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맥월드 2009 키노트가 열리고 있을 때, 필자는 미국 학교의 컴퓨터실(그곳은 전체가 다 신형 아이맥으로 구성되어 있다)의 한켠에서 친구와 함께 다양한 라이브블로그들을 계속 새로고침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것을 보느라 점심을 많이 먹진 못했지만(미국 동부 시간으로 12시에 시작해서 1시 30분쯤에 끝났다), 그래도 계속 지켜본 보람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 2008년 때보다는 훨씬 빠르고 자세하게 맥월드 키노트의 발표 소식을 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작년보다 조금은 늦게 올리게 되었다. 작년보다 추가한 정보량이 무지 방대하게 되버린 바람에...)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이번 맥월드는 컨텐츠가 많이 부족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작년의 맥북 에어처럼 그다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발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많은 분들이 예측한 루머는 거의 죄다 빗나갔고,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던 것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루머가 빗나갔다는 것은 그래도 보안이 많이 나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애플이 그 루머에 따라 의도적으로 출시시기를 조정한 것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마지막 맥월드라고 하기에는 뭔가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1. 필 쉴러, 잘 해내었는가?
이번 키노트에서 가장 쇼킹한 뉴스 중 하나는 바로 스티브 잡스가 키노트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결국 또다시 건강이상설을 일으킨 발단이 되었지만, 이미 이 문제는 잡스옹이 직접 입을 여는 것으로 해결을 본 상태이기 때문에 그 얘기는 하지 않고, 잡스옹 대신 부담백배 자리에 서게 된 필 쉴러에 대해서 얘기해보도록 하겠다.

그는 이미 여러 번 키노트 강단(?)에 서 본 경험이 있다. 잡스옹이 췌장암 수술을 받을 당시 파리에 섰던 적도 있으며, 일종의 게스트 스피커로서의 자격으로 키노트의 일부분을 담당한 적도 많다. 그만큼, 그는 키노트 스피커로서의 실력은 웬만큼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잡스옹의 카리스마의 부재는 조금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는 쉴러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기에 역시 배제하도록 하자. 전체적으로, 그는 무난하게 일을 해냈다. 약간 그가 던지는 농담이 너무 의도적이라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서도, 그간 쌓아온 실력이 있기에, 그는 자신의 본분을 다했다 할 수 있겠다.


2. 구성
맥월드 2009는 그 이름에 어울리게 맥에 대해서 주로 발표를 하였고, 가끔씩 그와 관련된 iPhone 발표도 있었다. 먼저 iLife '09, iWork '09에 대해 발표하고, 그 다음 17인치 맥북 프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iTunes Store의 DRM 해지 발표로 이어졌다. 키노트 발표의 구조는 적절했다고 느껴진다. 정말 iTunes Store DRM 해지는 거의 예상되지 않았던 발표였기 때문에 확실히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었다.


3. iLife '09
첫 번째 발표는 바로 iLife '09의 출시였다. iLife는 iPhoto, iMovie, GarageBand, iWeb, iDVD로 구성되는 'Life'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모아 만든 소프트웨어 세트다. (원래 iTunes도 포함되었으나, 아이팟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독립되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iLife '09이 바로 이번 맥월드의 스타가 아니었나 싶다. 키노트의 반을 iLife에 쓰게 되는데, 그만큼 iLife '09에는 다양한 신기능이 탑재됐다. 또한, 그 신기능들 또한 필자가 탐낼 만한 것들 또한 많다. iPhoto '09에는 페이스 태깅 기능이 가장 강해보인다. 사람 얼굴별로 정렬한다는 것이 얼마나 강한 것인가? (이건 제발 Aperture 3에서도 지원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한, Facebook과도 연동된다. (요즘 Facebook에 빠져사는 필자에겐 좀 중요한 기능이다... ㅎㅎ) iMovie '09 같은 경우도 거의 Final Cut Pro 수준의 편집을 정말 쉽게 해준다는 점에서 꽤나 주목받을만 하다. (동영상 편집은 곧잘 하지도 않으면서도...) GarageBand '09의 음악 수업 기능도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해볼 만하다. (필자는 KudoCast 녹음에만 쓰므로...)


4. iWork '09
쉴러의 두 번째 발표는 바로 iWork '09이었다. iWork는 Keynote, Pages, Numbers로 구성된 애플이 재해석한 오피스 소프트웨어 세트다. 특히 필자가 자주 쓰는 것은 Keynote로, 이번 '09 버전에서도 Keynote에 많은 기능들이 추가되었다. 다양한 트랜지션 지원, 차트 애니메이션, 테마들 등. (뭐... 테마는 늘 그라디언트밖에 안 써서... ;;) 게다가, 이번에 iPhone 및 iPod touch용으로 추가된 Keynote Remote 어플은 정말 두손들고 환영할 만하다. 필자 같은 경우는 학교의 International Day 등의 이벤트에서 넓은 극장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다보면, 애플 리모트의 거리 한계 때문에 극장 중앙에 노트북을 셋업해야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고, 무대에서 터치로 필자의 키노트를 직접 보면서 프리젠테이션할 수도 있다! 만세! 또한 Pages에는 전체화면 편집 등이 추가되었다. Numbers도 뭐가 많이 추가되기는 했는데, 거의 안 쓰는 프로그램이라 스킵... (야!!!)


5. The New 17-inch MacBook Pro.
No.3. 바로 17인치 유니바디 맥북 프로다. 작년 10월달에 있었던 노트북 이벤트에서 17인치 맥북 프로는 새로 발표되지 않았는데, 3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발표되었다. (생산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밀려났다는 소문이 있더라.) 17인치 맥북 프로는 1900x1200 (풀 HD)를 지원하는 17인치 LED 백라이트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두께 2.5cm, 무게 2.99kg으로 17인치형 노트북들 중에서 가장 얇고, 가장 가볍다고 한다. (그런데 3kg에 달하는 무게는 여전히 무거워 보이는... ;;)

하지만, 이번 새 맥북 프로에서 애플이 강조한 것은 바로 새로운 배터리. 탈착형 배터리의 탈착 매커니즘을 제거시키고, 그 공간에 배터리를 넣어 무려 8시간이라는 놀라운 재생시간을 달성시켰다. 하지만, 배터리가 내장형이기 때문에, 교체는 불가하다. (애플에 문의해서 교체할 수 있는데, 이는 $179를 내야 한다.) 하지만, 애플의 주장은 '교체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 바로 Adaptive Charging 등의 신기술 적용으로 배터리의 수명을 최대 5년까지 늘였기 때문이다. (그때쯤이면 아예 컴퓨터를 바꾸지 않겠느냐는 것이 애플의 지론인 듯하다.)

지난 맥북 이벤트와는 달리, 이번 발표 때는 배터리 관련 부분을 아예 그냥 동영상으로 설명했는데, 지난번 이벤트 때 같은 설명을 동영상으로 다시 해서 지겨웠다는 평을 반영한 듯하다. (아니면 잡스옹이 아니라서 그랬나...)

한국에서는 가격이 또다시 문제가 되었다. 2799달러에 부가세 더해 439만원이 되었다. 1달러=1425원의 환율을 적용했다는 미친 계산이 나온다. 아무래도 한국 가격은 애플 본사에서 정하는 것이겠지만, 역시 환율이 빨리 내려가야 하겠다. (신형 아이팟들이 이 재난(!)을 피해간 것이 다행일 정도다... ;;)


6. iTunes Store Update.
애플이 준비한 마지막 서프라이즈는 바로 iTunes Store의 DRM-Free 전환이다. 물론, 예전에도 iTunes Plus라고 하는, DRM이 없는 콜렉션이 있기는 했지만, 굉장히 제한된 숫자였다. 이번 발표가 충격적인 것은, 바로 모든 음원의 DRM을 풀어버린다는 것이었다. 현재 1,000만곡 중에서 800만곡이 이미 풀렸으며, 1분기까지 모두 풀리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음악 시장을 선도하는 iTunes Store에서 이런 행동을 취하면, 어쩔 수 없이 다른 곳도 따라가기 마련이다. 현재 iTunes에서 구매 가격의 30%의 가격으로 iTunes Plus로 업그레이드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으니 하고 싶으신 분들은 해보자. 음질도 192kbps에서 256kbps로 올라간다.

또한, iTunes Store의 모바일 버전인 iTunes Wi-Fi Store는 드디어 3G 다운로드를 지원해(안 하는 줄도 몰랐다...), 'Wi-Fi'의 이름을 떼게 됐다.


7. 나오지 못한 것들.
1) Mac OS X Snow Leopard: 1분기에 나온다는 루머가 흘러나온 이후, 맥월드 2009에서 그리도 나와주기를 기대했건만, 결국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언제 나오는겨!

2) iMac & Mac Mini 업데이트: 가장 강하게 예측된 것이 나오지 않았다. 이는 애플이 의도적으로 뺀 것인지, 아님 정말로 준비가 안된 건지, 알수 없는 노릇이다.

3) iPhone nano: 이쯤 되니 정말 애플이 의도적으로 안 선보인 거 같기도... ;; (케이스 출시한 업체들은 뭐가 되는겨...? ;;;)


8. 맺으며
이번 맥월드 2009는 아쉬움이 너무나도 많았다. 많은 제품들을 선보였는데도 불구하고, 빛날 만한 제품이 없었다. 2007년의 아이폰과 2008년의 맥북 에어를 이을 만한 제품이 없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하겠다. 박수칠 때 떠나지는 못하고, 정말 어수선할 때 떠나게 됐지만, 그래도 맥월드 2009 덕에 2009년을 조금 더 활기차게 시작해본다. 이제 내년부터는 이러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아쉽기만 하다.


Macworld 2009 Coming Soon
- [First Impression] iWork '09.
- [Photo Impression] 17-inch MacBook Pro.
Posted by KudoK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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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Story2008.12.17 21:51
연말. 애플 매니아들은 늘 떠드는 것이 있다. 바로 '맥월드'다. 맥월드는 매해 1월초 혹은 중순에 있는 전시회로, 늘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 연설과 함께 시작한다. 바로 이 무대에서 작년(2007년)에는 아이폰이, 올해에는 맥북 에어가 발표되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잡스의 힘찬 키노트를 보며 1년을 준비하기가 힘들게 됐다. 이번 맥월드 2009는 필 쉴러가 메인 키노트 연설자로 나선다. 더불어, 맥월드 2009는 애플이 참가하는 마지막 맥월드가 될 것이다.

애플은 어제 보도자료를 내보내 "애플은 이번 맥월드를 마지막으로 맥월드에서 철수할 것이며, 이번 연설은 스티브 잡스가 아닌 필 쉴러가 연설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애플은 맥월드에서 철수하는 이유에 대해 "애플은 훨씬 더 많은 방법(애플 리테일 스토어, Apple.com)을 통해 소비자와 접촉하고 있으며, 맥월드같은 전시회는 소비자와 접촉하는 방법 중에서 적은 비중을 차지해왔다"라고 말했다.

많은 미국 누리꾼들은 "별로 큰 서프라이즈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한 명은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갔는데, 1) 애플은 이제 더이상 1월에 제품을 발표할 필요가 없다. 이는 애플로서는 제품출시의 시기를 조정하는 데 이로움이 있다. (1월보다는 WWDC 등이 있는 6월이나 아이팟의 라인이 교체되는 4분기 정도가 더 좋다.) 2) 애플은 의무적으로 1월에 무슨 발표를 해야할 짐을 벗게 된다. (역시나 출시 시기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것) 3) 맥월드같은 전시회는 참가하는데 무지막지한 돈이 든다. 비중도 적게 차지하는데 괜히 참가할 필요는 없다. 등이다. 게다가, 이는 애플의 키노트 연설 전통이 죽는다는 뜻도 아니며, 차라리 스페셜 이벤트 등을 제품 출시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애플로서는 훨씬 낫다는 주장이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잡스가 직접 연설을 하지 않는 것에는 아쉬워하고 있으며(필자도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필 쉴러가 잡스의 발끝에도 못 따라간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후 스페셜 이벤트에는 잡스가 귀환할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젠 누가 연설하는 지도 서프라이즈인가...?)

이번 맥월드 2009에는 맥 미니의 업데이트판(신형 맥북과 같은 칩셋, 유니바디 알루미늄 공정 등)과 Mac OS X 스노우 레오파드의 소개 등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맥월드를 주최하는 IDG에서는 맥월드 2010이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2011은 있을 수 있을란지... 원.)




Posted by KudoK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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