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The Host2006. 11. 14. 00:00


개봉 5일만에 관객 315만9524명을 동원하고 이미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영화 '괴물'의 주요 출연진들이 일본 프러모션에 나서면서 봉준호 감독을 한목소리로 질타하며 한풀이(?)를 했다.

31일 일본에 도착한
변희봉,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등은 이날 오후 4시 도쿄 시내 셀루린호텔(Cerulean Hotel)에서 400여명의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작사 청어람 측은 취재진이 촬영에피소드에 대해 묻자 배우들은 마치 입을 맞추고 기다렸다는 듯이 '봉준호 감독 때문에 너무 고생했다'며 잊혀지지 않는 고생담을 털어놓아 봉감독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먼저 다소 바보스런 첫째 역의 주인공 송강호는 "특별히 연기 주문을 하는 스타일의 감독은 아니지만, 대신 정신적으로 굉장히 피폐하게 만드는 감독이다. 굉장히 중요한 장면을 촬영을 한다고 하면 5-6일전부터 그 장면에 대해서 지나가면서 한마디 하고 한마디 하고.. 그럼 잠이 안 온다. 그런 면에서 아주 잔인한 주문을 하는 감독이다"라고 말했다.

둘째아들 역의 박해일은 "봉 감독님은 배우를 참 고생시키는 감독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괴물'에서는 현서의 위치를 찾아내려고 선배를 만났다가 경찰로부터 도망가는 장면이 있는데 원 없이 뛰었다. 그런데 한번만 더할까? 그렇게 친절하게 말씀을 하더라. 그렇게 고생한 만큼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독을 미워할 수 없었다"고 했다.

괴물에 맞서싸우는 소시민 가족의 대장 변희봉은 "비 신이 많다. 한 신을 17일 찍었다. 비를 뿌리는 기구가 높이 있고. 비가 보여야 하기 때문에 빗방울이 다른 것보다 3-4배 더 크다. 그래서 우박을 맞는 거 같은 하늘을 보고 누워있는데 도저히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절대로 성질을 내지 않고 항상 웃는 얼굴로 한 번 더 찍자고 하면 다시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저희 배우들도 화를 낼 수가 없었다"고 지난 기억을 되살리며 웃음지었다.

괴물에게 납치돼 고생하는 송강호의 딸 고아성은 "한강에 빠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감독님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한다고 하셨다가 나중에 하루 전에 직접 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한강 중간에 빠졌었다. 물살이 세고 아찔했었다. 약간의 그런 배신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막내딸이자 양궁선수로 등장하는 배두나는 그래도 봉 감독을 감싸는 눈치였다. 배두나는 "거의 대부분이 고생이었다. 여배우로서는 하수구 냄새라던가, 많이 달려야만 하는 것이라던가, 영화에서 1초 분량을 위해서 밤새 달리는 체력적인 고생.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다리에서 찍을 때는 눈물도 많이 흘리고 그랬다.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배우들이 감독님께 한풀이를 하는 상황에서 저도 하고 싶지만 참기로 하겠다. 저한테 가장 많이 주문한 것은 침착함 그리고 집중력. 그 어떤 상황에도 양궁 선수의 본질을 지키는. 양궁선수는 일부러 시끄러운 곳에서 연습을 한다며. 남주의 성격에 대해서 그런 부분을 많이 얘기해주었다"고 분위기를 누그려뜨렸다.

배우들이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다 털어놓자 봉 감독은 "배우들이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이러다 다음 영화 캐스팅이 어려워져서 애니메이션만 찍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해 좌중을 또한번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고생 많이 하셨군…. , 이런 고생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긴 하지만. (그럼 좋은 영화 만들다 사람 죽겠는걸….)

Extra: 고아성은 한강물에 빠지는 장면 때문에 다음날 학교도 못가고 앓아누웠다고. (원망할 만하군)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