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Kudo's Diary2010. 5. 10. 00:37
어제 미친듯이 짐을 쌌다.

내 짐은 크게 1) 한국으로 들고 들어갈 짐과 2) 학교 스토리지에 저장할 짐 이렇게 나뉘는데, 오늘 스토리지에서 일하는 애들이 내 짐들을 가져갈 예정이라 발등에 불 떨어진 듯이 쌌다.


짐 싸기 시작할 때 혼돈 그 자체였던 내 방.

지금은 웬만큼 다 쌌다. 마지막 박스를 싸면서 뭐 까먹은 거 없나 보는중인데, 이럴 때 다 쌌겠지 이랬다가 까먹고 안 싼 짐, 꼭 나오더라. 그럴 땐 뭐 어쩌리. 눈물을 머금고(?) 집에 들고 와야지. 그러고 나서 "이건 왜 들고왔어?!" 라며 엄마한테 한 소리 듣는거지 뭐. ;;

이 짓을 이제 고딩 때 이후로 다섯번째 하고 있지만, 언제나 참 적응이 안되는 작업이다. 1년의 짐을 싼다는 것은 참 가슴벅찬 일이기도 하고, 지난 1년에 대해 까먹었던 부분도 발견하게 된다. 이번에 짐을 싸면서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맥북 프로용 인케이스 슬리브도 발견했다. 그리고, 아이폰 3GS 박스도 책상서랍 저 먼 구석에서 발견했는데, 지금의 아이패드 박스 옆에 놔보니 웬걸 높이가 똑같다. ;;


아이폰 케이스랑 높이 맞추려고 일부러 아이패드 박스에 빈공간이 많았나 싶기도 하다 -.-

또한, 문어발 전기 코드를 싸면서 컴퓨터 주변기기들도 싹 정리했다. '해리포터의 벽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이 방에는 콘센트가 전체를 통틀어서 단 두개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맥북 프로를 제외하곤 다 뺀 다음, USB 단자 두 개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꽂았다. 둘 다 비행기 타기 전에 풀 차지가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긴 여행이 날 기다리고 있다... -.-v) 그래서 책상엔 지금 맥북 프로, 아이폰, 아이패드 이렇게 셋인데 이 셋이 모인 기념으로 기념샷도 하나 박아놓았다. 뭐 그건 한국가서 올리도록 하고... (메모리 리더와 사진 라이브러리가 있는 외장 하드도 다 싸놔버려서 ;;)

오늘은 이 짐들을 스토리지로 보내고 공부를 좀 할 계획이다. 이렇지만 내일 시험이 두 개나 있고, 수학보다는 쉽다 하더라도 그래도 여전히 막막한 과목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콘은... 교수가 좀 병X이었던 터라 더 막막하다 ;;) 내일은 시험 보고나면 돌아와서 한국갈 짐을 마저 싸고 지은이 누나랑 몰에 쇼핑가기로 했다. 둘의 프렌드십(??)을 기념하기 위해 마지막 저녁식사도 치즈케익 팩토리에서 근사하게 하기로 했다. 내일 예약이나 해놔야지. 그리고, 몰 가서는 애플 스토어에서 마지막으로 지를 아이패드 액세서리가 없나 함 볼 생각이다. 인케이스 북 자켓이 들어와있음 금상첨화인데...

한국 도착까지 90시간도 안 남았다. 미국에 있는 시간까지는 75시간도 안 남았다. 남은 시간동안 잘 정리해서 가야겠다. 아마 미국에서 하는 포스팅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다. 한국 가서 봐요! ^^
Posted by KudoKun
My story/Kudo's Diary2010. 5. 7. 01:10
오늘은 그냥 짧게 쓸까 한다.
오늘부터 기말고사다. 공부는 계속 조금씩 해왔지만서도, 고딩생활과 SAT 등을 거치면서 시험에 대한 자신감이 급강하하는 바람에 이젠 공부하면 할수록 불안감이 엄습한다. 특히 수학은 더 그렇다.

이렇게 말을 하니 중딩 때 생각이 난다. 그때는 시험이 아니라 수행평가를 무지하게도 싫어했었다. 뭐 하나 까딱 실수하면 점수는 최악으로 나온다. 특히 미술이나 체육이 그러했다. 손재주나 운동신경이 없는 나로서 이건 정말 지옥이었다. 오히려 그때는 시험이 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럼 왜 이렇게 됐을까... 지금으로서는 혼자 공부해서밖에라는 생각만 든다. 좀 어린아이같이 들리긴 하더라도, 중딩때까지만해도 엄마가 공부를 옆에서 도와줬었다. 내가 영 불안하다며 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한 달 전부터 공부를 시작했었다. 하지만 미국에 오면서 공부를 혼자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지 적응이 힘들었다. 특히, 10학년때 GPA가 급강하하자, 엄마는 심각하게 날 따라 미국에 오시는 것까지 고민하셨을 정도다. 다행히도, 11학년 때 성적은 다시 정상궤도에 올라갔지만.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10학년 때 사건 이후로, 소심한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상처를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 그 뒤로는, 아무리 공부를 해봐도 자신감이 생기지를 않는다. 11학년 때 시험을 보면 성적이 잘 나와서 내 자신이 놀랐을 정도니까.

그런데, 이 생각이 대학교에 오면서 다시 들고 있다. 아마 그 불안감에 이제 환경이 달라져서 그런가보다. 진짜 2학년때는 대학교 분위기에 완전히 적응을 하고 싶다. 2학기때쯤되면 적응이 될까 싶었지만, 아직 100% 적응은 되지 않은 것 같다. 한 60~80% 정도만 된 기분이다.

그만큼 이번 여름방학이 중요할 것 같다. 재충전도 하면서, 열심히 일도 하면서, 다음 학기 준비도 해야겠다. iCal을 체크해보니 한국에 가는 날까지는 이제 5일 남았다. 이번에 가서 만날 친구들과 트위터리안 분들... (풀잎이, 소정이, 수아 누나, 호정군, 골빈님, 단비 누나, 무적 형님 등등등...) 모두 다 보고 말 테다. 그나저나.... 어여 짐을 싸야 할 텐데. ;;
Posted by KudoKun


모든 게임 유출의 근원지 미국 게임 양판점 게임스탑에서 또다시 새로운 유출샷이 나왔다. 바로 2011년 상반기 전에 출시예정이었던 새로운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유통사인 Ubisoft가 최근에 등록한 도메인에 따라 어쌔신 크리드: 브라더후드 Assassin's Creed: Brotherhood라는 이름 또한 위의 유출 샷에서 확인되었다. 출시는 예상대로 2010년 가을.

이 샷을 받은 게임 블로그 코타쿠 측에서 Ubisoft측과 확인한 결과, 이 사진은 진짜라는 대답을 받았고, 다음주에 공식적으로 발표 예정이라 한다.

뒷면에는 "이제 마스터 어쌔신이 된 에지오 오디토레로 살면서 템플러 기사단과 싸우십시오. 여러분만의 어쌔신 조직을 이끌어 그들의 심장부인 로마를 치십시오." 라고 되어 있다. 멀티플레이어 또한 "원하는 캐릭터가 되어 자신만의 암살 스타일을 만드십시오"라 되어 있고, 게임스탑에서 예약판매에 참여하면 독점 멀티플레이어 캐릭터도 제공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플린터 셀의 샘 피셔였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
Posted by KudoKun
Movies/Reviews2010. 4. 29. 14:25

제목: 토이 스토리 3
감독: 리 운크리치 Lee Unkrich
목소리 주연: 톰 행크스 Tom Hanks (우디 Sherriff Woody), 팀 알렌 Tim Allen (버즈 라이트이어 Buzz Lightyear)
개봉: 6월 18일 (미국), 8월 5일 (한국)

벌써 토이 스토리라는 놀라운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나온 지 15년이 되었다. 내 나이세대는 이 영화를 보고 자란 것이나 다름없다. 1995년에 6살이던 우리들은 픽사의 놀라운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술(토이 스토리는 픽사의 첫 장편 영화였으며, 처음으로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장편 영화이기도 하다)에 감탄하며 (이번에 같이 보러 간 내 친구는 실사인 줄 알았다 하더라) 작은 장난감들이 벌이는 모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 뒤로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는 이제 대학생이고, 이제 1편에 대한 기억은 어렴풋하기만 하다.

그래서 픽사는 미국에서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한 시사회 이벤트를 개최한 모양이다. 마침, 오늘 우리 학교에서 그 시사회가 있었고, 나도 기꺼이 참석하게 되었다. 영화가 시작되기전에 방영된 메시지에서 감독 리 운크리치는 말한다. 

"이 영화에서 앤디는 대학생이 되면서, 자신들의 장난감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앤디의 나이 또래면서 그러지 않나요? 그래서 여러분들을 이번 토이 스토리 3의 시사회에 초대하게 됐습니다." 

불행히도, 완전한 시사회가 될 예정이었던 이 이벤트는 엔딩 제작이 완료되지 않아 마지막 부분 16분을 자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리뷰가 아닌 프리뷰로 작성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전체 러닝타임인 86분에서 70분 정도의 분량을 보았으니 영화의 전체적 느낌에 대해서 말해도 될 것 같다.

 
토이 스토리 3를 보기 직전(그러니까 어제)에, 작문 수업 때 친구가 쓴 토이 스토리를 분석하는 글을 편집했었다. 그 친구는 앤디의 장난감들 사회에 대해 성경까지 들먹이면서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우디가 이끌던 장난감들에 버즈가 들어오면서 이러한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 지 대강 그런 글이었다. 그런데, 토이 스토리 3에서 이러한 구조는 이상하게도 비슷하다. 써니사이드의 장난감들은 나름의 사회구조를 형성하고 있고, 새로 들어온 앤디의 장난감들은 이러한 구조를 수긍하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구조다. 엔딩을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러한 갈등이 어떻게 끝날 지는 대충 감이 잡힌다. 사실, 스토리의 전체적 구조가 전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은 약간 아쉽긴 하다.

사실 이러한 내포된 의미들을 다 들먹이지 않더라도, 토이 스토리 3는 여전히 재밌는 영화다. 픽사의 작품답게 곳곳에 코미디 요소를 잘 집어넣었고(유머 방식을 보면서 바뀌 시대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계속되는 갈등의 긴장감은 관객들을 계속 몰입하게 만든다. 그 덕에 86분이라는 예상된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다. (사실, 좀 짧긴 하다.)


토이 스토리 3에 시리즈의 주인공들의 목소리 연기를 해냈던 대부분의 연기자들이 모두 돌아왔다는 점 또한 환영할 만하다. 톰 행크스가 앤디에게 언제나 충성적인 우디로 분하며, 팀 알렌 또한 그와 친한 우주비행사 버즈로 돌아온다. 거기에 마이클 키튼이나 티모시 달튼 등의 감초같은 목소리 연기또한 마음에 들었다. 사실 톰 행크스가 우디의 목소리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지만, 여전히 그의 목소리는 친숙하다. (참고로, 1편에서 우디의 목소리를 맡았을 때가 행크스의 첫 목소리 연기였다고 한다)


시리즈다 보니 늘 같은 그림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토이 스토리 3지만, 계속해서 기술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아채게 된다. 특히, 위 사진에서 옆의 바비의 머리카락의 디테일이나, 곰인형(스포일러성 캐릭터이므로 정확히는 말하지 않겠다)의 털의 디테일 또한 상세하다. 옛날에도 실사같아 보이지만, 지금도 어린 애들이 보면 실사같은 줄 알 것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픽사의 기술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사실 이 장면은 나도 보지 못한 부분이다)

요즘 픽사는 매해마다 한 편씩의 애니메이션을 찍어내면서(2006년 카, 2007년 라따뚜이, 2008년 월-E, 2009년 업) 계속해서 대박행진을 터뜨리고 있고, 토이 스토리 3 또한 이 반열에 문제없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토이 스토리를 사랑했었던 분들이라면, 3편 또한 문제없이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들만의 공식에서 많이는 벗어나지 않은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만큼 토이 스토리만의 독특한 매력이 더 살아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끝까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리뷰 점수를 매길 수 없다 하더라도, 토이 스토리 3는 이번 여름에 빠질 수 없는 올해의 애니메이션이 될 것 같다. 헤드라인이 말하듯이, "젠장, 픽사가 또 해냈군."

P.S 그런데, 시사회다 보니 보안 하나는 장난 아니더라. 시사 직전에 핸드폰 죄다 압수해가고, 금속 스캐너까지 등장하던데... 무슨 FBI 건물 들어가는줄 알았다 ;;
P.P.S 추첨해서 토이 스토리 1편과 2편 블루레이 + DVD 콤보 팩 주던데... 못 타왔다. 흑흑 슬프다.
Posted by KudoKun
Kudo's Column2010. 4. 25. 01:02
2010년 1월 27일 아이패드 시연도중에 뉴욕타임스 사이트의 플래시 페이지를 로드하지 못하는 아이패드의 모습이다.
지금은 뉴욕타임스 측에서 이를 HTML5도 지원하도록 변경하여 문제없이 시청가능하다.


요즘 애플과 어도비의 싸움이 뜨겁다. 일단, 아이패드에 플래시를 지원하지 못하는 것부터 시작하더니, 이는 곧 아이폰 OS 4 발표 당시에 애플이 플래시 CS5에서 만든 플래시 어플리케이션을 아이폰용 앱으로 포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시켜 논란이 더욱 확산되었다. 결국, 어도비는 플래시 CS5의 이 기능의 개발을 중지하겠다고 발표했고, 아이폰 플랫폼에 대한 플래시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공식 발표를 하게 된다. 사용자 측면적으로 봤을 땐, 이건 그닥 좋은 소식은 아니다. 한국 사용자들은 더더욱 그렇다. 플래시 범벅인 우리나라 사이트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는 그냥 빈 공간으로만 보일 뿐이다. 또한, 최근에 애플과 어도비의 잔혹사 (이것에 대해서는 좀 있다 얘기하자)가 밝혀지면서 애플의 일방적 복수가 아니냐는 의견도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면, 애플이 왜 플래시를 지원하려 하지 않을까? 이를 여러 방면에서 살펴봤다.


애플의 사적 감정 차원: 친절한 잡스씨

일단 많은 사람들이 이유라고 생각하는 애플의 복수전에 대해 살펴보자. 이야기는 199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잡스가 막 돌아왔을 때였고, 애플은 완전히 망해가고 있었다. 애플은 끝났다고 생각한 어도비는 그간 메인 개발 플랫폼이었던 맥을 포기하고 윈도우로 이동하겠다는 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한다. 그러고나서, 어도비는 제품발매 때 윈도우를 우선적으로 출시하게 된다. 그뒤로, 애플은 부활했고, OS X이라는 새로운 운영체제까지 출시했음에도, 어도비는 시큰둥했다. 그때까지 맥 사용자들은 클래식 인터페이스[각주:1]로 만들어진 어도비 앱을 써야만 했고, 최신 포토샵이 나오면 써보고 싶으면 PC로 바꿔야 했다. 결국, 어도비는 성화에 못 이겨 2005년에 OS X용 CS2 스위트를 선보이게 된다.

사실, 애플 플랫폼에 대한 어도비의 게으름은 맥용 플래시 플레이어만 봐도 알 수 있다. 맥을 쓰다보면 플래시 동영상 같은 부분에서 갑자기 팬이륙을 경험해보신 분들 많을 것이다. 그리고, 훨씬 낮은 사양의 윈도우 PC에서 잘 돌아가던 것이 맥에 오면 끊기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이는 맥용 플래시 플레이어가 GPU (그래픽 프로세서) 가속을 전혀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 윈도우용은 플래시를 돌리는 일을 CPU와 GPU가 나눠서 하기 때문에 훨씬 더 부드럽게 돌아가지만, 맥용은 이 일을 CPU 혼자 담당한다. 그러니 버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720p 동영상을 돌리게 되면 CPU 온도가 치솟는 건 당연 지사다.

나중에 해도 될 얘기를 어쩌다 지금 해버렸네. 여하튼,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어도비의 애플 지원은 늘 늑장식이었고, 애플은 이에 대해 아이폰 플랫폼의 플래시 지원을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며 응수하더니, 아이패드를 선보이면서 이에 대한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래서 많은 분들이 애플의 복수라 생각하시고 계신다.

사실, 플래시 CS5의 포팅을 막은 것은 아마 이 사적 감정이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기술적으로도 약간의 이유가 있긴 하지만(멀티태스킹 API 관련), 이건 그냥 애플이 어도비에 대한 지난 불만을 마음껏 표출한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기술적 차원: 플래시는 제2의 ActiveX?

플래시는 플러그인이다. 브라우저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라, 따로 깔아야 한다. (물론, 최근 플래시 플러그인을 기본 내장하겠다고 한 크롬을 제외하곤 말이다.) 그런면에서, 어떻게 보면 플래시는 ActiveX랑 다를 바가 없다. 한 회사의 '닫힌' 플러그인이다. 플래시를 위해서 개발하고 싶으면 어도비의 플래시 프로그램을 사서 만들어야 한다. 플래시 플레이어에 대한 업데이트는 어도비만이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ActiveX랑 똑같다. 우리나라에만 국한돼 있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 게 다르다뿐이지. 게다가, 플러그인이라는 운명상, 보안상 문제는 늘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면에서,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들이 플래시를 완전히 버린다던지(네이버), 플래시와 HTML5를 동시 지원하겠다(다음) 한 것은 무척 환영스러운 일이다. 

또한, 어도비는 플래시가 전세계의 96%의 컴퓨터에 공급되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게 모바일 기기들까지 포함하는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아직 모바일 기기에서의 플래시 구동 속도는 차마 눈 뜨고 못 봐줄 수준이다. 간단한 플래시 광고에도 툭툭 끊기고, 동영상은 무슨 스톱모션을 보는 것 같다. 플래시가 애초부터 모바일 기기를 위해 개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적화가 전혀 안되있는 것이다. 그나마 요즘 기기들에서는 봐줄만 하지만, 모두 1GHz가 넘는 프로세서에 512MB RAM을 장착한 최신기기들이다. 구형 기기들을 지원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3년된 1세대 아이폰 지원이 올해 와서야 드랍된 거 보면 알만하다) 애플로서는 이는 못 봐줄 상황이다. 생각해봐라, 1세대 아이폰과 아이폰 3G는 프로세서가 겨우 400MHz밖에 안되고, 최신판인 3GS(뭐.. 출시된지 10개월이나 된 마당에 최신판이라 그러긴 좀 뭣하지만 ;;)도 600MHz의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있다. 플래시를 최적화시키지 못하면 돌리기가 참 뭣한 사양인 것이다. 아이패드 또한 1GHz짜리 A4 프로세서를 달고 있긴 하지만, 램이 256MB로 제한적이다. (왜 애플이 512MB를 달지 않았는지는 미스터리다...) 이 정도 사양은 애플의 최적화 덕에 쾌적한 브라우징이 가능하지만, 심지어 더 사양높고 화면도 더 작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어도비의 모바일 최적화 실력은 아직 거지깽깽이 수준이다.

거기에, 플래시가 대부분 마우스 UI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이게 뭐가 문제점이냐고? 가장 좋은 예는 바로 마우스오버다. 마우스 커서를 갖다대는 것만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플래시형 메뉴에 이를 많이 볼 수 있다. (마우스를 갖다대면 서브메뉴가 내려온다던지 이런 것들 말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아이패드나 아이폰같은 플래시 화면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플래시 게임이 안된다며 아이패드 안 사시려는분들에게 한 마디 하겠다. 정말로 설사 아이패드가 플래시가 된다 하더라도, 어도비의 최적화와 마우스에 최적화된 컨트롤에 제대로 하실 수 있을까...? 나같음 차라리 아이패드용 게임을 사서 하겠다.


반성의 시간

내가 어도비한테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애플이랑 싸울 시간에 플래시 플레이어 손이나 좀 보라고. 모바일에 준비가 됐다고는 하지만, 동영상이 툭툭 끊기는 걸 보면, 어도비가 말하는 준비란게 뭔지 심히 의심스럽다. 차라리 플래시를 모바일 기기에서 아무런 끊김없이 구동하게 만들어서 애플이 더이상 핑계 못 대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러면 될 것을, 어도비는 계속 애플이랑 말싸움만 하고 있다. 솔직히 까고 말하면, 난 개인적으로 플래시가 죽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번에 애플 대변인이 말한 "플래시는 닫혀 있고 독자적이다. Flash is closed and proprietary"라는 말은 정답이다. 한 회사가 이끄는 기술은 결론적으로 독재적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리고 한 회사의 독재적 인터넷 플러그인은 사회악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좀 극단적인 거 안다) 그럼 앱 스토어는 독재가 아닌가라고 물으신다면, 규제가 상당히 심하긴 하지만(사실, 너무 심하긴 하다), 결론적으로 자기네들 기기에서 돌리는 앱들을 심사하는 거니까 예외다. 어도비가 지네들 컴퓨터 만들어서 플래시 공급하는가? 그건 아니잖아. 마소의 ActiveX도 그러했고 말이다. 최소한 마소는 자신들이 ActiveX에 대한 판단을 잘못한 건 인정이라도 하지.

그렇다고, 애플이 너무 잘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내 생각엔 애플이 너무 감정적으로 이걸 대처하는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을 희생시키는 것 같다. 특히 새로운 SDK 약관은 애플의 속좁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무슨 나같이 완전 소심 A형도 아니고 말이다. (잡스가 A형인가?) 

이 사태가 좀 평화적으로 해결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아이폰 플랫폼에 플래시가 달리기는 글렀지만. 애플과 어도비는 서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어도비는 애플과의 과거와 플래시 플랫폼 자체의 무거움을, 그리고 애플은 아이폰 SDK에 대한 독재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근데 내가 불안한 것은 이거다: 둘 다 절대로 반성할 기미는 안 보인다는 것.



  1. OS X에서 OS 9 앱을 돌릴 수 있게 도와주는 구형 OS X 내 인터페이스. 10.5 레오파드부터 사라졌다. [본문으로]
Posted by KudoKun

지난 2주는 말 그대로 '미친 애플 주'였다. 아이패드가 지난주에 출시됐고, 이번주에는 아이폰 OS 4가 발표되었다. 이건 애플 팬들로서는 참 두손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아이폰 메타블로그의 필자인 우리로서는 죽을 맛이다. 골빈해커님의 하늘과 같은 자비로 떨어진 아이패드를 리뷰하느라 지난 주말을 미친듯이 보냈고, 그다음으로는 아이폰 OS 4를 살펴보느라 이번주마저 바쁘게 보냈다. 지난주에 할일이 시험공부를 제외하곤 그닥 많지 않았길래 망정이었지, 그것까지 있었으면 난 떡실신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물론, 둘 중 고르라 하면, 나는 현재로서는 학교 일을 선택하겠다만.) 사실 이 블로그 글도 이번 주말동안 제대로 된 학교공부를 하다가 중간에 쉬면서 쓰기 시작했다.


iPad.

일단, 아이패드부터 시작하자. 아이패드에 대한 내 공식적 입장은 iAppBox 리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주말동안 참 고생해서 쓴 것이니 꼭 봐주시기 바란다. 여기서는 좀 더 사적으로 아이패드를 파고들도록 하겠다. 4월 3일. 솔직히, 주말에 특별히 할 일도 없고 (라이팅 숙제 정도만 있는 상태), 그 날은 아이패드의 공식 출시일이라서, 우리 학교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가면 있는 작은 애플 스토어에서 아이패드 시연만 하고(원래 일요일날 가려 했지만, 부활절임으로 인해 애플 스토어가 닫는 사태가...) iAppBox에 올리는 것으로 끝내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만, 1박 2일의 '죽자고 일이 커진다' 법칙처럼, 그날 아침의 열 트윗 이후로, 애플 스토어 앞에서 아이패드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세인트 루이스 갤러리아 애플 스토어 앞.

늘 애플에서 새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벌어지는, 심지어 한국에서도 벌어졌다는 줄서기 행렬에 직접 동참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가 서기 시작했던 시각은 오후 1시가 약간 넘은 시각. 사람들도 무지 많고, 아이패드는 동이 났을 거라 예상했음에도, 예상외로 별로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고, 아이패드도 64GB 모델을 제외하고는 재고가 충분하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미국 전국적으로 "들어오는대로 팔리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결국, 30분 뒤, 내 손에는 골빈해커님의 아이패드 16GB 모델이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골빈님의 허락 아래에, 어차피 우체국이 열리지 않는 주말동안 리뷰를 하기로 했다.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에게 아이패드를 시연하는 애플 스토어 직원. 나도 이때 아이패드 처음으로 봤다.

여담이지만, 애플 스토어는 이렇게 기다리는 사람들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참 잘 알고 있더라. 일단, 스토어 한 켠에 생수를 비치해놓고 기다리다가 지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스토어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아이패드 시연을 해준다. 기다리다가 지칠 것을 대비해 체력 보충 + 아이패드 뽐뿌를 계속 주입시키는 것이다. 참 무서운 애플이다... 줄은 예약을 한 사람들과 예약 없이 사려는 사람들로 나뉘어져 있었고, 예약을 한 사람들을 우선으로 줄에서 한 명씩 직원이 데리고 스토어에 들어가 아이패드 구매까지 한큐에 해결해준다. 1인 1직원인 셈.

조그마한 애플 스토어 내부는 아이패드를 사려는 사람들과 아이패드를 구경해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애플은 그날을 아이패드 출시일로 아예 '비상선포'를 했는지, 중앙 테이블에 있던 맥북들은 죄다 치우고 이를 아이패드 데모 유닛으로 채웠다. 그것도 모자라, 그나마 남은 시연용 맥들은 모두 '아이패드 개통용 컴퓨터'로 전락해버린 상태였다. (스토어 내에서 아이패드 개통과 함께 대략적 사용법을 알려주기도 했지만, 이를 직접 하기 좋아하는 나는 그냥 방에 와서 셋업했다.)



어찌됐던, 다시 아이패드 얘기로 넘어가자. 사실, 아이패드를 쓰게 되기 직전까지도 내가 이걸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지가 의문이었다. 그래서 사실 이번 리뷰를 자처했던 것이다. 내 자신이 아이패드를 얼마나 잘 쓰나 보려고. 하지만, 리뷰 기간동안, 나는 아이패드의 활용성에 놀랐다. 어디에 있던 간에, 아이패드는 활용성이 있다. 수업이 끝나고 잠깐의 쉬는 시간이 있을 때, 나는 아이패드를 꺼내들어 인터넷 서핑을 하고, 트윗질을 했다. (물론, 캠퍼스 전체에 와이파이가 깔려있으니까 이게 가능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주말에는 아까 말한 작문 숙제를 아이패드의 페이지를 써서 끝냈다. 물론, 10페이지짜리 논문을 쓸 정도는 못 되지만, (나눠서 쓰면 되려나 ;;) 간단간단한 숙제는 모두 문제없이 해결이 가능했다. 게다가, 이건 내가 찾은 아이패드의 쓰임새의 극히 일부분이다. (특히, 내가 겨우 이틀 반동안 썼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거기에, 앱 스토어가 있다. 아이폰의 활용성을 무궁무진하게 늘여줬던 앱 스토어가 아닌가. 지금 아이패드 구매 준비작업을 하면서 앱 쇼핑을 하는 중인데, 아이패드 앱들의 활용성은 아이폰의 그것을 어떤 면에서는 훨씬 능가한다. 거의 모든 게 다 큰 화면과 더 강력한 A4 프로세서를 쓰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Pages다. 맥용을 그대로 포팅한 이 워드프로세서는 내가 늘 하던 작업을 문제없이 수행했다. 아이패드 리뷰의 원문을 여기서 썼을 정도다. (여섯 쪽이 조금 안되는 분량이었다.) 아이패드에 쓴 것을 저장해서 iTunes를 이용해 컴퓨터로 추출해내거나, 이메일로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가끔씩은 블로그 포스트 이렇게 써도 괜찮을 듯싶다. (당분간은 영어로 쓰고 번역을 때려야겠군 ;;) 하나 재밌는 것은, 스펠 체크를 이상하게 영국식 스펠링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color가 빨간줄 쳐져 있길래 제안 단어를 봤더니 colour... 참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리뷰 기간동안 썼던 트위터 앱인 Twitterrific이다. 이거나 TweetDeck이나 둘 다 뭔가 부족했다. Twitterrific은 이미지 업로드가 안될 뿐더러, 한글이 영어보다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해, 트윗이 다 표시가 안되는 에러가 있었고, TweetDeck은 타임라인이 제대로 표시가 안됐다. (내가 뭘 잘못 조작해서 그런 거일수도 있지만, 글쎄다...) 결론은... 요즘 트위티를 인수했다는 트위터의 공식 아이패드 앱이나 골빈님의 '파랑룡' (코드명)을 기다리는 것뿐인데... 그것도 참 오랜 기다림이 될 것 같다.



아이패드의 신문 앱들 또한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신문처럼 기사를 보다가 기사를 탭하면 그 기사 페이지로 이동된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동영상이 있으면 동영상도 앱 내에서 재생된다. 누가 말한 걸 인용하지만, 꼭 해리 포터의 '예언자 일보'가 현실이 된 기분이다.



또다른 아이패드의 킬러앱이라 불리우는 iBooks 이북 리더 앱이다. 많은 분들이 아마존 킨들과 비교하시는데, 하드웨어적으로는 아이패드가 훨씬 위이다. 칼라 화면에, 터치 스크린, 그리고 다른 수많은 기능들까지 하면은 킨들은 아이패드의 상대가 안된다. 킨들이 그나마 우위를 점하는 것은 바로 컨텐츠. 애플이 미는 아이북스 스토어는 책 수가 약 65,000여권으로, 킨들의 485,000여권에는 상대가 안된다. 이것때문에 킨들로 가시려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아이패드는 킨들 앱도 있다. 그냥 해두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아이패드의 진정한 킬러앱은 바로 사파리다. (내 블로그는 이상하게 포맷 깨지고 이미지 로드를 못해와서 그냥 동생 소정이꺼 불러왔다. 내 언제 티스토리에 물어봐야지 이거 ;;) 큰 화면과 A4 프로세서 덕에 웹 브라우징은 아이폰보다 훨씬 강력하다. 컴퓨터용 풀 페이지를 아이폰이 모바일 페이지 로드하는 속도마냥 문제없이 불러오고, 웹을 종이 크기의 기기를 잡고 보는 것은 뭔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플래시가 안되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내가 방문하는 사이트들은 플래시가 잘 없어서 문제는 없다. (하도 맥에서도 난리를 쳐서 플래시는 피해다니는편 -.-) 하여튼, 사파리는 아마 내가 제일 많이 쓰는 앱이 될 듯하다.



리뷰가 끝나고 2주 뒤, 나는 나만의 아이패드를 주문했다. 32GB Wi-Fi 모델에 독과 VGA 어댑터까지 얹어줬다. (프리젠테이션이 잦은 나한테 VGA 어댑터는 필수...) 부가세는 나중에 친절히 반이나 깎아주더라. (그렇게 우편번호까지 입력하고 했으면 한번에 착 알아내야 할거 아냐... ;;) 지금 VGA 어댑터는 테네시 어딘가, 독은 홍콩의 어딘가, 아이패드는 공장의 어딘가에서 배송을 기다리는 상황 혹은 아직도 분해된 채로 조립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왕이면 다 하나로 묶어서 보내줄 것이지 ;; 여하튼, 아이패드가 어떻게 내 삶을 바꾸어놓을 지, 기대가 된다.


iPhone OS 4


그 다음주에는 아이폰 OS 4의 발표가 있었다. 이미 아이패드의 출시일정 때문에 발표가 많이 밀렸던 상태. 하지만 OS 4의 컨텐츠는 그 기다림에 충분한 보답을 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멀티태스킹에 폴더, 메일 기능 향상 (특히 통햡형 메일함은...), 카메라 디지털 줌, 게임 센터, 그리고 자잘자잘한 업데이트들은 아이폰을 또다시 한 단계 발전시켰다. 특히, 멀티태스킹의 탑재는 지금까지 아이폰을 쓰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많이 해결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iPhone OS 4 on the iPad.


그럼 아이패드는 어떨까? 아이패드도 아이폰 OS를 돌리고 있기 때문에, 이 OS 4 업데이트에 포함된다. 애플은 아이패드용 OS 4는 가을에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럼 무슨 기능들이 들어갈까? 멀티태스킹과 향상된 메일, 게임 센터등은 들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그 외에는 아이폰에 특화됐거나, 이미 아이패드에 있는 기능들을 아이폰으로 이식시킨 것도 많다. (사진 앱에서 얼굴 및 장소 지원과 홈 화면 배경화면 설정, 독 디자인 변경, 스펠 체크 등) 그럼 아이패드용 OS 4는 마이너 업데이트로 끝날까? 그렇지는 않을 거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이패드의 기본 OS인 아이폰 OS 3.2는 너무 아이폰과 닮은 점이 많아 탈이었다. 물론 앱들은 다시 쓰여졌지만, OS 차원에서의 UI는 너무 아이폰에서 그냥 급하게 불린 느낌이 강하다. (위의 썰렁한 홈 스크린을 봐라. 락 화면은 더하다 ㅠㅠ) 내 생각은, 아이패드용 OS 4의 가을 출시 이유는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1. 사용자들에 대한 배려: 보통 사용자들은 UI가 확 바뀌면 불평을 많이 한다. 그 오래된 습관이라는 것 때문이다. 이는 윈도우 XP에서 비스타로의 전환도 그러했고(물론, 다른 이유도 많았다만), 애플이 아이폰 OS의 UI를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아이패드 출시 2개월만에 OS 메이저 업데이트를 해버리면 안그래도 기존 아이패드에 적응해야되는 판에 새로운 것들을 다 던져버리니 일반 사용자들로서는 참 난감할 따름이다. 그래서 애플에서 조금의 적응기를 주기 위해 가을로 업데이트 시기를 미뤘다 하면 설명이 된다. 
  2. 아이폰과 아이패드 차별화: 같은 OS를 돌리지만,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참 다른 기기다. 내부 사양은 비슷비슷하다 할 수 있겠다만 (아이패드에 달린 A4도 아이폰의 ARM 계열로 알려져 있다) 해상도도 다르고, 그냥 '커진 아이팟 터치'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실용적 쓰임새도 많이 다르다. 애플 측에서도 그에 알맞은 OS적 개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개념에서 봤을 때,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둘 다 지원하기에 아이폰 OS 3는 기반이 불안했을 것이다. 애초부터 아이폰만을 지원하기 위해 태어났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말이다. 따라서, 아이폰 OS 4를 만들면서, 애플에서 아이패드와 아이폰의 듀얼 플랫폼 기반을 닦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야 아이패드를 좀 더 차별화시킬 수 있을 테니까.
잡설이 길어지긴 했지만, 저 위가 바로 아이패드용 OS 4에 대한 내 생각이다. 아마 WWDC 때 전모를 드러내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 애플이 아이패드용 OS 4에 대해서 '가을에 출시된다'라고만 했기 때문에 실제로 어떠어떠한 기능들이 추가될 지 또한 알 수가 없다. (위의 멀티태스킹 등은 아이폰용을 봐서 내가 추론한 것이다.) 시간만이 이를 알려줄 것이다. 기즈모도같이 그런 극적인 유출을 하지 않고서야. (소프트웨어는 그런 게 더 힘들겠지 ㄲㄲ)


원래 아이패드에 대한 개인적 얘기를 쓰려고 시작한 글인데, 참 이렇게까지 되버렸다. 이 글 쓰면서 아이패드를 주문하게 되었고, 이제는 아이패드가 어떻게 내 삶을 바꿀 지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지난 이틀동안 써보면서 아이패드에 대한 소프트웨어적 잠재력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아이패드가 어떻게 발전해나갈 지 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 아이폰이 2007년에 나와서 지금처럼 발전했던 것처럼 말이다.
Posted by KudoKun
My story/Kudo's Diary2010. 3. 30. 23:14
대학이라는 곳에 오니, 한 가지 늘 생각하는 것이 있다.
"난 뭘 할 것인가?"

군대같은 걸 감안해도, 나는 길어봤자 5~6년 뒤면 대학교를 졸업한다. 그 뒤로는, 좋건 싫건 사회에 뛰어들어야 한다. (대학원을 가게 되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20대가 그렇게 후딱 지나가게 되면, 뭘 해야 될 지 괴리감에 드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

난 지금 컴퓨터 공학을 전공 중(아님 전공을 계획중)이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한 건 2008년 초쯤이다. 그 때 아마 내 자신이 IT, 컴퓨터 등에 얼마나 관심이 많았는 지 깨닫게 된 때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부터 워슈에 합격하고 입학하는 때까지 내 미래는 막연했다. 그 긴 대학 입시 과정을 거치고 입학했을 때에도 난 내가 대학을 졸업하면 뭘 할 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단, 당장 여름에 할 일부터였다. 요즘따라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이번 여름에 일을 하려는데, 1학년인 현재로서는 내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일단 학원 보조 쪽을 알아보는 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름에 할 일을 생각하면서, 나는 졸업하면 뭘 해야 할 지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개발자를 해보자는 생각이었지만, 그 생각도 점점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학기 때 내가 컴퓨터 공학 수업을 약간 망친 것 때문이었다. 이번 학기는 훨씬 낫지만, 그래도 약간의 불안감이 엄습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때, 나는 내가 그동안 늘 해 왔던 일에서 내 미래를 발견했다. 바로 블로깅. 나는 이제 이 일을 4년동안 했다. 요즘에 와서야 이렇게 개인적 이야기를 많이 쓰긴 하지만 원래 내 블로깅의 주요 내용은 바로 IT 뉴스였다. 뉴스 내용이 나오는 대로 빨랑 전하고, 내가 써본 것들은 리뷰를 쓰는 것. 이제는 그게 익숙해졌다. 심지어 무슨 제품을 사면 이를 어떻게 리뷰할 지 고민한다. 요즘은 바쁜 스케쥴 때문에 백지화되는 게 보통이긴 하지만, 정말로 해야 하는 리뷰면 기어이 완성시킨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IT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내 천직이었다는 것을. 정말로 옛날부터 늘 듣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시간이 나면 늘 블로깅할 거리가 없나 늘 돌아보곤 한다. 물론 지금은 많은 단신들을 트위터로 돌리긴 하지만, 내 개인적 생각들을 적기에는 블로그가 좋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결정한 것은 IT계 언론으로 뛰자는 것이었다. 언론이라 그러면 대부분 기자를 생각하시지만, 나는 기자보다도 전문 블로거를 생각하고 있다.



위는 바로 미국의 유명 IT 블로그 엔가젯 Engadget이다. 내가 몇 년째 IT 관련 소식들을 접하는 블로그다. 엔가젯은 원래 AOL이 모회사이고, 사람들에게 IT 소식을 최대한 빨리 전해주기 위해 태어난 곳이다. 솔직히, 엔가젯이 나의 꿈의 직장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런지 모르겠지만, 나름 거대한 포부를 지닌 여기 학생들에 비해선 참 소박한 꿈인 것 같다.

사실, 여기서 또다른 고민이 떠오른다: 한국에 돌아올 것이냐, 아니면 미국에 정착할 것이냐. 내가 보기엔, 현 상태(2010년)에서는 미국에 정착할 가능성이 더 높다. 솔직히 한국에 아는 지인들 (특히, 트위터하면서 알게 된 많은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한국에서 일하고 싶지만, 우리나라는 언론 시스템상 이런 자유로운 IT 블로그나 리뷰 문화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언론사는 대기업의 횡포에 휘둘리기 마련이고, 그러니 공정한 리뷰가 나오기 힘들다. 오늘 선배하고도 한 얘기지만, 미국은 "우리 제품을 평가해달라"며 리뷰용 유닛을 보내고, 한국은 "우리 제품 홍보해달라"며 리뷰용 유닛을 보낸다. 이러니 제대로 된 리뷰 문화가 정착되는가. 안되지. 그래서인지 국내 언론에서 쓰는 자칭 리뷰라는 것들을 보면 죄다 장점들뿐이다. 뭐 리뷰에서 말하는 정도로 좋으면 아이폰은 벌써 무너졌어야 정상일 정도다. (안다. 약간 과장인거...) 한국은 이런 쓰레기같은 대기업 문화는 고쳐야 하고, 리뷰용 유닛의 목적을 고쳐잡아야 한다. 다음 제품에서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홍보를 하려고 리뷰용 유닛을 보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체험단 이런 게 다~ 그런 목적이다.)


그런면에서 현재 내가 아이폰 하드웨어 및 OS 애널리스트 자리로 있는 iAppBox는 그 출발점이다. 아이폰과 OS, 그리고 앱을 주제로 다루는 이 블로그에 필자로 들어온 지도 이제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여기서 많은 것을 리뷰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특히, 포스트 미루지 않는 거... ㄲㄲ 어찌됐든, iAppBox는 늘 애착이 가고, 설령 다른 일이 생기더라도 계속 하고 싶은 블로그다.

이 글을 쓰면서 나와 블로깅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블로거는 학생이라는 것을 떠나서 나의 또다른 모습이다. 내 지인들도 이 모습에 많이 적응들이 된 모습이다. 나를 처음 알게 되는 사람들도 필연적으로 내 블로그를 방문하게 된다. 새로운 제품을 보면 리뷰하고 싶고, 새로운 소식을 보면 전하고 싶다. 블로깅은 내 삶이다. 그리고, 이제 그것을 내 미래로 연결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IT 전문 블로거 (혹은 기자)는 나의 새로운 장래희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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