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Kudo's Diary2010. 3. 30. 23:14
대학이라는 곳에 오니, 한 가지 늘 생각하는 것이 있다.
"난 뭘 할 것인가?"

군대같은 걸 감안해도, 나는 길어봤자 5~6년 뒤면 대학교를 졸업한다. 그 뒤로는, 좋건 싫건 사회에 뛰어들어야 한다. (대학원을 가게 되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20대가 그렇게 후딱 지나가게 되면, 뭘 해야 될 지 괴리감에 드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

난 지금 컴퓨터 공학을 전공 중(아님 전공을 계획중)이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한 건 2008년 초쯤이다. 그 때 아마 내 자신이 IT, 컴퓨터 등에 얼마나 관심이 많았는 지 깨닫게 된 때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부터 워슈에 합격하고 입학하는 때까지 내 미래는 막연했다. 그 긴 대학 입시 과정을 거치고 입학했을 때에도 난 내가 대학을 졸업하면 뭘 할 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단, 당장 여름에 할 일부터였다. 요즘따라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이번 여름에 일을 하려는데, 1학년인 현재로서는 내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일단 학원 보조 쪽을 알아보는 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름에 할 일을 생각하면서, 나는 졸업하면 뭘 해야 할 지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개발자를 해보자는 생각이었지만, 그 생각도 점점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학기 때 내가 컴퓨터 공학 수업을 약간 망친 것 때문이었다. 이번 학기는 훨씬 낫지만, 그래도 약간의 불안감이 엄습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때, 나는 내가 그동안 늘 해 왔던 일에서 내 미래를 발견했다. 바로 블로깅. 나는 이제 이 일을 4년동안 했다. 요즘에 와서야 이렇게 개인적 이야기를 많이 쓰긴 하지만 원래 내 블로깅의 주요 내용은 바로 IT 뉴스였다. 뉴스 내용이 나오는 대로 빨랑 전하고, 내가 써본 것들은 리뷰를 쓰는 것. 이제는 그게 익숙해졌다. 심지어 무슨 제품을 사면 이를 어떻게 리뷰할 지 고민한다. 요즘은 바쁜 스케쥴 때문에 백지화되는 게 보통이긴 하지만, 정말로 해야 하는 리뷰면 기어이 완성시킨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IT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내 천직이었다는 것을. 정말로 옛날부터 늘 듣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시간이 나면 늘 블로깅할 거리가 없나 늘 돌아보곤 한다. 물론 지금은 많은 단신들을 트위터로 돌리긴 하지만, 내 개인적 생각들을 적기에는 블로그가 좋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결정한 것은 IT계 언론으로 뛰자는 것이었다. 언론이라 그러면 대부분 기자를 생각하시지만, 나는 기자보다도 전문 블로거를 생각하고 있다.



위는 바로 미국의 유명 IT 블로그 엔가젯 Engadget이다. 내가 몇 년째 IT 관련 소식들을 접하는 블로그다. 엔가젯은 원래 AOL이 모회사이고, 사람들에게 IT 소식을 최대한 빨리 전해주기 위해 태어난 곳이다. 솔직히, 엔가젯이 나의 꿈의 직장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런지 모르겠지만, 나름 거대한 포부를 지닌 여기 학생들에 비해선 참 소박한 꿈인 것 같다.

사실, 여기서 또다른 고민이 떠오른다: 한국에 돌아올 것이냐, 아니면 미국에 정착할 것이냐. 내가 보기엔, 현 상태(2010년)에서는 미국에 정착할 가능성이 더 높다. 솔직히 한국에 아는 지인들 (특히, 트위터하면서 알게 된 많은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한국에서 일하고 싶지만, 우리나라는 언론 시스템상 이런 자유로운 IT 블로그나 리뷰 문화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언론사는 대기업의 횡포에 휘둘리기 마련이고, 그러니 공정한 리뷰가 나오기 힘들다. 오늘 선배하고도 한 얘기지만, 미국은 "우리 제품을 평가해달라"며 리뷰용 유닛을 보내고, 한국은 "우리 제품 홍보해달라"며 리뷰용 유닛을 보낸다. 이러니 제대로 된 리뷰 문화가 정착되는가. 안되지. 그래서인지 국내 언론에서 쓰는 자칭 리뷰라는 것들을 보면 죄다 장점들뿐이다. 뭐 리뷰에서 말하는 정도로 좋으면 아이폰은 벌써 무너졌어야 정상일 정도다. (안다. 약간 과장인거...) 한국은 이런 쓰레기같은 대기업 문화는 고쳐야 하고, 리뷰용 유닛의 목적을 고쳐잡아야 한다. 다음 제품에서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홍보를 하려고 리뷰용 유닛을 보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체험단 이런 게 다~ 그런 목적이다.)


그런면에서 현재 내가 아이폰 하드웨어 및 OS 애널리스트 자리로 있는 iAppBox는 그 출발점이다. 아이폰과 OS, 그리고 앱을 주제로 다루는 이 블로그에 필자로 들어온 지도 이제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여기서 많은 것을 리뷰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특히, 포스트 미루지 않는 거... ㄲㄲ 어찌됐든, iAppBox는 늘 애착이 가고, 설령 다른 일이 생기더라도 계속 하고 싶은 블로그다.

이 글을 쓰면서 나와 블로깅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블로거는 학생이라는 것을 떠나서 나의 또다른 모습이다. 내 지인들도 이 모습에 많이 적응들이 된 모습이다. 나를 처음 알게 되는 사람들도 필연적으로 내 블로그를 방문하게 된다. 새로운 제품을 보면 리뷰하고 싶고, 새로운 소식을 보면 전하고 싶다. 블로깅은 내 삶이다. 그리고, 이제 그것을 내 미래로 연결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IT 전문 블로거 (혹은 기자)는 나의 새로운 장래희망이 아닐까.

'My story > Kudo's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5/9/2010] 짐싸기.  (1) 2010.05.10
[5/6/2010] 시험...  (2) 2010.05.07
[2010/2/24] 설렌타인의 첫사랑...  (4) 2010.02.25
[2010/1/20] 트위터 1주년.  (0) 2010.01.21
[2010/1/11] 첫 트위터 번개...  (2) 2010.01.11
Posted by KudoKun
Misc. Photos2010. 3. 29. 02:45

작문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이었다.
어느새 벚꽃들이 활짝 피어 있더라.
일단 아이폰으로 찍어서 트위터에 올리긴 했지만, 언젠가 D300을 가져와서 제대로 찍어보겠노라 했었고, 그것을 어제 이뤄냈다.
다만... 해는 살짝 들어가 있었고, 심지어 퇴비를 까는 차가 길을 막고 있어서 사진촬영이 상당히 지연됐다.
뭐, 그렇다고 못 찍을 건 아니고, 처한 상황 아래에서 열심히 해내야지.

하아... 다른 곳은 언제 이렇게 봄 온 분위기가 나려나...


2010.3.27
(울아빠 생신...)

'Misc. Photos'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00트윗 기념 쿠도군 사진전.  (4) 2010.02.28
사진 한 장  (0) 2010.02.09
여름 전반부 사진들  (0) 2009.07.14
NHS 마지막 방학의 사진들.  (0) 2009.03.29
LA에서 찍은 사진들.  (1) 2009.03.23
Posted by KudoKun
Game Story2010. 3. 20. 10:10
개발사: 소니 산타모니카 Sony Santa Monica
유통사: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 Sony Computer Entertainment America (미국)
한글화 여부: 음성/UI 한글화
등급: M / 18세 이상
출시: 2010년 3월 16일 (미국) / 3월 말 (한국)
플랫폼: PlayStation 3


"Zeus! Your son has returned. I bring the destruction of Olympus!"
"제우스! 당신의 아들이 돌아왔다. 내가 올림푸스의 파괴를 가지고 왔다!"

이 세상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인간은 누가 있을까? 아마 갓 오브 워 시리즈의 주인공인 크레토스밖에 없을 것이다. 제우스가 사고쳐서 낳았을(제우스는 실제로 바람둥이였다) 그는 아들의 아버지에 대한 쿠데타라는 그리스 신화의 진한 가족애(??) 전통과 복수에 뒤얽힌다. 2005년에 PS2용으로 나온 1편을 시작으로 하는 3부작을 마무리하게 되는 갓 오브 워 III는 대미를 아주 완벽히 장식해준다.

스토리는 2편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2편까지의 스토리를 알고 싶으시다면, 영어지만 이 동영상을 한 번 보시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대부분 나름 다 가족으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서로 전쟁을 벌이는 것은 좀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어찌 보면 콩가루 집안이니 뭔 상관인가. 여하튼, 스토리와 그에 따른 페이스는 세 편 중에서 가장 좋다. 진행하면서 가끔씩 내가 도대체 뭘 하는 건지 헷갈렸던 전편들과 달리, 3편은 지금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는 지 등이 훨씬 명확하다. 또한, 전편들과 달리 시리즈의 모태가 되었던 그리스 신화에 좀 더 연결하려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엔딩 또한 3부작을 완전히 끝내면서 약간의 여운을 주는 괜찮은 엔딩이었다고 본다. (약간 헤일로 3와 비슷한 엔딩이다.) 개인적으로 여운을 주는 엔딩은 너무 궁금해져서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 추세가 그러한가 보다. 마지막에 크레토스의 모습을 보고 약간은 놀라실 수도 있다. (아닌가.. ;;)


언제나 화나 있는 크레토스. 아니면 저렇게 얼굴이 굳었나...

갓 오브 워 III를 얘기하면서 그래픽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이 게임은 PS3가 가지고 있는 파워를 이용해 최근에 본 그래픽 중 제일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특히, 2편보다 4배나 많은 폴리곤으로 3년동안 작업해 만들어냈다고 하는 크레토스의 디테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크레토스와 비교해보면 다른 조연급 캐릭터들의 디테일이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캐릭터들이 그래픽적으로 못 생겼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크레토스의 무기에서 나오는 불의 광원 효과나 자연스러운 물의 효과까지 모두 대단하다.

그 덕에 잔인함도 배다.
(위 스크린샷은 궁극의 잔인함이 벌어지기 직전.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대강 아시리라..)

게다가,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이 정도 수준의 그래픽을 초당 30프레임 이상으로 계속 돌린다는 것이다. 프레임 속도는 가변성이긴 하지만, 계속 40~50 프레임대를 유지하고, 잘하면 60프레임도 나온다. 이미 데모를 해봤던 사람으로서 더 이상 업그레이드될 것이 없을 것 같았던 그래픽 수준이 훨씬 업데이트되고, 거기에 최적화를 통해 프레임 속도까지 향상됐다는 것은 가히 놀라울 만하다. 데모 이후로 배경 흐리기나 모션 블러 등의 효과들이 추가됐는데도, 초당 프레임 속도는 약 10프레임 정도 더 높다. 데모를 해보셨더라도, 실제 게임을 하면서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더 굉장한 것은, 개발팀의 말로는 이 수준의 그래픽은 실제 게임 엔진의 50~60%정도만 사용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 다음 게임에서는 도대체 어느 정도의 디테일을 보여줄런지... 정말 기대가 안될 수가 없다.


손가락 사이에 있는 것이 바로 크레토스.

갓 오브 워 III의 그래픽 엔진이 선사하는 또다른 것은 바로 스케일이다. 스케일이 클 거라고는 알았지만, 이는 정말로 실제로 봐야 안다. 특히 저 위의 샷이 좋은 예이다. 놀라운 것은, 저 모든 것이 CG 컷신이 아닌 실제 게임 엔진이 실시간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러한 장면이 게임 내내 반복된다. 게임 내내 스케일에 입을 계속 벌리고 있게 된다. 몇몇 컷신은 실시간으로 돌리기엔 약간 후달려서 프레임으로 이어붙여서 동영상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두 다 게임 엔진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진짜 이 게임은 스케일이라는 것을 재정의한다.

오디오도 상당히 좋다. 이 게임을 위해 다시 만들어진 사운드들은 전편들을 모두 약간 싼 티가 나 보이게 할 정도다. 사운드트랙도 갓 오브 워 시리즈인만큼 언제나 웅장하다. 목소리 연기도 상당히 좋은 편이나, 한국 출시 때는 음성 더빙이 더해지므로 어떻게 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늘 하는 일 하는 중.

갓 오브 워 III의 전투 시스템은 "좋은 것은 괜히 망치지 말자" 법칙을 그대로 따른다. 예전에 조금이나마 전작들을 해보셨다면 문제 없이 바로 컨트롤러 붙잡고 적들을 말살해버릴 수 있다. 여전히 대부분의 콤보중 순간 회피나 방어가 가능하고, 콤보를 여전히 재빠르게 제어할 수 있다. (콤보 중간에 다른 기술을 써서 콤보로 이어간다던지 등). 또한, 적들이 상당히 똑똑해져 계속 공격하기 때문에 먼 옛날에 '네모+네모+세모' 트릭이 잘은 먹히지 않는다.  이번 게임에서 전투 시스템의 혁신을 바라셨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많이 바뀌지 않았으면서 여기저기에 조금씩 변화를 준 시스템이 좋았다. 특히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뻗어 잡기(Combat Grapple)로, 원거리에 있는 적을 붙잡아 바로 전투에 뛰어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해 혼자 동떨어져 있더라도 저 멀리에 있는 적을 붙잡아 뛰어들어감으로서 콤보를 계속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쥐어패기.

갓 오브 워 III의 전투에서 환영할 만한 또다른 것이 바로 새로운 무기들이다. 전작들을 보면 크레토스의 주 무기인 체인 블레이드를 제외하면 다른 무기들은 거의 모두 존재감이 전무했다. (뭐, 2편의 올림푸스의 검 Blade of Olympus을 제외하면...) 하지만, 3편의 무기들은 모두 각자의 사용성이 좋다. 위 사진의 세스투스를 제외하면 모두 기본 체인 블레이드와 성향이 비슷한 점은 아쉽긴 하지만, 모두 다 쓰는 게 재밌다. 게다가, 무기를 모두 쉽게 사용할 수 있게 전투 시스템에 콤보 도중이 재빠르게 무기를 바꿀 수도 있도록 개조되었다.

마법 같은 경우 이제 무기에 따라 하나씩 배정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예전에는 마법과 무기가 따로 놀았다.) 이는 갓 오브 워 시리즈의 또다른 오래된 시스템인 업그레이드 시스템에도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이제 모든 무기가 레벨 5까지 올라가며, 대신에 마법이 모두 무기에 통합되었기 때문에 더 체계적으로 업그레이드를 관리한다.


보스마저도 장난아니게 크다.
(위 장면도 실시간으로 돌린다.)

보스 배틀들도 적당히 배치되어 있어서 재미를 준다. 보스전도 이 게임의 최대장점인 스케일을 제대로 활용한다. 대부분의 보스가 모두 크레토스보다 훨씬 크다. 자신보다 큰 적을 때려부수는 것만큼이나 희열을 느낄만한 것은 없다. 불행히도, 이러한 보스전 페이스는 끝에 가서 많이 무너진다. 특히, 최종 보스전(누군지 말안해도 아실... ;;)같은 경우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심지어 한 장면은 꼭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연상시킨다)이 들지만, 스케일면에서는 초반 보스전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이는 좀 아쉽다.

보스 배틀 얘기가 나오니, 갓 오브 워 시리즈의 그 유명한 퀵타임 이벤트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3편에 오면서 가장 큰 변화점은 바로 버튼 표시부를 컨트롤러 버튼들의 상하좌우 위치에 영감을 얻어 화면의 상하좌우 모서리에 하이라이트를 주면서 버튼을 위치해놓은 것이겠다. 나는 이 결정을 상당히 환영하는 편인데, 전편들은 버튼이 화면 가운데에 뜨기 때문에 버튼을 보기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몰랐던(특히, 1편같은 경우는 버튼을 누를 때 주는 시간이 너무 짧아 정말로 버튼 뜨는 거에만 집중해야 했다) 데 반해, 갓 오브 워 III에서 채용한 방식은 주변 시야만을 이용해 충분히 버튼을 누를 수 있기 때문에 크레토스가 어떤 방식으로 적을 깨부수는 지 직접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방식은 너무나 잘 먹혀서 내가 옆에 있는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면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정도였다.

퍼즐도 어김없이 돌아왔는데, 전편들보다 다양한 것을 할 수(이제는 크레토스가 밀어야 하는 물체를 회전시킬 수도 있다) 있으면서도, 약간 쉬워졌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나도 쉬운 퍼즐인 것만은 아니다. 어떤 퍼즐들은 나도 상당히 헤맸다. 꼭 그러다 보면 해법을 찾으면 늘 허무하다. 그건 뭐... 모든 퍼즐이 다 그렇지 않은가?

전체 캠페인은 보통 난이도에서 10시간 이내로 클리어가 가능했다. 싱글 플레이어만 있는 게임치고는 그렇게 긴 길이는 아니다. (자고로, 역시 싱글 플레이어뿐이었던 어쌔신 크리드 2는 20시간 정도의 길이를 자랑했다.) 하지만, 갓 오브 워 III는 이를 다양한 스페셜 피쳐로 만회한다. (무슨 영화도 아니고 말이다 ㄲㄲ) 일단, 게임을 처음으로 다 깨면 (어느 난이도든) 올림푸스의 도전 Challenge of Olympus가 풀린다. 이는 주어지는 7가지의 임무를 완수하는 것인데, 이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든 깨려고 계속 하게 된다. 또한, 게임을 깨면서 모으는 '신들의 소유물 Godly Possessions'과 특정 임무를 완수하면 풀리는 스킨들은 모두 특정 효과를 주기 때문에 (가령, 스킨 하나는 공격력을 4배 높여주고, 방어력을 1/4로 떨어뜨린다던지 등), 이들을 켜고 게임을 깨보는 것도 재밌다. 이렇게 다양한 콤비네이션을 해보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거기에, 게임의 제작과정이 담긴 다큐멘터리 또한 존재한다. Making of God of War III라는 영상 외에도, 부분별(비주얼 이펙트, 전투 시스템 등) 다큐멘터리도 존재하는데, 모두 HD에 약 2시간에 달하는 길이를 자랑한다. 그런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보는 것도 좋다.


길들이기.

갓 오브 워 III는 3부작의 정말 멋지게 마무리한다. 스토리도 잘 잡혀 있고, 오디오도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으며, 특히 그래픽과 스케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마 우리는 크레토스의 복수를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최종평가
  • 스토리: 상당히 잘 짜여진 스토리. 페이스도 좋다. (9.0/10)
  • 그래픽: 크레토스의 디테일은 실제 사람을 보는 것 같고, 스케일도 장난 아니다. (10/10)
  • 오디오: 많이 좋아진 음향효과와 늘 웅장한 사운드트랙. 목소리 연기도 좋은 편. 최소한 영어는. (9.5/10)
  • 게임플레이: 혁신을 바래셨다면 실망한 전투 시스템이지만, 조금씩 개조된 시스템은 이 게임에 와서 완성된다. 보스전도 재밌으나, 나중에 가서 페이스가 흐트러지는 게 아쉽다. (9.2/10)
  • 리플레이 가치: 게임 자체는 10시간 정도지만, 스킨과 신들의 소유물을 켜고 끄고 하면서 다양한 게임플레이를 경험해볼 수 있다. 올림푸스의 도전도 도전해볼만하며, 2시간에 달하는 스페셜 피쳐 다큐멘터리 동영상도 좋은 관람이 된다. (9.5/10)
최종점수: 9.4/10 (평균 아님)
Posted by KudoKun
Apple Story/MacBook Line2010. 3. 10. 15:53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는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성능이 줄어든다고 한다. 뭐, 그거에 대한 이유는 많다. 쓸데없는 임시파일들이 자꾸 쌓아올라가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하드 드라이브의 수명이다. 하드 드라이브는 계속 움직여야 하기에 언젠가 이 부분이 죽을 수밖에 없다.

요즘 하드 드라이브를 대체하기 위해 SSD, 즉 Solid State Drive가 나타났다. SSD의 원리는 간단하다: 하드 드라이브 크기의 플래시 드라이브인 것이다. 따라서, 훨씬 빠른 속도와 더 좋은 내구성을 자랑하지만(하드 드라이브와 달리 움직이는 부품들이 없기 때문이다), 용량도 약간 작고, 단가적으로 훨 비싸다는 문제점이 있다. 256GB가 상용화된 최고용량이고, 120GB가 거의 40만원선이다. 일례로, 10만원이면 640GB짜리 하드 드라이브를 살 수 있다. (별로 좋은 비교가 아닌 건 알지만, 뭐 그렇다.)

그럼, 복권에서 대박치거나 부자가 아니면 이 무지하게 빠른 속도를 체험하지 못하는 것인가? 그건 또 아니다. 메인 하드 드라이브를 교체할 필요없이, 메인 하드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작은 용량의 SSD를 쓰면 되는 것이다. 이 때 유용한 것이 바로 익스프레스카드 슬롯이다.

익스프레스카드 슬롯이 달린 가장 대표적 제품이 바로 내 것을 포함한 맥북 프로다. 따라서, 여기서는 익스프레스카드 슬롯에 SSD를 꽂아 OS X을 구동시키는 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 호환성

일단 가장 중요한 호환성 체크 타임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15인치 같은 경우는 MacBook Pro 2,1 모델부터 5,1 모델까지 먹힌다고 한다. 즉, 2006년 말기형 모델부터 2008년 말기형 모델 (유니바디 1세대)까지다. 유니바디 2세대 (현재 맥북프로)는 익스프레스카드 슬롯이 없어서 지원이 안된다. 또한 2006년 초에 나온 1세대 모델도 지원하지 않는다.

어떤 익스프레스카드형 SSD를 고르느냐도 관건이다. 필자가 추천하는 것은 FileMate라는 곳에서 만든 것이다. 꽂으면 바로 인식을 하기 때문에 쓰기에 좋다. 어떤 제조사의 것들은 드라이버를 필요로 하고, 설령 드라이버를 설치해도 OS X이 안 깔리는 경우가 있다. 잘 보고 사시고, 이왕이면 환불 시스템이 확실한 곳에서 구입을 하시는 게 좋겠다.


2) 설치 삽질(!!!) 과정

뭘 해야 할 지 알면 쉽지만, 처음에 모르는 덕에 온갖 삽질을 다 했다.

내가 쓴 FileMate의 48GB SSD다.
미국에서 돌아다니다가 싸게 구했는데,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냥 그대로 맥북 프로의 익스프레스카드 슬롯에 끼워주면 된다.


그럼 파인더와 시스템 프로파일러에 모두 정상적으로 연결된 것이 뜬다.
SSD는 기본적으로 NTFS 시스템으로 포맷되서 오지만, 문제없이 HFS+로 포맷이 가능하다.


이제 스노우 레오파드 디스크를 넣고 설치를 눌러준다.
(죄송하다... 화면이 많이 더럽다 ㄲㄲ)


스노우 레오파드부터는 재시작을 하지 않고 설치하는 것이 지원된다.
하지만 재시작을 해서 CD에서 부팅해 설치를 해야 하므로 메인 화면에서 'Utilities'를 클릭 후 'Restart'를 클릭해준다.


그럼 이렇게 설치 스크린이 뜨는데...
여기서 잠깐, 위의 메뉴 바에서 Utilities - Disk Utility (도구 - 디스크 유틸리티)를 열어주자.


여기가 삽질한 부분이다. (스샷 뒤에 애플의 서포트 문서를 켜놓은 것만 봐도 알만 하다.)
SSD에 OS X을 깔 수 있게 하려면 그냥 포맷을 해야할 뿐만 아니라, 아예 파티션을 다시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선 디스크 유틸리티에서 SSD 디스크 자체 (그 아래의 파티션을 클릭하지 마라)를 클릭하고, Partition을 단일 파티션으로 설정하고,
Options에서 GUID Partitioning Table을 클릭해준다. 그 다음 Apply를 눌러주면 HFS+로 포맷까지 되면서 OS X을 설치할 준비가 완료된다.


그럼 남은 것은 SSD 디스크를 선택 후 (실수로 하드 드라이브 갈아치우진 말길 ㄲㄲ), 설치해주면 된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이 창에서 왼쪽 아래의 Customize를 클릭하면 필요없는 프린터 드라이버나 언어 파일들을 빼서 OS 용량을 줄일 수 있다.


그러면 설치가 시작된다.
설치 과정 자체는 한 20~25분 정도 걸렸다. 보통 OS X 설치 시간보다 반 정도 줄어들은 시간이다.


타임 머신에서는 최소한의 설정만 복구했다.
어차피 파일들은 SSD로 부팅하더라도 하드 드라이브에서 문제없이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의 타임머신 드라이브로 하드와 SSD 둘 다 백업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참고하자.
이 작업만 끝나면, 완료다. 난 삽질들 때문에 전체 작업이 약 2~3시간정도 걸렸다.
삽질만 안 한다면 1시간 내로도 충분히 설치가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SSD에서 구동하고 싶은 프로그램 몇 개만 재설치해주면 된다.
나같은 경우는 일단 어퍼쳐 3와 iWork '09, 그리고 VMWare Fusion 3를 깔았다.


3) 그럼 속도는?

그럼 이 모든 삽질이 결과적으로 이득이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Yes다. 모든 면에서 SSD에서 구동되는 게 훨씬 빠르다. 하드에 설치되어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열 때도 체감적으로 SSD가 훨씬 빠르다. 하지만, SSD에 재설치를 해봐야 그 빨라진 속도가 실감이 간다.

불행히도, 어플리케이션 런칭 속도는 준비한 수치나 자료가 아무것도 없지만, 부팅 비교는 동영상과 수치를 기록했으니 공개한다.

그냥 HD 설정하고 크게 봐주시길.... ㄲㄲ



보시다시피, 극적인 성능 개선이 보인다. 하드 드라이브도 OS X 재설치한 지 1~2주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 공평한 테스트라 본다. 부팅 시퀀스 때는 다른 하드웨어 부품도 켜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반면에, 계정을 로드하는 과정은 어디까지나 얼마나 데이터를 빨리 읽어내냐의 차이이기 때문에 12배라는 상당히 커다란 차이가 나타난다. 


6) 결론 - 대세는 SSD다.

하드 드라이브는 구시대적 발상의 최종점이라 할 수 있다. 아마 광학 드라이브를 제외하면 컴퓨터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직접 움직이면서 구동하는 부품일 것이다. (이제 생각해보니.. 팬이 생각났다 ㄲㄲ) SSD는 이 구시대적 발상을 교체시킬 미래의 대용량 저장매체가 될 것이다. 지금이야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고, 가격도 상대적(아니, 절대적으로라도)으로 비싼 것이 흠이지만, 빠른 속도와 안정성은 결국 SSD를 미래의 저장매체로 만들게 될 것이다.
Posted by KudoKun
Tech News2010. 3. 3. 23:15
미국시간으로 2월 28일~3월 1일에 있었던 일명 'ApocalyPS3' 사건 (구형 '비만' PS3이 시간을 1999년 12월 31일로 돌아가고 PSN에 접속조차 안되는 사건)은 구형 버전 내의 ARM 칩이 문제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PS3 모델 11개 중 8개에 들어있다는 이 ARM 칩은 PS3의 내부 시계를 담당하는데, 어떠한 이유로 2010년이 윤년인 것으로 계산해 소프트웨어와 충돌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 ARM 칩은 지난 2008년 12월 31일에 마이크로스프트 준 MP3 플레이어에서도 문제를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

다행히도, 그리니치 시간으로 3월 2일 0시가 되면서 그때서야 칩이 시간이 언제인 지 알아차려서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이라고 한다. 이 사건은 분명 재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니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 지 또한 관건이다.

[출처: Engadget]
Posted by KudoKun
Tech News2010. 3. 2. 09:39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 (이하 PS3)가 PSN의 접속 에러로 24시간 가까이 전세계적 기기 다운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시각으로 2월 28일부터 시작된 이 현상은 PS3의 내부 시계가 1999년 12월 31일(PS3의 내부 시계가 설정할 수 있는 가장 과거의 시간은 2000년 1월 1일이다)로 돌려지고, PSN에 접속이 안되며, 트로피를 지원하는 게임들은 플레이조차 안되는 현상이다. 이는 2009년 9월에 출시한 PS3 슬림을 제외한 모든 구형의 일명 '비만' PS3에 나타나는 현상이라 한다.

소니는 바로 진상조사에 들어가 오늘(1일) "구형 PS3 사용자들은 사용을 전면 중지하라"는 공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에러의 이유는 바로 구형 PS3의 시간 계산 방식의 버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월 28일에서 3월 1일로 넘어가면서 시간 계산이 안 되어 1999년 12월 31일로 돌려지고, 이것이 PSN과 동기화 에러가 나면서 PSN 접속 불가까지 미치는 것이다.

다행히도, 현재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보이며, PSN 접속과 게임 플레이 모두 문제없이 된다고 한다.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