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 Detective Conan: The Raven Chaser
감독: 야마모토 타이치로
주연: 타카야마 미나미/김선혜 (에도가와 코난), 야마구치 캇페이/강수진 (쿠도 신이치/남도일), 야마자키 와카나/이현진 (모리 란/유미란)
러닝타임: 110분
네이버 평점: 9.32
일본에 "명탐정 코난"만큼이나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만화도 없다. 필자 또한 이번에 새단장한 블로그가 말해주는 것처럼 대단한 코난 팬이고, 필자의 부모님 또한 코난을 좋아하는지라 이번에 영화볼 때도 다같이 봤다. (아마 영화보러 간 그룹의 평균 나이가 가장 높았을 지도 모른다.)
코난이 국내에서 점점 영향력이 커지는 듯하게 보인 건 사실이다. 지난 97년부터 코난은 꾸준히 K본부 및 케이블 채널인 T만화본부에서 지속적으로 방영됐으며, 결국 작년에 처음으로 극장판 6편인 '베이커 거리의 망령'이 극장개봉을 하면서 가시화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최신 극장판인 13편을 들여오게 된다.
이번 극장판의 가장 큰 특징은 너무나 메인 스토리와의 진한 관계로 등장하지 않았던 검은 조직의 전면적 등장이겠다. 다행히도, 제작진은 검은 조직의 등장을 팬들이 만족할 만한 정도와 메인 스토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해냈다.
1) 스토리
(코난과 검은 조직의 관계는 필자가 금요일에 한 포스트를 읽어주면 감사하겠다.)
도쿄 전역에 6건의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코난 덕에 명탐정이 된 란의 아버지 모리 코고로가 사건의 자문위원이 된다. 그를 따라온 코난. 그런데 회의 후, 그는 수사원 중 한 명이 진의 포르쉐 356A를 타고 떠나는 것을 목격하고 이 연쇄 살인 사건에 그의 몸을 작아지게 한 검은 조직과 관계가 있음을 직감한다. 한편, 코난은 누군가가 그의 정체를 캐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검은 조직에 그의 정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코난은 경찰과 검은 조직보다 한 발 앞서서 이 사건을 해결하고, 수사원으로 변장한 조직직원이 누구인지 알아내야 하는데...
일단 검은 조직이 나오는 만큼은 스케일은 상당히 커진 느낌이다. 특히, 클라이막스 장면은 그간 코난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액션의 스릴마저 느끼게 한다. 추리적 완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으며, 끝에 숨겨진 반전들도 코난 영화답다. 다만, 몇몇 부분은 필자도 쉽게 맞출 수 있었다는 것이 좀 걸린다만, 그건 그간 코난을 보면서 필자의 추리력이 많이 높아진 거라 믿고 싶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극장판에 검은 조직이 나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번 영화에는 꽤나 비중있게 나오니 좋다고 하겠다. 물론, 스토리에 영향을 줘서는 안되니 어떠한 부분에서는 발을 뺐지만, 베르무트, 키안티, 코른 등까지 알려진 조직원들이 총출동하고, 심지어 코난과 베르무트가 심심한 담소(?)를 하는 것까지 볼 수도 있다. 물론, 마지막 장면에서 많은 분들이 갸우뚱했던 것들도 여럿 있었으나 (스포일러 때문에 따로 말은 하지 않겠다), 그냥 '만화다...' 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2) 목소리 연기
(참고: 필자는 더빙판을 관람했다.)
일단은 요즘 T만화본부에서 하는 코난을 늘 보기 때문에 목소리에 대한 위화감은 없어서 좋았다. (T만화본부에서 하는 것을 처음 봤을 때 적응안돼서 죽는 줄 알았다... ;;) 더빙 작업은 잘 된 듯하지만, 아유미 (아름이) 역의 배우의 목소리가 힘이 약했던 듯하다. 아무리 아유미가 가녀린 캐릭터라지만, 초등학생의 당찬 목소리가 더 어울릴텐데.
3) 프리젠테이션
필자는 개인적으로 현재의 디지털이 가미된 만화채를 좋아하는 편이다. 보면 상당히 화사하고, HD화질에는 이러한 만화체가 더 낫기 때문이다. 물론, 옛날 만화체를 더 좋아하시는 분들이 더 많음을 잘 알기에, 이 얘기는 이쯤에서 하자.
하여튼, 극장판 같은 경우는 제작진에서 애니메이션판보다 만화체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따라서, 만화체에는 불만이 없었으며, 적절히 가미된 CG도 예전 극장판들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다. 하지만, 중간에 나오는 물 흐르는 장면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더라. (심지어 몇몇 게임보다도 못한 몹쓸 CG의 좋은 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프리젠테이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몹쓸 번역이다. 이름은 한국 이름을 쓰고, 지명은 일본으로 한 것이다. 물론, 지명들이 죄다 한국화하기엔 무리라 그랬을 수도 있을 거라는 건 이해하고, 그러자니 한국 이름을 버릴 수 없었다는 점 또한 이해를 하겠지만, 그 결과물은 정말 이해를 못하겠다. 이러한 것은 더빙판뿐만 아니라, 자막판도 그러했다고 한다. 아마 그래서 '베이커가의 망령'이 먼저 개봉됐나 보다. 무대가 런던이니 지역화 문제는 신경꺼도 되잖아.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는 여느 코난 극장판과 다르지 않은 스케일에 검은 조직의 등장으로 많은 코난 팬들의 기대를 하게 했고, 그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검은 조직이 극장판에 출연함으로서 나올 수 있는 문제들을 모두 해결했으며, 여전히 추리 만화의 강점인 반전과 코난의 추리력이 빛난다. 하지만, 몹쓸 번역은 다음 극장판에서 꼭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최종평가
- 스토리: 검은 조직의 개입으로 상당히 어려워진 극장판이지만, 잘 풀어냈다. (9.5/10)
- 목소리 연기: 한국판 자주 본다면 적응될 목소리. 연기력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8.5/10)
- 프리젠테이션: 좋은 비주얼, 그러나 몹쓸 번역은 남은 숙제. (7/10)
최종점수: 9.2/10 (평균이 아님)
'Movies > Revi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Sneak Preview] 토이 스토리 3 Toy Story 3: 젠장, 또 해냈다. (2) | 2010.04.29 |
---|---|
아바타 3D 임프레션. (0) | 2010.01.15 |
[리뷰]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 판타지와 로맨틱 코미디 사이의 기묘한 괴리감. (0) | 2009.07.26 |
[리뷰] 트랜스포머: 패자의 복수 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 트랜스포머의 이름 아래 합체변신한 할리우드. (0) | 2009.07.05 |
[리뷰]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 - 세상은 구원될 것인가, 아니면 처참히 멸망할 것인가? (2) | 2009.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