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스타 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
감독: J.J. 에이브럼스 J.J. Abrams
주연: 크리스 파인 Chris Pine (제임스 T. 커크 선장 Cpt. James T. Kirk), 재커리 킨토 Zachary Quinto (스팍 Mr. Spock)
러닝 타임: 126분
Tomatometer: 96% (2009/5/10 현재)
네이버 평점: 8.95 (2009/5/10 현재)
요즘따라 오래된 영화 시리즈들이 죄다 리부팅을 하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된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와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로 이어지는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2011년에 3편이 나온다는 소문들이 돌아다니고 있다)과, 2006년 <카지노 로얄 Casino Royale>과 <퀀텀 오브 솔러스 Quantum of Solace>로 이어지는 새로운 본드 시리즈 등이 그러한데(그 외에도 더 있겠지만, 리뷰를 쓰는 밤 12시가 다 되가는 이 시각에 생각나는 거라곤 이 둘 뿐이다), 이 두 시리즈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둘 다 쓰러져가는 시리즈 전체를 다시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 더 큰 점은 바로 ‘기원’이다. 이 두 시리즈의 리부팅은 모두 메인 캐릭터의 시작을 다룬다. <배트맨 비긴즈>에서는 브루스 웨인이 어떻게 배트맨이 됐는 지를 다루며, <카지노 로얄> 또한 제임스 본드의 007 신참 생활을 다루고 있다. (<카지노 로얄>의 동명 원작 소설 또한 본드의 기원을 다룬다.)
필자가 이런 장황한 시리즈 리부팅에 대한 얘기로 <스타 트렉: 더 비기닝 (이하 <스타 트렉>)> 리뷰를 시작하는 이유는 바로 이 영화도 시리즈의 리부팅이며, 한국 제목이 암시하듯 ‘비기닝’, 즉 시작을 다루기 때문이다. 이 리뷰를 읽는 분들 중에는 하드코어 [스타 트렉] 시리즈 (TV건 영화건) 팬들이 있으리라 믿는데, 죄송한 말씀이지만, 필자는 원래 시리즈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다. 늘 아침마다 컴퓨터로 TV 시리즈를 보시는 아버지를 뒀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이름만 겨우 알 뿐, 전체적인 시리즈에 관한 건 거의 모른다. (안 그래도 영화 보기 전에 학교 후배가 [스타 트렉]에 대해서 설명해달라길래 해보려 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나나 그 후배나 [스타 트렉]에 대핸 지식 수준이 다 그게 그거더라) 따라서, 골수팬들이신 분이 이 영화에 만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필자 자신이 골수팬이 아니니까. 하지만, 골수팬이 아닌 그냥 일반 영화 관객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영화는 꽤 잘 만들어졌다.
영화는 시리즈의 전설적인 U.S.S. 엔터프라이즈호의 선장 제임스 T. 커크 (크리스 파인)와 그의 사이드킥(?) 스팍 (재커리 킨토)의 첫 조우와 모험을 그리고 있다. 아직 둘 다 파릇파릇하고, 모르는 것도 너무 많다. 둘이서 적과 싸우면서, 서로에 대한 적대적 감정(처음엔)을 지우고, 어떻게 다른 시리즈에서처럼 서로 믿는 사이가 됐는 지에 대한 과정을 다룬다. 그러니, 이 영화는 정말로 ‘젊은’ 커크 선장과 스팍의 캐릭터 발전 관한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거기에 간간히 더해지는 유머와 골수팬들에게는 친숙할 캐릭터들(술루 등)은 덤이다.
시리즈 리부팅을 할 때 ‘기원’에 대해서 다루는 것이 좋은 이유는 바로 처음으로 시리즈를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캐릭터를 설명하고, 영화에 쉽게 몰입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 트렉> 또한 그러한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 다른 캐릭터에 대해 잘 모르는 필자였기에 이러한 점은 더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스토리 자체도 너무 단순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머리 복잡하게 할 정도로 복잡하지도 않다. 하지만 한 가지 이해가 안된 점은 바로 전혀 예상치 못한 러브 스토리이다. 아무리봐도 억지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 또한 시리즈들의 복선이라면 그땐 그러려니 이러겠지만, 이 영화만 놓고 보면, 그러한 스토리는 빼는게 더 좋지 않았나 싶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굉장히 호감적이다. 주로 로맨틱 코미디 등에서 이름을 알렸던 크리스 파인은 커크 선장이라는 다소 부담감이 있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으며, 히어로즈에 출연해 유명해진(그러나 정작 필자는 보지 않았던) 재커리 킨토 또한 새로운 스팍으로서의 본분을 다한다. 또한, <뜨거운 녀석들 Hot Fuzz> 등의 코미디 영화에서 이름을 알린 사이몬 페그 Simon Pegg 등이 간간이 유머를 주는 캐릭터로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카메오 중에는 실제 TV 시리즈 등에서 스팍을 맡았던 레오나드 니모이 Leonard Nimoy 또한 있는데, 이는 골수팬들에게는 환영일 것이다. 게다가,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 또한 영화에 오랜 여운을 남긴다.
이제 영화의 전체적인 비주얼 등에 대해 알아보면, 이미 이 영화의 감독 J.J. 에이브럼스는 작년 <클로버필드>를 통해 ‘캠코더로 보는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이미 다른 영화에서도 했었지만, 그렇다고 치자)했는데, 영화 자체는 떡밥으로 판명되었지만, 신선한 시도였다. 그러한 신선한 시도들은 <스타 트렉>에서도 계속 된다. 화려한 우주 전투들의 컴퓨터 그래픽들과 세트 디자인, 모두 훌륭하다. 특히 21세기에 재탄생한 엔터프라이즈 호의 실내도 최신식이다. 요즘 유행하는 멀티터치 스크린이나 깨끗한 하얀색 인테리어 등이 관객들을 반긴다.
총평하자면, <스타 트렉>은 단점을 찾아보기가 힘든 잘 만든 여름 블록버스터이다. 워낙이 골수팬층이 큰 시리즈이다보니 이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영화 자체를 따지고 보면 예상외로 너무나도 잘 만들어졌다. 이미 속편이 확정이 되었다는 소식들이 전해져오고 있으니, '성공한 시리즈 리부팅' 리스트에 <스타 트렉>을 넣는 것 또한 멀지 않은 일인 듯하다.
최종 평가:
- 스토리: '기원' 스토리라인의 장점을 잘 살린다. 그래도, 그 러브 스토리는 좀 아니다. (8.5/10)
- 연기: 모두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낸다. 특히, 메인 캐릭터 둘은 굿 캐스팅. 조연들도 빛난다. (10/10)
- 프리젠테이션: 화려한 우주 공중전, 엔터프라이즈 호의 실내... 말 다 했다. (9.5/10)
평점: 9.3/10 (평균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