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애플 아이패드 iPad가 공개됐다. 나는 애초부터 이 이벤트에 아이패드보다는 루머되었던 아이폰 OS 4.0에 더 기대를 걸었던 지라, 아이패드에 나름 평등한 느낌을 적어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이렇게 적어볼까 한다. 아직 iAppBox에는 기능정리중이라 느낌은 내 개인 블로그에 올려본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잠재력이 상당한 녀석이라 하겠다. 아무래도 iAppBox에 정리 작업도 하다 보니까 많이 알아봤는데, 지금 없는 기능도 많지만 이것들만 보강되면 (언젠가 한다. 내 장담한다 ;;) 아이폰만큼의 큰 성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아이패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넷북의 인터넷 성능을 빼닮았다는 점이다. (최소한, 그것이 애플이 주장하는 바다.) 물론, 플래시는 지원안한다. (이게 어도비 문젠지 애플 문젠지는 논외로...) 하지만 요즘 플래시를 적게 쓰고 HTML5를 쓰자는 운동이 펼쳐지는 걸 보면, 애플은 또다시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려 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여튼, 플래시 지원을 제외하면 (힘든 거 알지만, 그냥 이 세상에 플래시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 어이!), 아이패드는 환상적인 브라우징 기기다. 오늘 키노트에서 스티브 잡스가 소파에 앉아서 편하게 웹 브라우징을 하는 모습을 보니 더더욱 이해가 간다. (살짝 학교 카페에서의 내 모습이 보였다고 부정은 못하겠다.) 하지만, 의외로 가장 날 땡기게 하는 건 배터리다. 맥북 프로를 들고 다니면서, 맨날 콘센트를 찾아 해메는 것도 아이패드로 끝이다. 브라우징이 무려 10시간이다. 수업 하루종일 들고다녀도 배터리는 문제없다. 그거 하나는 맥북 프로를 수업에 들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부러운 것이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두 손 들고 열렬이 환영하는 것은 바로 아이패드용 iWork 스위트이다. 난 아이워크 덕후다. 아이워크를 쓰기 시작하면서, 오피스 버린 지도 오래됐고, 내 노트북으로 지금도 이따금씩 키노트 프리젠테이션을 하곤 한다. 아이패드는 거의 완벽한 대안이다. 페이지를 이용해 공책으로도 써먹고, 키노트 프리젠테이션도 만들어 액세서리 중 하나인 30핀 - VGA 어댑터를 이용해 프리젠테이션까지 한큐에 해결한다. 이렇게 아이워크를 간편하게 쓸 수 있는 모바일 기기는 없었다.
물론, 문제는 존재한다. 내가 제일 실망한 것은 멀티태스킹 미지원. 아이폰이 멀티태스킹 지원을 하지 않는 건 이해가 간다만, 넷북의 대체를 지향(뭐, 나름)하는 아이패드가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정말로 어불성설이다. 1GHz나 되먹는 프로세서를 탑재한 놈이 말이다. 물론, 아이폰/아이패드 UI의 디자인상 멀티태스킹이 안되도 편하긴 하다만, 그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주의이다.
또한 애플이 추구하는 폐쇄성이 아이패드에 너무 적용된 것 또한 문제다. 외부 I/O도 거의 전무하고 (카메라 킷이나 VGA 어댑터 제외하면), 여전히 뭔가 UI의 개인화도 없다. 지금 홈 스크린이나 잠금 스크린은 안쓰러울 정도로 썰렁하다. 애플아, 좀 어떻게 좀 해봐라 ;;
그럼, 아이패드는 정말로 어떠한 기기를 끝장낼 심산일까? 일단, 넷북은 내 생각엔, 지는 해다. 수아 누나(트위터 @5oa)도 동의하듯이(아니, 누나 말에 내가 동의한다는 게 더 맞겠다), 잡스의 표현처럼 넷북은 특별한 것이 없다. 그저 '싼 노트북'에 불과하다. 물론, 넷북은 플래시 비디오 하고 뭐 어쩌구 저쩌구 이럴 사람들 있다. 하지만, 나도 솔직히 잡스 말에 동의한다: 넷북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데스크톱에서나 돌아갈 운영체제를 심각하게 언더파워된 사양에 쑤셔넣으려 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성능저하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내부 사양부터 OS까지 모두 모바일 컴퓨팅을 위해 최적화가 된 것이다. 난 솔직히 내가 쓰는 야외 컴퓨팅 용도로 아이패드는 적당하다. 인터넷 브라우징에, 트윗팅, 그리고 심지어 생각지도 못한 문서작성까지. 용도로서는 적당하다 본다. 위에 말한 문제점들만 좀 어떻게 해결된다면 좋은 기기가 될 듯하다.
이북으로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IPS 패널의 장시간 독서시 피로도가 가장 걱정스럽다. 일단 전문 이북 기기 (킨틀, 아이리버 스토리) 등과 화면이 가장 큰 차이인데, 이게 가장 호불호가 갈린다. 킨들이나 스토리 같은 경우는 책을 읽는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피로도가 적은 전자 잉크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아이패드는 인터넷 브라우징 등의 다른 기능들을 위해 IPS 패널을 탑재한 것이다. 일단 아이패드에 대한 아마존의 반응도 관찰하는 등 마지막에 누가 웃음을 지을 지는 두고봐야 될 듯하다.
이게 바로 내가 아이패드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아이패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아이폰이 2.0에서 앱 스토어를 달아 비상했듯이, 아이패드도 꼭 그런 기기가 되기를 빌어본다.
'Kudo's 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쿠도 칼럼] 애플 vs 어도비, 두 가지 방향에서 바라보기. (2) | 2010.04.25 |
---|---|
아이폰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피쳐폰이다? (2) | 2010.01.28 |
왜 드로이드가 아니라 모토로이일까? (2) | 2010.01.22 |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의 스위칭, 그리고 당신의 첫 인상이 틀리는 이유. (0) | 2010.01.11 |
넥서스 원은 '구글'폰이 아니다. (2) | 2010.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