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Kudo's Diary2010.02.25 02:25

오늘은 내 첫사랑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 이런 포스트를 올리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다.)

사실, 지난 주말(2월 14일)은 설날 연휴이자 발렌타인 데이였다. (일명 '설렌타인'이라고... ;;) 날 맞이한 것은 설날 떡국이 아닌 설날 라면을 먹어야 하는 상황과, 연인도 없으니 지은이 누나가 준 초콜릿을 우적대야 하는 두 가지 상황이었다. (그나마도 다 녹아서 버렸다. ;;) 설날에 떡국 안 먹어본 지는 5년, 발렌타인 데이가 보통날이었던 게 20년이다. 무슨 상관인가 싶으면서 범진이와 라면을 먹고, 그래도 설렌타인이니까 둘 다 만끽하지 못하는 자학(!!!)적 성격의 글을 쓰려고 준비중이었다.

바로 그 때, 대화하고 있던 트위터의 아는 여자애가 하는 말. "좋아해." 그녀는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었고, 진짜로 친해진 지는 한두달쯤된 시점이었다. 주말 아침이나 밤에 숙제를 끝내고 들어가면 늘 그녀가 있었고, 우리는 늘 대화했다. 그런 지 한 달만에 그 여자애가 나한테 좋아한다고 깜짝고백한 것이다.

물론, 얘가 나를 좋아하는 징후를 포착하지 않았다 하면 거짓말이다. 대화할 때 그녀가 하는 말들은 흡사 내가 누구를 좋아했을 때 하는 말들과 흡사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가 몰랐던 것은, 고백을 받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도 얘를 좋아하고 있더라는 거다. 왜냐고 묻는다면 나도 모르겠다. 정말 이유없이 끌리게 된다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인 듯싶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수락의 의미로 페이스북의 Relationship Status를 'In a Relationship'으로 변경했다.

그 뒤로 일주일이 흘렀다. 여자친구는 이번주부터 다시 학교에 나가고 있어서 연락이 잘 되지는 않는다. 주말에 잠깐잠깐 전화가 가능하고, 그 상태가 내가 한국에 돌아가는 5월까지 유지될 듯싶다.

나 같은 먼 곳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혹은 유학생이 누구를 사귀게 되면 경우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캠퍼스 커플, 일명 CC고, 두 번째는 바로 나같은 장거리(롱디 Long-D[각주:1]) 커플 되겠다. 이번이 처음 사귀어보는 것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장거리 커플을 선호하는 편이다. CC는 매일매일 보면서 못 볼 꼴 다 보는 데 반해(그러다 사랑이 잘 식는다), 장거리 커플은 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못 볼 때는 무지 그립겠지만, 서로 애틋한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더라.

사귄 지 일주일이 약간 넘었지만, 벌써 우리의 관계는 성숙한 기분이 든다. 서로를 향한 무조건적 사랑보다는 이제 서로를 걱정하고 도와주는 사랑으로,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첫사랑이라 서투르고, 싸울 일도 있겠지만, 그때마다 서로를 믿고 잘 넘겼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 그럴 거라 믿는다.

2010년 2월 14일. 겨울의 한가운데였던 그 날은 나한테만큼은 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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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doK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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