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 Photos2010. 2. 28. 14:40
트위터에서 곧 10,000 트윗 돌파를 앞두고 있다 달성했다. 1주년을 맞았던 1월 중순에 5,000트윗도 안된 걸 보면... 이건 나도 미쳤나 싶다.
이 엄청난(?) 마일스톤을 한 달 전쯤 맞이한 내 여자친구같은 경우는 일일이 쓰는 친필 편지로 했는데, 나는 글씨체가 엉망인 것도 있고, 사진이 취미인 점을 살려 지난 1년 반동안 찍은 사진들 중 베스트를 선정해 트위터에서 나를 아껴주시는 분들(얼마 안 되겠지만...)과 내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분들(역시 얼마 안 되겠지)을 위해 조촐한 사진전을 준비했다.

모든 사진은 니콘 D40x 및 D300으로 촬영했으며, 몇몇 사진은 어퍼쳐 2와 3를 통한 후보정을 거쳤다.

주의 - 사진이 50장이 넘기 49장이기(;;;) 때문에 스크롤압박 상당하다.


치어리더.
촬영일: 2008년 9월 13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축구경기 취재중 관중을 둘러보다가 무턱대고 카메라 들이대서 찍은 사진이다.
경기 취재상의 관계로 이때 쓰던 것도 망원 렌즈였던 지라 이들을 사진 안에 모두 넣는 것도 버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10미터는 뒤로 떨어져야 했을 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사진 여기저기서 참 많이 우려먹었다. 이어북, 학교 홈페이지 등등... ;;



Intense Gaze.
촬영일: 2008년 9월 20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사실, 이 사진은 전체적인 사진의 법칙으로 봤을 때는 엉망이다.
너무나도 심한 역광이고, 구도도 약간 맞지 않는다.
하지만, 이 사진을 그대로 두고 심지어 선정까지 한 이유는 바로 피사체 때문이다.
그냥... 너무 멋졌다고나 할까.



프리스비.
촬영일: 2008년 10월 6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이 날은 Foliage Day로, 말 그대로 단풍을 감상하러 학교를 쉬는 날이었다.
전교생이 단풍감상을 위해 모두 산행을 한다.
이 사진은 그 전에 찍은 사진으로, 내 절친한 친구가 프리스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사진 자체도 상당히 역동적이고, 괜찮아서 올렸다.



한국인 메들리.
촬영일: 2008년 10월 6일
촬영장소: Mtn. Burleigh

다 내 친구들인데, 다양한 표정들이 마음에 들어서 고른 사진이다.
특히 뒤에서 웃으면서 보는 진수는... 완전 살인마다 ;;



Hiking.
촬영일: 2008년 10월 6일
촬영장소; Mtn. Burleigh

어떻게 이 샷이 이렇게 잘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언덕에서 내려오면서 찍은 샷인데, 나중에 보니까 너무나도 잘 나온 것이다.
사진이란 것은 계획된 것뿐만 아니라, 가끔씩은 운도 따라줘야 하는 것인 것 같다.



월리를 찾아라.
촬영일: 2008년 10월 31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할로윈 때 찍은 사진이다.
학교에서 친한 동생인 써니(영어 이름이 그렇다)가 기숙사 테마로 어린이 숨은그림찾기 책의 대인 월리로 분했다.
카메라를 대니까 나름 월리의 포즈를 취하길래 찍어줬다. 나중엔 좀 후회하는 것 같더만 ;;



The Kiss.
촬영일: 2008년 11월 4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물론 진짜 키스를 찍은 건 아니고, 연극의 키스신을 찍은 것이다.
(실제로 키스했으려나...? ;;;)
나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사진기자였기 때문에 실제 공연 전날에 있는 드레스 리허설을 홀연히 찾아가 원하는 각도에서 관객의 방해를 받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샷도 그런 경위에서 나온 것이다.
여자애의 엄마는 학교의 대학 진학 카운슬러(나를 워슈에 올 수 있게 도와주신 장본인...)이신데, 이 사진 보고 '헐퀴'하셨다는 후문이다.
고감도 노이즈에 약한 D40x로 찍은 것이라 노이즈가 자글자글하다. 아직 D300이 생기기 전이라... (그래봤자 2~3주 뒤에 생기게 된다.)



줄다리기.
촬영일: 2008년 11월 6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학년대항 줄다리기를 할 때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너무 마음에 드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첫째로 구도가 너무나도 딱 맞고, 둘째로는 표정들이 너무 살아있다는 것이다.
음... 할 말이 없다 이제 ;;



Jump Start.
촬영일: 2008년 12월 5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하키 경기 도중 찍은 사진이다.
보통 하키는 중간에 공격과 방어라인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바꾸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저렇게 바리케이드를 그냥 뛰어넘어서 나가기도 한다.
그 순간을 캡쳐한 것이다.
D300으로 찍은 사진을 무보정으로 올린 것인데, 확실히 D40x보다 채도가 약간 빠져 있다. 이는 나중에 편집이 쉽도록 일부러 뺀 것이라고 한다.
물론, 나는 약간 쨍한 걸 좋아해서 좀 조정을 해줘야 하지만... ;;



International Students.
촬영일: 2008년 12월 8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학교 잡지가 우리 고등학교로 온 유학생들 주제라서 전문 사진가를 고용해 잡지 자켓 사진을 찍을 때 나도 따라가 찍었다.
그 당시에 잡지 공개 전까지 NDA (비공개 서약) 서명도 해야 했던 기억도 난다.
결국, 표지 사진보다 이 사진이 더 유명해졌는데, 결정적으로 이 사진은 나중에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게 공개됐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잡지 사진의 특별한 포즈 주문없이 더 자유로운 포즈를 취해서 더 자연스럽기도 하다.



직선.
촬영일: 2008년 12월 24일
촬영장소: 서울 청계천

단렌즈의 얉은 심도를 이용해 장난쳐본 사진이다.
세종로쪽에서 접근하는 청계천 입구램프를 찍은 것이다.
진짜 쭉~ 뻗어있길래 찍어봤다. 솔직히 이런 샷 찍는 거 좋아한다. 나중에도 많이 보게 될 듯. ㄲㄲ



산책로.
촬영일: 2009년 1월 3일
촬영장소: 서울 시립박물관 앞길

크리스마스 때(혹은 그로부터 얼마 안 지난 뒤)의 서울은 은근 예쁘다. 여기저기에 크리스마스장식이 수놓아 있기 때문이다.
IMF 직전엔 더 많았다고 울엄마는 말한다. 솔직히, 난 이 정도가 딱이다. 뭘 더 바라는가. 이것보다 더 많았다면 그건 너무 많은 게 아닐까.



분수.
촬영날짜: 2009년 1월 3일
촬영장소: 서울 청계천

청계천의 분수를 장노출로 찍었다. 삼각대도 없는 상태에서 그냥 난간에 올려놓고 찍었던 기억이 난다.
진정한 헝그리 정신으로 찍은 덕에 사진은 잘 나왔다.



눈이다!!
촬영일: 2009년 1월 3일
촬영장소: 서울 청계천

물론 진짜 눈은 아니고... LED로 재현된 눈이다.
2009년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안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소한, 내가 한국에 있던 동안에는 말이다.)
어차피 고등학교에서 그렇게 눈을 지겹게 보다보면 오히려 이게 축북이다. ㄲㄲ



힘들어...
촬영일: 2009년 1월 10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고된 하키 게임 뒤에는 모두 지치는 법이다. 그럴 땐, 쟤처럼 바리케이드에 기대면 되겠다.
물론, 지나가다가 바리케이드에 부딪히는 (퍽 가지고 몸싸움을 하기 때문에 흔하다) 건 조심해야겠지만.



아침에 PS3하기.
촬영일: 2009년 2월 6일
촬영장소: Wilmot Flats, NH

2009년 2월에 있는 잠깐의 방학을 친구네 집에서 보냈다.
그는 PS3를 가지고 있는데, 이게 바로 5일 내내 한 일이다: 줄기차게 게임하다가, 식사하고, 영화 보고.
뭐 대학 준비도 끝났겠다, 완전 놀자판의 극치였다.



마지막 인사.
촬영일: 2009년 2월 18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사진의 제목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사람은 나와 4년동안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생긴 사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무슨 사정인 지는 말하지 않는 게 도리라 생각한다.)
이 사진은 그 형이 떠나기 전 학교에서 같이 마지막 저녁을 먹으며 찍었던 사진이다.
이 이후, 나는 이 형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지만, 그 뒤로 좋은 대학에 붙어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다.
지금이야 잘 연락이 되지 않지만, 난 계속 이 형을 고등학교 생활을 버티는 데 큰 힘을 보태준 고마운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드럼 치면서 웃기.
촬영일: 2009년 2월 21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농구 토너먼트 당시에 친구가 축하공연하는 모습을 찍었다.
제목이 '드럼 치면서 웃기'인 이유는 이 녀석이 당췌 드럼 칠 때마다 사진을 찍으면 멍 때리는 표정을 짓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진찍을 때 처음으로 웃었다. 그 뒤로 웃는 사진을 다시 찍지 못했다.



폭설 = 일상.
촬영일: 2009년 2월 23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올해 1월에 있었던 기록적 1.4 폭설.
내가 놀란 것 하나는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는 것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한 폭설은 위 사진과 같이 1년에 4~5번은 꼭 일어나는 '일상'이었다.
새벽부터 제설차가 열심히 지나가는 덕에 큰길은 다 걸어다니는 데 무리가 없지만,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푹푹 밟힌다. 그냥 발목과 종아리가 사라진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눈처럼 서울처럼 녹지가 않기 때문에 (위도상의 이유로 날씨가 계속 영하인 탓이다) 눈이 4월이 다 되도록 녹지를 않는다.
내가 눈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고등학교 때 겪은 것들이 가장 크다.



패트리어트.
촬영일: 2009년 3월 4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사실 이거 제목을 어찌 지을까 한 시간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댄스 콘서트 당시에 찍은 사진인데, 사진 분위기는 좋은데 딱히 뭐라 지어야할 지 모르겠는 것이다.
결국, 패트리어트 (영어로 '애국자'라는 뜻)라고 붙였다. 댄스 자체가 미국 국기 들고 춤추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삼겹살.
촬영일: 2009년 3월 15일
촬영장소: Buena Park, CA

미국 유학 생활을 하다 보면 가장 그리운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삼겹살이다.
할아버지 댁이 있는 LA를 가게 되면 인터넷은 없지만, (안 그래도 다음주에 1년만에 가게 되는데, 이번에는 다행히도 아이폰이 있다. 트윗질이나 해야지 ㅎㅎ)
미국식 유학 생활을 벗어나 한국식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플러스다.
할아버지 댁에서 차로 교차로 하나 건너가면 거대한 한국 교민 체인이 있고, 여기에서는 온갖 한국 음식을 다 판다.
여기서 재료 구해서 웬만한 한국 음식은 다 해먹을 수 있으니, 이런 것도 은근 행복했다.
이런 건 외국에서 오래 살아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MacBook Pro.
촬영일: 2009년 3월 16일
촬영장소: Apple Store Brea Mall, CA

당시 새로 나왔던 17인치 맥북 프로 취재 사진 중 한 장이다.
흔하지 않은 Anti-Glare 모델의 프레임 부분을 클로즈업해서 찍었다.
분위기가 있어 보여서 뽑아봤다.



음식염장질.
촬영일: 2009년 3월 18일
촬영장소: Laguna Beach, CA

이 날은 아침 일찍 사진이 찍고 싶어 모두를 끌고 라구나 비치에 다녀왔다. 이 사진은 그 날 먹은 아침 사진이다.
와플에 소시지 등. 이 사진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오믈렛도 상당히 맛있었다.
제목이 음식염장질인 이유는, 사촌누나가 페이스북에서 이 사진을 보고 왜 자기랑은 안 갔냐며 난리를 쳤기 때문이다.
사촌누나는 방학일정상의 차이로 (겹치는 날은 내가 오는 날 단 하루였다) 내가 오기 전에 먼저 왔다갔는데, 못 갔었나 보다.
뭐... 다다음주(방학이 다음주 토요일에 시작하므로)에는 어떻게든 가려 하겠지 ㄲㄲ



봄이 왔어요~!
촬영일: 2009년 3월 18일
촬영장소: Laguna Beach, CA

LA는 뚜렷한 계절 구분이 없다.
1년내내 눈도 안오고, 가끔씩 비가 온다.
LA에서 봄이 왔다고 외치는 건 좀 웃긴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뉴햄프셔에서 계속 눈과 추위만 경험하다 여기에 오니 정말로 봄인 것이다.
뭐... 뉴햄프셔의 봄은 4월 중순이 되어서야 찾아왔지만...



나방의 꿈.
촬영일: 2009년 3월 18일
촬영장소: Laguna Beach, CA

이 사진을 보고 나서, 우리는 한 바탕 설전이 붙었다.
이게 나비냐 나방이냐에 대해서 말이다.
엄마는 생긴 게 나비라 했지만, 나는 나비는 보통 날개를 접고 있기 때문에 나방이라 맞받아쳤다.
결국... 이 의미없는 말싸움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마음읽기.
촬영일: 2009년 5월 10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봄 뮤지컬 '뱃 보이 Bat Boy' (아시는 분들은 아실 지도...) 도중에 찍은 사진이다. 
내 친구인 란스(영어이름 테런스의 애칭)가 일종의 사이비 목사로 나오는 장면인데, 주인공의 마음을 읽어내려 하고 있다.
연기 자체를 보면 너무나도 코믹하다.



End is the Beginning.
촬영일: 2009년 5월 22일
촬영장소: New Hampton School

졸업식 사진 중 하나를 골랐다.
나같은 경우는 중3때 유학을 오게 됐기 때문에 중학교 졸업장이 없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직전까진 최종학력이 '초졸'인 기이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나는 4년간의 긴 여정이 끝났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났다.
그 전 2주간 무슨 졸업식 준비한다고 기말고사 중간중간에 온갖 리허설을 했지만서도,
역시 졸업식이 끝나고, 정들었던 친구들과 마지막 작별의 사진들을 찍을 때가 되어야 실감이 난다.
아직도 그때의 친구들 때문이라도 고등학교가 그립긴 하다.



비상.
촬영일: 2009년 6월 6일
촬영장소: 인천국제공항 전망대 터

사실 공항은 유학생들에게는 약간 지겨울 수도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여행을 해보고 싶단 꿈을 키우게 하지만,
유학생들에게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의 최대 관문이던지, 아쉬움을 뒤로하고 학교로 돌아가는 여행의 출발점이다.
이 날 우리 가족은 고생하고 고생해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가 한 눈에 보이는 장소에 가서 비행기들을 찍었다.
비행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마주칠 장소와 사람들, 상황에 대한 기대를,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를,
유학생에게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준다.
비행기를 이렇게 생각해본 사람... 많겠지. ;;



조개들의 뜨거운 파티.
촬영일: 2009년 6월 6일
촬영장소: 을왕리의 어느 조개구이집

아침의 비행기 촬영이 끝나고, 오랜만에 조개구이를 먹으러 갔다.
뭔 놈의 양이 이리도 많은지, 먹어도 먹어도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 날은 6월 초인데도 불구하고 무지 더웠다.
그러다보니 해수욕장인 을왕리에는 사람들이 몰리게 됐다... 나가는 데 거의 20분 걸렸다는 후문 ;;



졸리면 자야 한다.
촬영일: 2009년 7월 18일
촬영장소: 음... 강원도 설악산 근처의 어느 횟집

처음으로 연재작이다. 이 날 설악 워터피아에서 무리 아닌 무리를 하신 내 사촌동생 은채.
결국 저녁먹을 때 졸더니 (위 사진), 기어이 음식 사진을 찍고 있는 내 허벅지에 기대 잠이 들어버렸다.
더 웃긴 건, 동생인 은아는 돌아올 때까지 쌩쌩했다는 거.
졸릴 때 저 뚱한 표정, 정말 귀엽다.



신선들의 거주지, 설악산.
촬영일: 2009년 7월 19일
촬영장소; 설악산 대청봉

이 날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간 순간, 나는 진짜 이 날 카메라를 챙겨간 걸 너무 다행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절경이 날 기다릴 줄이야.
사실 전날 비가 구슬구슬 내리는 날씨라 오늘 설악산 올라가봤자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본전은 뽑겠지 싶어서 올라갔는데, 이러한 절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구름이 산 중턱에 깔려있어서 구름 위로 올라오니 진짜 신선들이 사는 곳으로 온 기분이었다.
더 운이 좋았던 것들은. 사진 촬영을 완료하고 시원한 곳에서 가족들이랑 수다를 떨다 보니 구름이 걷히더라.
30분이라도 늦게 왔으면 이 사진을 담지 못할 뻔했다.



도망쳐!!!
촬영일: 2009년 7월 19일
촬영장소: 동해안의 어느 해수욕장... 어딘지는 모르겠다 ;;

서울로 돌아와야할 때, 여름에 해수욕장 가보고싶다는 애들의 요구에 결국 약간 돌아서 가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차 안에서 자고, 나와 아빠, 외숙모, 그리고 사촌동생 은채와 은아만 나왔다.
30분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얘네들 재밌게 놀더라.
열심히 쫓아가면서 사진 찍어주느라 바빴다.
이 사진만 봐도 시원하다. (물론 지금은 전~혀 시원해야할 때가 아니지만 ㄲㄲ)



이건 달이 아니라 해다. 아니 둘 다인가?
촬영일: 2009년 7월 22일
촬영장소: 서울 노원구의 우리집

이 날은 부분일식이 있는 날이었다.
물론 중국에서 개기일식을 감상했으면 좋았겠지만, 그거 하나때문에 중국까지 갈 순 없는 노릇아닌가.
미리 말하지만, 이건 정말로 위험한 짓거리다.
원래는 렌즈에다가 문방구에서 급히 구한 셀로판지를 붙여서 촬영을 했지만, 구름에 가려서 햇빛이 약해진 틈을 이용해 맨눈으로 촬영했다.
그래도 위험한 짓이다. 절대 하지 마라.



어느 맑은 날의 서울.
촬영일: 2009년 7월 29일
촬영장소: 불암산 중턱.

불암산은 우리집 뒷산이다. 뒷산치고는 상당한 높이를 자랑한다. 맑은 날에 올라가면 이렇게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잘하면 서울타워는 물론이고, 무역센터까지 보인다. 올라가느라 덥지만, 보람은 있다. 특히 이런 절경이 나를 맞이할 경우에는 말이다.



Flowers.
촬영일: 2009년 8월 2일
촬영장소: 광화문광장

광화문광장을 처음 갔을 때 찍은 사진들이다.
그 날 날도 꾸물꾸물한 데다가, D300은 분수한테 한 방 제대로 얻어터져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도, 방진 방습의 바디설계로 인해 렌즈 필터만 좀 말리니 바로 사용 가능했다.)
하지만, 이런 예쁜 사진을 찍게 도와준 D300이 얼마나 대견스럽던지...



은은함.
촬영일: 2009년 8월 8일
촬영장소: 한국 구세군 건물

이 사진은 조명이 정말 운이 좋았던 경우라 하겠다.
밤에 찍은 샷인데, 아래의 조명의 은은함이 돋보이고, 이를 D300이 잘 캡쳐해냈다.
물론, 나중에 어퍼쳐로 밝은 것을 좀 더 강조시켜줘야 했지만 말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
촬영일: 2009년 8월 8일
촬영장소: 미국 대사관 앞길

시립 미술관을 향해 걸어다가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속담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찍었다.
광원 바로 밑이 막혀 있기 때문에 이런 그림자가 생긴다. (누가 모르겠니 그걸...)



소원들.
촬영일: 2009년 8월 10일
촬영장소: 서울타워

사람들은 참 다양한 방법으로 소원을 빈다.
서울타워에 올라가보니 수많은 자물쇠들이 걸려 있는데, 이는 바로 서로의 사랑이 꽉 잠겨서 떨어지기 않기를 바라는 것이란다.
저 사진을 찍을 때는 싱글이었지만, 지금 여자친구가 생기니, 공감이 가기도 한다.
이번 여름에 나도 여자친구랑 올라가서 저거 하고 올까.. 싶기도 하지만, 뭐 미신이겠지... ;;



The Arch.
촬영일: 2009년 8월 16일
촬영장소: The Gateway Arch, Saint Louis, MO

세인트 루이스에 가장 유명한 명소 중 하나가 바로 이 게이트웨이 아치이다.
1803년에 메리웨더 루이스와 윌리엄 클라크의 역사적 태평양을 향한 탐험이 세인트 루이스에서 시작한 것을 기념해 "서쪽으로 가는 게이트웨이"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내가 본 것 전망대중에서 가장 독특한 모양의 전망대였고, 엘리베이터도 가장 독특했다:
엘리베이터가 아치를 따라 있기 때문에 보통 엘리베이터가 아닌 일종의 작은 전철형이었다.
8대가 붙어 있고, 한 대에 5명이 들어갔다. 진짜 좁아터지더라.
내부도 전망대답진 않았다. 좁고 창문도 작고...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의 광경을 보니까 깨끗한 도시가 너무 좋긴 하더라...



He Missed!
촬영일: 2009년 10월 11일
촬영장소: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기숙사 애들끼리 하는 프리스비 경기 도중에 찍은 사진이다.
옆에 있는 애의 표정도 그렇지만, 지금 프리스비를 던지는 애는 사실... 던지려다가 손에서 못 놔서 못 던진 상황이다.
그냥 상황 자체가 너무 웃기다....



새벽의 공항.
촬영일: 2009년 10월 16일
촬영장소: St. Louis Lambert International Airport

오랜만에 예전 고등학교를 가보기 위해 일찍 나왔다.
7시 비행기라 새벽 4시에 도착했다.
열린 곳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곳도 5시 반이 다 되어서야 열더라.
하지만 난 가끔 이렇게 인적없는 공항이 좋다.
정신없을 필요없이 차분하게 비행기를 기다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Walking Down.
촬영일: 2009년 10월 16일
촬영장소: Boston, MA

5개월만에 가본 보스턴.
여전히 정말 예쁜 도시다. 이렇게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잘 조화된 곳도 없다.
친구를 따라가면서 친구의 뒤에서 찍었다. 내 친구는 이 사진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있다. 분위기가 좋았나보다.



여물 주기.
촬영일: 2009년 12월 27일
촬영장소: 삼양 대관령목장

이번 스키 여행 때 대관령목장을 가자는 것은 바로 내 아이디어였다.
애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고, 나도 애들 사진 좀 찍고 싶어서였다.
역시 이렇게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사실 애들이 여물을 줄 때 양들만 바라보느라 사진 찍기가 힘들었는데,
이렇게 좋은 사진을 건져서 다행이다.
개인적으로, 난 "포즈 취해봐~" 이러면서 찍는 사진보다는 이렇게 자연스러운 사진을 좋아한다.
표정도 훨씬 자연스럽고, 현장감도 있어서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Snow Flood.
촬영일: 2010년 1월 4일
촬영장소: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그 유명한 1.4 폭설 때 찍은 사진 중 가장 임팩트 있는 한 장이다.
쌈장통이 눈에 묻혔다. 무슨 천연 냉장고도 아니고...
이 날 25cm가 내렸다는데... 아마 많은 분들은 평생 볼 눈 다 보셨겠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이게 뉴햄튼에선 일상이었다는... ;;



수줍은 소녀.
촬영일: 2010년 1월 9일
촬영장소: 대전의 어느 액세서리샵

이번 대전여행 때 찍은 소정이 (@MeredithLim) 사진이다.
제도 형님 (@jEdo_k)이 핀 하나 사주시겠다니까 이것저것 골라보면서 찍은 사진이다.
이미지가 딱 수줍은 소녀라서 얼굴을 약간 빨갛게 브러시로 칠해주었다. (뒤에 있는 사람과 얼굴색 차이를 봐라 ㄲㄲ)
첫 보정본은 얼굴이 너무 빨갛게 나와서 재보정을 거쳤고, 머리 또한 약간 빨갛게 염색한 걸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다시 칠했다.
역시 내 트위터 동생, 뭘 하든 귀엽다.



새로운 가족.
촬영일: 2010년 1월 9일
촬영장소; 대전역

모두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
트위터로만 보다가 실사로 처음 본 사람들.
수아 누나는 생각보다 볼살 탱탱하고 (미안...), 소정이는 생각보다 키가 훨 컸다.
처음엔 모두 어색해서 (수아 누나 제외하고) 죽는줄 알았지만, 곧 우리는 너무나도 친해졌다.
그 뒤로 난 트위터에 더 애착을 갖게된 듯하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해서 쿠도군의 사진 인생 1년 반을 정리하는 사진전이 끝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10,000 트윗이 있기까지 1년동안 했음에도 500팔로워를 넘지 않는 트위터계의 언더그라운드 쿠도군을 아껴주신 분들에게 몇 마디 남기고자 한다.


뭐... 이정도면 감사 인사 완료겠다. 10,000트윗 자축하겠다고 시작했는데... 이거 친필편지보다 더 힘들다. 앞으로 다시 이런 거 안한다. 들이는 노동 시간이... ㄲㄲ

'Misc. Photos' 카테고리의 다른 글

[Photos] 봄이 오나부다.  (4) 2010.03.29
사진 한 장  (0) 2010.02.09
여름 전반부 사진들  (0) 2009.07.14
NHS 마지막 방학의 사진들.  (0) 2009.03.29
LA에서 찍은 사진들.  (1) 2009.03.23
Posted by KudoKun
Nikon DSLR Story2007. 12. 3. 11:05
필자의 카메라이기도 한 D40 시리즈를 소개한다.본인의 경험이니도 하니 거의 리뷰가 나올 듯 싶다.

Nikon D40/D40x

형식: 디지털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 (Digital Single LensReflex Camera: DSLR)
센서: 니콘 DX 포맷 23.7x15.6mm CCD (1:1.5 크롭바디)
최대 이미지 사이즈: 3,008x2000(D40: 610만화소), 3,872x2,592(D40x: 1,020만화소)
렌즈 형식: 교환가능한 렌즈, 니콘 F 마운트(AF-S, AF-I 렌즈만 모든 기능 조작 가능)
셔터 스피드 범위: 1/4000~30초, 벌브 모드
노출 모드: 수동, 조리개 우선, 셔터 스피드 우선, 자동 프로그램, 프리셋 세팅들(자동, 인물, 풍경, 아이들, 스포츠, 접사, 야간 인물)
측광 모드: 3D 매트릭스 측광, 중앙 측광, 스팟 측광
AF 측거점: 3개
초점 모드: AF-S, AF-C, AF-A, MF
연사 성능: 초당 2.5연사(D40), 초당 3연사(D40x), 모두 JPEG 최대 100장
뷰파인더: 펜타미러, 0.8x 배율/95% 시야율
감도 범위: ISO 200~1600, HI 1 (D40), ISO 100~1600, HI 1 (D40x)
플래시: i-TTL 내장 플래시, 혹은 외장 스피드라이트를 핫슈에 장착사용 가능
후면 화면: 2.5인치 23만화소 TFT-LCD (170도 시야각)
저장매체: SD/SDHC (4GB까지)
배터리: 1,000mAh 리튬 이온 배터리 EN-EL9
무게: 약 475g (D40x는 485g)
2007년 상반기, 니콘의 DSLR 점유율이 3~4년 만에 캐논을 앞지르는 대이변(?)이 벌어졌다. 이 사건의 범인(?)은 바로 D40/D40x였다. 2006년 11월에 공개된 D40은 바디가 당시 40만 원대(그래서 이름이 D40인가?)라는 가격으로 많은 DSLR 유저들을 충격으로 빠트렸다. 드디어 DSLR의 가격이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 정도로 떨어지는 상황이 오고야 만 것이다. 하지만, 1,000만화소대가 아닌 이미지 센서로 고생을 많이 하던 니콘은 다음 해 3월, 1,020만 화소의 센서를 탑재한 D40x를 발표하면서 4개월만에 후속(면밀히 말하면 아니지만)을 발표한 만큼, 니콘이 이 시리즈에 거는 기대는 크다. D40 시리즈는 역시 그 기대를 충족시키며 보급기 시장에서 캐논을 밀어버리게 된 것이다.
DSLR의 보급화를 더더욱 앞당긴 D40 시리즈이지만, 성능을 얕봐선 안된다. 1600(소프트웨어적으로는 3200)까지 지원되는 감도와 트렌드에 따른 2.5인치 23만화소 LCD, 연사로 찍으면 약 1,500~2,000장까지 찍을 수 있는 변강쇠 배터리 등, 여전히 D40 시리즈는 니콘의 DSLR 기술이 그대로 녹아 있다.
D40 시리즈를 잘 보면 희한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윗면에세팅정보를 표시하는 2차 LCD가 없는 것. 니콘은 세팅정보창을 모두 2.5인치짜리 LCD에 통일시켰다. 여기에 직관적인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입혀 초보자들에게 어필한다.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였다고는 하지만 오히려LCD에 세팅정보를 통합하는편이 촬영할 때 눈을 뷰파인더에서 멀리 떼놓을 필요가 없어 편하다. 어느 곳에서는 강한 햇빛 아래서는 화면 보기가 힘들다고는 하나, 웬만한 햇빛 아래서의 LCD 가시성은 수준급이다.
워낙이 초보를 위한 DSLR을 지향하다 보니, 기존 DSLR 유저들에게 이해가 안 가게 만드는 몇 가지 부분이 있긴 하다. 그 중 하나가 '쉬운 DSLR'을 모토로 개발된 이 카메라가 정작 세팅을 하는 것은 오히려 전문급 기종보다 더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전문급 기종은 바디에 있는 버튼들로 모두 조작가능하게 설계하지만, D40 시리즈는 모든걸 통합하다 보니 세팅을 모두 LCD에 통합시켜 세팅정보 화면을 띄운 후, 세팅 버튼을 눌러서 각각에 맞는 세팅을 바꿔야 한다. 전문가급 기종보다 시간은 배로 걸린다.
또다른 이해가 안가는 점은 바로 바디 자체의 AF 모터를 삭제해버렸다는 점이다. 경량화를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이 하나의 삭제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온다. 자동으로 초점이 잡히는 렌즈의 범위가 크게 줄게 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렌즈 내에 조용한 초점잡기를 위해 초음파 AF 모터를 단 AF-S, 혹은 AF-I 렌즈만 D40 시리즈에서 자동으로 초점을 잡을 수 있다. 그 외의 AF 렌즈에서는 수동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물론, 렌즈를 많이 사지 않는 초보자들을 고려해서 경량화를 위해 없앤 결정이긴 하지만, 약간은 아쉬운 감이 없지않아 있다. 그나마 요즘 AF-S 렌즈가 많이 나와주는 것이 다행이다.
또한, AF 측거점을 가로로 3개밖에 안 준 것도 문제다. 아니, 위에는 초점을 어떻게 맞추라는 건지... 원.
어쩌다 보니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쓴 듯하다. 하지만, 위에 말한 세 가지의 단점을 제외하면 모두 좋다. 오토 화이트밸런스도 끝내주게 잘 잡히고, 바디도 가볍고 작아서 들고 다니기에도 좋다. (사실 내 주변인들은 DSLR 고급기종은 바디만 1kg이라는 사실에 무척이나 놀란다. 참고로필자의 D40x는 바디에 할배번들 물리고 SB-600 올리면 무게가 1kg을 약간 넘는다 <-485g(바디) + 385g(렌즈) + 300g(SB-600) = 1170g) 그리고 초보자들이 필요할 만한 기능만 담은 덕분에 싸다. (이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 지...)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이 카메라를 서브 바디로 들고 다닌다. 작지만 성능이 좋기 때문이다. 일명 사이즈대 성능비가 좋다고나 할까...?
아무튼, DSLR을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카메라이고, 이미 고급 기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서브 바디가 될 녀석이다.
Posted by KudoKun
Nikon DSLR Story2007. 11. 4. 09:23

(참고이자 경고: 필자는 아직 사진술에 대해선 엄청난 초보다. 글이 약간 무식해보여도 속으로만 그리 생각해주시길... ;;)



Nikon D40x + Nikkor AF-S DX 18-135mm F3.5-5.6G ED


니콘사의 DSLR D40x를 소유한 지 일주일이 되었다. 참 길었던 일주일인 듯하다. 지난 일주일만큼이나 학교를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던 적도 없다. 현재 D40x로 찍은 사진은 대략 3000컷이 넘을 듯하다. (중간에 사진 번호가 두세번 리셋되는 바람에 정확한 숫자는 모른다.)

지금으로서 나에게 D40x가 주는 의미는 크다. 나의 첫 DSLR이고, 학교의 첫 공식 학생 사진기자(기자라고 붙여도 될 지 원... ;;)라는 타이틀을 제대로 보여주는 카메라이다. 게다가, 어떻게 보면 학교에 있는 카메라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녀석이기도 하다. (화소수나 초당 연사속도 등에서.)

그런데 D40x는 DSLR의 세계에서 보면 보급형이다. 그것도 초보급형으로 DSLR 바디 중꽤나저렴하고 여러가지 고급 기능이 많이 빠진 바디이기도 하다. (그나마 D40이 있어서 니콘에서 가장 싼 바디라는 타이틀은 없다... ;;) 그런데 왜 이 녀석으로 했냐고?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그런데, 참 길군... ;;)

일단, 내가 처음으로 D40, 혹은 D40x를 눈여겨 본 것이 7월달에 있었던 SAS 2007 (서울오토살롱)이었다. 그 때 캐논과 니콘이 둘 다 카메라 체험관을 열고 있었다. 1층은 간단한 체험관, 2층은 망원렌즈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때, 나는 망원렌즈가 왜 줌이 안되냐고 불평하곤 했다. 그때만 생각해도 내가 얼마나 무식했는 지 실감이 난다... ;;)물론 안으로 들어간 나는 보급형에서 전문가용까지 폭넓은 바디를 만져볼 수 있었다. 캐논에서는 고아성이 가지고 있다는 350D와 그 후속작 400D도 만져보고, 또 1D Mark II (이 때까지만해도 Mark III는 발표되지도 않았다.)의 놀라운 연사속도에 입을 쩍 벌리기도 했다. 그리고 온갖 플래시 악세사리를 붙여놓은 니콘 D200을 보고 '이건 CSI에서나 쓸 만 한... ;;' 이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D40(솔직히 D40이었는지 D40x이었는 지도 기억이 잘 안 난다)을 만져보는 순간, 내 손에 전율이 흘렀다. 그립이 내 손에 딱 맞는 것이다. 카메라, 그것도 DSLR을 고르는 데 이렇게 황당한 이유도 있나 싶겠지만, 그립도 은근히 중요하다. 자기 손에 착 감기는 그립이 있어야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를 꽉 잡을 수 있고, 심지어 떨어뜨리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나와 D40 시리즈의 만남은 끝났다.

그리고, 9월말. 학교의 공식 사진기자가 되고 나서 얼마 안됐을 때였다. 나의 상관이라고도 볼 수 있는 사진술 선생과 미팅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그 사람이 한 마디 했다.

"넌 확실히 더 좋은 카메라가 필요할 것 같아."

그 때까지만 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는 일명 똑딱이라 불리우는 500만화소짜리 소니 DSC-P100 디지캠이었다. 그 카메라의 성능은 한마디로 '안습'이었다. ISO도 400까지밖에안 올라가고, 설령 그런다 하더라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 카메라를 바꿀 만한 기회다 싶어 바로 엄마에게 전화.

"선생님이 카메라를 바꿔야 할 것 같대."

"뭐? 네가 말하는 그 DSLR인가 그거?"

"응."

사실 부모님도 DSLR이 무엇인 지는 잘 알고 있었다. 내가 하도 DSLR에 대해서 말을 많이 해서였다. 다음날, 아빠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엄마에게 대충 얘기는 들었다. 아빠 친구랑 얘기해서 너에게 맞는 모델을 찾아볼 수 있을 거야."

일단 성공이란 소리였다.

"네가 마음에 둔 모델은 있니?"

"니콘 D40." 나는 거침없이 얘기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x는 별로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다. 1020만 화소라는 것이 나에겐 거의 불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큰 사진을 넣을 만한 공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걸 지금은 학교 서버로 해결하고 있지만.)

"그래.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자."

Parents' Weekend (참관수업과 인터뷰가 있는 주말)에 갖다준다는 약속을 받고 나는 나름대로 연구에 들어갔다. 아직 어떤 렌즈로 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저렴한 써드파티 렌즈 (시그마 등...)을 몰랐기 때문에 Nikkor 렌즈를 생각하고 있었다.

'번들킷으로 가... 아님 새로운 렌즈를 사...?'

그 때, 이미 난 친구의 예를 통해 18-55mm짜리 번들 렌즈가 얼마나 고통(?)인 지 잘 알고 있었다. 학교 공식 사진기자라는 직업특성상(?) 학교에서 있는 경기 사진을 많이 찍어야 되는데, 필드가 넓은 곳, 특히 축구나 필드 하키같은 경우는 기본 줌렌즈로는 완전 초안습(!) 사진이 나왔다. 경합이 벌어지는 곳은 저 멀리여서 거의 아무 것도 안보였던 것이다. 이 때는 대부분 RAW로 촬영해서 편집해야 했다.

친구의 펜탁스 K100D로 찍은 것. RAW로 찍어서 나중에 크롭시켰다. 편집과정에서 약간의 시체색감 비슷한 것이 나왔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니 렌즈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했다. AF-S 18-200mm VR(Vibration Reduction: 손떨림보정) 렌즈가 나에게는 딱 맞아보였지만(사실 그 때는 VR이 뭔지조차 몰랐다), 가격이 심각하게 비쌌다. 렌즈 값이 바디 값을 넘는 꼴이었다. (D40x 바디는 50만원 정도, 이 렌즈는 약 70만원 대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결국 18-200mm를 포기한 나에게 좋은 렌즈가 들어왔다. 바로 지금 쓰는 AF-S 18-135mm 렌즈였다. D80의 번들킷에 들어가는 렌즈다(SLR 매니아들 사이에선 '할배번들'이라 불린다).다행히도, 이 때 나의 선택은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음이 증명되었다. 특히 이 렌즈는 경기 뿐만 아니라 지난 주에 있었던 음악 콘서트에서 요긴하게 쓰였다. 관중석에 삼각대를 펼치고 앉아서 그냥 줌을 땡겨서흔들릴 걱정을 하지 않고 찍은 것이다. (물론, 관중석에 삼각대를 펴는 것은 안습행동 중의 하나였다. 삼각대가 위치한 곳의 바로 앞 의자는 사람이 앉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움직이면 삼각대까지 움직이는 데다가, 최종적으로 사람에 가려찍지를 못했기때문이었다.)

나의 Nikkor AF-S 18-135mm의 위력을 여실히 증명해주는 사진이다.

이것도 내가 관중석에 앉아서 찍은 사진이다.

RAW가 아닌 JPEG로 리사이즈만 해준 것이고, 나머지는 죄다 원본. 심지어 포토샵도 쓰지 않았다. (=크롭도 안했다는 소리)

하여튼, 이렇게 해서 렌즈 결정까지 끝냈다. 이 결정을 모두 말해주고 난 후, D40으로 사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x로 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엄마와의 전화통화에서...

"카메라랑 관련 장비 사는 데 결국 딱 100만원 썼다."

"100만원? 렌즈랑 카메라, 액세서리 다 합쳐도 그 정도로는 나오지도 않는데? (D40은 최저가가 31만원이다.)"

'설마...?'

끊고 아빠에게 전화.

"아빠, 혹시 D40x 샀어?"

"어, 그래. 아빠 친구들이 이왕이면 좋은 거로 사주라고 해서... 엄마가 말해줬니?"

"아니, 100만원 썼다길래 혹시나 해서..."

"서프라이즈로 해주려 했더니 참..."

'...'

그렇게 해서 그로부터 이틀 뒤에 D40x가 한국 집에 도착했고, 바로 다음 날, 렌즈가 도착했다는 전화가 날라왔다. 그리고 10월 20일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참으로 길게 썼군. 휴~.

이렇게 해서 산 D40x은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최강의 DSLR이다. (최소한 내가 알기론...)

일단 학교는 Yearbook(연말에 펴내는 학교의 그 해 연감. 나도 이걸 만드는 스태프 중 하나다)용 카메라로 캐논의 낡디낡은 EOS 10D를 가지고 있다. (조사해보니 2003년에 나온 모델이다... ;;) 그리고 나의 상관이라 할 수 있는 사진술 선생은 캐논의 EOS 350D (미국은 이름이 다른데, 기억이 안 난다.)를 가지고 있는데, 렌즈는 28-135mm로 스테빌라이저가 들어간 모델로, EOS 40D의 번들킷 렌즈인 듯하다. (Nikkor 렌즈로 치면 VR이라 할 수 있을 듯.) 내 친구이자 내 사진기자 어시스턴트인 폴 에반스(Paul Evans)는 펜탁스 K100D에 18-55mm 번들렌즈를 쓴다. (이러니 번들렌즈의 고통을 안다...) Yearbook 스태프 중 한 사람도 D40x를 가지고 있지만 번들렌즈이므로 렌즈에서는 일단 내가 우위다. 게다가, 일단 DSLR 처음으로 시작한 것인데 D200/D300같은 고급 기종은 나한테는 너무 과하다는 것도 D40x로 가는 것에 도움 아닌 도움이 됐다. 게다가, D40x는 D200과 같은 이미지 센서를 쓴다.

하여튼, 이 녀석을 처음으로 학교 일에 써본 것은 지난 주 수요일. (24일) 찍은 곳은 조명조건 최악인 체육관과 너무 흐려서 찍은 사진마저 흔들리는 바깥. 열심히 찍는다고 찍었지만, 이 두 요인이 합쳐져 안습인 사진이 나왔다. 그래도 몇 장의 좋은 사진은 건질 수 있었다. (결국 이 때의 사진은 그 때 찍고 나서 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재활용...;;)

외장 플래시 혹은 새로운 세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 사진... ;;

(결국은 나름대로의 노플래시 세팅을 찾았지만... ;;)

그나마 그 날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나온 샷.

역시 135mm로 땡겨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위의 두 샷 모두 리사이즈만 해준 것이다. (그러고보니 D40x로 찍은 사진은 포토샵으로 수정한 게 거의 없다...)

이틀 뒤, 음악 콘서트에도 D40x를 챙겨갔다. 콘서트가 열리는 오디토리움은 조명이 꽤나 어두웠기 때문의 만반의 준비를 했다. 콘서트 전날의 Tech Rehearsal(조명과 사운드 테스트 등을 하는 기술 리허설)에 들러 세팅상태를 일단 모두 점검한 후, 콘서트 당일에삼각대와 ISO 1600 세팅, 그리고 1/15~1/30의 약간은 느리다고 할 수 있는 셔터스피드의 세팅으로 갔다. 그럼으로서 꽤나 성공적인 샷들이 나왔다. (물론 이 사진들은 모두 지난번에 찍은 것을 재활용한 거다.)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하면 이런 액션 샷도 가능하다.

물론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마지막 사진을 크롭한 것만 빼고는 모두 리사이즈만 거쳤다. 포토샵은 거치지 않은 사진들인데, 생각보다 굉장히 잘 나온 사진들이 많았다.

D40x와 18-135mm 렌즈의 궁합은 성공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궁합도 단점은 몇가지 있다.

1. 접사는 포기해라: 특히 어두운 곳에서의 접사는 하다가 머리만 아플 뿐이다. 왜냐하면 AF 보조광이 렌즈에 가려버려서 포커스가 안되는 데다가, 원래 렌즈가 접사용은 아니기 때문. D40x의 매뉴얼에서도 이 렌즈에서 AF 보조광을 쓰려면 1미터 이상 떨어져 있으라고 명시되어 있다.

2. 최대로 땡겼을 때, 흔들림을 조심하라: 이 렌즈에는 니콘의 VR(Vibration Reduction) 기술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 최대로 당기면 당연히 손떨림 때문에 흔들리게 된다. 삼각대를 해도, 셔터를 누르는 손 때문에 사진이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이것에 자신 없다면, 번들렌즈킷으로 구입하고 55-200mm VR 렌즈를 따로 사던가, 돈을 더 투자해서 위에서 잠깐 얘기한 18-200mm VR로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사실, 나에게도 이 렌즈에 VR이 없는 건 치명적이다. 지난 음악 콘서트에도 흔들려서 버린 사진이 꽤 있다. 흔들림은 모든 사진가에게 적이다. 다행히도, 기술이 이를 해결해주고 있지만 말이다.

D40x 바디 자체에 대한 평가를 내려보자.

장점: 작은 바디, 확실히 쓰기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펜탁스에 비해서 작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셔터 소리(그래도 조용한 곳에서 쓰면 대략 난감이다... ;;) 가벼운 무게 등등등...(당장 머리에 생각이 안나...)

단점: AF 측거점이 3개밖에 없다. (위에 포커스 맞추려면 어쩌라는 거지?), 바디 내에 AF 구동 모터가 없어서 선택할 수 있는 렌즈의 폭이 좁다. (다들 이게 크리티컬이라고는 하나, 나한테는 별로... <-타탕!)

이렇게 해서 대충 D40x의 날림 사용기(라고 부를 자격도 없는...)를 마쳐야 겠다.

여담: 나의 위시리스트

1. Nikkor AF-S 18-200mm F3.5-5.6 VR

이 녀석이 내가 처음에 눈독을 들였던 렌즈다. D300에 번들로 들어갈 렌즈로, 18-200mm 레인지에, VR(손떨림보정) 기능이 들어가 있다. 바로 이런 걸 보고 전천후 렌즈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에서 나를 죽여버린다. 미국에서 750달러라니... ㅎㄷㄷ... ;; 우리나라에도 대강 70만원대에 형성되어 있는 듯하다. (당췌 네이버 지식쇼핑에 나오질 않는다.)

2. Nikkor AF-S 55-200mm F4-5.6 VR

위의 녀석보단 훨씬 노려봄직한 렌즈다. 55-200mm 레인지에 역시 VR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지금의 할배번들 렌즈하고 듀얼로 쓸 수 있을 듯하다. (겹치는 레인지는 많아도...제길!)가격도 24만원 정도로 위에보단 훨씬 저렴하다. (그래도 여전히 껌값은 아니다.)

3. SB-400 스피드라이트

지난주 수요일에 첫 취재를 하면서... 외장 플래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노리고 있는 녀석이다. 제일 현실성이 있다. 가격은 12만원대로, 천정바운스가 가능하지만, 세로일 때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정도면 나에게 충분하다.

Shots


지금부터 볼 샷들은 내가 학교 일이 아닌 개인적인 사진연습으로 찍은 사진들이다. 하도 노을을 좋아해서 노을 사진만 잔뜩이다. 게다가, iPhoto에서 가져올 때 너무 화질을 낮게 해서 사진화질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많이 미흡해도 양해해주시길... (알아주시겠지... <-퍼버벅!)


1/50, F5.0, WB Auto, ISO 1600


1/20, F5.0, WB Auto, ISO 1600


1/160, F5.6, WB Auto, ISO 1600


1/500, F13.0, WB Auto, ISO 400


1/640, F/13.0, WB Auto, ISO 400


1/200, F5.6, WB Auto, ISO 1600


1/40, F5.6, WB Auto, ISO 1600


1/40, F5.6, WB Auto, ISO 1600

곧 올 D40X 연습샷 퍼레이드 2탄을 기대하시라... (퍼퍽!)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