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do's Column2010. 1. 28. 16:37

오늘 애플 아이패드 iPad가 공개됐다. 나는 애초부터 이 이벤트에 아이패드보다는 루머되었던 아이폰 OS 4.0에 더 기대를 걸었던 지라, 아이패드에 나름 평등한 느낌을 적어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이렇게 적어볼까 한다. 아직 iAppBox에는 기능정리중이라 느낌은 내 개인 블로그에 올려본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잠재력이 상당한 녀석이라 하겠다. 아무래도 iAppBox에 정리 작업도 하다 보니까 많이 알아봤는데, 지금 없는 기능도 많지만 이것들만 보강되면 (언젠가 한다. 내 장담한다 ;;) 아이폰만큼의 큰 성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아이패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넷북의 인터넷 성능을 빼닮았다는 점이다. (최소한, 그것이 애플이 주장하는 바다.) 물론, 플래시는 지원안한다. (이게 어도비 문젠지 애플 문젠지는 논외로...) 하지만 요즘 플래시를 적게 쓰고 HTML5를 쓰자는 운동이 펼쳐지는 걸 보면, 애플은 또다시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려 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여튼, 플래시 지원을 제외하면 (힘든 거 알지만, 그냥 이 세상에 플래시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 어이!), 아이패드는 환상적인 브라우징 기기다. 오늘 키노트에서 스티브 잡스가 소파에 앉아서 편하게 웹 브라우징을 하는 모습을 보니 더더욱 이해가 간다. (살짝 학교 카페에서의 내 모습이 보였다고 부정은 못하겠다.) 하지만, 의외로 가장 날 땡기게 하는 건 배터리다. 맥북 프로를 들고 다니면서, 맨날 콘센트를 찾아 해메는 것도 아이패드로 끝이다. 브라우징이 무려 10시간이다. 수업 하루종일 들고다녀도 배터리는 문제없다. 그거 하나는 맥북 프로를 수업에 들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부러운 것이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두 손 들고 열렬이 환영하는 것은 바로 아이패드용 iWork 스위트이다. 난 아이워크 덕후다. 아이워크를 쓰기 시작하면서, 오피스 버린 지도 오래됐고, 내 노트북으로 지금도 이따금씩 키노트 프리젠테이션을 하곤 한다. 아이패드는 거의 완벽한 대안이다. 페이지를 이용해 공책으로도 써먹고, 키노트 프리젠테이션도 만들어 액세서리 중 하나인 30핀 - VGA 어댑터를 이용해 프리젠테이션까지 한큐에 해결한다. 이렇게 아이워크를 간편하게 쓸 수 있는 모바일 기기는 없었다.

물론, 문제는 존재한다. 내가 제일 실망한 것은 멀티태스킹 미지원. 아이폰이 멀티태스킹 지원을 하지 않는 건 이해가 간다만, 넷북의 대체를 지향(뭐, 나름)하는 아이패드가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정말로 어불성설이다. 1GHz나 되먹는 프로세서를 탑재한 놈이 말이다. 물론, 아이폰/아이패드 UI의 디자인상 멀티태스킹이 안되도 편하긴 하다만, 그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주의이다.

또한 애플이 추구하는 폐쇄성이 아이패드에 너무 적용된 것 또한 문제다. 외부 I/O도 거의 전무하고 (카메라 킷이나 VGA 어댑터 제외하면), 여전히 뭔가 UI의 개인화도 없다. 지금 홈 스크린이나 잠금 스크린은 안쓰러울 정도로 썰렁하다. 애플아, 좀 어떻게 좀 해봐라 ;;

그럼, 아이패드는 정말로 어떠한 기기를 끝장낼 심산일까? 일단, 넷북은 내 생각엔, 지는 해다. 수아 누나(트위터 @5oa)도 동의하듯이(아니, 누나 말에 내가 동의한다는 게 더 맞겠다), 잡스의 표현처럼 넷북은 특별한 것이 없다. 그저 '싼 노트북'에 불과하다. 물론, 넷북은 플래시 비디오 하고 뭐 어쩌구 저쩌구 이럴 사람들 있다. 하지만, 나도 솔직히 잡스 말에 동의한다: 넷북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데스크톱에서나 돌아갈 운영체제를 심각하게 언더파워된 사양에 쑤셔넣으려 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성능저하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내부 사양부터 OS까지 모두 모바일 컴퓨팅을 위해 최적화가 된 것이다. 난 솔직히 내가 쓰는 야외 컴퓨팅 용도로 아이패드는 적당하다. 인터넷 브라우징에, 트윗팅, 그리고 심지어 생각지도 못한 문서작성까지. 용도로서는 적당하다 본다. 위에 말한 문제점들만 좀 어떻게 해결된다면 좋은 기기가 될 듯하다.

이북으로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IPS 패널의 장시간 독서시 피로도가 가장 걱정스럽다. 일단 전문 이북 기기 (킨틀, 아이리버 스토리) 등과 화면이 가장 큰 차이인데, 이게 가장 호불호가 갈린다. 킨들이나 스토리 같은 경우는 책을 읽는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피로도가 적은 전자 잉크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아이패드는 인터넷 브라우징 등의 다른 기능들을 위해 IPS 패널을 탑재한 것이다. 일단 아이패드에 대한 아마존의 반응도 관찰하는 등 마지막에 누가 웃음을 지을 지는 두고봐야 될 듯하다.

이게 바로 내가 아이패드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아이패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아이폰이 2.0에서 앱 스토어를 달아 비상했듯이, 아이패드도 꼭 그런 기기가 되기를 빌어본다.
Posted by KudoKun
Kudo's Column2010. 1. 28. 01:02

아니,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 내가 한 말은 아니다.
어제 나와 트위터에서 말다툼을 했던 어떤 분의 말이다.

피쳐폰이라 함은, 대략 햅틱 이런 놈들과 같은 부류인데, 어제 치고박고 싸울 때(나름 논리적으로 답해줬는데, 그쪽에서는 무논리로 나오더라 ;;)는 아이폰으로 싸우고 있었고 해서 제대로 된 정보도 많이 없었는데, 아예 이 얘기를 블로그에 풀어버릴까 한다. 그래야 속이 후련할 거 같아서... ;;

좀 민감한 얘기다 보니 iAppBox에는 올리지 않겠다. 그러고보니 오랜만에 개인블로그에 아이폰 얘기를 올려보는군 ;;


1) 아이폰에는 기본적 PIMS 기능이 빠져있다. (아웃룩 싱크 등)


기본적 PIMS 기능이란 게 어디까지를 말씀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이폰 OS 1.0 시대를 얘기한다면 약간은 수긍이 간다. 익스체인지 서포트도 없었고, iTunes를 통한 컴퓨터와의 동기화만을 지원했을 시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무려 3년 전 얘기다. 지금 아이폰의 PIMS 기능은 강력하다. 일단 2.0부터 익스체인지 서포트가 탑재됐으며, MobileMe를 통해 (물론, 돈 내야 되지만) 아웃룩 무선 싱크가 가능하다. (정 원하면 구글을 통한 무선 싱크 방법도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에 PIMS 기능이 필수면 익스체인지가 2.0까지 안 들어간 안드로이드도 스마트폰이 아니었나? ;;; 그리고 아웃룩이라는 거 자체가 마이크로소프트 거라서 윈도우 모바일에 들어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였다. 심지어 마소도 이제 윈도우 모바일을 PIMS 중심의 기능에서 벗어나는 방향으로 개발중인 마당에, 누가 요즘 PIMS 기능으로 스마트폰을 사나? 그런 사람 봤어?


2) 스마트폰의 정의는 무엇인가?

결국 스마트폰의 정의까지 들먹여서 친절히 위키피디아에서 뒤져주셨다.

"A smartphone is a mobile phone offering advanced capabilities, often with PC-like functionality. (PC-Mobile handset convergence) 스마트폰은 PC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앞선 능력을 가진 휴대전화이다. (PC와 모바일의 컨버전스)" - Wikipedia 'Smartphone'에 대한 정의

그러고는 뒤에 "There's no industry standard definition of a smartphone. (스마트폰의 산업 스탠더드적 의미는 없다.)"라고 붙어 있는데, 그걸 갖고 걸고 넘어지더라. "그럼 요즘 나온 스마트폰들은 다 스마트폰"이라고. 이 분이 주장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겠다. "For others, a smartphone is simply a phone with advanced features like e-mail, Internet and e-book reader capabilities (스마트폰은 이메일, 인터넷, 그리고 이북 리더 기능이 탑재된 그냥 간단히 말해, 전화기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정의대로면 햅틱이고 아레나고 모두 스마트폰이니까.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의미를 받아들인다. "For some, a smartphone is a phone that runs complete operating system software providing a standardized interface and platform for application developers. (어떤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은 평준화된 인터페이스와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완전한 운영체제를 구동하는 전화기이다.)" 요즘 스마트폰의 방향이 이리로 흐르기 때문이다.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러고는, "아이폰이 스마트폰이라고 누가 그럽니까?"라고 물어서 이걸 아예 트위터에 공적으로 물었다. (RT는 하지 않았다. 나름 사생활은 지켜준다는 의미에서) 그러니 대부분의 분들이 스마트폰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답했다.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알고보니 이를 해석하면 '스마트폰, 그 이상'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역으로 "아이폰은 피쳐폰일까요?"라고 물으니, 모두 당연히 아니라는 대답이 들어왔다. 결론적으로, 한국 트위터리안분들의 100%가 나와 동의한다. (클락슨식 해석) 아님, 혹시 아직도 이런 종류를 스마트폰이라 생각하셨나... ;;




3) 잡스는 아이폰 발표 당시에 '스마트폰'이라 한 적이 없다?

이젠 여기까지 오더라. 나도 이젠 더이상 논리로 이 사람 설득시키는 것은 불가능이겠다고 보인 부분이였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논리로 공격하고, 간단히 차단 버튼을 클릭했다.

당시 잡스는 이렇게 말한다. "요즘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전화와 이메일, 그리고 아기 수준의 인터넷을 결합한 기기입니다. 문제는 이 기기들이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고, 그렇게 쓰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비즈니스 101 차트를 그려보면, 그냥 휴대전화들은 똑똑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닥 쓰기 쉽지도 않습니다. 요즘(2007년 1월 당시) 스마트폰들은 확실히 보통 휴대전화보다 좀 똑똑하긴 하지만, 쓰기는 훨씬 어렵죠. 그러나, 우리가 만들은 제품은 시대를 앞서는 제품으로, 다른 스마트폰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훨씬 사용하기도 쉽습니다. 자, 바로 여기에 아이폰이 위치합니다."

증거를 더 원하신다면, 여기로 가보자. 애플이 언론의 아이폰 리뷰들을 올려놓은 곳인데, 여기에 있는 여덞 개의 리뷰 중에 네 개가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을 언급한다. 이 정도면 애플도 아이폰이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4) 이 글을 쓰게 해주신 분에게 던지는 몇 마디.

님 덕에 이렇게 아이폰이 스마트폰이라는 증거를 모으면서 나름 즐거웠습니다. 나름 논리적으로 답해드렸는데, 그것에 무논리적으로 답장을 다시더군요. 새벽 2시 반에 그런 답글들을 보니 이러다 잠을 못 잘 거 같아서 아예 차단조치했습니다. 아이폰이 스마트폰이 아니라고 믿으시려면 계속 믿으셔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007년이 아닌 2010년입니다. 과거에서 사실 게 아니라 현재를 직시하시죠.
Posted by KudoKun
Kudo's Column2010. 1. 22. 04:02

지난 월요일에 출시된 모토로이는 확연히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갈려 있다.
안드로이드 폰이 드디어 우리나라에 상륙하는구나라는 기대와, 안드로이드 마켓의 국내 현지화 문제, 아이폰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UI, 그리고 결정적으로 SKT에 대한 인식 (SKT가 모토로이에 많은 것--심지어 통합 메시지함까지!--을 포기했음에도) 등이 모토로이의 걸림돌 중 몇 개다.

하지만, 많은 얼리 어답터들은 이 질문을 던진다: "왜 드로이드가 아닌가?"


이 녀석이 바로 미국에 버라이즌 전용으로 출시된 모토로라 드로이드다. 나도 국인 지인이 썼던 리뷰를 번역했던 적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만약 모토로라에서 안드로이드 폰을 출시한다면 바로 이 녀석일 거라 생각했다. 대신, 우리는 모토로이를 얻었다.

일단, 이름부터. 왜 모토로이인가?
미국의 드로이드란 이름을 쓰지 않은 이유는, 드로이드의 상표권 때문이다. 드로이드란 이름은 모토로라가 아닌, 스타워즈를 만든 루카스필름에게 있다. (드로이드란 단어가 조지 루카스가 만든 단어다.) 그래서, 드로이드란 상표권을 얻을 때, 미국 내에서만 쓸 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고, 결국 미국에서만 드로이드란 이름으로 출시된 것이다. (그 결과로, 같은 폰인데도, 유럽에서는 '마일스톤'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래서, 사내 투표로 모토로라와 안드로이드가 합쳐진 모토로이 (MOTOROI)로 최종 이름이 결정됐다고 한다.

또한, 드로이드와 모토로이는 거의 완전히 다른 폰이라 하도 무방하다. 같은 거라곤 내부 사양인 ARM Cortex A8 기반의 600MHz 프로세서와 256MB RAM, 그리고 안드로이드 2.0이 기본탑재된다는 것 정도다. (드로이드는 1월 22일, 모토로이는 3월 경에 안드로이드 2.1로의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다.) 차이점을 보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로 올렸고, DMB도 탑재했다. 미디어 재생능력이 더욱 좋아졌고(거의 어떠한 변환의 필요 없이 동영상 재생을 지원), 그거로도 모자라 HDMI 포트까지 탑재했다. 우리나라에 나오는 스마트폰 중 이 수준의 고사양도 없다. 게다가, 지역화를 위해 약간의 UI 개조가 이루어졌고, 3월 경에는 T맵 등의 SKT 서비스도 추가될 예정이다. (대신 미국은 공짜로 구글 네비게이션을 얻는다. T맵도 모토로이가 스마트폰이라 무료로 서비스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얼리 어답터들이 모토로이에게 군침을 흘리는 것도 이유가 있다.

그럼 뭐가 빠졌을까? 가장 큰 것, 그리고 가장 논란이 많이 일고 있는 것은 바로 쿼티 키보드의 미탑재다. 많은 블로거들은 쿼티 키보드의 제외를 가장 아쉽게 생각한다. 왜 쿼티 키보드를 뺐냐는 질문에, 모토로라 측은 이렇게 답했다: "국내의 실정에 더 더울리는 셋팅이다"라고. 물론, "난 그럼 국내 실정이랑 맞지 않는가보다"라고 더 성화를 내시는 분들이 있다. 그 분들을 위해 한 마디 하고자 한다: 그렇다, 여러분은 국내 실정과 맞지 않는다.

아니, 이건 또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냐고? 생각해봐라.


위는 바로 삼성의 '연아의 햅틱'폰으로,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폰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도 이 폰 가진 사람들 좀 된다.) 소위 '김연아 마케팅'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은 일단 접어두고, 폼 팩터를 봐라. 바로 풀터치폰으로, 쿼티 자판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모토로라의 선견지명은 적중한다: 우리나라에 출시되서 인기를 끌은 쿼티 키보드 장착 폰은 터치스크린이 달렸던 안 달렸던,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아니, 아예 없어서 꼽지도 못할 정도다. 그나마 내가 기억하는 국내에 판매됐던 쿼티 키보드 폰도 몇 가지 안 되고, 그것들마저 다 외산 폰들이다. (HTC 터치 다이아몬드가 대표적인 예. 결국...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풀터치폰들 중에 쿼티 안 달렸던 것들은? 너무 많다. 삼성만 봐도 그렇다. 햅틱1, 햅틱2, 연아의 햅틱, 햅틱 아몰레드, 햅틱착, T옴니아, T옴니아2, 쇼옴니아, 오즈옴니아... 끝도 없다.

그럼, 우리나라 핸드폰 사용자들은 이렇게 쿼티 키보드가 없는 풀터치폰에 열광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휴대성: 일단, 한국의 소비자들은 참 희한하다. 얇기만 하면 환장한다. 더 이상 얇아지면 그립감을 희생하는 데도, 그딴 것 상관안한다. (내 생각엔 11~13mm 선이 현실적으로 그립감도 유지하면서 얇은 '슬림-그립 한계 두께'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얇아지면 그립감이 너무 어정쩡해진다. 아이팟 터치처럼.) 쿼티 키보드는 일단 장착하면 두께는 2~3mm 정도 증가해버린다. 두꺼워지는 것이다. 쿼티 키보드를 단 놈중에는 그래도 얇은 축에 속하는 드로이드와 모토로이를 비교해봐도 이 차이점은 더 확연하다: 드로이드는 13.7mm인 반면에, 모토로이는 11mm 이하까지 줄인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그나마 논리적인' 무게 감량도 한몫한다. 드로이드는 169g인데 반해, 모토로이는 140g까지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여전히 아이폰 3GS보다 5g 정도 무거운 무게이기는 하다.)
  2. 쿼티 키보드의 실질적 실용성: 한국의 문자의 달인들, 즉 '엄지족'들은 모두 3X4 번호 키패드로 하는 문자에 지난 십 몇년간 적응해왔다. 그러니, 뭣하러 쿼티 키보드를 단 모델을 내는가? 다시 적응하느라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질테고, 심지어 어떤 엄지족들은 비효율적이라 느낄 수도 있다. (여기서 쿼티 키보드를 찬양하시는 얼리 어답터분들의 외침은 씨알도 안 먹힌다. 이건 사실이다.) 여기서 풀터치 인터페이스는 오히려 좋은 대안이 된다. 소프트웨어상으로 3X4 키보드도 배열 가능하고, 쿼티 키보드 배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예 다른 핸드폰 제조회사들(삼성, LG 등)의 3X4 키보드를 개발해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려도 될 판이다. (이건 내가 생각했는데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다. 나중에 이거 앱으로 내실 꺼면 내 이름 꼭 끼워주시길... <-어이!) 물론, 진짜 버튼을 쓰는 만큼의 느낌이야 나지 않겠지만, (무엇보다도, 감으로 주머니 속에서 치는 건 불가능이라 봐도 된다) 햅틱 반응도 있고, 뭐... 직접 보면서 치는 데는 살 만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모토로라는 영영 안드로이드 폰에 쿼티 키보드를 달지 않을까? 모토로라는 "출시 고려는 하고 있다"라고 했다. 아마 실험적으로 판매를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다 모토로이가 잘 팔리면 그렇단 얘기일 거다.



결론적으로, 모토로이는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어떤 근거에서? 모토로이는 모토로라의 오랜 한국 진출 생활(?)의 결과물이다. 모토로이를 내놓을 때, 모토로라는 철저하게 국내 사용자들을 조사(?)했고, 모토로이는 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라면 침을 질질 흘릴만한 기능들이 쫙 있지 않은가: 고화소 카메라, 캠코더, 지상파 DMB, FM 라디오, 변환이 필요없는 동영상과 무 DRM MP3 재생기능까지,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거라곤 아마 안드로이드 OS 그 자체 뿐일 것이다.



안드로이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안드로이드는 한국 국민들에게 약간 '신비감 있는 존재'처럼 여겨진다. 모토로이가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는 것만으로 마케팅이 치고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점은 산재되어 있다: 안드로이드의 UX (User eXperience)는 아이폰의 그것보다 확연히 떨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드로이드의 리뷰에서 알렉스는 이렇게 말한다: "안드로이드는 기술자들이 설계한 티가 팍팍 난다.") 게다가, 애플의 전체주의적 폐쇄성 덕에 실현된 플랫폼 안정성을 거의 완전개방에 가까운 안드로이드는 따라가기 힘들다. 버전 업데이트가 폰마다 제때 이뤄지지 않아 현재 1.6에서 2.1에서 버전들이 퍼져 있고, 2.0으로 올라오면서 새로운 SDK가 나와 완전 아비규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장난이 아니다고 들었다)이 따로 없다. 구글은 어서 이를 통일해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빠르게.

결론적으로, 나는 모토로이가 잘 되길 바라고 있다. 그래야 넥서스 원 같은 더 좋은 안드로이드 폰들도 들어오지.
Posted by KudoKun
My story/Kudo's Diary2010. 1. 21. 12:10

이번주 일요일은 내가 트위터를 시작한 지 1주년을 맞이한 날이었다. 시작한 날짜로 따지면 아마 대부분의 한국 트위터리안분들보다 더 선배일 거다. (날짜만...)

그래서, 오늘 일기는 내가 트위터에 엮이고, 계속 엮인 역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2009/1/17 - 트위터 시작

내가 트위터를 시작하게 된 것은 바로 경범이 (@kyeungbum) 덕이다. 그 녀석이 먼저 시작했고, 나도 하라고 재촉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해야 될 지도 모르겠고, 팔로워나 팔로잉 숫자도 적고 하는 바람에, 초기에는 정말 트윗수가 현저하게 적었다. 그 때는 아직 미투데이를 많이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9년 초반 - 정체성의 혼란

아시다시피, 미국 유학생의 신분으로서 나는 미국 친구들도 두루두루 사귀었다. 그 중에는 물론 트위터를 하는 애들도 몇몇 있었고, 나는 그들을 모두 팔로우하고 있고, 그들도 나를 팔로우한다. 그러다보니 트위터에 써야 할 언어에 정체성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한국어로 하자니 이 친구들이 이해를 못하고, 영어로 하면 또 한국분들에게 실례가 되고... 2009년 초반에 제일 고민 많이 했던 문제다. 아예 영어 전용 계정을 만들어볼까도 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결론적으로...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숙제이다.


2009년 여름 - 첫 점호

정확한 날짜를 알아보려 했으나, 트위터가 이런 거 알아보는 데는 정말 UI가 꽝이더라. 그래서 포기했다. ;;; 하여튼, 점호여왕 솨 누나 (@5oa) 에게 한 첫 점호는 여름쯤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루종일 트윗을 안 하다가도 점호 시간만 되면 들어가 점호를 하곤 했다. 요즘은 그런 일이 많이 줄긴 했지만 말이다. 참고로, 며칠 전에 내가 한 솨 누나 점호 스탯에 따르면, 하루 점호에 42개 트윗, 트윗당 평균 12~13명 정도의 아이디를 붙인다. 따라서, 그렇게 계산을 해보면... 대략 530~540명의 인원이다. 용자임.


2009/12/29 - 아이디 변경

트위터에서는 간단한 아이디, 되도록이면 별명과 맞는 아이디를 쓰는 게 사람들이 기억하기도 쉽다. 그런 면에서, 내가 처음으로 시작했던 skudo900630 (다른 많은 곳에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아이디)은 너무 복잡한 아이디였다. skudo가 쿠도 신이치의 영어 이름(Shinichi Kudo)을 줄인 것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닥 많지 않았고, (아니, 거의 없었다고 보는 편이 낫겠다) 하여튼 그러한 이유로 11월쯤부터 대체 아이디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트위터의 아이디가 변경이 가능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떻게 구현해냈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결국, 쿠도군의 영어인 KudoKun으로 낙점되었고, 그 아이디가 이미 중복된다 하자, 뒤에 그냥 '_'를 추가했다. 그렇게 해서 KudoKun_으로 아이디 변경이 완료되었다. 그러고는 분명 트윗으로 아이디 변경이 됐다고 알렸건만, "어, 아이디 바뀌셨네요!" 라고 멘션 날아오는 건 뭐지... ;;


2010/1/9 - 트위터 첫 정모 겸 여행

나의 트위터 첫 정모는 아이러니하게도 첫 여행이 되었다. 나, 솨 누나, 제도 형님(@jEdo_k), 광민 아버님(@kwangminlee)이 모여서 소정이(@MeredithLim)를 보러 대전까지 간 날. 어떻게 보면 무모하기도 무모했던 (그 때 트윗에 대한 다른 분들의 반응만 봐도 짐작감... ;;) 0박 1일 여행은 결국 많은 추억을 남기며 끝났다. 12월부터 이를 계획한 나와 솨 누나로서는 성취감이 꽤 괜찮았더라는 후문이다.

이 사진 찾다가 그냥 내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해버렸다.

그 때 나름 감정에 북받쳐서 쓴 일기는 여기에서 읽을 수 있다.


트윗 스탯

이제 1년동안의 여러가지 스탯을 공개하겠다. 일부 자료는 TweetStats에서 수고해줬다.

1) 트윗 수 - 4,956개 (2010/1/21 오전 6시 38분 KST 현재): 1년동안 한 것 치고는 결론적으로 많은 트윗은 아니다. 1주년 전에 5,000 트윗 돌파가 목표였는데... 못 했다. 그에 반해, 2009년 5월 7일에 시작한 솨 누나는 트윗 수가 62,000여개. 점호할 때 하는 트윗을 뺀다 치더라도... 여전히 많다.

2) Following / Followers - 223 / 264: 그닥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나로서는 이 정도가 타임라인을 관리하는 데도 적당하다. 이 이상 되면 상당히 골치아파질 듯.

3) 1달 트윗 가장 많은 달 - 2010년 1월 (20일까지 1,122개): 1주년을 기념하는 달이 지금까지 트윗을 가장 많이 한 달이 되었다. 전체 트윗양의 20% 이상을 차지. 웃긴 건, 1월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

4) 가장 많이 쓴 트위터 클라이언트 - 트위티 (맥용 및 아이폰용 포함, 2,022개): 아무래도 맥하고 아이폰에서 둘 다 트위티를 많이 쓰다보니 일어난 일. 2위는 겨울방학에 한국에서 많이 썼었던 twtkr로, 714개.

5) 트위터 댓글 랭킹 (내가 가장 댓글을 많이 단 사람 = 내가 가장 친한 사람 <- 응?)
  1. 솨 누나 @5oa - 396개
  2. "멜봇" 소정이 @MeredithLim - 233개
  3. 콰콰 누나 @ladyqaqa - 123개
  4. 경범군 @kyeungbum - 122개
  5. 토드군 @dandytodd - 116개
이로서, 내가 가장 친한 사람 (혹은, 친해지고 싶은 사람... 맘대로 생각하시길 ;;)은 솨 누나로 드러났다. 아마 점호 트윗만 날린 게 거의 150여개에 달할 듯. 의외였던 건 "멜봇" 소정이가 2위였다는 점. 콰콰 누나도 3위까지 올라왔음. 경범군이나 토드군은 그렇다 치지만서도, 이 순위 조금 이상하단 기분도 든다. 나한테 가장 많이 댓글을 많이 날린 사람도 검색하고 싶지만, 그건 TweetStats의 기능엔 없더라. 보나마나 솨 누나겠지. 역으로 나한테 점호 트윗을 가장 많이 날렸으니까. (게다가, 내 숫자의 두 배일 거 아냐 ;;) 그 아래로는 에릭님 (@e3to), 프레미스트군 (@premist), 알비군 (@1215B), 차호정군 (@hjcha) 등이 차지했다. 나의 댓글 수치는 전체 트윗의 약 62.68%로, 맨날 댓글만 날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6) 트위터 RT 랭킹 (내가 가장 많이 RT한 사람)
  1. 경범군 @kyeungbum - 30개
  2. "멜봇" 소정이 @MeredithLim - 28개
  3. iAppBox 공식 트위터 @iAppBox - 24개
  4. 콰콰 누나 @ladyqaqa - 22개
  5. 프레미스트군 @premist - 18개
  6. 솨 누나 @5oa - 15개
여기서는 의외로 경범군이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멜봇은 또 2위다. 내가 그렇게 RT할 거리가 많았던 건지, 알 수가 없다. iAppBox 공식 트위터 계정은 내가 올린 글을 RT하기 때문에 3위까지 올라간 거고, 또 콰콰 누나는 4위. 이 랭킹 점점 알수 없는 미궁으로만 흘러간다. ;;; 참, 6위인 솨 누나를 포함시킨 이유는 iAppBox 공식 트위터 RT의 성격상 이를 제외했을 때, 솨 누나가 5위가 되기 때문. 그 아래로는 알비군, 무적전설님 (@projecty), 에릭님, 토드군 등이 있었다. RT는 전체 트윗의 약 10% 정도의 비율을 차지했다.

이렇게 보면, 트위터에서 친한 사람들이 보인다. 댓글과 RT에 일치하는 사람이 4명이나 된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좀 더 인맥을 넓혀야 하는데, 그게 많이 쉽진 않다... ;;

이제 트위터 2년째다. 목표는 없다. 그냥 즐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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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doKun
Tech News2010. 1. 20. 23:42

이 글은 나의 절친한 친구 알렉스 슬로버 Alex Slover가 작성한 글이다. 알렉스는 현재 코넬 대학교 컴퓨터 공학과에 2학년으로 재학중이다. 어떤 면에서는 나만큼이나 얼리 어답터 및 테크 기크 Tech Geek다. 드로이드가 아닌, 모토로이가 한국에 출시됐지만, 안드로이드로서의 경험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특별히 준비했다. 리뷰의 특성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둘 다 번역했지만, 안드로이드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소프트웨어로 건너뛰어도 좋다.  -- 쿠도군


프롤로그

지난 2년동안, 나는 그냥 평범한 기능을 하는 휴대 전화를 썼다: 2년 약정을 하면 공짜로 딸려 오는 그런 휴대 전화 말이다. 이 전화는 내가 이미 아이팟 터치를 모바일 컴퓨팅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화로서의 할일은 다 한 셈이었다. 하지만, 작년 12월에 약정이 끝나면서, 나는 실제로 스마트폰을 가져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도 대학생이고, 직업도 있고, 이제 실제로 책임을 져야 하는 일들도 하니까 말이다) 내 아이팟 터치도 이메일은 잘 했지만, 켜져 있고, 홈 스크린에 있지 않는 한에 뭐가 와도 알 길이 없었으니 푸시 이메일이 잘 되지 않았다. (아니, 아무것도 푸시를 못한다는 말이 맞겠다)

그래서, 스마트폰 선택의 시간이 왔다. 내가 애플 팬이다보니, 아이폰을 사는 것도 고려해봤지만, 세 가지 이유로 이 생각은 지워버렸다:

  • 통신망. AT&T가 요즘 광고에서 가능하다고 하는 것들은 뉴 햄프셔, 아니 최소한 내가 사는 시골바닥에서는 실현되지 않는다. 여기서 모두가 버라이즌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버라이즌이 콩코드 - 맨체스터 - 나슈아 지역[각주:1]을 벗어나서 쓸 수 있는 유일한 이통사이기 때문이다.
  • 가격. 아이폰의 요금제는 최소 월 60달러에서 시작한다. (이건 문자 요금제도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드로이드가 얼마나 하는 지 알아봤을 때, 나는 우리 가족의 월 120달러 요금제에 나를 더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 난 거기에 월 40달러 데이터 요금제와 또다른 문자 요금제만 내면 되었다.
  • 안드로이드. 2.0이 되면서, 나는 안드로이드가 드디어 모바일 OS로서의 좋은 보기 중 하나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G1[각주:2]이나 다른 초기형 안드로이드 폰들의 인터페이스를 보면서 그닥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는데, 드로이드는 훨씬 더 손질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1.0에서 2.0이 이렇게 업데이트 사항이 많은 걸 보면, 미래에도 상당한 업데이트를 기대할 수 있겠다.

    게다가, 아이폰과는 다르게, 공짜로 드로이드에 쓸 앱을 써서 탑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애플, 이 교활한 녀석들 같으니라고, 아이폰 SDK 자체는 공짜로 받지만, 실제로 앱을 만들어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에 탑재하고 싶으면 1년에 99달러를 내야 한다) 전에 내 OS X 리뷰를 읽은 분들이 있다면, 이것이 바로 내가 윈도우에서 맥으로 스위칭한 이유였다. (Xcode: 공짜, 비주얼 스튜디오: 600달러!!) 난 내가 내 드로이드에 쓸 만한 앱들을 이미 생각해놨고, 이제 직접 쓸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따라서, 저런 생각들 끝에, 드로이드가 최종 선택이 되었다. 내가 드로이드를 살 때는 안드로이드 2.0을 돌리는 것이 드로이드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HTC 히어로도 있고, 넥서스 원도 있다.) 이제 드로이드를 가진 지 한 3주정도 되었고, 이에 대한 생각을 좀 정리해보고자 한다. (구조는 일단 하드웨어, 그리고 소프트웨어 순으로 했으나, 섞일 수도 있다.)


하드웨어

외관상으로, 드로이드는 상당히... 뭐라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투박하다. 뽀족한 각과 직선이 아이폰의 잔잔한 곡선을 대신한다. 못 생긴 건 아니다. 오히려, 드로이드는 최근에 본 휴대 전화들 중에는 멋진 놈에 속한다. 내가 봤을 때, 드로이드의 디자인은 딱 "세상을 정복할 준비가 됐다!"라는 분위기가 팍팍 든다. 그냥 구글 이미지 검색 돌려서 직접 판단하는 편이 빠를 지도 모르겠다.[각주:3]

드로이드는 슬라이드폰이다: 앞에는 거대한 화면이 있으며, 이를 오른쪽으로 슬라이드하면 풀 쿼티 키보드와 중앙에 선택 버튼이 있는 방향 패드가 있다. (이건 꽤나 쓸모없다.) 하지만, 하드웨어 키보드를 쓸 필요는 없다: 슬라이드를 계속 닫고 있으면, 텍스트를 입력할 필요가 있을 때는 가상 키보드가 나타난다. 사실 나는 하드웨어 키보드와 가상 키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상 키보드는 화면의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화면의 공간을 써야 하면 하드웨어 키보드를 쓰면 된다. 하지만 속도가 중요하면, 가상 키보드를 쓰면 된다.

키보드에 점수를 매기자면, "아주 끝내주지는 않는다"겠다. 물리적 키보드는 키 간에 간격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여서, 쓰면서 뭘 쓰고 있나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키는 예상보다 소프트한 감이 있지만, 나쁘지는 않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나는 처음에 물리적 키보드에 상당한 의문점을 가졌으나, 지금은 적응이 많이 되어 상당히 빠르게 쓸 수 있다. 가상 키보드는 딱 예상대로다: 세로형은 내 손가락에는 조금 작은 편이고, 가로는 쓸만하다. 안드로이드 2.0은 단어 자동 제안 기능이 들어가 있다: 타이핑을 하면서,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단어를 제안해주고, 그 중 원하는 단어를 선택할 수 있다. 문제라면, 이는 타이핑할 때의 흐름을 깨게 되므로, 타자 속도 향상에 기여할 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제안하는 단어들은 상당한 수준이니까, 쓸만하다. 굳이 드로이드의 키보드 방식을 내 아이팟 터치 (따라서, 아이폰)와 비교하자면, 아이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수정 기능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냥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믿고 칠 수 있지만, 드로이드는 그렇지 못하다. 반대로 돌아보면, 아이폰에는 물리적 키보드가 없다.

화면 아래에는 네 개의 버튼들이 있다. 진짜 이름이 뭔지는 나도 모르겠으나, 나는 편의를 위해 그냥 '뒤로', '메뉴', '홈', 그리고 '검색'이라 해두겠다. 어플리케이션에 따라 버튼들의 정확한 용도는 약간 다르지만, 전부 다 예상되는 기능을 수행한다: 뒤로 버튼은 현재 페이지에서 뒤로 가며, 메뉴 버튼은 어플리케이션의 설정 팝업을 불러오며, 홈 버튼은 현재 구동중이 어플리케이션을 숨기고, 검색 버튼은 검색창을 불러온다. 굉장히 직관적이고 쓰기 쉽지만, 문제라면 이 버튼들이 그냥 물리적 버튼이 아니라 정전식 터치패드라는 것이다. 약간의 햅틱 반응을 해서 버튼을 누를 때 진동을 하긴 하지만, 특히 전화걸 때 등의 관점에서 볼 때 (이것에 관해는 이따가 얘기하겠다) 역시 진짜 버튼이 훨씬 낫다. 홈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현재 구동중인 6개 (혹은 더 적은 수의) 어플리케이션들의 창이 뜨고, 하나를 선택해 바로 갈 수 있게 해준다. 그렇다, 드로이드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고, 배터리를 그닥 많이 잡아먹지도 않는다. 한 방 먹어라, 애플.

드로이드의 하드웨어 중 다음에 말할 것은 바로 화면이다. 아, 화면. 기억하시려나 모르겠지만, 우리는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320x480의 해상도에 입을 쩍 벌고,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관해 떠들었었다. 하지만, 이제 드로이드를 몇 주 써보니, 내 불쌍한 아이팟 터치의 그래픽은 드로이드와 비교해 초라해보인다. 꼭 N64를 PS3에 비교하는 기분이다. 드로이드는 480x854의 화면을 달고 있으며, 너무나도 샤프해서 핥고 싶을 정도다. 이것은 정말로 직접 봐야 안다. 만약에 주변에 드로이드를 가진 사람들이 없다면, 꼭 버라이즌 스토어를 들러 한 번 살펴보기 바란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고해상도의 화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이점이 있다: 모든 게 더 좋아보일 뿐만 아니라, 공간이 더 넓다는 것은 스크롤과 확대를 여러 번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이 거대한 스크린 덕에 드로이드와 아이팟 터치에서 같은 일을 할 때, 드로이드가 시간이 덜 걸리는 기분이 든다.

이제 하드웨어로 보는 드로이드는 거의 끝났다. 드로이드는 Cortex A8 프로세서와 Power SGX 530 GPU를 지니고 있으며, 256MB의 램 등은 아이폰 3GS와 완전 동일한 사양이다. 이 정도 사양이면 충분한 게, 드로이드는 소프트웨어 전반적으로 날아다닌다.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구동 뿐만 아니라, 거대한 웹사이트를 브라우징하는데도 드로이드는 끊김 현상 하나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드로이드는 500만 화소짜리 카메라와 LED 플래시를 장착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얘기하도록 하겠다. 착탈식 배터리를 쓰지만, 배터리는 상당히 오래 가서 굳이 또다른 배터리를 살 필요는 없는 듯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드로이드를 매일 밤에 충전해놓으면 "보통적" (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전화 하고, 브라우징 하고)으로 무리없이 쓰고, 많이 쓴다 하더라도 하루동안은 쓸 수 있다. 드로이드는 3G(빠른 인터넷!)에, 무선랜(더 빠른 인터넷!!), 블루투스(핸즈프리 전화!), 그리고 GPS(위치 확인 가능!)를 달고 있으니, 통신 면에서는 빠진 게 없다. 드로이드는 상당한 음질의 내장형 스피커 또한 탑재하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 비디오를 틀어서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다. 새로운 아이팟 터치들은 그럴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수화기도 비슷하다: 예전에 쓰던 2G 대신 이제 3G로 전화를 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예전에 비해 확실히 전화의 질이 많이 나아졌다.

이제 하드웨어 얘기는 그만하고, 소프트웨어 얘기를 해볼까 한다.


소프트웨어 (안드로이드 2.0)

G1 등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1.0은 좋은 시작이었지만, 아이폰과 정말로 경쟁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비주얼적으로 부합되지 않고, 기능은 부족하고, 그냥 쓰기에 편하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술자들에게 최적화된 OS란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2.0은 많은 면에서 발전했다. 비주얼적으로도 훨씬 나아 보이고, 거의 모든 앱들이 예상했던 대로 움직이며, 이제 더이상 조작하는 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정도의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엔지니어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래도 안드로이드 2.0은 여전히 엔지니어들이 만든 필이 여전히 강하다: 애플의 거의 집착에 가까운 소소한 점에 대한 포커스 덕에, 여전히 아이폰의 세련된 맛은 약간 부족하다. 아래에 애플이라면 무시하지 않았을 몇 가지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 어플리케이션들을 한 번에 업데이트하는 옵션이 없다. 예를 들어 업데이트해야 할 앱이 한 5개 정도 있으면, 마켓 앱에 들어가서, 몇 가지 확인 버튼을 클릭 후, 업데이트를 한다. 그리고 그걸 4번 반복해야 한다.
  • 아이폰처럼, 드로이드에도 전화시 얼굴을 전화기 가까이 다가가면 이를 감지해 화면과 터치 센서를 끄는 근접 감시 센서가 달려 있다. 하지만, 아이폰과는 다르게, 잘 되지는 않는다. 가끔씩 전화하다가 얼굴이 버튼을 눌러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피커폰이 켜지지를 않나, 심지어 아예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동생아, 부모님, 여자친구야[각주:4], 지난 몇 주간 전화가 갑자기 끊겼으면 이게 이유다. ;;)
  •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3주동안 두 번정도 있었다) 드로이드에서 앱이 얼면, 폰 전체가 그냥 얼어버린다. 아이폰이라면 그냥 강제로 홈 버튼 누르기를 수행하면 하지만, 드로이드는 강제 리붓, 혹은 심지어, 배터리 빼기까지 동원되어야 했다. 이게 아마 애플의 전체주의적 폐쇄성을 벗어나는 데에 대한 결과가 될 수도 있지만, 난 여전히 개선점은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내가 하려는 말이 드로이드는 버그들로만 가득 차 있다는 것은 아니다. 버그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안드로이드 2.0을 쓰는 것이 아이폰만큼이나 매끄럽지는 않다는 것이다. 만약, 핸드폰 사용법을 조금이라도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면, 드로이드는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안드로이드는 아직 고르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럼 이제 더 자세한 사항으로 가보자.

드로이드의 상단에 있는 버튼을 이용해 드로이드를 켜면, 왼쪽 -> 오른쪽 슬라이드로 폰이 잠금해제되며, 오른쪽 -> 왼쪽 슬라이드로는 폰을 매너모드 혹은 벨소리 모드로 변경할 수 있다. 폰이 잠금해제되면 홈 스크린이 보이는데, 이는 네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알림 바, 검색 박스, 어플리케이션의 바로가기 아이콘들, 그리고 아래는 모든 어플리케이션 리스트를 볼 수 있는 서랍장이 있다. 

안드로이드에 달린 알림 바는 다른 스마트폰 OS의 그것보다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오른쪽에는 핸드폰의 보통적 알림 기능들이 있다: 시간, 배터리, 신호 세기, 그리고 데이터망 연결 여부 (3G 혹은 Wi-Fi) 등을 보여준다. 왼쪽은 개별 앱을 위한 알림 바이다: 이메일을 받으면, 이메일 아이콘이 있고,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문자 아이콘이 뜬다. 이런 아이콘들이 보일 때, 아이콘을 탭하면 해당 앱으로 이동한다. 알림 바는 어떤 어플리케이션에 있든 계속 보이기 때문에, 새로운 업데이트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이 점은, 그 멍청한 배지를 찾으려고 페이지를 들락날락하던지, 아니면 수시로 뜨는 팝업 메시지를 해제하면서 다른 기능 이용에 방해가 되는 아이폰보다 훨씬 낫다. 업데이트가 있다는 것을 바로 알면서도, 이를 바로 체크할 지, 아니면 지금 하던 일을 끝내고 나중에 할 지를 결정 할 수 있는 것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그 다음은 바로 검색 박스이다. 그 박스에 뭔가를 치면, 처음에는 폰 내에 있는 것(이메일, 전화 연락처 등)을 검색하다가, 못 찾으면 아예 브라우저를 열어 구글 검색으로 넘어간다. 홈 스크린에서 아래의 '검색' 버튼을 누르는 것도 거의 동일한 효과를 불러온다. 검색 박스 옆에는 마이크 아이콘이 있는데, 이것을 누르면 구글 음성 검색[각주:5]을 작동시킨다. 이는 전화기한테 말을 해, 이를 텍스트로 옮겨 검색을 하는 방식이다. 약간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하게 말한다면 문제없이 말을 알아듣고, 시간도 상당히 절약한다. 이 기능은 여러 가지의 폰에 제공되지만, 드로이드만 이렇게 접근이 간단하다.

앱을 켜는 것도 여느 스마트폰과 다르지 않다. 드로이드는 세 페이지의 홈스크린을 제공하며, 한 페이지당 최대 16개의 앱을 올릴 수 있다. 만약 그걸로 충분치 않다면 서랍장을 끌어내 다른 나머지 어플리케이션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선 할 말이 그닥 많진 않으니, 이제 개별 앱으로 넘어가자.

이 얘기를 하기 전에 드로이드에 대해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일단 안드로이드 폰이고,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개발하기 때문에, 구글 서비스와 동기화가 되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굉장히 잘 된다.) 처음에 드로이드를 개통하고 사용할 때, 사용자는 구글 계정을 입력하거나, 아니면 하나 새로 만들어야 한다. (안드로이드 폰을 쓰려면 구글 계정이 아예 있어야 한다.) 일단 그게 끝나면, 메일 앱이 지메일과 동기화를 하고, 캘린더도 동기화되며, 연락처 정보를 구글 연락처에서 바로 받는다. (폰 내에서 연락처를 수정하면 바로 구글 연락처 계정에도 반영된다.) 결론적으로, 드로이드는 구글 게정을 사용자와 폰을 연결짓는 주요 링크로 활용한다.

안드로이드 폰을 쓰는 데 있어 구글 계정은 필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계정을 추가할 수 없는 것 또한 아니다. 드로이드는 페이스북 게정에 접속해 친구들의 연락처 정보를 접근해 이를 연락처로 받을 수도 있다. 나는 해보지 않았지만, 리뷰들 말로는 잘 된다고 하니, 이 말을 그냥 믿도록 하자. 캘린더나 메일도 마찬가지다: 구글이 기본이지만 다른 계정을 셋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메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두 가지의 메일 앱이 제공되는데, 하나는 지메일 전용 앱이고,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기업 메일'이라 해서 익스체인지 계정이나 다른 POP/IMAP 계정을 위한 앱이다. 한 가지 앱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을 굳이 두 개의 앱으로 나눈 것도 이해가 안 가지만, 이 두 개의 앱이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점도 이해불가다. 이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지만, 내가 아까 지적한 안드로이드 전체에 깔려 있는 기능의 불협화음의 좋은 예라 하겠다.

메일과 캘린더 앱들은 잘 동작한다. 메일 메시지를 받으면, 전화를 쓰고 있을 때는 알림 바에 아이콘이 나타나고, 쓰지 않을 때에는 진동 한 번과 함께 알림 소리를 낸다. (이는 물론 설정이 가능하다.) 메시지를 열면, 앱의 모습은 지메일의 웹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모바일 기기의 작은 화면에 더 최적화된 모습을 하고 있다. 메뉴 버튼을 누르면 다양한 옵션이 있다: 레이블(폴더의 지메일 버전)별로 분류할 수 있고, 메시지를 지우고 옮길 수 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드로이드의 메일은 블랙베리만큼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아이폰과 동급, 혹은 어떤 면에서는 앞서는 수준의 메일을 제공하고, 이는 보통 사용자들에게는 적합하다.

이상하게도, 전화와 연락처 앱은 거의 같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 전화 앱은 네 개의 서브섹션으로 나뉜다: 번호 패드, 최근 걸거나 받은 전화들, 전체 연락처 리스트와 그리고 즐겨찾는 연락처 리스트 등이다. 즐겨찾는 연락처 리스트는 전화를 얼마나 자주 걸고 받느냐에 따라 생성되는 듯하지만, 물론 수동적으로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화 앱은 다이얼러를 열고, 연락처 앱은 연락처를 먼저 열지만, 결론적으로 같은 앱을 연다. 연락처 자체는 상당히 쓸만하게 구성되어 있다: 연락처의 이름과 사진이 왼쪽에 있고, 오른쪽에는 전화 아이콘이 있다. 전화 아이콘을 누르면 바로 그 연락처로 전화를 걸고, 왼쪽을 누르면 그 연락처의 정보로 이동해, 연락처를 수정한다든지, 이메일을 보내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온갖 것들을 다 할 수 있다. (주소를 구글 지도로 본다던지, 구글 토크로 채팅을 한다던 지 등의 옵션도 있다.) 전화만 걸으려고 연락처를 직접 선택해 안으로 들어가 전화번호를 눌러야 하는 아이폰보다 더 편하다.

(이러한 '상호성'은 안드로이드에 전체적으로 깔려 있고, 상당히 좋다. 카메라 앱에서, 새로 찍은 사진을 바로 이메일이나 MMS로 보내는 것이 가능하고, 구글 지도에서는 래티튜드를 이용해 연락처를 찾아내 바로 전화할 수도 있다. 아이폰도 이와 비슷한 기능을 지원하나, 써드파티 앱이 할 수 있는 것들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어서, 써드파티 앱들이 이러한 옵션들을 기본탑재 앱에 추가하지 못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에는 페이스북 앱이 설치되면, 기본탑재 앱의 다양한 메뉴들, 예를 들어, 카메라 앱 등에, "페이스북에 올리기" 옵션이 추가된다.)

전화나 문자 메시지 등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실행되고, 아까 얘기한 근접 감지 센서의 문제점을 빼고는 전혀 문제가 없다. 문자 메시지 앱은 요즘 대부분의 폰들처럼 대화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갤러리나 SD 카드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바로 첨부할 수 있다. 실망한 거 하나는 바로 음성 다이얼 기능인데, 누구한테 전화를 걸으라고 말하면 전화가 걸려야 하는데, 안된다. 내 말은, "아예 안된다." 수십 번을 말해봐도 내가 원하는 것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아주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말을 해도 당췌 되지를 않는다. 이는 거의 같은 기술로 구동될 위에 말한 음성 검색이 잘 되는 것을 생각할 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저런 것들은 지겨우니, 이제 좀 재밌는 걸로 넘어가보자. 예를 들어, 지도같은 거 말이다. 안드로이드 2.0은 상당히 좋은 지도 앱을 가지고 있다. 이 앱은 보통 컴퓨터에서 구글 지도로 할 수 있는 것과 상당히 비슷하다: 주소를 입력하고, 위에서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교통상황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드로이드가 GPS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현재 위치를 보게 할 수도 있고, 또한 쓰고 싶다면 래티튜드[각주:6]가 내장되어 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점은 바로 구글 네비게이션을 통해, 공짜로 실시간 네비게이션을 얻는다는 것이다[각주:7]. 출발점과 도착점의 주소를 입력하면, 원래 구글 지도라면 거기까지 가는 방법들을 소개하겠지만, 드로이드에는 이에 '길안내 시작' 옵션이 있다. 그걸 선택하면, 가민이나 톰톰과 상당히 유사한 UI를 보여준다: 현재 위치와 주변 길의 버드 아이 뷰와 목적지까지 자세한 길안내 (화면에도 나타나고, 음성으로도 알려준다)를 해준다. 이는 상당히 잘 동작한다: 지난 몇 주간 나는 뉴 햄프셔에서 다양한 곳을 이것과 함께 돌아다녀봤는데, 문제 하나 없었다. 제대로 된 네비게이션만큼의 기능은 없지만, 만약에 네비게이션에서 원하는 것이 그냥 목적지로 가는 것이라면, 그거 하나는 잘 한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드로이드의 200달러 가격의 상당수의 가치가 있다. 게다가, 그닥 배터리를 많이 잡아먹지도 않는다: 3시간의 3G와 GPS를 이용한 네비게이션 사용 후, 여전히 드로이드는 약간 배터리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네비게이션을 본격적으로 쓰고 싶다면 차량용 충전기 하나쯤은 사두는 게 좋겠다.)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드로이드의 지도 앱은 짱이다. 무료고, 할 만한 거는 다 하고, 전화기의 메모리 공간도 그닥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어떠한 아이폰 앱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네비게이션 앱도 이것을 이길 수는 없다. 가민과 톰톰의 주식이 구글이 이 기능을 공개한 날에 폭락을 한 것이 이해가 간다: 구글은 또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철저히 파괴시킨 것이다.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네비게이션 사용시 인터넷에 계속 연결되어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내 알림 바를 자세히 살펴보니, 3G를 쓰고 있다는 표시가 내가 축소할 때만 보였다. 아마도 주변 길이름이라도 찾으려는 모양이다. 따라서, 만약 축소나 확대를 하지 않는다면, 처음에 길을 찾을 때 다운로드를 할 때를 제외하면, 핸드폰 신호가 필요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확실하진 않다.)

이제 지도를 다 얘기했으니, 또다른 실망스러운 점 하나를 말해보고자 한다: 바로 카메라다. 드로이드는 500만 화소의 카메라를 달고 있으며, 플래시도 있다. 카메라는 '저광량 촬영 가능'이라고는 되어 있지만, 현실은 그닥 말하는 것만큼 좋지는 않다. 내 생각에는 하드웨어 문제라기보다는 소프트웨어 문제인 것 같지만, 뭐던 간에, 드로이드의 카메라는 그닥 좋지 않다. 사진 결과물 자체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둡다: 조명상황이 완벽하지 않으면, 플래시가 터질 거고, 그렇다고 수동으로 끄면, 아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게 더 짜증나는 것은 특수효과를 적용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이미지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빛이 실제로 카메라에 오고, 이를 감지하지만, 소프트웨어가 이 정보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사진 찍는 거 자체 또한 느려터졌다: 버튼을 누르면 포커스를 잡는데만 2초가 걸리고, 사진 찍는데 또다시 1초가 걸린다. 보통 사진찍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한 2.5초는 더 걸리는 것이다. 드로이드는 동영상도 촬영 가능하며, 오히려 이건 정말 잘 된다. (조명 문제가 그냥 사라진다! 아예 다른 두 팀이 정지 사진과 동영상을 담당한 건지...) 동영상 결과물은 내 예상보다는 약간 노이즈가 있기는 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차라리 화소수를 300만~400만 화소 정도로 줄이고 이미지를 좀 깨끗하게 하는 게 나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냥 내가 이상해서 그런 것 같다. 동영상 화질은 무슨 아카데미상을 탈 정도는 아니지만, 유튜브용으로는 그만이다. 한 가지 더하자면, 카메라는 다양한 옵션들을 가지고 있으며(이것 때문에 위에 말한 쓸모없는 소프트웨어가 더 짜증난다), GPS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오태깅도 가능하다.

이정도면 내장된 앱에 대한 리뷰는 거의 끝나가지만, 남은 몇 가지는 몇 문장 정도로만 요약하고자 한다. 뮤직 플레이어 앱이 있지만, 이는 애플에서 제공하는 것에 비하면 쉽지도 않고 쓰기에 좋지도 않다. (게다가, 드로이드에는 자동으로 파일들을 동기화시킬 방법도 없다. 드래그 앤 드롭이 유일한 방법이다. 구글, 1999년에 온 걸 환영한다.) 아이팟이 이미 있다면, 드로이드 산다고 버리진 마라. 알람 시계 앱도 있으며, 이건 뭐 생각했던 대로 작동한다. 구글 토크를 위한 앱도 있지만, 이는 그냥 써드 파티 앱으로 구글 토크 뿐만 아니라 다른 IM 서비스도 지원하는 것을 쓰는 편이 좋다. 유튜브 앱도 있고, 비주얼 보이스메일 앱도 있지만, 내 버라이즌 요금제에 포함되지 않아 리뷰는 못한다. 미안하다.

그 다음은 써드파티 앱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이에 대해서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일단 나쁜 소식부터: 아이폰 앱 스토어를 예상하고 오셨다면, 실망하시게 될 거다. 특히,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게임은 없다고 보는 게 낫다[각주:8]. 뭐, 카드놀이나 스도쿠같은 그런 쓰레기같은 것들은 있지만, 3D 그래픽 액션 어드벤쳐 게임 같은 것은 없으니, 드로이드를 게이밍 플랫폼으로 기대하셨다면, 실망하게 된다. 또한, 앱 스토어의 한 가지 기능을 위한 다양한 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렇게 말하니, 각 기능에 최소한 한 개의 앱은 있다. 나는 지금까지 할 일들 리스트, 파일 매니저, 음성 녹임기, 위키피디아 브라우저, 페이스북, RSS 리더, 날씨, 트위터 클라이언트, 증강현실, 스탑워치, 메모장, 그리고 다른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하는 앱들은 다 하나씩 문제없이 찾았고, 죄다 무료다. 최종적으로, 아이폰이 확실하게 "모든 기능을 위한 앱이 있다"면, 드로이드는 아마도 있을거다. 아마도.

하지만 아이폰에서 볼 수 없는 재밌는 앱들도 있다. 안드로이드로만 나오는 앱들 중 가장 재밌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구글 고글즈 Google Goggles다. 만약 이게 뭔지 모른다면, 지금 당장 이 동영상을 봐라. 여러분이 나 같다면, 이 동영상을 보면서 두 가지의 생각이 스쳐갈 것이다: 1) 이 기술에 입을 다물지 못 하던지, 2) 구글이 정말로 세상을 정복하려는구나라는 공포에 빠져들던지. 그리고 정말로 동영상에 말하는 대로 실행된다. 내가 책, 바코드, 혹은 와인 -- 그렇다, 와인! --의 사진을 찍으면, 그것에 대한 구글 검색을 실시한다. 명함의 사진을 찍으면, 연락처에 자동으로 추가까지 한다. 정말 이런 게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돋는다.[각주:9]

또한 다른 괜찮은 앱들도 있다. 그 중 예를 들자면, 레이어라는 증강현실 앱은 카메라를 이용해 주변의 버스 정류장이나 지역 상점 등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것까지 말하면 리뷰가 지연되기에, 건너뛰도록 하겠다.


총평

이제 나의 최종적인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드로이드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핸드폰이다. 언제나 쉽고, 이쁘지 않지만, 해낸다. 이걸 살 지 말 지 고민된다면, 여러분이 핸드폰에서 무엇을 바라는 지 물어봐라. 나 같은 경우는 IT를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선택은 당연했다. 만약 핸드폰이 여러분을 방해한다고 느껴진다면, 드로이드는 여러분을 위한 폰은 아닐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좋은 선택을 했다.




  1. 뉴 햄프셔 주의 가장 큰 도시 세 곳이다. - 쿠도군 [본문으로]
  2.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T-Mobile G1 (HTC Dream)을 일컫는다 - 쿠도군 [본문으로]
  3. 원문은 텍스트 리뷰였기 때문에 이런 말이 붙었다. 난 드로이드 사진 하나 구해 위에다 붙여넣었으니, 저걸 보면 되겠다. - 쿠도군 [본문으로]
  4. 원래 원본에서는 실명이 나왔지만, 블로그는 알렉스가 올린 페이스북 노트와는 달리 약간 공적임으로 교체했다. [본문으로]
  5. 모토로이에는 한국어 음성 검색 시스템이 구글 측에서 완성이 되지 않은 단계로 아직 탑재하지 않았다. - 쿠도군 [본문으로]
  6. 구글 연락처에 저장된 주변 사람들의 위치를 확인해주는 서비스 - 쿠도군 [본문으로]
  7. 국내에는 제공되지 않는다. - 쿠도군 [본문으로]
  8. 한국에는 아이폰 앱 스토어도 게임은 없다. - 쿠도군 [본문으로]
  9. 구글 고글스는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모토로이에 명함을 스캔해 연락처로 바로 넣는 기능은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다. - 쿠도군 [본문으로]
Posted by KudoKun
Tech News2010. 1. 18. 17:33
소문만 무성하던 한국 첫 안드로이드 폰이 '모토로이 (작명센스는 정말 없다 ;;)'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다. 모델명은 XT720.

안드로이드 폰으로서는 국내 최초라는 데 상당한 의의를 두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안드로이드가 들어오는 데 이렇게 힘들었나란 생각도 든다.
국내의 현존 스마트폰 중에서는 가장 최강의 스펙을 지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강 봐도:
  • 안드로이드 2.0 "에클레어 Eclair" 탑재 (2.1 무료 지원 예정) <- 1.6 아니라 다행
  • ARM Cortex A8 550MHz 프로세서 (아이폰 3GS: 600MHz)
  • 램: 256MB (아이폰 3GS와 동일)
  • 그래픽 하드웨어: Power VR SGX 그래픽 가속 칩 (아이폰 3GS와 동일)
  • 롬: 512MB (어플리케이션 코어 파일 저장공간으로 사용)
  • GPS 탑재
  • 정전식 터치 스크린린 및 터치 버튼 (하단 안드로이드 버튼 4개, 우측 카메라 기능용 버튼 3개)
  • 3.7인치 480x854 1,600만 컬러 TFT-LCD
  • 멀티미디어 기능: MP3 (멜론 미지원) / 동영상 / 지상파DMB / FM 라디오 / 3.5파이 표준 이어폰 단자
  • 구글 앱스: Google 지도, Gmail, Google 캘린더, YouTube, Google Talk, 안드로이드 마켓
  • UI: 커스텀 모토로이 UI, 멀티터치 지원, 3X4 / QWERTY 가로, 세로 / 필기 인식 지원원
  • 800만 화소 AF 카메라 탑재, LED 플래시 및 720P HD 동영상 녹화 가능, 얼굴 인식 기능
  • 배터리: 1400mAh (연속통화시간 270분, 연속대기시간 320시간)
  • 무선 환경: 3G, Wi-Fi (802.11b/g), 블루투스 2.1
  • 저장 장치: 8GB 내장 플래시 메모리 / MicroSD 카드 32GB까지 확장 가능
대강 이렇다.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한 스마트폰들 중에는 스펙이 제일 우위다. 스펙지상주의로 가는 게 씁쓸하긴 하지만, 뭐 어쩌리... 어찌됐든 SKT가 이것저것 많이 포기한 게 보인다. (내 관점에선) 그 악명 높다는 통합메시지함도 없어지고, 멜론도 포기했으며, 구글 앱스가 죄다 살아남았다. (제일 의외임.)


모토로이는 2월 초에 SKT 독점으로 공식출시되며, 1월 22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간다. 공기계 가격은 9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자... 과연 안드로이드가 한국에서는 힘을 쓸 수 있을까?
Posted by KudoKun
Movies/Reviews2010. 1. 15. 11:27

이 글은 아바타의 리뷰가 아니고, 순전히 3D 버전에 대한 감상평을 올린다.

이미 아바타는 2D로 봤었다. 그 때도 상당한 비주얼 수준에 눈이 떠지고, 입은 떡 벌어졌다. 화려한 비주얼은 나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3D로 본 주변 지인들이 '아바타는 3D로 봐야 한다'라며 부추겼고, 결국 미국으로 가기 전 날 (어제)에 3D를 겨우겨우 예매해서 (도대체가 개봉 몇 주째인데 아직도 매진행렬을 이어가는...) 보게 되었다.

결과는... 실망이다.

일단 3D 영화라 함은 깊이를 이용한 신기한 맛에 봐야 하는데, 아바타 3D는 그런 맛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스튜디오 샷에서나 그런 '깊이'가 부각되고, 내가 기대했던 야외 CG샷에서는 깊이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차이점을 느끼기가 힘들었다. 내가 이걸 알게 된 것은 CG 장면이 진행될 때 가끔씩 3D 안경을 벗어봤는데, 이건 뭐 맨눈으로 봐도 그게 그거였던 것이다. 특히, 영화 초반부의 우주선이 판도라에 도착하는 장면은 아예 그냥 2D 장면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이런 면에서는, 재작년에 봤던 브렌든 프레이저 주연의 어린이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보다도 못하다. (뭐, 그건 아예 작정하고 그렇게 만들었으니 그렇다고 치자.)

그리고, 안경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기술자들은 어서 3D 영화 시청시 이놈의 안경을 벗어버릴 방법을 빨리 찾아내야 할 것이다. 안경을 쓰는 나로선 두 겹으로 안경을 쓴다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중간에 안경을 몇 번 벗은 이유도 그거였다. 영화 내내 그놈의 안경이 불편해서 계속 손으로 만지작거리느라 영화에 집중하기도 힘들었다.

결론적으로, 처음으로 아바타를 볼 거면 물론 3D로 볼 것을 추천한다. 내가 위에 저렇게 쓴소리를 던졌지만 여전히 좋은 영화이고, 3D로 보면 비주얼적 효과가 배가 되는 것은 사실이니까. 하지만, 이미 2D를 봤다면, 3D로 또 볼 필요는 없다. 2D 버전의 아바타도 여전히 비주얼이 출중한 영화고, 2D를 이미 보고 3D를 다시 볼 만큼의 가치는 위와 같은 이유로 없다고 본다.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