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iver story2008. 6. 16. 23:05

필자가 아이리버를 알아오면서 정말로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결국은 쓴다. 아이리버에 대한 쓴소리.

하지만, 인정해야 할 건 해야 한다. 아이리버, 요즘 뭔가 너무 아니다. 올해 내놓은 제품은 작년 말에 출시된 W7을 포함하면 총 8개. 그 중 뭐 제대로 된 것이 하나 없다. 거의 모두가 비난 일색이다. 그나마 조용하게 이 비난 폭격을 비껴나간 건 NV Life 뿐인데, 이건 그나마 완성도가 높은 모양이다. 이번 칼럼에서 필자는 필자의 의동생이자 필자보단 배로 유명한 moveplayer 블로그의 편집자로 있는 토드군의 아이리버 쓴소리 글을 바탕으로 아이리버의 문제점들을 짚어본다.

일단, 짚어야 할 점. 필자는 맨위문장이 암시하듯, 약간 아이리버빠 성향이 굉장히 강하다. 그 증거사진:



이정도면 꽤 강한 증거자료라 믿는다... ;;

사실, 이번 아이팟 터치가 필자의 첫 아이리버 아닌 MP3라는 점, 이해하시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1. 아이리버의 라인업은 몇 개?

토드군이 이에 대해서 제대로 지적해주었다. 먼 옛날에 간결했던 라인업과 달리, 지금의 아이리버 라인업을 보면 헷갈림 그 자체이다. 옛날에는 필자가 심심할 때 쉽게 아이리버 가계도를 그릴 수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 제품이 어느 제품의 후속이고 뭐 이런 것들이 상당히 애매모호해졌다. 물론,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건 좋다. 그런데, 너무 제품이 많아서 그것들을 서포트할 능력이 안되면, 그럼 그건 '말짱 꽝'인 것이다. 게다가, 너무 제품이 많다 보니 그 제품 당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 것 또한 문제이다. 물론, 디자인적 완성도는 거의 지존 수준이지만, 내부는? 글세다...


2. 칩셋의 변화. 완성도의 변화.

이건 필자가 위에 언급한 부분과 약간 겹치는 게 있긴 하지만, 그래도 살펴보자. 요즘 출시된 볼케이노, Lplayer, E100은 모두 칩셋이 변경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전문적인 부분은 회피하겠지만, 결론적으로, 그 교체로 인해 아이리버에게는 해를 가져왔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새로운 칩이 단가가 싼지는 몰라도, 아이리버와는 절대로 궁합이 안 맞는 칩셋인 것이다. 만약에 더 싼 칩셋인 것이 사실이라면, 아이리버는 가격을 위해서 완성도를 희생시킨 셈이라는 것인데, 그게 과연 옳은 행동인 걸까? 그건 아이리버 쪽에서 자신들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일 게다.


3. 판매하면 그만. 펌웨어는 심플하게.

2008년. 아이리버는 W7 펌웨어 문제와 함께 새로운 해를 맞이했다. DRM 미지원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 사실, 아이리버는 처음으로 펌웨어 업그레이드라는 서비스를 시작한 회사였다. 당시에는 정말로 없던 기능이 생겨나는 등(iFP-100 시리즈에 Xtreme 3D 기술이 생긴 적도 있다) 정말 획기적이었는데, 요즘은 그런 획기적인 면이 다른 회사에 비해서 많이 뒤지기 시작하고 있다. 옛날엔 버그 수정에 불과했던 애플도 획기적인 신기능을 포함하는 펌웨어(아이폰/아이팟 터치 2.0)를 내놓는 판에, (사실, 애플은 이를 '소프트웨어'라고 부른다만...) 아이리버는 버그 하나를 잡으려다가, 다른 버그들이 무진장 생겨버리는 일이 잦았다. 요즘 그나마 제일 잘한 것이 D30의 .smi 자막 지원 업데이트. 그러나 그것 마저도 Edu 버전에선 가능한 기능을 감안하면(이 업데이트는 C버전만을 위해 풀렸다) 무슨 업데이트라고 보기도 힘들다. 요즘 아이리버의 펌웨어 정책은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셈이다. 옛날에는 무슨 펌웨어가 올라올까 기대도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제발 이 버그라도 좀 잡아라'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4. 요실금스러운 제품 출시.

이는 클릭스 시절부터 시작됐다. 제품 풀리는 게 무슨 가뭄의 비 마냥 조금씩 조금씩 풀려서 유저들 속을 애타게 했다. 이는 요즘도 계속되는 듯하다. D30도 C 버전과 일본어 특화버전인 J 버전이 있었는데, J 버전은 지연되더니 아예 취소돼버렸다. (나왔다. 2008년 8월 7일) 아니, 모델 세그먼트를 나누는 게 따로따로 출시하기 위한 건지... 원.


5. 아이리버도 필요한 것. 초심.

아이리버는 2006년에 최대 위기를 맞았었다. 이 때 보고펀드라는 곳이 600억원이라는 돈을 투자해 아이리버는 겨우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그 뒤로 아이리버는 많이 변했다. 요즘 아이리버의 행보는 혁신보다는 돈이 우선인 듯한 행보다. 아무래도 경영진 등이 많이 바뀌어서일까?

요즘 초심이란 단어를 많이 쓴다. (언제부터인가 이게 유행이 되버렸다.) 아이리버도 초심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이 이어폰을 쓰던 시절로. 돈보단 혁신을 우선시하던 그 때로...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