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s Story2008. 1. 1. 21:33

'신세기, 창세기'라는 뜻의 이름 Genesis에서 얻는힌트처럼 제네시스는 현대 자동차에게 여러가지로 특별한 존재이며 프리미엄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사활을 건 모델이다.21세기에 들어서 새로운 패라다임으로 현대 자동차를 재구성한다는 의미와 창사 40주년 기념, 미국시장에서 현대의 첫 본격적인 럭셔리 세단등의 의미가 제네시스라는 이름에 함축되어있다.

오랜 기간 소문과 스파이샷, 컨셉카, 양산형 포착사진들이 나오면서제네시스에 대한 기대가 대단히 높았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제네시스의 RWD 구동계, 300마력 이상의 V8엔진,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열정 넘치는 기대들을 지켜보며 제네시스에 대한 조심스런 기대와 성공을 기다렸었다. 데뷔전인 11월 말부터 인터넷에 유출되기 시작한 포착사진들도 이런 기대 심리를 자극하는데 일조했다.소식통에 의하면 위장막이 없는제네시스 프로토타입 사진이 급증한데에는 현대 자동차측의 고의적인 계산된 노출 전략 때문이라고한다.

제네시스를 처음 공식적으로 론칭하는 '제네시스 쇼케이스' 행사를 방문하였다. 경기도현대시 Rolling Hills 호텔에서 프레스 브리핑,중식을 마친후 현대자동차 남양 연구소에서 제네시스, BMW 530i, M-Benz E350을 비교시승 하였으며,하이스피드 테스트 트랙에서 제네시스의 고속주행 능력을 체험하였다. 연구소측에서 사진촬영을 금지해 이번 콘텐츠에는 (재미없는) 프레스 릴리즈 사진에 의존하는점 양해를 구한다.

프레스 브리핑에 의하면 제네시스는 미국시장에 처음으로 내놓는 본격적인 럭셔리 세단이다. 북미판 그랜저 TG/Azera는near-luxury 세단으로 간주하는듯. 북미의 럭셔리 마켓을 진출하기 위해 현대는 디자인과 품질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링에 엄청난 리소스를사용한 결과 제네시스는 RWD 구동계를 기반으로 앞/뒤 위시본 타입 서스펜션 구조에Gas type shock absorber를 장착해 앞에는 코일스프링을 사용, 뒤는 개스타입 쇼크옵서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태다.

현재생산되는 독일 라이벌들과(5시리즈, E클래스, A6)대등하거나 조금 웃도는 샤시 강성으로 자체 실험결과 미국의 NHTSA, 독일의 IIHS, 그리고 한국의 충돌 테스트 규격에서 최고점수를 받을것으로 자신한다고 한다. 실제로 현행그랜저 TG와 싼타페, 베라크루즈가 해외에서 높은 충돌테스트 점수를 확보한 점을 가만할때어느정도 신뢰할수있는 자신감이다.

내수용 제네시스에는 3300cc 275마력의 (Lambda) V6엔진과 3800cc 290마력의 (Lambda) V6엔진이 장착된다. 이들의 0-100Km 가속시간은 3.3리터버전의 경우 7.6초, 3.8리터 버전은 7.0초라고 언급한다. 이것은 6.9초의 BMW 530i SE, 6.9초의 M-Benz E350 Elegance, 7.0초의 Audi A6 3.2 FSI SE와 비교해 평균적인 성능이다.미국에는 3.3없이 3.8과 4600cc 380마력의 (Tau)V8엔진이 제공된다. 이 4.6리터 버전은 BMW 545i SE와대등한 성능을 지닌듯 하다.한국시장엔 팔리지 않는 관계로 이 날 프레스 브리핑에는 V8 제네시스에 대한 다른 언급은 전혀 없었다.




편의장비는 그랜저 TG, 에쿠스, 베라크루즈에 장착하는대부분의 장비가 장착되고 여기에 롤스로이즈가 독점하던 Lexicon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과 SSC라는 거리감지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DIS라는 I-Drive 스타일의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가 장착된다. 제네시스에 새로 장착되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는 1정차시 자동으로 걸리고 엑셀이 발이 닿는 순간 풀리는모드, 2시동이 꺼지면 자동으로 걸리는 모드, 3수동 모드중에 선택할수 있다고 한다.

제네시스 키 또한 새로운 변화를 맞았는데 롤스로이스 펜텀이나 벤츠 S클래스처럼 키 자체가 없다. 제네시스의 키는 열쇠고리 형태로 차에 가까워지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키가 차에서 멀어지면 문이 자동으로 잠기는 방식이다. 스티어링 칼럼 옆에는 키구멍 대신 컴퓨터를 연상시키는 '전원' 버튼이 있다.이스타트 버튼은 많은 차에서 볼수 있지만 돌리는 키자체가 없는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아직 극소수.

지루한 호텔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제네시스 체험단을 실은 버스가 드디어 남양연구소로 향했다. 목적지에 들어서자 군사기지를 떠올리는 삼엄한 경비가 눈에 들어왔다. 사진촬영이 전면 금지되어 모든 카메라폰의 렌즈에 보안용 스티커를 붙였고 소형 디카들은 잠시 압수(?) 당했다. 남양연구소의 삼엄한 보안은 Area 51을 연상시킬 정도였는데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정체불명의 다양한 프로토타입들이 연구소 내에서 도로 주행테스트를 받고 있었고 현대에서 벤치마킹하는 각종 독일, 미국, 일본차들도 많이 보였다. 가장 관심이갔던 차는 당연 제네시스 쿠페. 위장막을 철저하게 씌워 육안으로는 투스카니와 비슷한 덩치라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수가 없었고 버스의 창문이 열리지 않아 엔진 사운드라도 들어보지 못한점은 정말 아쉬웠다.

트랙주행전 KMSA 최광년대표의 브리핑을 받은 후 모두들 나가서 베일에 싸인 제네시스의 주위에 모였다. 단지 베일에 싸인 제네시스 였지만 머리속의 생각이 빠르게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덩치가 생각보다 크지만 에쿠스처럼 비대하진 않다."라는 생각을 했다. 카운트다운을 통해 제네시스의 베일이 외부인에게 공식적으론 처음 완전공개 되었다.

제네시스의 첫인상은 전혀 한국차같지 않다는 것. 철저한 균형미의 유럽차보다는 일본차들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페이스리프트된 쏘나타와 비슷한 대형 그릴이 베라크루즈와 비슷한 헤드램프와 그랜저TG풍의 앞범퍼 사이에 배치되어 있었다. 제네시스 컨셉카와 전혀 다른 디자인이지만 (도요타 캠리풍의) 컨셉카보다 현대만의 느낌이 더 분명함을 느꼈다. BMW 530i, M-Benz E350옆에 서있는 제네시스의 모습이 무척 당당하다. 옆과 뒤에서 왠지 다른차 느낌이 나는것은 어쩔수가 없는건가? BMW 5 시리즈, 인피니티 M45와 흡사한 옆모습은 NF 소나타, 그랜저 TG보다도 개성이 약한 디자인이다.

고급스럽고 균형미 잡힌 디자인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독창성이 떨어져 현대엠블럼이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급외산차로 착각할 것이다.어쩌면 바로 이것이 제네시스 디자인의 의도일지도 모른다. 현대 자동차의국내에서의 이미지, 미국에서의 젊은 이미지에 때문에 브랜드 독창성을 아직 살리기가 힘든 실정이다. 처음 시도하는 본격적인 럭셔리카에 과감한 디자인을 시도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여러차종을 벤치마킹한 제네시스의 디자인은 안전한 길 택했다고 볼수도 있다.

뒷좌석에 앉아봤다. 확실히 에쿠스보다는 좁은, 그랜저 TG보다는 넓은 실내다. 뒷좌석은 까다로운 시선으로도 흠을 잡을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고 내부에 사용된 가죽과 바느질의 품질, 전체적인 완성도와 디자인이 이제껏 한국차에서는 볼수 없었던 수준급, 독일급이다. 이전의 국산 럭셔리카들의 화려함과 대조되는 상당히 절제된 디자인으로 독일차에 익숙한 사람이 앉아도 불만을 표시할 부분이 없는듯 했다. 운전석의느낌 역시매우 좋았다. 대시보드의 전체적인 느낌은 그랜저 TG와 베라크루즈를 섞은듯한 느낌인데 벤츠 S 클래스 느낌이 날정도로 고급스럽다.

보통 국산 럭셔리카들은 운전석과 조수석을 가로지르는 우드그레인을 채택하는 반면 제네시스는 이부분에 목재 내장재 대신 두툼한 가죽 패딩을 적용해 대단히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시승차는 여기에 블랙의 내장재와 초콜렛 색상의 가죽이 장착돼 럭셔리카로서의 분위기를 제대로 잡았다고 평가한다.국내의 경우 억대 세단에서나 느낄수있는 분위기와 완성도로 왠지 모를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뒷좌석과 달리 앞좌석은 주관적이긴 하나 몇가지 사소한 문제점이 보였다. 가죽패딩이 적용된 세련된 대시보드 중앙의센터콘솔이 아쉽게도스크린 인터페이스와 플라스틱 스위치로 도배되어있다. I-Drive처럼 컴퓨터의 의존도가 높지 않은것은 다행이지만 운전중이 수많은 버튼중 필요한것을 쉽게 찾을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미국에서 베라크루즈도운전중 매번 스위치 정글을 탐험해야한다는 지적을 받은바가 있다.

New BMW X5 Idrive
i-Drive를 연상시키는 DIS 인터페이스 시스템의 노브가 시승차에는 조금 헐거운듯 했다. BMW, M-Benz, Audi의 경우 고무느낌이 나는 묵직함이 있었는데 제네시스의 노브는 힘차게 휙돌리면 팽이처럼 몇바퀴 돌정도였다. 엔지니어들에게 지적하자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본격적인 양산이전의 일시적인 부품 결함으로 보인다고 말해 그리 심각한 문제 같지는 않아서 그의 말을 믿고 있다.

그리고 문제의 시계.... 인테리어 스파이 사진이 인터넷으로 흘러나오면서 가장 먼저 지적된 센터콘솔의 푸른 백라이트 전자식 시계. 아쉽게도 시승차에도 동일한 시계가 장착되어 있었다. 훌륭한 디자인과 고급스런 인테리어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실내에서이 싸구려시계의 존재는 써클렌즈를 끼운 미녀처럼 사소한 결점이지만 항상보이는 곳에 있기 때문에 무시하기가 힘들다. 현재 로드앤에서 테스트중인 젠트라X의 시계보다도싼티나게 느껴졌다. 낮에 진행된 제네시스 쇼케이스여서 다행이지밤길 주행시센터콘솔에서 항상 켜져있을푸른 백라이트를 생각하면 럭셔리카로서 정말 안습이지 않을까? 새로 구입한 노트북의 LCD스크린에 dead pixel을 발견한것처럼 예상밖의 사소한 부품에서 실망을 안긴 의외의 디자인 결점이다.

어쨋든 이것들은 사소한 문제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제네시스의 평가에 크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지적한 사소한 것들 보다 제네시스의 가장 큰 핵심은 무엇보다도 엔지니어링과 주행성능이 아닐까? 비교시승에 앞서 젠트라X를 열흘간 몰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제네시스의 성능을 가늠하기 힘들것 같아 걱정했는데 BMW 530i, M-Benz E350이 비교시승차량으로 준비되어 다행이였다. 530i는 오너 드라이버들의 default choice로 자리잡은 모델이고 E350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드라이버들이 찾는 차로 두차간의 개성이 나름 뚜렷하다. 오래 되었지만 작년에 몰아본 A6의 기억으로 제네시스의 주행성능이 어떻게 비교되는지 살펴볼수있는 철호의 기회다.
투스카니, 그랜저TG, 산타페의 라인업에서한단계 아니 두단계진화할 제네시스쿱, 제네시스, 베라크루즈를 상상하면 가슴이 뜨거워 지는건 비단 나뿐일까?

준비중 제네시스 Part. 3 - 세계시장에서의 제네시스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