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Kudo's Diary2010. 5. 10. 00:37
어제 미친듯이 짐을 쌌다.

내 짐은 크게 1) 한국으로 들고 들어갈 짐과 2) 학교 스토리지에 저장할 짐 이렇게 나뉘는데, 오늘 스토리지에서 일하는 애들이 내 짐들을 가져갈 예정이라 발등에 불 떨어진 듯이 쌌다.


짐 싸기 시작할 때 혼돈 그 자체였던 내 방.

지금은 웬만큼 다 쌌다. 마지막 박스를 싸면서 뭐 까먹은 거 없나 보는중인데, 이럴 때 다 쌌겠지 이랬다가 까먹고 안 싼 짐, 꼭 나오더라. 그럴 땐 뭐 어쩌리. 눈물을 머금고(?) 집에 들고 와야지. 그러고 나서 "이건 왜 들고왔어?!" 라며 엄마한테 한 소리 듣는거지 뭐. ;;

이 짓을 이제 고딩 때 이후로 다섯번째 하고 있지만, 언제나 참 적응이 안되는 작업이다. 1년의 짐을 싼다는 것은 참 가슴벅찬 일이기도 하고, 지난 1년에 대해 까먹었던 부분도 발견하게 된다. 이번에 짐을 싸면서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맥북 프로용 인케이스 슬리브도 발견했다. 그리고, 아이폰 3GS 박스도 책상서랍 저 먼 구석에서 발견했는데, 지금의 아이패드 박스 옆에 놔보니 웬걸 높이가 똑같다. ;;


아이폰 케이스랑 높이 맞추려고 일부러 아이패드 박스에 빈공간이 많았나 싶기도 하다 -.-

또한, 문어발 전기 코드를 싸면서 컴퓨터 주변기기들도 싹 정리했다. '해리포터의 벽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이 방에는 콘센트가 전체를 통틀어서 단 두개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맥북 프로를 제외하곤 다 뺀 다음, USB 단자 두 개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꽂았다. 둘 다 비행기 타기 전에 풀 차지가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긴 여행이 날 기다리고 있다... -.-v) 그래서 책상엔 지금 맥북 프로, 아이폰, 아이패드 이렇게 셋인데 이 셋이 모인 기념으로 기념샷도 하나 박아놓았다. 뭐 그건 한국가서 올리도록 하고... (메모리 리더와 사진 라이브러리가 있는 외장 하드도 다 싸놔버려서 ;;)

오늘은 이 짐들을 스토리지로 보내고 공부를 좀 할 계획이다. 이렇지만 내일 시험이 두 개나 있고, 수학보다는 쉽다 하더라도 그래도 여전히 막막한 과목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콘은... 교수가 좀 병X이었던 터라 더 막막하다 ;;) 내일은 시험 보고나면 돌아와서 한국갈 짐을 마저 싸고 지은이 누나랑 몰에 쇼핑가기로 했다. 둘의 프렌드십(??)을 기념하기 위해 마지막 저녁식사도 치즈케익 팩토리에서 근사하게 하기로 했다. 내일 예약이나 해놔야지. 그리고, 몰 가서는 애플 스토어에서 마지막으로 지를 아이패드 액세서리가 없나 함 볼 생각이다. 인케이스 북 자켓이 들어와있음 금상첨화인데...

한국 도착까지 90시간도 안 남았다. 미국에 있는 시간까지는 75시간도 안 남았다. 남은 시간동안 잘 정리해서 가야겠다. 아마 미국에서 하는 포스팅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다. 한국 가서 봐요! ^^
Posted by KudoKun
My story/Kudo's Diary2010. 5. 7. 01:10
오늘은 그냥 짧게 쓸까 한다.
오늘부터 기말고사다. 공부는 계속 조금씩 해왔지만서도, 고딩생활과 SAT 등을 거치면서 시험에 대한 자신감이 급강하하는 바람에 이젠 공부하면 할수록 불안감이 엄습한다. 특히 수학은 더 그렇다.

이렇게 말을 하니 중딩 때 생각이 난다. 그때는 시험이 아니라 수행평가를 무지하게도 싫어했었다. 뭐 하나 까딱 실수하면 점수는 최악으로 나온다. 특히 미술이나 체육이 그러했다. 손재주나 운동신경이 없는 나로서 이건 정말 지옥이었다. 오히려 그때는 시험이 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럼 왜 이렇게 됐을까... 지금으로서는 혼자 공부해서밖에라는 생각만 든다. 좀 어린아이같이 들리긴 하더라도, 중딩때까지만해도 엄마가 공부를 옆에서 도와줬었다. 내가 영 불안하다며 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한 달 전부터 공부를 시작했었다. 하지만 미국에 오면서 공부를 혼자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지 적응이 힘들었다. 특히, 10학년때 GPA가 급강하하자, 엄마는 심각하게 날 따라 미국에 오시는 것까지 고민하셨을 정도다. 다행히도, 11학년 때 성적은 다시 정상궤도에 올라갔지만.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10학년 때 사건 이후로, 소심한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상처를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 그 뒤로는, 아무리 공부를 해봐도 자신감이 생기지를 않는다. 11학년 때 시험을 보면 성적이 잘 나와서 내 자신이 놀랐을 정도니까.

그런데, 이 생각이 대학교에 오면서 다시 들고 있다. 아마 그 불안감에 이제 환경이 달라져서 그런가보다. 진짜 2학년때는 대학교 분위기에 완전히 적응을 하고 싶다. 2학기때쯤되면 적응이 될까 싶었지만, 아직 100% 적응은 되지 않은 것 같다. 한 60~80% 정도만 된 기분이다.

그만큼 이번 여름방학이 중요할 것 같다. 재충전도 하면서, 열심히 일도 하면서, 다음 학기 준비도 해야겠다. iCal을 체크해보니 한국에 가는 날까지는 이제 5일 남았다. 이번에 가서 만날 친구들과 트위터리안 분들... (풀잎이, 소정이, 수아 누나, 호정군, 골빈님, 단비 누나, 무적 형님 등등등...) 모두 다 보고 말 테다. 그나저나.... 어여 짐을 싸야 할 텐데. ;;
Posted by KudoKun
My story/Kudo's Diary2010. 3. 30. 23:14
대학이라는 곳에 오니, 한 가지 늘 생각하는 것이 있다.
"난 뭘 할 것인가?"

군대같은 걸 감안해도, 나는 길어봤자 5~6년 뒤면 대학교를 졸업한다. 그 뒤로는, 좋건 싫건 사회에 뛰어들어야 한다. (대학원을 가게 되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20대가 그렇게 후딱 지나가게 되면, 뭘 해야 될 지 괴리감에 드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

난 지금 컴퓨터 공학을 전공 중(아님 전공을 계획중)이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한 건 2008년 초쯤이다. 그 때 아마 내 자신이 IT, 컴퓨터 등에 얼마나 관심이 많았는 지 깨닫게 된 때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부터 워슈에 합격하고 입학하는 때까지 내 미래는 막연했다. 그 긴 대학 입시 과정을 거치고 입학했을 때에도 난 내가 대학을 졸업하면 뭘 할 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단, 당장 여름에 할 일부터였다. 요즘따라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이번 여름에 일을 하려는데, 1학년인 현재로서는 내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일단 학원 보조 쪽을 알아보는 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름에 할 일을 생각하면서, 나는 졸업하면 뭘 해야 할 지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개발자를 해보자는 생각이었지만, 그 생각도 점점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학기 때 내가 컴퓨터 공학 수업을 약간 망친 것 때문이었다. 이번 학기는 훨씬 낫지만, 그래도 약간의 불안감이 엄습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때, 나는 내가 그동안 늘 해 왔던 일에서 내 미래를 발견했다. 바로 블로깅. 나는 이제 이 일을 4년동안 했다. 요즘에 와서야 이렇게 개인적 이야기를 많이 쓰긴 하지만 원래 내 블로깅의 주요 내용은 바로 IT 뉴스였다. 뉴스 내용이 나오는 대로 빨랑 전하고, 내가 써본 것들은 리뷰를 쓰는 것. 이제는 그게 익숙해졌다. 심지어 무슨 제품을 사면 이를 어떻게 리뷰할 지 고민한다. 요즘은 바쁜 스케쥴 때문에 백지화되는 게 보통이긴 하지만, 정말로 해야 하는 리뷰면 기어이 완성시킨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IT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내 천직이었다는 것을. 정말로 옛날부터 늘 듣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시간이 나면 늘 블로깅할 거리가 없나 늘 돌아보곤 한다. 물론 지금은 많은 단신들을 트위터로 돌리긴 하지만, 내 개인적 생각들을 적기에는 블로그가 좋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결정한 것은 IT계 언론으로 뛰자는 것이었다. 언론이라 그러면 대부분 기자를 생각하시지만, 나는 기자보다도 전문 블로거를 생각하고 있다.



위는 바로 미국의 유명 IT 블로그 엔가젯 Engadget이다. 내가 몇 년째 IT 관련 소식들을 접하는 블로그다. 엔가젯은 원래 AOL이 모회사이고, 사람들에게 IT 소식을 최대한 빨리 전해주기 위해 태어난 곳이다. 솔직히, 엔가젯이 나의 꿈의 직장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런지 모르겠지만, 나름 거대한 포부를 지닌 여기 학생들에 비해선 참 소박한 꿈인 것 같다.

사실, 여기서 또다른 고민이 떠오른다: 한국에 돌아올 것이냐, 아니면 미국에 정착할 것이냐. 내가 보기엔, 현 상태(2010년)에서는 미국에 정착할 가능성이 더 높다. 솔직히 한국에 아는 지인들 (특히, 트위터하면서 알게 된 많은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한국에서 일하고 싶지만, 우리나라는 언론 시스템상 이런 자유로운 IT 블로그나 리뷰 문화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언론사는 대기업의 횡포에 휘둘리기 마련이고, 그러니 공정한 리뷰가 나오기 힘들다. 오늘 선배하고도 한 얘기지만, 미국은 "우리 제품을 평가해달라"며 리뷰용 유닛을 보내고, 한국은 "우리 제품 홍보해달라"며 리뷰용 유닛을 보낸다. 이러니 제대로 된 리뷰 문화가 정착되는가. 안되지. 그래서인지 국내 언론에서 쓰는 자칭 리뷰라는 것들을 보면 죄다 장점들뿐이다. 뭐 리뷰에서 말하는 정도로 좋으면 아이폰은 벌써 무너졌어야 정상일 정도다. (안다. 약간 과장인거...) 한국은 이런 쓰레기같은 대기업 문화는 고쳐야 하고, 리뷰용 유닛의 목적을 고쳐잡아야 한다. 다음 제품에서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홍보를 하려고 리뷰용 유닛을 보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체험단 이런 게 다~ 그런 목적이다.)


그런면에서 현재 내가 아이폰 하드웨어 및 OS 애널리스트 자리로 있는 iAppBox는 그 출발점이다. 아이폰과 OS, 그리고 앱을 주제로 다루는 이 블로그에 필자로 들어온 지도 이제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여기서 많은 것을 리뷰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특히, 포스트 미루지 않는 거... ㄲㄲ 어찌됐든, iAppBox는 늘 애착이 가고, 설령 다른 일이 생기더라도 계속 하고 싶은 블로그다.

이 글을 쓰면서 나와 블로깅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블로거는 학생이라는 것을 떠나서 나의 또다른 모습이다. 내 지인들도 이 모습에 많이 적응들이 된 모습이다. 나를 처음 알게 되는 사람들도 필연적으로 내 블로그를 방문하게 된다. 새로운 제품을 보면 리뷰하고 싶고, 새로운 소식을 보면 전하고 싶다. 블로깅은 내 삶이다. 그리고, 이제 그것을 내 미래로 연결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IT 전문 블로거 (혹은 기자)는 나의 새로운 장래희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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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doKun
My story/Kudo's Diary2010. 2. 25. 02:25

오늘은 내 첫사랑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 이런 포스트를 올리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다.)

사실, 지난 주말(2월 14일)은 설날 연휴이자 발렌타인 데이였다. (일명 '설렌타인'이라고... ;;) 날 맞이한 것은 설날 떡국이 아닌 설날 라면을 먹어야 하는 상황과, 연인도 없으니 지은이 누나가 준 초콜릿을 우적대야 하는 두 가지 상황이었다. (그나마도 다 녹아서 버렸다. ;;) 설날에 떡국 안 먹어본 지는 5년, 발렌타인 데이가 보통날이었던 게 20년이다. 무슨 상관인가 싶으면서 범진이와 라면을 먹고, 그래도 설렌타인이니까 둘 다 만끽하지 못하는 자학(!!!)적 성격의 글을 쓰려고 준비중이었다.

바로 그 때, 대화하고 있던 트위터의 아는 여자애가 하는 말. "좋아해." 그녀는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었고, 진짜로 친해진 지는 한두달쯤된 시점이었다. 주말 아침이나 밤에 숙제를 끝내고 들어가면 늘 그녀가 있었고, 우리는 늘 대화했다. 그런 지 한 달만에 그 여자애가 나한테 좋아한다고 깜짝고백한 것이다.

물론, 얘가 나를 좋아하는 징후를 포착하지 않았다 하면 거짓말이다. 대화할 때 그녀가 하는 말들은 흡사 내가 누구를 좋아했을 때 하는 말들과 흡사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가 몰랐던 것은, 고백을 받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도 얘를 좋아하고 있더라는 거다. 왜냐고 묻는다면 나도 모르겠다. 정말 이유없이 끌리게 된다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인 듯싶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수락의 의미로 페이스북의 Relationship Status를 'In a Relationship'으로 변경했다.

그 뒤로 일주일이 흘렀다. 여자친구는 이번주부터 다시 학교에 나가고 있어서 연락이 잘 되지는 않는다. 주말에 잠깐잠깐 전화가 가능하고, 그 상태가 내가 한국에 돌아가는 5월까지 유지될 듯싶다.

나 같은 먼 곳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혹은 유학생이 누구를 사귀게 되면 경우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캠퍼스 커플, 일명 CC고, 두 번째는 바로 나같은 장거리(롱디 Long-D[각주:1]) 커플 되겠다. 이번이 처음 사귀어보는 것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장거리 커플을 선호하는 편이다. CC는 매일매일 보면서 못 볼 꼴 다 보는 데 반해(그러다 사랑이 잘 식는다), 장거리 커플은 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못 볼 때는 무지 그립겠지만, 서로 애틋한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더라.

사귄 지 일주일이 약간 넘었지만, 벌써 우리의 관계는 성숙한 기분이 든다. 서로를 향한 무조건적 사랑보다는 이제 서로를 걱정하고 도와주는 사랑으로,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첫사랑이라 서투르고, 싸울 일도 있겠지만, 그때마다 서로를 믿고 잘 넘겼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 그럴 거라 믿는다.

2010년 2월 14일. 겨울의 한가운데였던 그 날은 나한테만큼은 봄의 시작이었다.



  1. Distance의 준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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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doKun
My story/Kudo's Diary2010. 1. 21. 12:10

이번주 일요일은 내가 트위터를 시작한 지 1주년을 맞이한 날이었다. 시작한 날짜로 따지면 아마 대부분의 한국 트위터리안분들보다 더 선배일 거다. (날짜만...)

그래서, 오늘 일기는 내가 트위터에 엮이고, 계속 엮인 역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2009/1/17 - 트위터 시작

내가 트위터를 시작하게 된 것은 바로 경범이 (@kyeungbum) 덕이다. 그 녀석이 먼저 시작했고, 나도 하라고 재촉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해야 될 지도 모르겠고, 팔로워나 팔로잉 숫자도 적고 하는 바람에, 초기에는 정말 트윗수가 현저하게 적었다. 그 때는 아직 미투데이를 많이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9년 초반 - 정체성의 혼란

아시다시피, 미국 유학생의 신분으로서 나는 미국 친구들도 두루두루 사귀었다. 그 중에는 물론 트위터를 하는 애들도 몇몇 있었고, 나는 그들을 모두 팔로우하고 있고, 그들도 나를 팔로우한다. 그러다보니 트위터에 써야 할 언어에 정체성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한국어로 하자니 이 친구들이 이해를 못하고, 영어로 하면 또 한국분들에게 실례가 되고... 2009년 초반에 제일 고민 많이 했던 문제다. 아예 영어 전용 계정을 만들어볼까도 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결론적으로...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숙제이다.


2009년 여름 - 첫 점호

정확한 날짜를 알아보려 했으나, 트위터가 이런 거 알아보는 데는 정말 UI가 꽝이더라. 그래서 포기했다. ;;; 하여튼, 점호여왕 솨 누나 (@5oa) 에게 한 첫 점호는 여름쯤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루종일 트윗을 안 하다가도 점호 시간만 되면 들어가 점호를 하곤 했다. 요즘은 그런 일이 많이 줄긴 했지만 말이다. 참고로, 며칠 전에 내가 한 솨 누나 점호 스탯에 따르면, 하루 점호에 42개 트윗, 트윗당 평균 12~13명 정도의 아이디를 붙인다. 따라서, 그렇게 계산을 해보면... 대략 530~540명의 인원이다. 용자임.


2009/12/29 - 아이디 변경

트위터에서는 간단한 아이디, 되도록이면 별명과 맞는 아이디를 쓰는 게 사람들이 기억하기도 쉽다. 그런 면에서, 내가 처음으로 시작했던 skudo900630 (다른 많은 곳에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아이디)은 너무 복잡한 아이디였다. skudo가 쿠도 신이치의 영어 이름(Shinichi Kudo)을 줄인 것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닥 많지 않았고, (아니, 거의 없었다고 보는 편이 낫겠다) 하여튼 그러한 이유로 11월쯤부터 대체 아이디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트위터의 아이디가 변경이 가능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떻게 구현해냈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결국, 쿠도군의 영어인 KudoKun으로 낙점되었고, 그 아이디가 이미 중복된다 하자, 뒤에 그냥 '_'를 추가했다. 그렇게 해서 KudoKun_으로 아이디 변경이 완료되었다. 그러고는 분명 트윗으로 아이디 변경이 됐다고 알렸건만, "어, 아이디 바뀌셨네요!" 라고 멘션 날아오는 건 뭐지... ;;


2010/1/9 - 트위터 첫 정모 겸 여행

나의 트위터 첫 정모는 아이러니하게도 첫 여행이 되었다. 나, 솨 누나, 제도 형님(@jEdo_k), 광민 아버님(@kwangminlee)이 모여서 소정이(@MeredithLim)를 보러 대전까지 간 날. 어떻게 보면 무모하기도 무모했던 (그 때 트윗에 대한 다른 분들의 반응만 봐도 짐작감... ;;) 0박 1일 여행은 결국 많은 추억을 남기며 끝났다. 12월부터 이를 계획한 나와 솨 누나로서는 성취감이 꽤 괜찮았더라는 후문이다.

이 사진 찾다가 그냥 내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해버렸다.

그 때 나름 감정에 북받쳐서 쓴 일기는 여기에서 읽을 수 있다.


트윗 스탯

이제 1년동안의 여러가지 스탯을 공개하겠다. 일부 자료는 TweetStats에서 수고해줬다.

1) 트윗 수 - 4,956개 (2010/1/21 오전 6시 38분 KST 현재): 1년동안 한 것 치고는 결론적으로 많은 트윗은 아니다. 1주년 전에 5,000 트윗 돌파가 목표였는데... 못 했다. 그에 반해, 2009년 5월 7일에 시작한 솨 누나는 트윗 수가 62,000여개. 점호할 때 하는 트윗을 뺀다 치더라도... 여전히 많다.

2) Following / Followers - 223 / 264: 그닥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나로서는 이 정도가 타임라인을 관리하는 데도 적당하다. 이 이상 되면 상당히 골치아파질 듯.

3) 1달 트윗 가장 많은 달 - 2010년 1월 (20일까지 1,122개): 1주년을 기념하는 달이 지금까지 트윗을 가장 많이 한 달이 되었다. 전체 트윗양의 20% 이상을 차지. 웃긴 건, 1월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

4) 가장 많이 쓴 트위터 클라이언트 - 트위티 (맥용 및 아이폰용 포함, 2,022개): 아무래도 맥하고 아이폰에서 둘 다 트위티를 많이 쓰다보니 일어난 일. 2위는 겨울방학에 한국에서 많이 썼었던 twtkr로, 714개.

5) 트위터 댓글 랭킹 (내가 가장 댓글을 많이 단 사람 = 내가 가장 친한 사람 <- 응?)
  1. 솨 누나 @5oa - 396개
  2. "멜봇" 소정이 @MeredithLim - 233개
  3. 콰콰 누나 @ladyqaqa - 123개
  4. 경범군 @kyeungbum - 122개
  5. 토드군 @dandytodd - 116개
이로서, 내가 가장 친한 사람 (혹은, 친해지고 싶은 사람... 맘대로 생각하시길 ;;)은 솨 누나로 드러났다. 아마 점호 트윗만 날린 게 거의 150여개에 달할 듯. 의외였던 건 "멜봇" 소정이가 2위였다는 점. 콰콰 누나도 3위까지 올라왔음. 경범군이나 토드군은 그렇다 치지만서도, 이 순위 조금 이상하단 기분도 든다. 나한테 가장 많이 댓글을 많이 날린 사람도 검색하고 싶지만, 그건 TweetStats의 기능엔 없더라. 보나마나 솨 누나겠지. 역으로 나한테 점호 트윗을 가장 많이 날렸으니까. (게다가, 내 숫자의 두 배일 거 아냐 ;;) 그 아래로는 에릭님 (@e3to), 프레미스트군 (@premist), 알비군 (@1215B), 차호정군 (@hjcha) 등이 차지했다. 나의 댓글 수치는 전체 트윗의 약 62.68%로, 맨날 댓글만 날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6) 트위터 RT 랭킹 (내가 가장 많이 RT한 사람)
  1. 경범군 @kyeungbum - 30개
  2. "멜봇" 소정이 @MeredithLim - 28개
  3. iAppBox 공식 트위터 @iAppBox - 24개
  4. 콰콰 누나 @ladyqaqa - 22개
  5. 프레미스트군 @premist - 18개
  6. 솨 누나 @5oa - 15개
여기서는 의외로 경범군이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멜봇은 또 2위다. 내가 그렇게 RT할 거리가 많았던 건지, 알 수가 없다. iAppBox 공식 트위터 계정은 내가 올린 글을 RT하기 때문에 3위까지 올라간 거고, 또 콰콰 누나는 4위. 이 랭킹 점점 알수 없는 미궁으로만 흘러간다. ;;; 참, 6위인 솨 누나를 포함시킨 이유는 iAppBox 공식 트위터 RT의 성격상 이를 제외했을 때, 솨 누나가 5위가 되기 때문. 그 아래로는 알비군, 무적전설님 (@projecty), 에릭님, 토드군 등이 있었다. RT는 전체 트윗의 약 10% 정도의 비율을 차지했다.

이렇게 보면, 트위터에서 친한 사람들이 보인다. 댓글과 RT에 일치하는 사람이 4명이나 된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좀 더 인맥을 넓혀야 하는데, 그게 많이 쉽진 않다... ;;

이제 트위터 2년째다. 목표는 없다. 그냥 즐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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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doKun
My story/Kudo's Diary2010. 1. 11. 23:53

2010년 1월 9일. 내가 나름대로 기획하고 기대하던 날이었다. 보통 기대하던 것이 지나가면 하루 정도는 그 때의 기억을 되돌아보곤 한다. (다행히도 이 날은 보통 일요일이라 그냥 생각에 잠겨 있기에는 딱이다.) 하지만 이 날의 기억은 이틀이 지났는데도 잘 사라지지 않는다. 그 생각에 잠을 설치기도 하고, 운전하다가도 멍하니 혼자 생각에 잠겨 있곤 한다. (이러면 위험하다. 절~대로 하지 마라.)

1월 9일은 트위터로 만난 사람들을 처음으로 직접 만나본 날이었다. 매일 점호를 도맡고 있는 점호여왕 수아 누나와 카리스마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제도 형님, 그리고 늘 후덕하신 광민 아버님까지. 이 모두가 아침 7시에 서울역에 모였다. 대전에 사는, 이제 고등학생이지만 여전히 어린 아이같은 소정이를 보기 위해서였다.

사실, 이 모임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일단, 온라인 정모라는 것은 내 인생 처음이었거니와(이는 인터넷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잘 믿기 힘들어하시는 우리 부모님의 덕이기도 했다), 수아 누나는 온라인으로는 잘 알았지만, 실제로는 처음 봤고, 소정이도 가끔은 말 거는 사이였지만 여전히 좀 불편한 게 없지않아 있었으며, 심지어 제도 형님과 광민 아버님은 트위터에서도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하다가 어쩌다가 이번에 같이 여행을 가게 된 분들이었다. 날 더 두렵게 만든 것은, 이 분들 모두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오프라인으로도 다들 몇 번 본 적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나는 뭔가? 모두를 처음 보는 것이었다. 수아 누나야 인적 없는 서울역에서 나를 바로 알아보았지만 나머지는 모두 수아 누나가 소개를 해줘야 했다. 이들이 첫만남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따금씩 혼자 동떨어진 기분이 든 것은 사실이었다. 괜히 끼어드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들고.



하지만... 그런 기분은 잠시였다. 곧 나는 놀라운 속도로 동화되었다. 모두가 이 21살에 185cm의 비쩍 마른 미국 유학생을 너무나도 잘 받아준 탓이었다. 우리는 기차 안에서 서로의 아이폰에 관해 얘기하기도 하고, 도착해서는 대전 토종 가이드와 함께(!) 대전 거리를 해메기도 했으며, 때아닌 사격 대결(의외로 내가 이겼다. 나도 내 조준력에 놀랐음 ;;)에, 커피숍에서 또다른 트위터리안을 만나는 것까지, 여러가지 일을 같이 겪었다.


(촬영자: 소정이)

지난 3주간 열심히 계획했건만, 정작 뭐 할 지는 아무런 생각도 안하고 가서 5명이서 로드 버라이어티를 찍는 것 같은 상황이 여러 번이었지만, 그런만큼 재미있었다고는 부정하지 않겠다. 사실, 너무 재밌었다. 계획을 세우지 않아서 모든 것이 충동적으로(!) 진행됐다. 소정이 의견에 따라 영화를 두 편이나 보고, 두 번째 영화로 뭐 볼지는 아이폰으로 콜라병 돌려서 정하고, 식사를 하면서도 부지런히 아이폰에게 밥 먹일 방법을 찾는 아이폰 사용자들(특히 내가 선물한 모피 주스 팩을 포함, 무려 세 개의 배터리팩을 휴대했던 수아 누나... 용자)의 광경까지, 여행 내내 정말 즐겁게, 그리고 하염없이 웃었다.


소정이의 나비 핀, 언뜻 보면 코난의 나비 넥타이형 음성 변조기다... ;;

다음날, 1박 2일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

"인연이라는 것은 헤어짐이 아니라,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약속이다."

하루 전에 그러한 여행을 떠났던 나는 정말 이 말이 와닿았다. 이번주 금요일에, 난 다시 대학교로 돌아간다. 이렇게 소중히 맺은 인연을 최소 4개월동안은 못 보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그 인연을 유지할까 한다.

나에게 좋은 인연을 주었던 수아 누나, 광민 아버님, 제도 형님, 그리고 소정이, 모두 고마워요!


2010/1/9.
대전역에서.
이 날, 나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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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doKun
My story2010. 1. 4. 12:05
2010년이 밝았다.
그런데 난 오늘도 작년 얘기를 하려 한다. (엄밀히 말하면, 어제 온 스토리 케이스는 1월 1일날 도착했기 때문에 올해 얘기다 ;;)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우리는 강원도로 여행을 떠났다.
주 목적은 이모부가 하도 스노우보드를 배우고 싶으셔서였다.
뭐, 결론은... 우리 다 된통당했다 ;;
(엉덩이가 쑤셔서 고생이 이만저만... ;;)

여하튼, 여행동안 찍은 사진들을 올려본다.

6시에 출발한 우리. 이번에 만나기로 한 세 가족 중에서 제일 일찍 출발했고, 결과적으로... 제일 일찍 도착했다.
일단 방문한 곳은 봉평에 위치한 이효석 문학관. 이미 몇년 전 가본 곳이긴 했지만, 겨울에 와보면 어떨까 해서 또 와봤다.


위로 올라가는 길은 황량함과 차가움이 겹쳐 있었다.
서리 내린 거 봐...


가는 길에 세워져 있는 '가산 이효석 문학비'
(내가 자랑스럽게 읽었다. 한자 배운지 어언 몇 년이냐... ;;)


황량한 겨울의 극치를 보여주는 광경.
차라리 눈이라도 왔으면 하얗을 텐데.


분명 눈이 온 흔적은 있었다.
하지만 먼 옛날의 일인 양, 이렇게 드문 드문 있는 눈이 자신의 존재를 알릴 뿐이다.


식물들의 위에는 서리가 앉았다.


이 광경을 보니 재밌어서 담아봤다.
자세히 보면 서리가 그림자가 있는 쪽에만 앉아 있다.


저 멀리 있었던 분재같이 작은 소나무.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나 보다.


여기저기에 보이는 추위의 흔적들.


추울 때는 따뜻한 유자차 한 잔이 제격이다... 난 유자차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서도 ;;


내가 직접 끌고 온 BMW.
참 믿음직한 차다... 눈만 안오면 ;;;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다리를 재현시켰다.
동계 올림픽 유치 기원이라는데... 참 징하다 평창.


곳곳이 얼은 하천.


탐험중인 울아빠. 돌을 던져보고...


이 사진 전체가 사이드에서 바라본 얼음. 두께를 봐라... ;;


허브나라에서 먹은 각종 산해진미들. 정말 맛있더라.


허브나라에서 만난 다양한 식물들.


저녁에 먹었던 다양한 음식들.


음식 먹을 때는 욕심을 내지 말지어다...
그러다 양파의 공포(!)를 맞이할 테니... ;;
(실제로 이 녀석, 양파 먹고 죽는 걸 보는 줄 알았다.. ;;)


다음날... 눈이 수북이 쌓였다... 스키 타기엔 적격이었지만... 운전하기엔 최악이었다.


그 다음날, 우리는 삼양대관령목장을 방문했다.
이틀 전 온 눈으로 대부분이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다양한 풍경.
저 수많은 풍력발전기들의 행렬을 봐라...


춥다고 툴툴대다가도 가족 사진 찍자고 하면 올라오는 우리 삼촌...
저래봬도 40대 초반...


눈이 왔지만, 차들이 하도 비포장 도로를 돌아다녀서 그 위에 모래가 살포시 앉았다.


삼양대관령목장의 정상에 오르면 저 멀리 동해가 보인다.
촬영일땐 좀 흐려서 잘 안나왔다만...


태양을 등지고 있는 풍력발전기.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