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은 탄탄하지만, 시청률은 현저하게 낮았던 드라마.
<마왕>이 24일 마지막회를 방영하며 끝을 맺었다.
뭐, 시청률은 시청률이니, 그 얘기는 하지 말고, <마왕>에 내제되어 있는 '복수'라는 키워드에 대해 좀 알아보도록 하자.
[스포일러 주의: 아래에는 <마왕>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직 <마왕>을 다 못보신 분들은 아래의 글을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형사 강오수(엄태웅). 그는 마음 착하고 의리 강한 형사다.
하지만, 그에게도 어두운 과거가 있으니, 바로 12년 전 친구 태훈을 우발적으로 칼로 찌른 사건이었다.
그 때, 아버지이자 국회의원인 강동현의 보호 등으로 그는 정당방위를 인정받는다.
그 뒤에서 고통스러워하며 복수를 꿈꾸는 자가 있었으니, 바로 태훈의 동생 정태성(주지훈).
그 사건 직후에 엄마까지 잃은 태성은 복수를 꿈꾸며 홀연히 사라진다.
얼마후, 태성은 오승하라는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 오승하는 원래 그의 가출청소년 친구였으나, 승하의 뺑소니 사고를 목격한 태성은 그와 이름을 바꾸고, 오승하가 된다. 그리고 오수를 향한 복수를 준비한다.
12년 후, 변호사가 된 승하는 제대로 된 복수전을 시작한다. 희생자에게 타로 카드를 보내고, 다른 사람에게 살해될 만한 상황을 만든다. 그리고 그의 계산대로 그 희생자는 살해된다. 첫 번째 희생자인 권현태 변호사는 조동섭에 의해 우발적으로 살해되고, 두 번째 희생자이자 오수의 절친한 친구인 오대식도 김정연이라는 인물에 의해 질식사한다. 그런 식으로 희생자는 4명까지 늘어난다.
한편, 이것이 12년 전의 사건에 대한 복수전이란 것을 알아낸 오수는 죄책감에 힘들어한다. 그는 사이코메트리(어떤 물건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 그 물건의 잔상을 읽어내는 능력)를 가진 해인(신민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녀는 죄책감에 휩싸이는 오수를 보면서 연민이 가지만, 오히려 승하에게 마음을 뺏긴다.
시간은 흘러, 오수와 해인은 거의 동시에 이 사건을 지휘하는 배후조종인물이 승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승하를 사랑하게 된 해인은 승하를 막으려 하지만, 승하는 이미 멈출 수 없다며 거절한다.
한편, 사건은 악화되어, 오수의 형이 체포되고, 그로 인해 오수의 아버지까지 충격을 받아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이성을 잃은 오수는 승하에게 총을 겨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오수는 쏘지 못한다. 몸싸움 도중에, 승하는 오수를 쏘게 되고, 오수는 죽는다. 또한, 오수를 만나기 전에 누군가에게 칼을 찔린 승하도 오수의 곁에서 죽게 된다.
<스포일러 끝> (참 횡설수설 줄거리다...)
1. 그렇다면, 여기서 승하의 복수는 정당화될 수 있는가?
오수는 한 사람을 죽였을 뿐이지만, 승하는 복수를 위해서 6명을 죽이게 된다. (충격으로 사망한 오수의 아버지와 우발적으로 쏜 오수까지 포함해서) 뭐, 죽은 사람 수로 정당하다 아니다 판단하긴 힘들다만...
오수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의 목숨을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그 사람은 스스로에게 졌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사람 목숨을 빼앗으면서도 복수에 눈이 멀어 자신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심판할 자격을 잃었습니다."
그랬다. 승하는 복수에 눈이 멀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의 말도 듣지 않고, 복수를 계속하는 승하. 그러면서 그는 12년 전의 그와 똑같이 그 복수로 인해 고통받을 사람들을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승하 또한 대식의 부하에게 칼을 찔려 그로 인한 과다출혈로 오수 곁에서 죽게 된다.
2. 승하도 양심의 가책을 받을까?
18회~20회 정도에서 승하는 양심의 가책을 받기 시작한다. 이 복수극에 고통스러워하는 오수와 그에게 멈추라고 설득하는 해인, 그리고 주변 사람들.
마지막에 오수의 아버지가 죽을 때, 승하는 복수완료의 상징이었던 박하사탕조차 제대로 먹지 못한다. 이제 복수는 그에게 기쁨을 주지 않는다. 고통만 줄 뿐인 것이다.
하지만, 승하는 자신에게 "이젠 더이상 멈출 수 없어..." 라고 되뇌이며 복수를 진행한다.
오수는 죽기 전에 이렇게 말한다.
"너도... 나처럼 괴롭구나. 너도 나처럼... 지옥에 와 있어. 나보다 더한 고통 안에 있어."
실제로 그럴지도 모른다. 승하는 승하대로 고통에 빠져 있다. 오수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죽이고 또그가 마음을 아프게 한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등지고 진행해온 복수. 하지만 오수는 승하가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 살아. 사는게 고통스럽고 지옥 같아도 있는 힘껏... 살아서... 있는 힘껏 살아...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 태성아."
오수는 승하가 자신과 겪었던 것들을 체험했기를 바랬던 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죄책감을 딛고 살아가길 빌었던 것일까?
3. 용서
"용서해라... 나도... 너도..." - 오수가 죽기 직전에게 남기는 말.
"용서해... 나도... 당신도..." - 승하가 죽기 직전에 중얼이는 말.
전반적으로, 오수는 승하에게 여러 번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그 때마다 복수에 눈이 멀었던 승하는 그를 거절한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승하는 자신의 복수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조금씩 오수를 이해한다. 결국, 죽기 직전에 오수를 용서하면서 둘은 저 먼 세상에서 화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끝난 <마왕>.
결국, 시청률은 한자리수를 극복하지 못했지만, 구성만은 탄탄한 '명품 드라마'의 시대를 열었다.
'Blog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블로그씨에게 대답하기] (0) | 2007.06.10 |
---|---|
씻고 좀 다녀요! [블로그씨에게 대답하기] (0) | 2007.06.09 |
콩~그레~츄~레이션! (0) | 2007.05.29 |
그걸 내가 알면... (0) | 2007.05.28 |
55000 히트 이벤트!!! (2) | 2007.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