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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를 위한 2.0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올라왔다. 아마 두 플랫폼 역사상(짧은 1년... ;;) 가장 큰 업데이트인 이번 업데이트는 정말로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를 PDA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의 막강한 신기능들을 제공한다. 이번 2.0 특집 리뷰에서는 2.0에서 탑재된 신기능을 살펴보고, 평가를 내려보도록 하겠다.


1. iPhone SDK 공식 지원, App Store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발표했을 때, 애플은 iPhone OS를 폐쇄적인 방식으로 운영하고 싶었다. 따라서, 애플은 기기에 직접 설치하는 방식이 아닌, 인터넷을 통한 웹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3인자의 어플 개발을 지원했었다. 하지만, 이는 사람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핸드폰 신호만 잡히면 되는 아이폰에 반해, 무선 네트워크가 되는 곳에서만 웹 어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는 아이팟 터치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처사였다. 그랬으니, 결국 해킹, 속칭 '자일브레이크'라는 방법을 통해 제3자의 어플리케이션을 받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애플은 이에 급히 아이폰용 SDK를 만들겠다고 작년 10월에 공표했다. 그로부터 2.0에 SDK가 적용되기까지는 꼬박 9개월이 걸렸지만, 결과는 그 기다림을 충분히 충족시킨다.

이 리뷰는 아이팟 터치를 위한 것이니, SDK 자체에 대한 얘기는 접고, App Store에 관해서 살펴보자. App Store는 애플이 아이폰 SDK를 통해 만든 어플리케이션을 쉽게 배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채택한 방법으로, 방식 자체는 iTunes Wi-Fi 뮤직 스토어와 흡사하다. 어플리케이션을 무선으로 받아서 바로 설치할 수 있으며, iTunes에서 받아서 터치에 동기화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무선으로 산 어플리케이션을 맥 혹은 PC에 동기화시킬 수도 있다. 이 기능을 굉장히 중요한데, 왜냐하면 iTunes 스토어의 방책상 한 번 산 것들은 다시 사면 또 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처음에 터치를 샀을 때, 계정으로 접속만 하면 산 항목들을 무료로 다시 받을 수 있었던 아이리버 플러스 스토어와 너무 달라서 약간 당황했었던 적도 있었다. iTunes에서 산 것들은 늘 백업을 해놓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꼭 백업해라. 꼭.

하여튼, App Store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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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리케이션 소개 페이지.

App Store의 눈에 띄이는 점이라 한다면, 바로 한국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올해 말에 iTunes 스토어가 한국에 공식적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루머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셈이다. 한국 신용카드로 등록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도 어쩌면 아이폰 3G의 한국 출시를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어 지원이 반쪽짜리(어플리케이션 소개는 모두 영어다)인 점은 아쉽다.

하여튼, 무선 App Store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받으면 바로 홈 스크린으로 돌아가서 다운을 받고, 설치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해당 어플리케이션의 아이콘에 진행 바로 모두 보여준다. 참, 설치를 할 때는 음악의 지금 재생중 상태가 모두 리셋되니 참고하자.

App Store는 애플이 제3자의 네이티브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허용하면서 보안을 지키는 절충안으로 선택한 것 같다. 애플의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맥 자체만큼의 자유로운 어플리케이션 공유는 안되는 점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개중에는 무료 어플리케이션도 많으니 잘 살펴보자. 물론, 이 무료 어플리케이션도 iTunes 계정은 필요하다는 점 또한 참고하자.


2. Microsoft Exchange / MobileMe Push 기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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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soft Exchange와 MobileMe 계정 추가 기능이 추가된 2.0 소프트웨어.

여기서 Push 기능이란 무엇이냐? 예전 아이팟 터치나 아이폰이 이메일에서 새 메일을 받을 때는 주기적으로 서버를 스캔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Push 기능은 메일이 오자마자 아이팟 터치나 아이폰에 바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일명 '인터넷을 통한 동기화' 기능인 셈이다. 대기업에서 Microsoft Exchange, 혹은 개인적으로 MobileMe 계정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 기능은 메일 뿐만 아니라, 캘린더 및 연락처 어플리케이션을 모두 동기화시킨다. MobileMe의 소개 포스트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기능을 이용하면 아이팟 터치를 컴퓨터에 연결할 필요없이 자동으로 일정 등을 인터넷으로 동기화시켜주는 것이다. 참 편하다. 하지만, 아직 필자는 MobileMe 계정이 없어서 해보진 못했다. MobileMe는 나중에 계정이 생기는대로 리뷰하도록 하겠다.


3. 자잘한 기능개선들.

1) 계산기
예전의 계산기는 간단한 일반계산밖에 못했던 것에 반해, 이제 가로로 회전하면 공학용 계산기로 변신한다. 요즘 웬만한 고등학생이 쓰는 것들(삼각함수 각도/래디안 계산, 로그함수, 자연로그, 역수, 제곱, 세제곱 등)까지 모두 들어 있어 한층 편리해졌다. (물론, 미국에서만. 한국은 왜 계산기 못 쓰게하나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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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어 '제대로' 지원.
이번 2.0에서는 한국인 유저들을 배려한 또다른 기능이 있으니, 바로 한국어 키보드를 지원한다는 점. 또한, 소프트웨어의 전체적인 UI를 한국을 좀 더 배려하고 있다. 예전에는 성을 진하게 만들어 해킹으로(...) 한국어 키보드를 쓴다 할지라도 이상하게 보였던 데 반해, 이런 부분들을 상당수 개선했다. 또한, 한국으로 설정해놓으면, 주가 어플리케이션에서 코스피 지수를 자동으로 넣어주고, 유튜브도 한국어 동영상 우선으로 표시해준다. 또한, 다국어를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들은 자동으로 한국어로 설정된다. 마지막으로, 진한 체가 없어서 너무 얇아보였던 애플고딕체를 강제적으로 진하게 하여 가독성을 높였다. 드디어 애플이 한국을 좀 좋게 보는 걸까...? 한국 지원의 남은 것은 이제 구글 맵스 뿐인데... 구글은 한국 쪽 지도 업데이트해줄 생각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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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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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서울이라는 글자나 요일 등은 모두 영어였다.


3) 연락처 검색 기능.
이건 아마 아이폰 때문에 나온 기능인 듯 싶은데, 아이팟 터치에서도 연락처 어플리케이션의 검색 바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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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라면, 이렇게 연락처가 없는 필자로서는 도무지 쓸모가 없다는 점이다.
(MobileMe 생기면 생길 지 몰라도...)

4) 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여러 파일 한꺼번에 삭제/이동 기능 지원.
이것도 많은 유저들이 바래왔던 기능인데, 원하는 파일을 체크한 후 지우거나 이동할 수 있다. 또한, 메일에서 iWork 문서(Pages, Numbers, Keynote)와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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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스크린샷 기능 추가.
이건 많은 분들이 모를 수도 있는데, 어느 화면에서든 홈 버튼과 전원/잠자기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플래시 효과가 나면서 스크린샷을 찍을 수 있다. 이는 맥이던 윈도우면 연결만 하면 자동으로 뺄 수 있다. (위의 스크린샷들도 다 이 기능을 썼다.)

6) 유해 컨텐츠 차단 (Parental Controls).
뭐, 많은 유저들한테는 별 상관없는 내용이지만, 유해 컨텐츠(Explicit 컨텐츠 제한, 사파리 실행제한, 유튜브 시청 제한, App Store 및 iTunes 무선 스토어에서 구매 제한 등)를 제한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비밀번호는 부모님되시는 분들이 따로 설정할 수 있다.

7) 아이콘 변경.
App Store와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iTunes 무선 스토어 아이콘이 음표 아이콘으로 변경되었고, 계산기 아이콘도 새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새 아이콘으로 단장했다.

8) 중국어 필기인식 지원.
중국어는 두 체 모두 필기인식을 지원한다. 인식율이 얼마나 좋을 지는 모르겠다. (중국어를 안 쓰니 쓸 필요가 있어야 말이지.)

9) 배터리 매니지먼트 개선(?)
감인지는 몰라도, 같은 기능을 썼을 때 예전보다 배터리가 더 오래 간다.

동영상 리뷰.

아이팟 터치 2.0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 데모.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업데이트를 한 지 약 10분만에 동영상을 찍어서 많이 미흡한 점, 사과드린다.

총평.
2.0은 이제 아이팟 터치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 새로운 기능들과 막강한 App Store를 통한 제3자 어플리케이션 설치는 이제 비싼 MP3 플레이어의 범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맥 PDA로의 시대로 도래하는 것이다. 2.0 소프트웨어는 그 미래를 향해 당찬 첫 발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첫째로, 필자 것만 그런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소프트웨어가 많이 느린 감이 없지 않아 있고, 종종 어플리케이션이 다운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나중 업데이트 때 애플이 안정화를 할 거라 기대한다.

또한, 애플이 어플리케이션의 설치를 App Store에만 제한했다는 점도 불만이다. App Store에 어플리케이션을 등록하려면 99달러(10만원)을 내고 애플의 아이폰 개발자 프로그램에 가입해야 하는데, 돈도 문제지만, 이는 통과하기가 무척이나 까다롭다. 따라서, 설령 좋은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능력이나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애플에서 이를 승인해주지 않으면 말짱도루묵인 셈이다. 이는 어떻게 해서든 아이폰의 플랫폼을 컨트롤해보려는 애플의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폐쇄적인 정책은 언젠가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을 애플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제 2.0은 겨우 시작했다. 과연 윈도우 모바일, 팜 등을 넘어 새로운 Mac OS X 모바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아이폰 OS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2008/7/14
Kudo L.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