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라는 곳에 오니, 한 가지 늘 생각하는 것이 있다.
"난 뭘 할 것인가?"
군대같은 걸 감안해도, 나는 길어봤자 5~6년 뒤면 대학교를 졸업한다. 그 뒤로는, 좋건 싫건 사회에 뛰어들어야 한다. (대학원을 가게 되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20대가 그렇게 후딱 지나가게 되면, 뭘 해야 될 지 괴리감에 드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
난 지금 컴퓨터 공학을 전공 중(아님 전공을 계획중)이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한 건 2008년 초쯤이다. 그 때 아마 내 자신이 IT, 컴퓨터 등에 얼마나 관심이 많았는 지 깨닫게 된 때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부터 워슈에 합격하고 입학하는 때까지 내 미래는 막연했다. 그 긴 대학 입시 과정을 거치고 입학했을 때에도 난 내가 대학을 졸업하면 뭘 할 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단, 당장 여름에 할 일부터였다. 요즘따라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이번 여름에 일을 하려는데, 1학년인 현재로서는 내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일단 학원 보조 쪽을 알아보는 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름에 할 일을 생각하면서, 나는 졸업하면 뭘 해야 할 지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개발자를 해보자는 생각이었지만, 그 생각도 점점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학기 때 내가 컴퓨터 공학 수업을 약간 망친 것 때문이었다. 이번 학기는 훨씬 낫지만, 그래도 약간의 불안감이 엄습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때, 나는 내가 그동안 늘 해 왔던 일에서 내 미래를 발견했다. 바로 블로깅. 나는 이제 이 일을 4년동안 했다. 요즘에 와서야 이렇게 개인적 이야기를 많이 쓰긴 하지만 원래 내 블로깅의 주요 내용은 바로 IT 뉴스였다. 뉴스 내용이 나오는 대로 빨랑 전하고, 내가 써본 것들은 리뷰를 쓰는 것. 이제는 그게 익숙해졌다. 심지어 무슨 제품을 사면 이를 어떻게 리뷰할 지 고민한다. 요즘은 바쁜 스케쥴 때문에 백지화되는 게 보통이긴 하지만, 정말로 해야 하는 리뷰면 기어이 완성시킨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IT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내 천직이었다는 것을. 정말로 옛날부터 늘 듣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시간이 나면 늘 블로깅할 거리가 없나 늘 돌아보곤 한다. 물론 지금은 많은 단신들을 트위터로 돌리긴 하지만, 내 개인적 생각들을 적기에는 블로그가 좋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결정한 것은 IT계 언론으로 뛰자는 것이었다. 언론이라 그러면 대부분 기자를 생각하시지만, 나는 기자보다도 전문 블로거를 생각하고 있다.
위는 바로 미국의 유명 IT 블로그 엔가젯 Engadget이다. 내가 몇 년째 IT 관련 소식들을 접하는 블로그다. 엔가젯은 원래 AOL이 모회사이고, 사람들에게 IT 소식을 최대한 빨리 전해주기 위해 태어난 곳이다. 솔직히, 엔가젯이 나의 꿈의 직장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런지 모르겠지만, 나름 거대한 포부를 지닌 여기 학생들에 비해선 참 소박한 꿈인 것 같다.
사실, 여기서 또다른 고민이 떠오른다: 한국에 돌아올 것이냐, 아니면 미국에 정착할 것이냐. 내가 보기엔, 현 상태(2010년)에서는 미국에 정착할 가능성이 더 높다. 솔직히 한국에 아는 지인들 (특히, 트위터하면서 알게 된 많은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한국에서 일하고 싶지만, 우리나라는 언론 시스템상 이런 자유로운 IT 블로그나 리뷰 문화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언론사는 대기업의 횡포에 휘둘리기 마련이고, 그러니 공정한 리뷰가 나오기 힘들다. 오늘 선배하고도 한 얘기지만, 미국은 "우리 제품을 평가해달라"며 리뷰용 유닛을 보내고, 한국은 "우리 제품 홍보해달라"며 리뷰용 유닛을 보낸다. 이러니 제대로 된 리뷰 문화가 정착되는가. 안되지. 그래서인지 국내 언론에서 쓰는 자칭 리뷰라는 것들을 보면 죄다 장점들뿐이다. 뭐 리뷰에서 말하는 정도로 좋으면 아이폰은 벌써 무너졌어야 정상일 정도다. (안다. 약간 과장인거...) 한국은 이런 쓰레기같은 대기업 문화는 고쳐야 하고, 리뷰용 유닛의 목적을 고쳐잡아야 한다. 다음 제품에서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홍보를 하려고 리뷰용 유닛을 보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체험단 이런 게 다~ 그런 목적이다.)
그런면에서 현재 내가 아이폰 하드웨어 및 OS 애널리스트 자리로 있는 iAppBox는 그 출발점이다. 아이폰과 OS, 그리고 앱을 주제로 다루는 이 블로그에 필자로 들어온 지도 이제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여기서 많은 것을 리뷰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특히, 포스트 미루지 않는 거... ㄲㄲ 어찌됐든, iAppBox는 늘 애착이 가고, 설령 다른 일이 생기더라도 계속 하고 싶은 블로그다.
이 글을 쓰면서 나와 블로깅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블로거는 학생이라는 것을 떠나서 나의 또다른 모습이다. 내 지인들도 이 모습에 많이 적응들이 된 모습이다. 나를 처음 알게 되는 사람들도 필연적으로 내 블로그를 방문하게 된다. 새로운 제품을 보면 리뷰하고 싶고, 새로운 소식을 보면 전하고 싶다. 블로깅은 내 삶이다. 그리고, 이제 그것을 내 미래로 연결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IT 전문 블로거 (혹은 기자)는 나의 새로운 장래희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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