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n DSLR Story2007. 11. 4. 09:23

(참고이자 경고: 필자는 아직 사진술에 대해선 엄청난 초보다. 글이 약간 무식해보여도 속으로만 그리 생각해주시길... ;;)



Nikon D40x + Nikkor AF-S DX 18-135mm F3.5-5.6G ED


니콘사의 DSLR D40x를 소유한 지 일주일이 되었다. 참 길었던 일주일인 듯하다. 지난 일주일만큼이나 학교를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던 적도 없다. 현재 D40x로 찍은 사진은 대략 3000컷이 넘을 듯하다. (중간에 사진 번호가 두세번 리셋되는 바람에 정확한 숫자는 모른다.)

지금으로서 나에게 D40x가 주는 의미는 크다. 나의 첫 DSLR이고, 학교의 첫 공식 학생 사진기자(기자라고 붙여도 될 지 원... ;;)라는 타이틀을 제대로 보여주는 카메라이다. 게다가, 어떻게 보면 학교에 있는 카메라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녀석이기도 하다. (화소수나 초당 연사속도 등에서.)

그런데 D40x는 DSLR의 세계에서 보면 보급형이다. 그것도 초보급형으로 DSLR 바디 중꽤나저렴하고 여러가지 고급 기능이 많이 빠진 바디이기도 하다. (그나마 D40이 있어서 니콘에서 가장 싼 바디라는 타이틀은 없다... ;;) 그런데 왜 이 녀석으로 했냐고?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그런데, 참 길군... ;;)

일단, 내가 처음으로 D40, 혹은 D40x를 눈여겨 본 것이 7월달에 있었던 SAS 2007 (서울오토살롱)이었다. 그 때 캐논과 니콘이 둘 다 카메라 체험관을 열고 있었다. 1층은 간단한 체험관, 2층은 망원렌즈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때, 나는 망원렌즈가 왜 줌이 안되냐고 불평하곤 했다. 그때만 생각해도 내가 얼마나 무식했는 지 실감이 난다... ;;)물론 안으로 들어간 나는 보급형에서 전문가용까지 폭넓은 바디를 만져볼 수 있었다. 캐논에서는 고아성이 가지고 있다는 350D와 그 후속작 400D도 만져보고, 또 1D Mark II (이 때까지만해도 Mark III는 발표되지도 않았다.)의 놀라운 연사속도에 입을 쩍 벌리기도 했다. 그리고 온갖 플래시 악세사리를 붙여놓은 니콘 D200을 보고 '이건 CSI에서나 쓸 만 한... ;;' 이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D40(솔직히 D40이었는지 D40x이었는 지도 기억이 잘 안 난다)을 만져보는 순간, 내 손에 전율이 흘렀다. 그립이 내 손에 딱 맞는 것이다. 카메라, 그것도 DSLR을 고르는 데 이렇게 황당한 이유도 있나 싶겠지만, 그립도 은근히 중요하다. 자기 손에 착 감기는 그립이 있어야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를 꽉 잡을 수 있고, 심지어 떨어뜨리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나와 D40 시리즈의 만남은 끝났다.

그리고, 9월말. 학교의 공식 사진기자가 되고 나서 얼마 안됐을 때였다. 나의 상관이라고도 볼 수 있는 사진술 선생과 미팅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그 사람이 한 마디 했다.

"넌 확실히 더 좋은 카메라가 필요할 것 같아."

그 때까지만 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는 일명 똑딱이라 불리우는 500만화소짜리 소니 DSC-P100 디지캠이었다. 그 카메라의 성능은 한마디로 '안습'이었다. ISO도 400까지밖에안 올라가고, 설령 그런다 하더라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 카메라를 바꿀 만한 기회다 싶어 바로 엄마에게 전화.

"선생님이 카메라를 바꿔야 할 것 같대."

"뭐? 네가 말하는 그 DSLR인가 그거?"

"응."

사실 부모님도 DSLR이 무엇인 지는 잘 알고 있었다. 내가 하도 DSLR에 대해서 말을 많이 해서였다. 다음날, 아빠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엄마에게 대충 얘기는 들었다. 아빠 친구랑 얘기해서 너에게 맞는 모델을 찾아볼 수 있을 거야."

일단 성공이란 소리였다.

"네가 마음에 둔 모델은 있니?"

"니콘 D40." 나는 거침없이 얘기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x는 별로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다. 1020만 화소라는 것이 나에겐 거의 불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큰 사진을 넣을 만한 공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걸 지금은 학교 서버로 해결하고 있지만.)

"그래.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자."

Parents' Weekend (참관수업과 인터뷰가 있는 주말)에 갖다준다는 약속을 받고 나는 나름대로 연구에 들어갔다. 아직 어떤 렌즈로 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저렴한 써드파티 렌즈 (시그마 등...)을 몰랐기 때문에 Nikkor 렌즈를 생각하고 있었다.

'번들킷으로 가... 아님 새로운 렌즈를 사...?'

그 때, 이미 난 친구의 예를 통해 18-55mm짜리 번들 렌즈가 얼마나 고통(?)인 지 잘 알고 있었다. 학교 공식 사진기자라는 직업특성상(?) 학교에서 있는 경기 사진을 많이 찍어야 되는데, 필드가 넓은 곳, 특히 축구나 필드 하키같은 경우는 기본 줌렌즈로는 완전 초안습(!) 사진이 나왔다. 경합이 벌어지는 곳은 저 멀리여서 거의 아무 것도 안보였던 것이다. 이 때는 대부분 RAW로 촬영해서 편집해야 했다.

친구의 펜탁스 K100D로 찍은 것. RAW로 찍어서 나중에 크롭시켰다. 편집과정에서 약간의 시체색감 비슷한 것이 나왔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니 렌즈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했다. AF-S 18-200mm VR(Vibration Reduction: 손떨림보정) 렌즈가 나에게는 딱 맞아보였지만(사실 그 때는 VR이 뭔지조차 몰랐다), 가격이 심각하게 비쌌다. 렌즈 값이 바디 값을 넘는 꼴이었다. (D40x 바디는 50만원 정도, 이 렌즈는 약 70만원 대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결국 18-200mm를 포기한 나에게 좋은 렌즈가 들어왔다. 바로 지금 쓰는 AF-S 18-135mm 렌즈였다. D80의 번들킷에 들어가는 렌즈다(SLR 매니아들 사이에선 '할배번들'이라 불린다).다행히도, 이 때 나의 선택은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음이 증명되었다. 특히 이 렌즈는 경기 뿐만 아니라 지난 주에 있었던 음악 콘서트에서 요긴하게 쓰였다. 관중석에 삼각대를 펼치고 앉아서 그냥 줌을 땡겨서흔들릴 걱정을 하지 않고 찍은 것이다. (물론, 관중석에 삼각대를 펴는 것은 안습행동 중의 하나였다. 삼각대가 위치한 곳의 바로 앞 의자는 사람이 앉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움직이면 삼각대까지 움직이는 데다가, 최종적으로 사람에 가려찍지를 못했기때문이었다.)

나의 Nikkor AF-S 18-135mm의 위력을 여실히 증명해주는 사진이다.

이것도 내가 관중석에 앉아서 찍은 사진이다.

RAW가 아닌 JPEG로 리사이즈만 해준 것이고, 나머지는 죄다 원본. 심지어 포토샵도 쓰지 않았다. (=크롭도 안했다는 소리)

하여튼, 이렇게 해서 렌즈 결정까지 끝냈다. 이 결정을 모두 말해주고 난 후, D40으로 사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x로 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엄마와의 전화통화에서...

"카메라랑 관련 장비 사는 데 결국 딱 100만원 썼다."

"100만원? 렌즈랑 카메라, 액세서리 다 합쳐도 그 정도로는 나오지도 않는데? (D40은 최저가가 31만원이다.)"

'설마...?'

끊고 아빠에게 전화.

"아빠, 혹시 D40x 샀어?"

"어, 그래. 아빠 친구들이 이왕이면 좋은 거로 사주라고 해서... 엄마가 말해줬니?"

"아니, 100만원 썼다길래 혹시나 해서..."

"서프라이즈로 해주려 했더니 참..."

'...'

그렇게 해서 그로부터 이틀 뒤에 D40x가 한국 집에 도착했고, 바로 다음 날, 렌즈가 도착했다는 전화가 날라왔다. 그리고 10월 20일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참으로 길게 썼군. 휴~.

이렇게 해서 산 D40x은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최강의 DSLR이다. (최소한 내가 알기론...)

일단 학교는 Yearbook(연말에 펴내는 학교의 그 해 연감. 나도 이걸 만드는 스태프 중 하나다)용 카메라로 캐논의 낡디낡은 EOS 10D를 가지고 있다. (조사해보니 2003년에 나온 모델이다... ;;) 그리고 나의 상관이라 할 수 있는 사진술 선생은 캐논의 EOS 350D (미국은 이름이 다른데, 기억이 안 난다.)를 가지고 있는데, 렌즈는 28-135mm로 스테빌라이저가 들어간 모델로, EOS 40D의 번들킷 렌즈인 듯하다. (Nikkor 렌즈로 치면 VR이라 할 수 있을 듯.) 내 친구이자 내 사진기자 어시스턴트인 폴 에반스(Paul Evans)는 펜탁스 K100D에 18-55mm 번들렌즈를 쓴다. (이러니 번들렌즈의 고통을 안다...) Yearbook 스태프 중 한 사람도 D40x를 가지고 있지만 번들렌즈이므로 렌즈에서는 일단 내가 우위다. 게다가, 일단 DSLR 처음으로 시작한 것인데 D200/D300같은 고급 기종은 나한테는 너무 과하다는 것도 D40x로 가는 것에 도움 아닌 도움이 됐다. 게다가, D40x는 D200과 같은 이미지 센서를 쓴다.

하여튼, 이 녀석을 처음으로 학교 일에 써본 것은 지난 주 수요일. (24일) 찍은 곳은 조명조건 최악인 체육관과 너무 흐려서 찍은 사진마저 흔들리는 바깥. 열심히 찍는다고 찍었지만, 이 두 요인이 합쳐져 안습인 사진이 나왔다. 그래도 몇 장의 좋은 사진은 건질 수 있었다. (결국 이 때의 사진은 그 때 찍고 나서 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재활용...;;)

외장 플래시 혹은 새로운 세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 사진... ;;

(결국은 나름대로의 노플래시 세팅을 찾았지만... ;;)

그나마 그 날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나온 샷.

역시 135mm로 땡겨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위의 두 샷 모두 리사이즈만 해준 것이다. (그러고보니 D40x로 찍은 사진은 포토샵으로 수정한 게 거의 없다...)

이틀 뒤, 음악 콘서트에도 D40x를 챙겨갔다. 콘서트가 열리는 오디토리움은 조명이 꽤나 어두웠기 때문의 만반의 준비를 했다. 콘서트 전날의 Tech Rehearsal(조명과 사운드 테스트 등을 하는 기술 리허설)에 들러 세팅상태를 일단 모두 점검한 후, 콘서트 당일에삼각대와 ISO 1600 세팅, 그리고 1/15~1/30의 약간은 느리다고 할 수 있는 셔터스피드의 세팅으로 갔다. 그럼으로서 꽤나 성공적인 샷들이 나왔다. (물론 이 사진들은 모두 지난번에 찍은 것을 재활용한 거다.)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하면 이런 액션 샷도 가능하다.

물론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마지막 사진을 크롭한 것만 빼고는 모두 리사이즈만 거쳤다. 포토샵은 거치지 않은 사진들인데, 생각보다 굉장히 잘 나온 사진들이 많았다.

D40x와 18-135mm 렌즈의 궁합은 성공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궁합도 단점은 몇가지 있다.

1. 접사는 포기해라: 특히 어두운 곳에서의 접사는 하다가 머리만 아플 뿐이다. 왜냐하면 AF 보조광이 렌즈에 가려버려서 포커스가 안되는 데다가, 원래 렌즈가 접사용은 아니기 때문. D40x의 매뉴얼에서도 이 렌즈에서 AF 보조광을 쓰려면 1미터 이상 떨어져 있으라고 명시되어 있다.

2. 최대로 땡겼을 때, 흔들림을 조심하라: 이 렌즈에는 니콘의 VR(Vibration Reduction) 기술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 최대로 당기면 당연히 손떨림 때문에 흔들리게 된다. 삼각대를 해도, 셔터를 누르는 손 때문에 사진이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이것에 자신 없다면, 번들렌즈킷으로 구입하고 55-200mm VR 렌즈를 따로 사던가, 돈을 더 투자해서 위에서 잠깐 얘기한 18-200mm VR로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사실, 나에게도 이 렌즈에 VR이 없는 건 치명적이다. 지난 음악 콘서트에도 흔들려서 버린 사진이 꽤 있다. 흔들림은 모든 사진가에게 적이다. 다행히도, 기술이 이를 해결해주고 있지만 말이다.

D40x 바디 자체에 대한 평가를 내려보자.

장점: 작은 바디, 확실히 쓰기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펜탁스에 비해서 작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셔터 소리(그래도 조용한 곳에서 쓰면 대략 난감이다... ;;) 가벼운 무게 등등등...(당장 머리에 생각이 안나...)

단점: AF 측거점이 3개밖에 없다. (위에 포커스 맞추려면 어쩌라는 거지?), 바디 내에 AF 구동 모터가 없어서 선택할 수 있는 렌즈의 폭이 좁다. (다들 이게 크리티컬이라고는 하나, 나한테는 별로... <-타탕!)

이렇게 해서 대충 D40x의 날림 사용기(라고 부를 자격도 없는...)를 마쳐야 겠다.

여담: 나의 위시리스트

1. Nikkor AF-S 18-200mm F3.5-5.6 VR

이 녀석이 내가 처음에 눈독을 들였던 렌즈다. D300에 번들로 들어갈 렌즈로, 18-200mm 레인지에, VR(손떨림보정) 기능이 들어가 있다. 바로 이런 걸 보고 전천후 렌즈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에서 나를 죽여버린다. 미국에서 750달러라니... ㅎㄷㄷ... ;; 우리나라에도 대강 70만원대에 형성되어 있는 듯하다. (당췌 네이버 지식쇼핑에 나오질 않는다.)

2. Nikkor AF-S 55-200mm F4-5.6 VR

위의 녀석보단 훨씬 노려봄직한 렌즈다. 55-200mm 레인지에 역시 VR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지금의 할배번들 렌즈하고 듀얼로 쓸 수 있을 듯하다. (겹치는 레인지는 많아도...제길!)가격도 24만원 정도로 위에보단 훨씬 저렴하다. (그래도 여전히 껌값은 아니다.)

3. SB-400 스피드라이트

지난주 수요일에 첫 취재를 하면서... 외장 플래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노리고 있는 녀석이다. 제일 현실성이 있다. 가격은 12만원대로, 천정바운스가 가능하지만, 세로일 때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정도면 나에게 충분하다.

Shots


지금부터 볼 샷들은 내가 학교 일이 아닌 개인적인 사진연습으로 찍은 사진들이다. 하도 노을을 좋아해서 노을 사진만 잔뜩이다. 게다가, iPhoto에서 가져올 때 너무 화질을 낮게 해서 사진화질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많이 미흡해도 양해해주시길... (알아주시겠지... <-퍼버벅!)


1/50, F5.0, WB Auto, ISO 1600


1/20, F5.0, WB Auto, ISO 1600


1/160, F5.6, WB Auto, ISO 1600


1/500, F13.0, WB Auto, ISO 400


1/640, F/13.0, WB Auto, ISO 400


1/200, F5.6, WB Auto, ISO 1600


1/40, F5.6, WB Auto, ISO 1600


1/40, F5.6, WB Auto, ISO 1600

곧 올 D40X 연습샷 퍼레이드 2탄을 기대하시라... (퍼퍽!)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