 지원을 하지 않는 건 이해가 간다만, 넷북의 대체를 지향(뭐, 나름)하는 아이패드가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정말로 어불성설이다. 1GHz나 되먹는 프로세서를 탑재한 놈이 말이다. 물론, 아이폰/아이패드 UI의 디자인상 멀티태스킹이 안되도 편하긴 하다만, 그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주의이다.

또한 애플이 추구하는 폐쇄성이 아이패드에 너무 적용된 것 또한 문제다. 외부 I/O도 거의 전무하고 (카메라 킷이나 VGA 어댑터 제외하면), 여전히 뭔가 UI의 개인화도 없다. 지금 홈 스크린이나 잠금 스크린은 안쓰러울 정도로 썰렁하다. 애플아, 좀 어떻게 좀 해봐라 ;;

그럼, 아이패드는 정말로 어떠한 기기를 끝장낼 심산일까? 일단, 넷북은 내 생각엔, 지는 해다. 수아 누나(트위터 @5oa)도 동의하듯이(아니, 누나 말에 내가 동의한다는 게 더 맞겠다), 잡스의 표현처럼 넷북은 특별한 것이 없다. 그저 '싼 노트북'에 불과하다. 물론, 넷북은 플래시 비디오 하고 뭐 어쩌구 저쩌구 이럴 사람들 있다. 하지만, 나도 솔직히 잡스 말에 동의한다: 넷북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데스크톱에서나 돌아갈 운영체제를 심각하게 언더파워된 사양에 쑤셔넣으려 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성능저하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내부 사양부터 OS까지 모두 모바일 컴퓨팅을 위해 최적화가 된 것이다. 난 솔직히 내가 쓰는 야외 컴퓨팅 용도로 아이패드는 적당하다. 인터넷 브라우징에, 트윗팅, 그리고 심지어 생각지도 못한 문서작성까지. 용도로서는 적당하다 본다. 위에 말한 문제점들만 좀 어떻게 해결된다면 좋은 기기가 될 듯하다.

이북으로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IPS 패널의 장시간 독서시 피로도가 가장 걱정스럽다. 일단 전문 이북 기기 (킨틀, 아이리버 스토리) 등과 화면이 가장 큰 차이인데, 이게 가장 호불호가 갈린다. 킨들이나 스토리 같은 경우는 책을 읽는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피로도가 적은 전자 잉크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아이패드는 인터넷 브라우징 등의 다른 기능들을 위해 IPS 패널을 탑재한 것이다. 일단 아이패드에 대한 아마존의 반응도 관찰하는 등 마지막에 누가 웃음을 지을 지는 두고봐야 될 듯하다.

이게 바로 내가 아이패드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아이패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아이폰이 2.0에서 앱 스토어를 달아 비상했듯이, 아이패드도 꼭 그런 기기가 되기를 빌어본다.
Posted by KudoKun
Kudo's Column2010. 1. 28. 01:02

아니,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 내가 한 말은 아니다.
어제 나와 트위터에서 말다툼을 했던 어떤 분의 말이다.

피쳐폰이라 함은, 대략 햅틱 이런 놈들과 같은 부류인데, 어제 치고박고 싸울 때(나름 논리적으로 답해줬는데, 그쪽에서는 무논리로 나오더라 ;;)는 아이폰으로 싸우고 있었고 해서 제대로 된 정보도 많이 없었는데, 아예 이 얘기를 블로그에 풀어버릴까 한다. 그래야 속이 후련할 거 같아서... ;;

좀 민감한 얘기다 보니 iAppBox에는 올리지 않겠다. 그러고보니 오랜만에 개인블로그에 아이폰 얘기를 올려보는군 ;;


1) 아이폰에는 기본적 PIMS 기능이 빠져있다. (아웃룩 싱크 등)


기본적 PIMS 기능이란 게 어디까지를 말씀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이폰 OS 1.0 시대를 얘기한다면 약간은 수긍이 간다. 익스체인지 서포트도 없었고, iTunes를 통한 컴퓨터와의 동기화만을 지원했을 시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무려 3년 전 얘기다. 지금 아이폰의 PIMS 기능은 강력하다. 일단 2.0부터 익스체인지 서포트가 탑재됐으며, MobileMe를 통해 (물론, 돈 내야 되지만) 아웃룩 무선 싱크가 가능하다. (정 원하면 구글을 통한 무선 싱크 방법도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에 PIMS 기능이 필수면 익스체인지가 2.0까지 안 들어간 안드로이드도 스마트폰이 아니었나? ;;; 그리고 아웃룩이라는 거 자체가 마이크로소프트 거라서 윈도우 모바일에 들어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였다. 심지어 마소도 이제 윈도우 모바일을 PIMS 중심의 기능에서 벗어나는 방향으로 개발중인 마당에, 누가 요즘 PIMS 기능으로 스마트폰을 사나? 그런 사람 봤어?


2) 스마트폰의 정의는 무엇인가?

결국 스마트폰의 정의까지 들먹여서 친절히 위키피디아에서 뒤져주셨다.

"A smartphone is a mobile phone offering advanced capabilities, often with PC-like functionality. (PC-Mobile handset convergence) 스마트폰은 PC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앞선 능력을 가진 휴대전화이다. (PC와 모바일의 컨버전스)" - Wikipedia 'Smartphone'에 대한 정의

그러고는 뒤에 "There's no industry standard definition of a smartphone. (스마트폰의 산업 스탠더드적 의미는 없다.)"라고 붙어 있는데, 그걸 갖고 걸고 넘어지더라. "그럼 요즘 나온 스마트폰들은 다 스마트폰"이라고. 이 분이 주장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겠다. "For others, a smartphone is simply a phone with advanced features like e-mail, Internet and e-book reader capabilities (스마트폰은 이메일, 인터넷, 그리고 이북 리더 기능이 탑재된 그냥 간단히 말해, 전화기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정의대로면 햅틱이고 아레나고 모두 스마트폰이니까.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의미를 받아들인다. "For some, a smartphone is a phone that runs complete operating system software providing a standardized interface and platform for application developers. (어떤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은 평준화된 인터페이스와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완전한 운영체제를 구동하는 전화기이다.)" 요즘 스마트폰의 방향이 이리로 흐르기 때문이다.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러고는, "아이폰이 스마트폰이라고 누가 그럽니까?"라고 물어서 이걸 아예 트위터에 공적으로 물었다. (RT는 하지 않았다. 나름 사생활은 지켜준다는 의미에서) 그러니 대부분의 분들이 스마트폰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답했다.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알고보니 이를 해석하면 '스마트폰, 그 이상'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역으로 "아이폰은 피쳐폰일까요?"라고 물으니, 모두 당연히 아니라는 대답이 들어왔다. 결론적으로, 한국 트위터리안분들의 100%가 나와 동의한다. (클락슨식 해석) 아님, 혹시 아직도 이런 종류를 스마트폰이라 생각하셨나... ;;




3) 잡스는 아이폰 발표 당시에 '스마트폰'이라 한 적이 없다?

이젠 여기까지 오더라. 나도 이젠 더이상 논리로 이 사람 설득시키는 것은 불가능이겠다고 보인 부분이였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논리로 공격하고, 간단히 차단 버튼을 클릭했다.

당시 잡스는 이렇게 말한다. "요즘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전화와 이메일, 그리고 아기 수준의 인터넷을 결합한 기기입니다. 문제는 이 기기들이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고, 그렇게 쓰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비즈니스 101 차트를 그려보면, 그냥 휴대전화들은 똑똑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닥 쓰기 쉽지도 않습니다. 요즘(2007년 1월 당시) 스마트폰들은 확실히 보통 휴대전화보다 좀 똑똑하긴 하지만, 쓰기는 훨씬 어렵죠. 그러나, 우리가 만들은 제품은 시대를 앞서는 제품으로, 다른 스마트폰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훨씬 사용하기도 쉽습니다. 자, 바로 여기에 아이폰이 위치합니다."

증거를 더 원하신다면, 여기로 가보자. 애플이 언론의 아이폰 리뷰들을 올려놓은 곳인데, 여기에 있는 여덞 개의 리뷰 중에 네 개가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을 언급한다. 이 정도면 애플도 아이폰이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4) 이 글을 쓰게 해주신 분에게 던지는 몇 마디.

님 덕에 이렇게 아이폰이 스마트폰이라는 증거를 모으면서 나름 즐거웠습니다. 나름 논리적으로 답해드렸는데, 그것에 무논리적으로 답장을 다시더군요. 새벽 2시 반에 그런 답글들을 보니 이러다 잠을 못 잘 거 같아서 아예 차단조치했습니다. 아이폰이 스마트폰이 아니라고 믿으시려면 계속 믿으셔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007년이 아닌 2010년입니다. 과거에서 사실 게 아니라 현재를 직시하시죠.
Posted by KudoKun
Kudo's Column2010. 1. 22. 04:02

지난 월요일에 출시된 모토로이는 확연히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갈려 있다.
안드로이드 폰이 드디어 우리나라에 상륙하는구나라는 기대와, 안드로이드 마켓의 국내 현지화 문제, 아이폰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UI, 그리고 결정적으로 SKT에 대한 인식 (SKT가 모토로이에 많은 것--심지어 통합 메시지함까지!--을 포기했음에도) 등이 모토로이의 걸림돌 중 몇 개다.

하지만, 많은 얼리 어답터들은 이 질문을 던진다: "왜 드로이드가 아닌가?"


이 녀석이 바로 미국에 버라이즌 전용으로 출시된 모토로라 드로이드다. 나도 국인 지인이 썼던 리뷰를 번역했던 적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만약 모토로라에서 안드로이드 폰을 출시한다면 바로 이 녀석일 거라 생각했다. 대신, 우리는 모토로이를 얻었다.

일단, 이름부터. 왜 모토로이인가?
미국의 드로이드란 이름을 쓰지 않은 이유는, 드로이드의 상표권 때문이다. 드로이드란 이름은 모토로라가 아닌, 스타워즈를 만든 루카스필름에게 있다. (드로이드란 단어가 조지 루카스가 만든 단어다.) 그래서, 드로이드란 상표권을 얻을 때, 미국 내에서만 쓸 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고, 결국 미국에서만 드로이드란 이름으로 출시된 것이다. (그 결과로, 같은 폰인데도, 유럽에서는 '마일스톤'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래서, 사내 투표로 모토로라와 안드로이드가 합쳐진 모토로이 (MOTOROI)로 최종 이름이 결정됐다고 한다.

또한, 드로이드와 모토로이는 거의 완전히 다른 폰이라 하도 무방하다. 같은 거라곤 내부 사양인 ARM Cortex A8 기반의 600MHz 프로세서와 256MB RAM, 그리고 안드로이드 2.0이 기본탑재된다는 것 정도다. (드로이드는 1월 22일, 모토로이는 3월 경에 안드로이드 2.1로의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다.) 차이점을 보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로 올렸고, DMB도 탑재했다. 미디어 재생능력이 더욱 좋아졌고(거의 어떠한 변환의 필요 없이 동영상 재생을 지원), 그거로도 모자라 HDMI 포트까지 탑재했다. 우리나라에 나오는 스마트폰 중 이 수준의 고사양도 없다. 게다가, 지역화를 위해 약간의 UI 개조가 이루어졌고, 3월 경에는 T맵 등의 SKT 서비스도 추가될 예정이다. (대신 미국은 공짜로 구글 네비게이션을 얻는다. T맵도 모토로이가 스마트폰이라 무료로 서비스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얼리 어답터들이 모토로이에게 군침을 흘리는 것도 이유가 있다.

그럼 뭐가 빠졌을까? 가장 큰 것, 그리고 가장 논란이 많이 일고 있는 것은 바로 쿼티 키보드의 미탑재다. 많은 블로거들은 쿼티 키보드의 제외를 가장 아쉽게 생각한다. 왜 쿼티 키보드를 뺐냐는 질문에, 모토로라 측은 이렇게 답했다: "국내의 실정에 더 더울리는 셋팅이다"라고. 물론, "난 그럼 국내 실정이랑 맞지 않는가보다"라고 더 성화를 내시는 분들이 있다. 그 분들을 위해 한 마디 하고자 한다: 그렇다, 여러분은 국내 실정과 맞지 않는다.

아니, 이건 또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냐고? 생각해봐라.


위는 바로 삼성의 '연아의 햅틱'폰으로,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폰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도 이 폰 가진 사람들 좀 된다.) 소위 '김연아 마케팅'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은 일단 접어두고, 폼 팩터를 봐라. 바로 풀터치폰으로, 쿼티 자판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모토로라의 선견지명은 적중한다: 우리나라에 출시되서 인기를 끌은 쿼티 키보드 장착 폰은 터치스크린이 달렸던 안 달렸던,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아니, 아예 없어서 꼽지도 못할 정도다. 그나마 내가 기억하는 국내에 판매됐던 쿼티 키보드 폰도 몇 가지 안 되고, 그것들마저 다 외산 폰들이다. (HTC 터치 다이아몬드가 대표적인 예. 결국...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풀터치폰들 중에 쿼티 안 달렸던 것들은? 너무 많다. 삼성만 봐도 그렇다. 햅틱1, 햅틱2, 연아의 햅틱, 햅틱 아몰레드, 햅틱착, T옴니아, T옴니아2, 쇼옴니아, 오즈옴니아... 끝도 없다.

그럼, 우리나라 핸드폰 사용자들은 이렇게 쿼티 키보드가 없는 풀터치폰에 열광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휴대성: 일단, 한국의 소비자들은 참 희한하다. 얇기만 하면 환장한다. 더 이상 얇아지면 그립감을 희생하는 데도, 그딴 것 상관안한다. (내 생각엔 11~13mm 선이 현실적으로 그립감도 유지하면서 얇은 '슬림-그립 한계 두께'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얇아지면 그립감이 너무 어정쩡해진다. 아이팟 터치처럼.) 쿼티 키보드는 일단 장착하면 두께는 2~3mm 정도 증가해버린다. 두꺼워지는 것이다. 쿼티 키보드를 단 놈중에는 그래도 얇은 축에 속하는 드로이드와 모토로이를 비교해봐도 이 차이점은 더 확연하다: 드로이드는 13.7mm인 반면에, 모토로이는 11mm 이하까지 줄인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그나마 논리적인' 무게 감량도 한몫한다. 드로이드는 169g인데 반해, 모토로이는 140g까지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여전히 아이폰 3GS보다 5g 정도 무거운 무게이기는 하다.)
  2. 쿼티 키보드의 실질적 실용성: 한국의 문자의 달인들, 즉 '엄지족'들은 모두 3X4 번호 키패드로 하는 문자에 지난 십 몇년간 적응해왔다. 그러니, 뭣하러 쿼티 키보드를 단 모델을 내는가? 다시 적응하느라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질테고, 심지어 어떤 엄지족들은 비효율적이라 느낄 수도 있다. (여기서 쿼티 키보드를 찬양하시는 얼리 어답터분들의 외침은 씨알도 안 먹힌다. 이건 사실이다.) 여기서 풀터치 인터페이스는 오히려 좋은 대안이 된다. 소프트웨어상으로 3X4 키보드도 배열 가능하고, 쿼티 키보드 배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예 다른 핸드폰 제조회사들(삼성, LG 등)의 3X4 키보드를 개발해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려도 될 판이다. (이건 내가 생각했는데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다. 나중에 이거 앱으로 내실 꺼면 내 이름 꼭 끼워주시길... <-어이!) 물론, 진짜 버튼을 쓰는 만큼의 느낌이야 나지 않겠지만, (무엇보다도, 감으로 주머니 속에서 치는 건 불가능이라 봐도 된다) 햅틱 반응도 있고, 뭐... 직접 보면서 치는 데는 살 만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모토로라는 영영 안드로이드 폰에 쿼티 키보드를 달지 않을까? 모토로라는 "출시 고려는 하고 있다"라고 했다. 아마 실험적으로 판매를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다 모토로이가 잘 팔리면 그렇단 얘기일 거다.



결론적으로, 모토로이는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어떤 근거에서? 모토로이는 모토로라의 오랜 한국 진출 생활(?)의 결과물이다. 모토로이를 내놓을 때, 모토로라는 철저하게 국내 사용자들을 조사(?)했고, 모토로이는 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라면 침을 질질 흘릴만한 기능들이 쫙 있지 않은가: 고화소 카메라, 캠코더, 지상파 DMB, FM 라디오, 변환이 필요없는 동영상과 무 DRM MP3 재생기능까지,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거라곤 아마 안드로이드 OS 그 자체 뿐일 것이다.



안드로이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안드로이드는 한국 국민들에게 약간 '신비감 있는 존재'처럼 여겨진다. 모토로이가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는 것만으로 마케팅이 치고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점은 산재되어 있다: 안드로이드의 UX (User eXperience)는 아이폰의 그것보다 확연히 떨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드로이드의 리뷰에서 알렉스는 이렇게 말한다: "안드로이드는 기술자들이 설계한 티가 팍팍 난다.") 게다가, 애플의 전체주의적 폐쇄성 덕에 실현된 플랫폼 안정성을 거의 완전개방에 가까운 안드로이드는 따라가기 힘들다. 버전 업데이트가 폰마다 제때 이뤄지지 않아 현재 1.6에서 2.1에서 버전들이 퍼져 있고, 2.0으로 올라오면서 새로운 SDK가 나와 완전 아비규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장난이 아니다고 들었다)이 따로 없다. 구글은 어서 이를 통일해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빠르게.

결론적으로, 나는 모토로이가 잘 되길 바라고 있다. 그래야 넥서스 원 같은 더 좋은 안드로이드 폰들도 들어오지.
Posted by KudoKun
Kudo's Column2010. 1. 11. 21:37
이 글은 TechCrunch의 'The Switch from iPhone to Android, and Why Your First Impression is Wrong"이라는 글을 옮겨왔음을 밝힌다.

지난주에 우리는 드로이드만큼의 데뷔행사를 치른 구글 넥서스 원의 발표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예상되었듯이, 넥서스 원은 아이폰과의 다양한 비교를 당하고 있다 - 넥서스 원의 리뷰, 블로그 포스트, 심지어 트윗까지 애플의 골리앗과의 비교가 없는 글을 보기가 힘들 정도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로의 스위칭을 생각하시고 계신 분들에게 한 가지 해야 할 말이 있다: 대부분의 얼리 어답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오랜 시간동안 아이폰에 너무 길들여져 왔다. 그리고, 아이폰에 대해 잊고 안드로이드의 메리트를 배우려면 최소 며칠, 혹은 몇 주는 걸린다.

여러분이 오랫동안 윈도우를 쓰던 사람을 갖다가 맥 앞에 앉히고 며칠 쓰게 한다고 생각해봐라. 아마 마우스 커서의 속도가 느리다던가, 아니면 창 닫는 버튼이 윈도우의 오른쪽 대신 왼쪽에 있다고 버튼 배치가 "유저친화적이지 않다"고 개콘 남보원의 박성호마냥 칭얼댄다. (나 어떡해, 어떡해!!!!) 맥을 메인 컴퓨터로 사용한 지 1~2주 정도 지나봐야 "하아아아아아~~~!!!!" 하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맥이 주는 이득을 배우면서 "아, 이래서 오바마가 맥 쓰는구나!!!" 한다. 그래, 여러분에게 안 맞을 수도 있겠다. 그건 뭐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여러분이 아예 메인 컴퓨터로 작정하고 써봐야 그 차이점을 알게 된다.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다.

나도 지난 몇 달 전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스위칭했기 때문에 그 기분을 안다. 내가 내 드로이드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처음에 무척이나 기뻤다: 화면은 짱이고 핸드폰 성능도 날아다닌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가라앉자,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쉽게 찾을 수 있을 옵션들을 찾기가 힘들었고, 있어야 할 메뉴가 보이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아이폰을 쓰면서 배운 것들 - 이젠 거의 본능이 된 것들 - 이 안 먹히게 되자, 안드로이드는 나를 바보로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자, 무슨 계시가 온 기분이었다. 내가 원하는 옵션이 없으면, 아래에 있는 '메뉴' 버튼을 누르면 된다. 웹 브라우저나 어플리케이션에서 바로 뒤 화면으로 가야겠다고? 아래에 있는 '뒤로'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어떤 면에서는, 이 버튼들이 늘 같은 곳에 있다는 이유 덕에 아이폰 스크린상의 버튼들보다 더 낫다. 게다가, 스크린 자체의 공간도 더 생긴다. 그 버튼들을 쓰는 게 이제 새로운 본능이 되버렸다. 하지만, 이것들이 내가 아이폰 대신 안드로이드를 선택한 이유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제 내가 풀타임 안드로이드 유저가 된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넥서스 원의 지메일 앱은 아이폰의 기본 메일 클라이언트를 가뿐하게 뭉게버린다 - 이건 나만 알아차린 사실 또한 아니다. 이메일을 많이 쓰는 사람으로서, 이는 정말 거대한 차이점을 보인다. 구글 보이스 내장 또한 멋지다. 몇 개의 어플리케이션들을 동시에 돌릴 수 있는 능력 또한 새롭다. 위 세 가지만으로도 충분했다.

내가 만약 안드로이드를 며칠만 썼다면, 이 장점들은 적응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덮여졌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안드로이드의 단점들 - 예를 들어, 다수의 어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업데이트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나 기본으로 딸려 오는 뮤직 플레이어가 완전 허당이라는 사실 - 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아이폰으로 회항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매일 폰을 쓰는 관점에서 봤을 때, 이러한 단점들은 안드로이드가 가져오는  생산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게 정말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거다: 안드로이드를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아이폰 유저들은 익숙하지 않은 것들, 혹은 좀만 적응하면 사라질 문제점에 대해 불평만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안드로이드가 아이폰만큼 예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안드로이드도 필요한 개선점이 있다. 하지만, 정말로 오랫동안 써보면서 안드로이드를 찬찬히 써보지 않는 한에는, 여러분은 아직 안드로이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체험하지 못한 것이다.

[출처 - TechCrunch]
Posted by KudoKun
Kudo's Column2010. 1. 7. 18:34
(사진 출처: Gizmodo)

넥서스 원이 발표될 때, 세계의 유수 언론들은 진정한 구글폰의 등장이라며 난리가 났다. 하지만, 넥서스 원을 찬찬히 뜯어보면, 진실은 넥서스 원을 진정한 '구글'폰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글이 '구글'폰을 만드는 게 아니라면서 넥서스 원을 내놓은 배경을 알고 싶어하는데, 진실은 이렇다.


'With Google'이라는 단어의 진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오픈 소스이기 때문에 누구나 갖다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를 쓸 땐 구글에게 어떠한 라이센스비도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윈도 모바일을 쓰면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 중에도 구글이 개발에 협조(?)를 한 폰들이 있다. Google Experience라는 수식어 붙는 이들은 'With Google'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들은 제조사의 어떠한 스킨도 쓰이지 않은 안드로이드 OS를 쓴다. 


구글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한 폰들.
위로부터 HTC 드림 (T-Mobile G1), HTC 매직 (T-Mobile MyTouch 3G), 모토롤라 드로이드.
이들은 폰의 뒷면에 구글의 로고를 새기고 있다.

특히 이중 HTC 드림 같은 경우는 처음으로 안드로이드를 OS로 쓰는 폰이었던 데다가, 구글이 개발에 참여해서 구글폰의 칭호를 처음으로 얻었었다. 넥서스 원도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넥서스 원의 경우, 하드웨어 제작 및 유통은 대만의 HTC가 맡고 있고, 서비스는 미국의 경우 T-Mobile (버라이즌도 봄에 합류 예정)이 하고 있다. 그럼 넥서스 원이 또다시 구글폰의 칭호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넥서스 원만의 새로운 판매방식

넥서스 원의 구매 페이지.

넥서스 원이 지금까지의 Google Experience 스마트폰과 다른 하나는 바로 판매 방식이다. 넥서스 원은 구글에서만 판매하며, 구글의 온라인 웹페이지에 들어가 주문할 수 있다. 심지어 주문할 때 뒤에 글을 레이저로 세공할 수도 있다. (가령, Kudo L's Nexus One이라든지) 이는 아이폰에도 없는 것이다.[각주:1] 또다른 차이점은 바로 언락이다. 넥서스 원은 T-Mobile과의 약정 외에도 언락된 일명 '생폰'으로 살 수도 있다. (이러한 생폰의 가격은 530달러) 이러한 고사양의 스마트폰으로서는 정말 파격적인 딜이 아닐 수가 없다. 비록 3G는 쓰지 못하더라도, 넥서스 원은 AT&T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며, 전세계에서 SIM 카드만 있다면 문제없이 쓸 수 있다. (국내는 망할 'IMEI 화이트리스트 정책' 때문에 개인인증을 먼저 받아야 하지만 말이다. 이런 슈레기 같은 ;;) 이러한 판매방식은 애초에 애플 스토어와 AT&T 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아이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판매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구글폰이라는 칭호에 제일 가까운 넥서스 원

구글폰의 존재에 대해서, 구글은 2009년말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두 달이 채 되기도 전에, 넥서스 원이 나와버렸다. 무슨 일일까? 구글이 생각하기에, 넥서스 원은 구글폰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이지만, 앞으로 영원히 구글폰이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구글은 하드웨어 사업에는 뛰어들지 않고, 계속 제조사와 협력해 넥서스 원같은 폰들을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회사이다. 아마 구글도 그 정도에 머무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넥서스 원은 구글폰이라는 칭호에는 꽤 근접하다. 구글의 새로운 판매방식, 새로운 안드로이드 2.1, 궁극의 성능, 그리고 완성된 구글 앱들의 연동성까지. 넥서스 원은 궁극의 안드로이드 익스피리언스를 제공한다.

그래서 언론은 넥서스 원을 진정한 구글폰이라 부르나 보다.
  1. 애플은 아이팟 전모델에는 레이저 세공을 지원하나, 아이폰만 지원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Posted by KudoKun
Kudo's Column2010. 1. 6. 23:54
이 글은 Gizmodo의 <'Superphone is Arbitrary and Google Needs to Stop Using It.>이라는 글을 옮긴 것이다.

슈퍼폰이라. 만약 우리의 라이브블로그를 보지 않았다면, 이는 구글이 넥서스 원을 가리키면서 쓴 말이다. 하지만 왜?

너무나도 신경쓰여서 나는 구글에게 물어봐야 했다. 아니, 어떠한 인간이 스마트폰을 위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놓고 사람들이 쓰기를 바라는 거냐는 거다. 구글의 답변은 1GHz의 프로세서, 고용량 RAM, 구글 앱과 그리고 그들이 해낸 다양한 소프트웨어 혁신들이 넥서스 원을 보통의 스마트폰의 한 수 위로 만들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그 성능은 4~5년 전 쓰던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진짜로? 슈퍼폰?

왜냐하면 생각해봐라. 몇 년만 지나면 이런 전화기들은 쿼드코어 처리장치에 Xbox 360 수준의 그래픽, 4G, 그리고 지금 2010년에 쓰는 노트북들의 해상도에 달할텐데 말이다. 그럼 그 때는 뭐라 부를 것인가? 슈퍼슈퍼폰? 말이 안되잖아.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구글이 이 단어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행사의 프레젠터 중 한 명은 "오늘의 슈퍼폰은 내일의 스마트폰이 될 것입니다"고 말했는데, 이는 슈퍼폰이 그저 하이엔드 스마트폰이라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스마트폰이면 족하다. 나온 지 몇 년 됐다고 해서 스마트폰이라는 딱지를 박탈당하는 것은 아니다 - 하지만 이들의 논리에 따르면, 더이상 최신이 아니면 슈퍼폰이라는 딱지는 박탈당한다.

그러니까, 이 이름은 그냥 쓰레기통에 쳐박아 넣고 어느 다른 인간이 생각해낸 이름을 쓰자구, 응?

[출처 - Gizmodo]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