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 Photos2010. 3. 29. 02:45

작문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이었다.
어느새 벚꽃들이 활짝 피어 있더라.
일단 아이폰으로 찍어서 트위터에 올리긴 했지만, 언젠가 D300을 가져와서 제대로 찍어보겠노라 했었고, 그것을 어제 이뤄냈다.
다만... 해는 살짝 들어가 있었고, 심지어 퇴비를 까는 차가 길을 막고 있어서 사진촬영이 상당히 지연됐다.
뭐, 그렇다고 못 찍을 건 아니고, 처한 상황 아래에서 열심히 해내야지.

하아... 다른 곳은 언제 이렇게 봄 온 분위기가 나려나...


2010.3.27
(울아빠 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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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doKun
Game Story2010. 3. 20. 10:10
개발사: 소니 산타모니카 Sony Santa Monica
유통사: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 Sony Computer Entertainment America (미국)
한글화 여부: 음성/UI 한글화
등급: M / 18세 이상
출시: 2010년 3월 16일 (미국) / 3월 말 (한국)
플랫폼: PlayStation 3


"Zeus! Your son has returned. I bring the destruction of Olympus!"
"제우스! 당신의 아들이 돌아왔다. 내가 올림푸스의 파괴를 가지고 왔다!"

이 세상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인간은 누가 있을까? 아마 갓 오브 워 시리즈의 주인공인 크레토스밖에 없을 것이다. 제우스가 사고쳐서 낳았을(제우스는 실제로 바람둥이였다) 그는 아들의 아버지에 대한 쿠데타라는 그리스 신화의 진한 가족애(??) 전통과 복수에 뒤얽힌다. 2005년에 PS2용으로 나온 1편을 시작으로 하는 3부작을 마무리하게 되는 갓 오브 워 III는 대미를 아주 완벽히 장식해준다.

스토리는 2편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2편까지의 스토리를 알고 싶으시다면, 영어지만 이 동영상을 한 번 보시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대부분 나름 다 가족으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서로 전쟁을 벌이는 것은 좀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어찌 보면 콩가루 집안이니 뭔 상관인가. 여하튼, 스토리와 그에 따른 페이스는 세 편 중에서 가장 좋다. 진행하면서 가끔씩 내가 도대체 뭘 하는 건지 헷갈렸던 전편들과 달리, 3편은 지금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는 지 등이 훨씬 명확하다. 또한, 전편들과 달리 시리즈의 모태가 되었던 그리스 신화에 좀 더 연결하려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엔딩 또한 3부작을 완전히 끝내면서 약간의 여운을 주는 괜찮은 엔딩이었다고 본다. (약간 헤일로 3와 비슷한 엔딩이다.) 개인적으로 여운을 주는 엔딩은 너무 궁금해져서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 추세가 그러한가 보다. 마지막에 크레토스의 모습을 보고 약간은 놀라실 수도 있다. (아닌가.. ;;)


언제나 화나 있는 크레토스. 아니면 저렇게 얼굴이 굳었나...

갓 오브 워 III를 얘기하면서 그래픽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이 게임은 PS3가 가지고 있는 파워를 이용해 최근에 본 그래픽 중 제일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특히, 2편보다 4배나 많은 폴리곤으로 3년동안 작업해 만들어냈다고 하는 크레토스의 디테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크레토스와 비교해보면 다른 조연급 캐릭터들의 디테일이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캐릭터들이 그래픽적으로 못 생겼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크레토스의 무기에서 나오는 불의 광원 효과나 자연스러운 물의 효과까지 모두 대단하다.

그 덕에 잔인함도 배다.
(위 스크린샷은 궁극의 잔인함이 벌어지기 직전.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대강 아시리라..)

게다가,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이 정도 수준의 그래픽을 초당 30프레임 이상으로 계속 돌린다는 것이다. 프레임 속도는 가변성이긴 하지만, 계속 40~50 프레임대를 유지하고, 잘하면 60프레임도 나온다. 이미 데모를 해봤던 사람으로서 더 이상 업그레이드될 것이 없을 것 같았던 그래픽 수준이 훨씬 업데이트되고, 거기에 최적화를 통해 프레임 속도까지 향상됐다는 것은 가히 놀라울 만하다. 데모 이후로 배경 흐리기나 모션 블러 등의 효과들이 추가됐는데도, 초당 프레임 속도는 약 10프레임 정도 더 높다. 데모를 해보셨더라도, 실제 게임을 하면서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더 굉장한 것은, 개발팀의 말로는 이 수준의 그래픽은 실제 게임 엔진의 50~60%정도만 사용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 다음 게임에서는 도대체 어느 정도의 디테일을 보여줄런지... 정말 기대가 안될 수가 없다.


손가락 사이에 있는 것이 바로 크레토스.

갓 오브 워 III의 그래픽 엔진이 선사하는 또다른 것은 바로 스케일이다. 스케일이 클 거라고는 알았지만, 이는 정말로 실제로 봐야 안다. 특히 저 위의 샷이 좋은 예이다. 놀라운 것은, 저 모든 것이 CG 컷신이 아닌 실제 게임 엔진이 실시간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러한 장면이 게임 내내 반복된다. 게임 내내 스케일에 입을 계속 벌리고 있게 된다. 몇몇 컷신은 실시간으로 돌리기엔 약간 후달려서 프레임으로 이어붙여서 동영상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두 다 게임 엔진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진짜 이 게임은 스케일이라는 것을 재정의한다.

오디오도 상당히 좋다. 이 게임을 위해 다시 만들어진 사운드들은 전편들을 모두 약간 싼 티가 나 보이게 할 정도다. 사운드트랙도 갓 오브 워 시리즈인만큼 언제나 웅장하다. 목소리 연기도 상당히 좋은 편이나, 한국 출시 때는 음성 더빙이 더해지므로 어떻게 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늘 하는 일 하는 중.

갓 오브 워 III의 전투 시스템은 "좋은 것은 괜히 망치지 말자" 법칙을 그대로 따른다. 예전에 조금이나마 전작들을 해보셨다면 문제 없이 바로 컨트롤러 붙잡고 적들을 말살해버릴 수 있다. 여전히 대부분의 콤보중 순간 회피나 방어가 가능하고, 콤보를 여전히 재빠르게 제어할 수 있다. (콤보 중간에 다른 기술을 써서 콤보로 이어간다던지 등). 또한, 적들이 상당히 똑똑해져 계속 공격하기 때문에 먼 옛날에 '네모+네모+세모' 트릭이 잘은 먹히지 않는다.  이번 게임에서 전투 시스템의 혁신을 바라셨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많이 바뀌지 않았으면서 여기저기에 조금씩 변화를 준 시스템이 좋았다. 특히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뻗어 잡기(Combat Grapple)로, 원거리에 있는 적을 붙잡아 바로 전투에 뛰어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해 혼자 동떨어져 있더라도 저 멀리에 있는 적을 붙잡아 뛰어들어감으로서 콤보를 계속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쥐어패기.

갓 오브 워 III의 전투에서 환영할 만한 또다른 것이 바로 새로운 무기들이다. 전작들을 보면 크레토스의 주 무기인 체인 블레이드를 제외하면 다른 무기들은 거의 모두 존재감이 전무했다. (뭐, 2편의 올림푸스의 검 Blade of Olympus을 제외하면...) 하지만, 3편의 무기들은 모두 각자의 사용성이 좋다. 위 사진의 세스투스를 제외하면 모두 기본 체인 블레이드와 성향이 비슷한 점은 아쉽긴 하지만, 모두 다 쓰는 게 재밌다. 게다가, 무기를 모두 쉽게 사용할 수 있게 전투 시스템에 콤보 도중이 재빠르게 무기를 바꿀 수도 있도록 개조되었다.

마법 같은 경우 이제 무기에 따라 하나씩 배정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예전에는 마법과 무기가 따로 놀았다.) 이는 갓 오브 워 시리즈의 또다른 오래된 시스템인 업그레이드 시스템에도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이제 모든 무기가 레벨 5까지 올라가며, 대신에 마법이 모두 무기에 통합되었기 때문에 더 체계적으로 업그레이드를 관리한다.


보스마저도 장난아니게 크다.
(위 장면도 실시간으로 돌린다.)

보스 배틀들도 적당히 배치되어 있어서 재미를 준다. 보스전도 이 게임의 최대장점인 스케일을 제대로 활용한다. 대부분의 보스가 모두 크레토스보다 훨씬 크다. 자신보다 큰 적을 때려부수는 것만큼이나 희열을 느낄만한 것은 없다. 불행히도, 이러한 보스전 페이스는 끝에 가서 많이 무너진다. 특히, 최종 보스전(누군지 말안해도 아실... ;;)같은 경우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심지어 한 장면은 꼭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연상시킨다)이 들지만, 스케일면에서는 초반 보스전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이는 좀 아쉽다.

보스 배틀 얘기가 나오니, 갓 오브 워 시리즈의 그 유명한 퀵타임 이벤트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3편에 오면서 가장 큰 변화점은 바로 버튼 표시부를 컨트롤러 버튼들의 상하좌우 위치에 영감을 얻어 화면의 상하좌우 모서리에 하이라이트를 주면서 버튼을 위치해놓은 것이겠다. 나는 이 결정을 상당히 환영하는 편인데, 전편들은 버튼이 화면 가운데에 뜨기 때문에 버튼을 보기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몰랐던(특히, 1편같은 경우는 버튼을 누를 때 주는 시간이 너무 짧아 정말로 버튼 뜨는 거에만 집중해야 했다) 데 반해, 갓 오브 워 III에서 채용한 방식은 주변 시야만을 이용해 충분히 버튼을 누를 수 있기 때문에 크레토스가 어떤 방식으로 적을 깨부수는 지 직접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방식은 너무나 잘 먹혀서 내가 옆에 있는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면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정도였다.

퍼즐도 어김없이 돌아왔는데, 전편들보다 다양한 것을 할 수(이제는 크레토스가 밀어야 하는 물체를 회전시킬 수도 있다) 있으면서도, 약간 쉬워졌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나도 쉬운 퍼즐인 것만은 아니다. 어떤 퍼즐들은 나도 상당히 헤맸다. 꼭 그러다 보면 해법을 찾으면 늘 허무하다. 그건 뭐... 모든 퍼즐이 다 그렇지 않은가?

전체 캠페인은 보통 난이도에서 10시간 이내로 클리어가 가능했다. 싱글 플레이어만 있는 게임치고는 그렇게 긴 길이는 아니다. (자고로, 역시 싱글 플레이어뿐이었던 어쌔신 크리드 2는 20시간 정도의 길이를 자랑했다.) 하지만, 갓 오브 워 III는 이를 다양한 스페셜 피쳐로 만회한다. (무슨 영화도 아니고 말이다 ㄲㄲ) 일단, 게임을 처음으로 다 깨면 (어느 난이도든) 올림푸스의 도전 Challenge of Olympus가 풀린다. 이는 주어지는 7가지의 임무를 완수하는 것인데, 이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든 깨려고 계속 하게 된다. 또한, 게임을 깨면서 모으는 '신들의 소유물 Godly Possessions'과 특정 임무를 완수하면 풀리는 스킨들은 모두 특정 효과를 주기 때문에 (가령, 스킨 하나는 공격력을 4배 높여주고, 방어력을 1/4로 떨어뜨린다던지 등), 이들을 켜고 게임을 깨보는 것도 재밌다. 이렇게 다양한 콤비네이션을 해보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거기에, 게임의 제작과정이 담긴 다큐멘터리 또한 존재한다. Making of God of War III라는 영상 외에도, 부분별(비주얼 이펙트, 전투 시스템 등) 다큐멘터리도 존재하는데, 모두 HD에 약 2시간에 달하는 길이를 자랑한다. 그런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보는 것도 좋다.


길들이기.

갓 오브 워 III는 3부작의 정말 멋지게 마무리한다. 스토리도 잘 잡혀 있고, 오디오도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으며, 특히 그래픽과 스케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마 우리는 크레토스의 복수를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최종평가
  • 스토리: 상당히 잘 짜여진 스토리. 페이스도 좋다. (9.0/10)
  • 그래픽: 크레토스의 디테일은 실제 사람을 보는 것 같고, 스케일도 장난 아니다. (10/10)
  • 오디오: 많이 좋아진 음향효과와 늘 웅장한 사운드트랙. 목소리 연기도 좋은 편. 최소한 영어는. (9.5/10)
  • 게임플레이: 혁신을 바래셨다면 실망한 전투 시스템이지만, 조금씩 개조된 시스템은 이 게임에 와서 완성된다. 보스전도 재밌으나, 나중에 가서 페이스가 흐트러지는 게 아쉽다. (9.2/10)
  • 리플레이 가치: 게임 자체는 10시간 정도지만, 스킨과 신들의 소유물을 켜고 끄고 하면서 다양한 게임플레이를 경험해볼 수 있다. 올림푸스의 도전도 도전해볼만하며, 2시간에 달하는 스페셜 피쳐 다큐멘터리 동영상도 좋은 관람이 된다. (9.5/10)
최종점수: 9.4/10 (평균 아님)
Posted by KudoKun
Apple Story/MacBook Line2010. 3. 10. 15:53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는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성능이 줄어든다고 한다. 뭐, 그거에 대한 이유는 많다. 쓸데없는 임시파일들이 자꾸 쌓아올라가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하드 드라이브의 수명이다. 하드 드라이브는 계속 움직여야 하기에 언젠가 이 부분이 죽을 수밖에 없다.

요즘 하드 드라이브를 대체하기 위해 SSD, 즉 Solid State Drive가 나타났다. SSD의 원리는 간단하다: 하드 드라이브 크기의 플래시 드라이브인 것이다. 따라서, 훨씬 빠른 속도와 더 좋은 내구성을 자랑하지만(하드 드라이브와 달리 움직이는 부품들이 없기 때문이다), 용량도 약간 작고, 단가적으로 훨 비싸다는 문제점이 있다. 256GB가 상용화된 최고용량이고, 120GB가 거의 40만원선이다. 일례로, 10만원이면 640GB짜리 하드 드라이브를 살 수 있다. (별로 좋은 비교가 아닌 건 알지만, 뭐 그렇다.)

그럼, 복권에서 대박치거나 부자가 아니면 이 무지하게 빠른 속도를 체험하지 못하는 것인가? 그건 또 아니다. 메인 하드 드라이브를 교체할 필요없이, 메인 하드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작은 용량의 SSD를 쓰면 되는 것이다. 이 때 유용한 것이 바로 익스프레스카드 슬롯이다.

익스프레스카드 슬롯이 달린 가장 대표적 제품이 바로 내 것을 포함한 맥북 프로다. 따라서, 여기서는 익스프레스카드 슬롯에 SSD를 꽂아 OS X을 구동시키는 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 호환성

일단 가장 중요한 호환성 체크 타임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15인치 같은 경우는 MacBook Pro 2,1 모델부터 5,1 모델까지 먹힌다고 한다. 즉, 2006년 말기형 모델부터 2008년 말기형 모델 (유니바디 1세대)까지다. 유니바디 2세대 (현재 맥북프로)는 익스프레스카드 슬롯이 없어서 지원이 안된다. 또한 2006년 초에 나온 1세대 모델도 지원하지 않는다.

어떤 익스프레스카드형 SSD를 고르느냐도 관건이다. 필자가 추천하는 것은 FileMate라는 곳에서 만든 것이다. 꽂으면 바로 인식을 하기 때문에 쓰기에 좋다. 어떤 제조사의 것들은 드라이버를 필요로 하고, 설령 드라이버를 설치해도 OS X이 안 깔리는 경우가 있다. 잘 보고 사시고, 이왕이면 환불 시스템이 확실한 곳에서 구입을 하시는 게 좋겠다.


2) 설치 삽질(!!!) 과정

뭘 해야 할 지 알면 쉽지만, 처음에 모르는 덕에 온갖 삽질을 다 했다.

내가 쓴 FileMate의 48GB SSD다.
미국에서 돌아다니다가 싸게 구했는데,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냥 그대로 맥북 프로의 익스프레스카드 슬롯에 끼워주면 된다.


그럼 파인더와 시스템 프로파일러에 모두 정상적으로 연결된 것이 뜬다.
SSD는 기본적으로 NTFS 시스템으로 포맷되서 오지만, 문제없이 HFS+로 포맷이 가능하다.


이제 스노우 레오파드 디스크를 넣고 설치를 눌러준다.
(죄송하다... 화면이 많이 더럽다 ㄲㄲ)


스노우 레오파드부터는 재시작을 하지 않고 설치하는 것이 지원된다.
하지만 재시작을 해서 CD에서 부팅해 설치를 해야 하므로 메인 화면에서 'Utilities'를 클릭 후 'Restart'를 클릭해준다.


그럼 이렇게 설치 스크린이 뜨는데...
여기서 잠깐, 위의 메뉴 바에서 Utilities - Disk Utility (도구 - 디스크 유틸리티)를 열어주자.


여기가 삽질한 부분이다. (스샷 뒤에 애플의 서포트 문서를 켜놓은 것만 봐도 알만 하다.)
SSD에 OS X을 깔 수 있게 하려면 그냥 포맷을 해야할 뿐만 아니라, 아예 파티션을 다시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선 디스크 유틸리티에서 SSD 디스크 자체 (그 아래의 파티션을 클릭하지 마라)를 클릭하고, Partition을 단일 파티션으로 설정하고,
Options에서 GUID Partitioning Table을 클릭해준다. 그 다음 Apply를 눌러주면 HFS+로 포맷까지 되면서 OS X을 설치할 준비가 완료된다.


그럼 남은 것은 SSD 디스크를 선택 후 (실수로 하드 드라이브 갈아치우진 말길 ㄲㄲ), 설치해주면 된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이 창에서 왼쪽 아래의 Customize를 클릭하면 필요없는 프린터 드라이버나 언어 파일들을 빼서 OS 용량을 줄일 수 있다.


그러면 설치가 시작된다.
설치 과정 자체는 한 20~25분 정도 걸렸다. 보통 OS X 설치 시간보다 반 정도 줄어들은 시간이다.


타임 머신에서는 최소한의 설정만 복구했다.
어차피 파일들은 SSD로 부팅하더라도 하드 드라이브에서 문제없이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의 타임머신 드라이브로 하드와 SSD 둘 다 백업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참고하자.
이 작업만 끝나면, 완료다. 난 삽질들 때문에 전체 작업이 약 2~3시간정도 걸렸다.
삽질만 안 한다면 1시간 내로도 충분히 설치가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SSD에서 구동하고 싶은 프로그램 몇 개만 재설치해주면 된다.
나같은 경우는 일단 어퍼쳐 3와 iWork '09, 그리고 VMWare Fusion 3를 깔았다.


3) 그럼 속도는?

그럼 이 모든 삽질이 결과적으로 이득이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Yes다. 모든 면에서 SSD에서 구동되는 게 훨씬 빠르다. 하드에 설치되어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열 때도 체감적으로 SSD가 훨씬 빠르다. 하지만, SSD에 재설치를 해봐야 그 빨라진 속도가 실감이 간다.

불행히도, 어플리케이션 런칭 속도는 준비한 수치나 자료가 아무것도 없지만, 부팅 비교는 동영상과 수치를 기록했으니 공개한다.

그냥 HD 설정하고 크게 봐주시길.... ㄲㄲ



보시다시피, 극적인 성능 개선이 보인다. 하드 드라이브도 OS X 재설치한 지 1~2주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 공평한 테스트라 본다. 부팅 시퀀스 때는 다른 하드웨어 부품도 켜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반면에, 계정을 로드하는 과정은 어디까지나 얼마나 데이터를 빨리 읽어내냐의 차이이기 때문에 12배라는 상당히 커다란 차이가 나타난다. 


6) 결론 - 대세는 SSD다.

하드 드라이브는 구시대적 발상의 최종점이라 할 수 있다. 아마 광학 드라이브를 제외하면 컴퓨터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직접 움직이면서 구동하는 부품일 것이다. (이제 생각해보니.. 팬이 생각났다 ㄲㄲ) SSD는 이 구시대적 발상을 교체시킬 미래의 대용량 저장매체가 될 것이다. 지금이야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고, 가격도 상대적(아니, 절대적으로라도)으로 비싼 것이 흠이지만, 빠른 속도와 안정성은 결국 SSD를 미래의 저장매체로 만들게 될 것이다.
Posted by KudoKun
Tech News2010. 3. 3. 23:15
미국시간으로 2월 28일~3월 1일에 있었던 일명 'ApocalyPS3' 사건 (구형 '비만' PS3이 시간을 1999년 12월 31일로 돌아가고 PSN에 접속조차 안되는 사건)은 구형 버전 내의 ARM 칩이 문제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PS3 모델 11개 중 8개에 들어있다는 이 ARM 칩은 PS3의 내부 시계를 담당하는데, 어떠한 이유로 2010년이 윤년인 것으로 계산해 소프트웨어와 충돌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 ARM 칩은 지난 2008년 12월 31일에 마이크로스프트 준 MP3 플레이어에서도 문제를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

다행히도, 그리니치 시간으로 3월 2일 0시가 되면서 그때서야 칩이 시간이 언제인 지 알아차려서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이라고 한다. 이 사건은 분명 재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니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 지 또한 관건이다.

[출처: Engadget]
Posted by KudoKun
Tech News2010. 3. 2. 09:39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 (이하 PS3)가 PSN의 접속 에러로 24시간 가까이 전세계적 기기 다운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시각으로 2월 28일부터 시작된 이 현상은 PS3의 내부 시계가 1999년 12월 31일(PS3의 내부 시계가 설정할 수 있는 가장 과거의 시간은 2000년 1월 1일이다)로 돌려지고, PSN에 접속이 안되며, 트로피를 지원하는 게임들은 플레이조차 안되는 현상이다. 이는 2009년 9월에 출시한 PS3 슬림을 제외한 모든 구형의 일명 '비만' PS3에 나타나는 현상이라 한다.

소니는 바로 진상조사에 들어가 오늘(1일) "구형 PS3 사용자들은 사용을 전면 중지하라"는 공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에러의 이유는 바로 구형 PS3의 시간 계산 방식의 버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월 28일에서 3월 1일로 넘어가면서 시간 계산이 안 되어 1999년 12월 31일로 돌려지고, 이것이 PSN과 동기화 에러가 나면서 PSN 접속 불가까지 미치는 것이다.

다행히도, 현재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보이며, PSN 접속과 게임 플레이 모두 문제없이 된다고 한다.
Posted by KudoKun
Misc. Photos2010. 2. 28. 14:40
트위터에서 곧 10,000 트윗 돌파를 앞두고 있다 달성했다. 1주년을 맞았던 1월 중순에 5,000트윗도 안된 걸 보면... 이건 나도 미쳤나 싶다.
이 엄청난(?) 마일스톤을 한 달 전쯤 맞이한 내 여자친구같은 경우는 일일이 쓰는 친필 편지로 했는데, 나는 글씨체가 엉망인 것도 있고, 사진이 취미인 점을 살려 지난 1년 반동안 찍은 사진들 중 베스트를 선정해 트위터에서 나를 아껴주시는 분들(얼마 안 되겠지만...)과 내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분들(역시 얼마 안 되겠지)을 위해 조촐한 사진전을 준비했다.

모든 사진은 니콘 D40x 및 D300으로 촬영했으며, 몇몇 사진은 어퍼쳐 2와 3를 통한 후보정을 거쳤다.

주의 - 사진이 50장이 넘기 49장이기(;;;) 때문에 스크롤압박 상당하다.


치어리더.
촬영일: 2008년 9월 13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축구경기 취재중 관중을 둘러보다가 무턱대고 카메라 들이대서 찍은 사진이다.
경기 취재상의 관계로 이때 쓰던 것도 망원 렌즈였던 지라 이들을 사진 안에 모두 넣는 것도 버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10미터는 뒤로 떨어져야 했을 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사진 여기저기서 참 많이 우려먹었다. 이어북, 학교 홈페이지 등등... ;;



Intense Gaze.
촬영일: 2008년 9월 20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사실, 이 사진은 전체적인 사진의 법칙으로 봤을 때는 엉망이다.
너무나도 심한 역광이고, 구도도 약간 맞지 않는다.
하지만, 이 사진을 그대로 두고 심지어 선정까지 한 이유는 바로 피사체 때문이다.
그냥... 너무 멋졌다고나 할까.



프리스비.
촬영일: 2008년 10월 6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이 날은 Foliage Day로, 말 그대로 단풍을 감상하러 학교를 쉬는 날이었다.
전교생이 단풍감상을 위해 모두 산행을 한다.
이 사진은 그 전에 찍은 사진으로, 내 절친한 친구가 프리스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사진 자체도 상당히 역동적이고, 괜찮아서 올렸다.



한국인 메들리.
촬영일: 2008년 10월 6일
촬영장소: Mtn. Burleigh

다 내 친구들인데, 다양한 표정들이 마음에 들어서 고른 사진이다.
특히 뒤에서 웃으면서 보는 진수는... 완전 살인마다 ;;



Hiking.
촬영일: 2008년 10월 6일
촬영장소; Mtn. Burleigh

어떻게 이 샷이 이렇게 잘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언덕에서 내려오면서 찍은 샷인데, 나중에 보니까 너무나도 잘 나온 것이다.
사진이란 것은 계획된 것뿐만 아니라, 가끔씩은 운도 따라줘야 하는 것인 것 같다.



월리를 찾아라.
촬영일: 2008년 10월 31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할로윈 때 찍은 사진이다.
학교에서 친한 동생인 써니(영어 이름이 그렇다)가 기숙사 테마로 어린이 숨은그림찾기 책의 대인 월리로 분했다.
카메라를 대니까 나름 월리의 포즈를 취하길래 찍어줬다. 나중엔 좀 후회하는 것 같더만 ;;



The Kiss.
촬영일: 2008년 11월 4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물론 진짜 키스를 찍은 건 아니고, 연극의 키스신을 찍은 것이다.
(실제로 키스했으려나...? ;;;)
나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사진기자였기 때문에 실제 공연 전날에 있는 드레스 리허설을 홀연히 찾아가 원하는 각도에서 관객의 방해를 받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샷도 그런 경위에서 나온 것이다.
여자애의 엄마는 학교의 대학 진학 카운슬러(나를 워슈에 올 수 있게 도와주신 장본인...)이신데, 이 사진 보고 '헐퀴'하셨다는 후문이다.
고감도 노이즈에 약한 D40x로 찍은 것이라 노이즈가 자글자글하다. 아직 D300이 생기기 전이라... (그래봤자 2~3주 뒤에 생기게 된다.)



줄다리기.
촬영일: 2008년 11월 6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학년대항 줄다리기를 할 때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너무 마음에 드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첫째로 구도가 너무나도 딱 맞고, 둘째로는 표정들이 너무 살아있다는 것이다.
음... 할 말이 없다 이제 ;;



Jump Start.
촬영일: 2008년 12월 5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하키 경기 도중 찍은 사진이다.
보통 하키는 중간에 공격과 방어라인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바꾸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저렇게 바리케이드를 그냥 뛰어넘어서 나가기도 한다.
그 순간을 캡쳐한 것이다.
D300으로 찍은 사진을 무보정으로 올린 것인데, 확실히 D40x보다 채도가 약간 빠져 있다. 이는 나중에 편집이 쉽도록 일부러 뺀 것이라고 한다.
물론, 나는 약간 쨍한 걸 좋아해서 좀 조정을 해줘야 하지만... ;;



International Students.
촬영일: 2008년 12월 8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학교 잡지가 우리 고등학교로 온 유학생들 주제라서 전문 사진가를 고용해 잡지 자켓 사진을 찍을 때 나도 따라가 찍었다.
그 당시에 잡지 공개 전까지 NDA (비공개 서약) 서명도 해야 했던 기억도 난다.
결국, 표지 사진보다 이 사진이 더 유명해졌는데, 결정적으로 이 사진은 나중에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게 공개됐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잡지 사진의 특별한 포즈 주문없이 더 자유로운 포즈를 취해서 더 자연스럽기도 하다.



직선.
촬영일: 2008년 12월 24일
촬영장소: 서울 청계천

단렌즈의 얉은 심도를 이용해 장난쳐본 사진이다.
세종로쪽에서 접근하는 청계천 입구램프를 찍은 것이다.
진짜 쭉~ 뻗어있길래 찍어봤다. 솔직히 이런 샷 찍는 거 좋아한다. 나중에도 많이 보게 될 듯. ㄲㄲ



산책로.
촬영일: 2009년 1월 3일
촬영장소: 서울 시립박물관 앞길

크리스마스 때(혹은 그로부터 얼마 안 지난 뒤)의 서울은 은근 예쁘다. 여기저기에 크리스마스장식이 수놓아 있기 때문이다.
IMF 직전엔 더 많았다고 울엄마는 말한다. 솔직히, 난 이 정도가 딱이다. 뭘 더 바라는가. 이것보다 더 많았다면 그건 너무 많은 게 아닐까.



분수.
촬영날짜: 2009년 1월 3일
촬영장소: 서울 청계천

청계천의 분수를 장노출로 찍었다. 삼각대도 없는 상태에서 그냥 난간에 올려놓고 찍었던 기억이 난다.
진정한 헝그리 정신으로 찍은 덕에 사진은 잘 나왔다.



눈이다!!
촬영일: 2009년 1월 3일
촬영장소: 서울 청계천

물론 진짜 눈은 아니고... LED로 재현된 눈이다.
2009년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안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소한, 내가 한국에 있던 동안에는 말이다.)
어차피 고등학교에서 그렇게 눈을 지겹게 보다보면 오히려 이게 축북이다. ㄲㄲ



힘들어...
촬영일: 2009년 1월 10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고된 하키 게임 뒤에는 모두 지치는 법이다. 그럴 땐, 쟤처럼 바리케이드에 기대면 되겠다.
물론, 지나가다가 바리케이드에 부딪히는 (퍽 가지고 몸싸움을 하기 때문에 흔하다) 건 조심해야겠지만.



아침에 PS3하기.
촬영일: 2009년 2월 6일
촬영장소: Wilmot Flats, NH

2009년 2월에 있는 잠깐의 방학을 친구네 집에서 보냈다.
그는 PS3를 가지고 있는데, 이게 바로 5일 내내 한 일이다: 줄기차게 게임하다가, 식사하고, 영화 보고.
뭐 대학 준비도 끝났겠다, 완전 놀자판의 극치였다.



마지막 인사.
촬영일: 2009년 2월 18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사진의 제목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사람은 나와 4년동안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생긴 사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무슨 사정인 지는 말하지 않는 게 도리라 생각한다.)
이 사진은 그 형이 떠나기 전 학교에서 같이 마지막 저녁을 먹으며 찍었던 사진이다.
이 이후, 나는 이 형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지만, 그 뒤로 좋은 대학에 붙어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다.
지금이야 잘 연락이 되지 않지만, 난 계속 이 형을 고등학교 생활을 버티는 데 큰 힘을 보태준 고마운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드럼 치면서 웃기.
촬영일: 2009년 2월 21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농구 토너먼트 당시에 친구가 축하공연하는 모습을 찍었다.
제목이 '드럼 치면서 웃기'인 이유는 이 녀석이 당췌 드럼 칠 때마다 사진을 찍으면 멍 때리는 표정을 짓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진찍을 때 처음으로 웃었다. 그 뒤로 웃는 사진을 다시 찍지 못했다.



폭설 = 일상.
촬영일: 2009년 2월 23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올해 1월에 있었던 기록적 1.4 폭설.
내가 놀란 것 하나는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는 것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한 폭설은 위 사진과 같이 1년에 4~5번은 꼭 일어나는 '일상'이었다.
새벽부터 제설차가 열심히 지나가는 덕에 큰길은 다 걸어다니는 데 무리가 없지만,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푹푹 밟힌다. 그냥 발목과 종아리가 사라진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눈처럼 서울처럼 녹지가 않기 때문에 (위도상의 이유로 날씨가 계속 영하인 탓이다) 눈이 4월이 다 되도록 녹지를 않는다.
내가 눈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고등학교 때 겪은 것들이 가장 크다.



패트리어트.
촬영일: 2009년 3월 4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사실 이거 제목을 어찌 지을까 한 시간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댄스 콘서트 당시에 찍은 사진인데, 사진 분위기는 좋은데 딱히 뭐라 지어야할 지 모르겠는 것이다.
결국, 패트리어트 (영어로 '애국자'라는 뜻)라고 붙였다. 댄스 자체가 미국 국기 들고 춤추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삼겹살.
촬영일: 2009년 3월 15일
촬영장소: Buena Park, CA

미국 유학 생활을 하다 보면 가장 그리운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삼겹살이다.
할아버지 댁이 있는 LA를 가게 되면 인터넷은 없지만, (안 그래도 다음주에 1년만에 가게 되는데, 이번에는 다행히도 아이폰이 있다. 트윗질이나 해야지 ㅎㅎ)
미국식 유학 생활을 벗어나 한국식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플러스다.
할아버지 댁에서 차로 교차로 하나 건너가면 거대한 한국 교민 체인이 있고, 여기에서는 온갖 한국 음식을 다 판다.
여기서 재료 구해서 웬만한 한국 음식은 다 해먹을 수 있으니, 이런 것도 은근 행복했다.
이런 건 외국에서 오래 살아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MacBook Pro.
촬영일: 2009년 3월 16일
촬영장소: Apple Store Brea Mall, CA

당시 새로 나왔던 17인치 맥북 프로 취재 사진 중 한 장이다.
흔하지 않은 Anti-Glare 모델의 프레임 부분을 클로즈업해서 찍었다.
분위기가 있어 보여서 뽑아봤다.



음식염장질.
촬영일: 2009년 3월 18일
촬영장소: Laguna Beach, CA

이 날은 아침 일찍 사진이 찍고 싶어 모두를 끌고 라구나 비치에 다녀왔다. 이 사진은 그 날 먹은 아침 사진이다.
와플에 소시지 등. 이 사진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오믈렛도 상당히 맛있었다.
제목이 음식염장질인 이유는, 사촌누나가 페이스북에서 이 사진을 보고 왜 자기랑은 안 갔냐며 난리를 쳤기 때문이다.
사촌누나는 방학일정상의 차이로 (겹치는 날은 내가 오는 날 단 하루였다) 내가 오기 전에 먼저 왔다갔는데, 못 갔었나 보다.
뭐... 다다음주(방학이 다음주 토요일에 시작하므로)에는 어떻게든 가려 하겠지 ㄲㄲ



봄이 왔어요~!
촬영일: 2009년 3월 18일
촬영장소: Laguna Beach, CA

LA는 뚜렷한 계절 구분이 없다.
1년내내 눈도 안오고, 가끔씩 비가 온다.
LA에서 봄이 왔다고 외치는 건 좀 웃긴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뉴햄프셔에서 계속 눈과 추위만 경험하다 여기에 오니 정말로 봄인 것이다.
뭐... 뉴햄프셔의 봄은 4월 중순이 되어서야 찾아왔지만...



나방의 꿈.
촬영일: 2009년 3월 18일
촬영장소: Laguna Beach, CA

이 사진을 보고 나서, 우리는 한 바탕 설전이 붙었다.
이게 나비냐 나방이냐에 대해서 말이다.
엄마는 생긴 게 나비라 했지만, 나는 나비는 보통 날개를 접고 있기 때문에 나방이라 맞받아쳤다.
결국... 이 의미없는 말싸움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마음읽기.
촬영일: 2009년 5월 10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봄 뮤지컬 '뱃 보이 Bat Boy' (아시는 분들은 아실 지도...) 도중에 찍은 사진이다. 
내 친구인 란스(영어이름 테런스의 애칭)가 일종의 사이비 목사로 나오는 장면인데, 주인공의 마음을 읽어내려 하고 있다.
연기 자체를 보면 너무나도 코믹하다.



End is the Beginning.
촬영일: 2009년 5월 22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졸업식 사진 중 하나를 골랐다.
나같은 경우는 중3때 유학을 오게 됐기 때문에 중학교 졸업장이 없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직전까진 최종학력이 '초졸'인 기이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나는 4년간의 긴 여정이 끝났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났다.
그 전 2주간 무슨 졸업식 준비한다고 기말고사 중간중간에 온갖 리허설을 했지만서도,
역시 졸업식이 끝나고, 정들었던 친구들과 마지막 작별의 사진들을 찍을 때가 되어야 실감이 난다.
아직도 그때의 친구들 때문이라도 고등학교가 그립긴 하다.



비상.
촬영일: 2009년 6월 6일
촬영장소: 인천국제공항 전망대 터

사실 공항은 유학생들에게는 약간 지겨울 수도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여행을 해보고 싶단 꿈을 키우게 하지만,
유학생들에게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의 최대 관문이던지, 아쉬움을 뒤로하고 학교로 돌아가는 여행의 출발점이다.
이 날 우리 가족은 고생하고 고생해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가 한 눈에 보이는 장소에 가서 비행기들을 찍었다.
비행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마주칠 장소와 사람들, 상황에 대한 기대를,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를,
유학생에게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준다.
비행기를 이렇게 생각해본 사람... 많겠지. ;;



조개들의 뜨거운 파티.
촬영일: 2009년 6월 6일
촬영장소: 을왕리의 어느 조개구이집

아침의 비행기 촬영이 끝나고, 오랜만에 조개구이를 먹으러 갔다.
뭔 놈의 양이 이리도 많은지, 먹어도 먹어도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 날은 6월 초인데도 불구하고 무지 더웠다.
그러다보니 해수욕장인 을왕리에는 사람들이 몰리게 됐다... 나가는 데 거의 20분 걸렸다는 후문 ;;



졸리면 자야 한다.
촬영일: 2009년 7월 18일
촬영장소: 음... 강원도 설악산 근처의 어느 횟집

처음으로 연재작이다. 이 날 설악 워터피아에서 무리 아닌 무리를 하신 내 사촌동생 은채.
결국 저녁먹을 때 졸더니 (위 사진), 기어이 음식 사진을 찍고 있는 내 허벅지에 기대 잠이 들어버렸다.
더 웃긴 건, 동생인 은아는 돌아올 때까지 쌩쌩했다는 거.
졸릴 때 저 뚱한 표정, 정말 귀엽다.



신선들의 거주지, 설악산.
촬영일: 2009년 7월 19일
촬영장소; 설악산 대청봉

이 날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간 순간, 나는 진짜 이 날 카메라를 챙겨간 걸 너무 다행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절경이 날 기다릴 줄이야.
사실 전날 비가 구슬구슬 내리는 날씨라 오늘 설악산 올라가봤자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본전은 뽑겠지 싶어서 올라갔는데, 이러한 절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구름이 산 중턱에 깔려있어서 구름 위로 올라오니 진짜 신선들이 사는 곳으로 온 기분이었다.
더 운이 좋았던 것들은. 사진 촬영을 완료하고 시원한 곳에서 가족들이랑 수다를 떨다 보니 구름이 걷히더라.
30분이라도 늦게 왔으면 이 사진을 담지 못할 뻔했다.



도망쳐!!!
촬영일: 2009년 7월 19일
촬영장소: 동해안의 어느 해수욕장... 어딘지는 모르겠다 ;;

서울로 돌아와야할 때, 여름에 해수욕장 가보고싶다는 애들의 요구에 결국 약간 돌아서 가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차 안에서 자고, 나와 아빠, 외숙모, 그리고 사촌동생 은채와 은아만 나왔다.
30분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얘네들 재밌게 놀더라.
열심히 쫓아가면서 사진 찍어주느라 바빴다.
이 사진만 봐도 시원하다. (물론 지금은 전~혀 시원해야할 때가 아니지만 ㄲㄲ)



이건 달이 아니라 해다. 아니 둘 다인가?
촬영일: 2009년 7월 22일
촬영장소: 서울 노원구의 우리집

이 날은 부분일식이 있는 날이었다.
물론 중국에서 개기일식을 감상했으면 좋았겠지만, 그거 하나때문에 중국까지 갈 순 없는 노릇아닌가.
미리 말하지만, 이건 정말로 위험한 짓거리다.
원래는 렌즈에다가 문방구에서 급히 구한 셀로판지를 붙여서 촬영을 했지만, 구름에 가려서 햇빛이 약해진 틈을 이용해 맨눈으로 촬영했다.
그래도 위험한 짓이다. 절대 하지 마라.



어느 맑은 날의 서울.
촬영일: 2009년 7월 29일
촬영장소: 불암산 중턱.

불암산은 우리집 뒷산이다. 뒷산치고는 상당한 높이를 자랑한다. 맑은 날에 올라가면 이렇게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잘하면 서울타워는 물론이고, 무역센터까지 보인다. 올라가느라 덥지만, 보람은 있다. 특히 이런 절경이 나를 맞이할 경우에는 말이다.



Flowers.
촬영일: 2009년 8월 2일
촬영장소: 광화문광장

광화문광장을 처음 갔을 때 찍은 사진들이다.
그 날 날도 꾸물꾸물한 데다가, D300은 분수한테 한 방 제대로 얻어터져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도, 방진 방습의 바디설계로 인해 렌즈 필터만 좀 말리니 바로 사용 가능했다.)
하지만, 이런 예쁜 사진을 찍게 도와준 D300이 얼마나 대견스럽던지...



은은함.
촬영일: 2009년 8월 8일
촬영장소: 한국 구세군 건물

이 사진은 조명이 정말 운이 좋았던 경우라 하겠다.
밤에 찍은 샷인데, 아래의 조명의 은은함이 돋보이고, 이를 D300이 잘 캡쳐해냈다.
물론, 나중에 어퍼쳐로 밝은 것을 좀 더 강조시켜줘야 했지만 말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
촬영일: 2009년 8월 8일
촬영장소: 미국 대사관 앞길

시립 미술관을 향해 걸어다가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속담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찍었다.
광원 바로 밑이 막혀 있기 때문에 이런 그림자가 생긴다. (누가 모르겠니 그걸...)



소원들.
촬영일: 2009년 8월 10일
촬영장소: 서울타워

사람들은 참 다양한 방법으로 소원을 빈다.
서울타워에 올라가보니 수많은 자물쇠들이 걸려 있는데, 이는 바로 서로의 사랑이 꽉 잠겨서 떨어지기 않기를 바라는 것이란다.
저 사진을 찍을 때는 싱글이었지만, 지금 여자친구가 생기니, 공감이 가기도 한다.
이번 여름에 나도 여자친구랑 올라가서 저거 하고 올까.. 싶기도 하지만, 뭐 미신이겠지... ;;



The Arch.
촬영일: 2009년 8월 16일
촬영장소: The Gateway Arch, Saint Louis, MO

세인트 루이스에 가장 유명한 명소 중 하나가 바로 이 게이트웨이 아치이다.
1803년에 메리웨더 루이스와 윌리엄 클라크의 역사적 태평양을 향한 탐험이 세인트 루이스에서 시작한 것을 기념해 "서쪽으로 가는 게이트웨이"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내가 본 것 전망대중에서 가장 독특한 모양의 전망대였고, 엘리베이터도 가장 독특했다:
엘리베이터가 아치를 따라 있기 때문에 보통 엘리베이터가 아닌 일종의 작은 전철형이었다.
8대가 붙어 있고, 한 대에 5명이 들어갔다. 진짜 좁아터지더라.
내부도 전망대답진 않았다. 좁고 창문도 작고...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의 광경을 보니까 깨끗한 도시가 너무 좋긴 하더라...



He Missed!
촬영일: 2009년 10월 11일
촬영장소: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기숙사 애들끼리 하는 프리스비 경기 도중에 찍은 사진이다.
옆에 있는 애의 표정도 그렇지만, 지금 프리스비를 던지는 애는 사실... 던지려다가 손에서 못 놔서 못 던진 상황이다.
그냥 상황 자체가 너무 웃기다....



새벽의 공항.
촬영일: 2009년 10월 16일
촬영장소: St. Louis Lambert International Airport

오랜만에 예전 고등학교를 가보기 위해 일찍 나왔다.
7시 비행기라 새벽 4시에 도착했다.
열린 곳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곳도 5시 반이 다 되어서야 열더라.
하지만 난 가끔 이렇게 인적없는 공항이 좋다.
정신없을 필요없이 차분하게 비행기를 기다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Walking Down.
촬영일: 2009년 10월 16일
촬영장소: Boston, MA

5개월만에 가본 보스턴.
여전히 정말 예쁜 도시다. 이렇게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잘 조화된 곳도 없다.
친구를 따라가면서 친구의 뒤에서 찍었다. 내 친구는 이 사진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있다. 분위기가 좋았나보다.



여물 주기.
촬영일: 2009년 12월 27일
촬영장소: 삼양 대관령목장

이번 스키 여행 때 대관령목장을 가자는 것은 바로 내 아이디어였다.
애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고, 나도 애들 사진 좀 찍고 싶어서였다.
역시 이렇게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사실 애들이 여물을 줄 때 양들만 바라보느라 사진 찍기가 힘들었는데,
이렇게 좋은 사진을 건져서 다행이다.
개인적으로, 난 "포즈 취해봐~" 이러면서 찍는 사진보다는 이렇게 자연스러운 사진을 좋아한다.
표정도 훨씬 자연스럽고, 현장감도 있어서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Snow Flood.
촬영일: 2010년 1월 4일
촬영장소: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그 유명한 1.4 폭설 때 찍은 사진 중 가장 임팩트 있는 한 장이다.
쌈장통이 눈에 묻혔다. 무슨 천연 냉장고도 아니고...
이 날 25cm가 내렸다는데... 아마 많은 분들은 평생 볼 눈 다 보셨겠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이게 뉴햄튼에선 일상이었다는... ;;



수줍은 소녀.
촬영일: 2010년 1월 9일
촬영장소: 대전의 어느 액세서리샵

이번 대전여행 때 찍은 소정이 (@MeredithLim) 사진이다.
제도 형님 (@jEdo_k)이 핀 하나 사주시겠다니까 이것저것 골라보면서 찍은 사진이다.
이미지가 딱 수줍은 소녀라서 얼굴을 약간 빨갛게 브러시로 칠해주었다. (뒤에 있는 사람과 얼굴색 차이를 봐라 ㄲㄲ)
첫 보정본은 얼굴이 너무 빨갛게 나와서 재보정을 거쳤고, 머리 또한 약간 빨갛게 염색한 걸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다시 칠했다.
역시 내 트위터 동생, 뭘 하든 귀엽다.



새로운 가족.
촬영일: 2010년 1월 9일
촬영장소; 대전역

모두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
트위터로만 보다가 실사로 처음 본 사람들.
수아 누나는 생각보다 볼살 탱탱하고 (미안...), 소정이는 생각보다 키가 훨 컸다.
처음엔 모두 어색해서 (수아 누나 제외하고) 죽는줄 알았지만, 곧 우리는 너무나도 친해졌다.
그 뒤로 난 트위터에 더 애착을 갖게된 듯하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해서 쿠도군의 사진 인생 1년 반을 정리하는 사진전이 끝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10,000 트윗이 있기까지 1년동안 했음에도 500팔로워를 넘지 않는 트위터계의 언더그라운드 쿠도군을 아껴주신 분들에게 몇 마디 남기고자 한다.


뭐... 이정도면 감사 인사 완료겠다. 10,000트윗 자축하겠다고 시작했는데... 이거 친필편지보다 더 힘들다. 앞으로 다시 이런 거 안한다. 들이는 노동 시간이... 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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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doK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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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첫사랑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 이런 포스트를 올리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다.)

사실, 지난 주말(2월 14일)은 설날 연휴이자 발렌타인 데이였다. (일명 '설렌타인'이라고... ;;) 날 맞이한 것은 설날 떡국이 아닌 설날 라면을 먹어야 하는 상황과, 연인도 없으니 지은이 누나가 준 초콜릿을 우적대야 하는 두 가지 상황이었다. (그나마도 다 녹아서 버렸다. ;;) 설날에 떡국 안 먹어본 지는 5년, 발렌타인 데이가 보통날이었던 게 20년이다. 무슨 상관인가 싶으면서 범진이와 라면을 먹고, 그래도 설렌타인이니까 둘 다 만끽하지 못하는 자학(!!!)적 성격의 글을 쓰려고 준비중이었다.

바로 그 때, 대화하고 있던 트위터의 아는 여자애가 하는 말. "좋아해." 그녀는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었고, 진짜로 친해진 지는 한두달쯤된 시점이었다. 주말 아침이나 밤에 숙제를 끝내고 들어가면 늘 그녀가 있었고, 우리는 늘 대화했다. 그런 지 한 달만에 그 여자애가 나한테 좋아한다고 깜짝고백한 것이다.

물론, 얘가 나를 좋아하는 징후를 포착하지 않았다 하면 거짓말이다. 대화할 때 그녀가 하는 말들은 흡사 내가 누구를 좋아했을 때 하는 말들과 흡사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가 몰랐던 것은, 고백을 받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도 얘를 좋아하고 있더라는 거다. 왜냐고 묻는다면 나도 모르겠다. 정말 이유없이 끌리게 된다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인 듯싶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수락의 의미로 페이스북의 Relationship Status를 'In a Relationship'으로 변경했다.

그 뒤로 일주일이 흘렀다. 여자친구는 이번주부터 다시 학교에 나가고 있어서 연락이 잘 되지는 않는다. 주말에 잠깐잠깐 전화가 가능하고, 그 상태가 내가 한국에 돌아가는 5월까지 유지될 듯싶다.

나 같은 먼 곳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혹은 유학생이 누구를 사귀게 되면 경우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캠퍼스 커플, 일명 CC고, 두 번째는 바로 나같은 장거리(롱디 Long-D[각주:1]) 커플 되겠다. 이번이 처음 사귀어보는 것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장거리 커플을 선호하는 편이다. CC는 매일매일 보면서 못 볼 꼴 다 보는 데 반해(그러다 사랑이 잘 식는다), 장거리 커플은 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못 볼 때는 무지 그립겠지만, 서로 애틋한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더라.

사귄 지 일주일이 약간 넘었지만, 벌써 우리의 관계는 성숙한 기분이 든다. 서로를 향한 무조건적 사랑보다는 이제 서로를 걱정하고 도와주는 사랑으로,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첫사랑이라 서투르고, 싸울 일도 있겠지만, 그때마다 서로를 믿고 잘 넘겼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 그럴 거라 믿는다.

2010년 2월 14일. 겨울의 한가운데였던 그 날은 나한테만큼은 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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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