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do's Column2007. 6. 12. 22:07

정말 랜덤한 주제로 쓰는 쿠도 칼럼 세 번째 시간이다.

요즘, 광고란 것은 정말 많은 방법으로 발전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PPL이다.

PPL = Product PLacement

즉, 자사의 제품을 드라마나 영화 등에 출연시켜 광고하는 경우다.


요즘은 정말 빈번해졌다.

과연, PPL의 예에는 어느 경우가 있을 지 살펴볼까?

1. 영화 속 PPL

영화야 뭐 PPL이 즐비한 곳이다. 애초부터 영화란 게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니까 회사는 제작비 지원과 제품 지원을 통해 광고를 하고, 영화 제작진은 제작비를 아끼는 식인 것이다. 영화 속의 PPL 나열하는 건 적어서 어려운 게 아니라 너무 많아서 어렵다. 일단, 영화 관련 Q&A를 총집합한 <헐크의 바지는 왜 찢어지지 않을까?>라는 책에서는 톰 행크스가 무인도맨 연기를 펼쳤던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에 미국의 택배회사 페덱스(Fedex)가 영화에 70분 동안 자신의 회사 로고를 내비치는 대가로 1000만 달러(한화로 치면 1000억원을 약간 못 미치는 정도)를 냈다는 말도 있다. (덕분에 톰 행크스는 페덱스에서 일하는 걸로 나온다.)

대기업의 PPL 쇼라면 역시 작년 개봉했던 007시리즈의 최신작 <카지노 로얄 Casino Royale>. 일단, 약간 주연급된다는 차는 전부 포드에서 지원한 것이다. 바하마에서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타는 차는 포드 몬데오로, 아직 나오지도 않은 모델을 포드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한 프로토타입을 바하마로 공수해서 찍었단다. (그 차는 올해 2분기에야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본드카는 애스턴 마틴 DBS. 애스턴 마틴은 촬영당시까지만 해도 포드의 소유였으니 포드차라고 쳐도 무방하다. (포드는 경영난에 허덕이다가 애스턴 마틴을 올해인가에 팔았다. 그럼 007 다음 영화는 어떡하지??) 포드도 이 영화 때문에 많이 애썼다. 심지어 본드가 발레 파킹(?)을 하는 레인지 로버 스포트(랜드로버)도 포드차이니 말이다. 또한 DBS 뒤집히는 장면 촬영에 프로토타입 세 대를 날려먹었고 말이다. (참고로, <어나더 데이 Die Another Day>에 애스턴 마틴이 재등장하기 전에 BMW가 본드카 PPL을 도맡아 했다. BMW Z3, 750iL, Z8이 본드카들이었다는...)

또다른 PPL은 바로 소니. 제작사인 컬럼비아 픽쳐스(Columbia Pictures)의 모회사가 소니이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면 요즘 개봉한 <스파이더 맨 3>에 왜 니콘 카메라가 등장했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 없다. <- <스파이더 맨 3>도 컬럼비아 픽쳐스가 제작사다. 안 그래도 <스파이더 맨> 때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 광고판에 삼성 로고가 나오자 이를 소니로 교체하려고 했었다나? 결국 삼성 그대로 나갔지만 말이다.) 사이버샷 디지털 카메라, 바이오 노트북, 소니 에릭슨 휴대전화, 심지어 블루레이 디스크까지. (도대체 왜 CCTV 영상에 그 비싼 블루레이를 쓰는 거야?) 이번 영화는 제대로 '소니 쇼'였던 것이다.

소설에서 영화화된 영화 중에서 나오는 차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다. 가장 좋은 예가 <잃어버린 세계>. 원작소설에서는 분명 탐사차량으로 포드 익스플로러가 쓰인다. 그런데 웬걸? 영화판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 ML 클래스가 나오더란다. 사연인 즉슨, SUV란 것을 처음 만들어보는 벤츠가 어떻게 차를 홍보시킬까 고민하던 중, 딱 <잃어버린 세계> 제작진과 맞닥뜨렸다는 거다. 제작진에겐 벤츠차가 영화에 나오니 좋고, 벤츠에겐 신차홍보되니 좋고. 서로에게 좋으면 땡이지 않은가? (영화 덕분에 벤츠는 차 잘 팔아치웠다는 후문이다.)

우리나라의 예를 들어볼까? 일단, 현재 누적관객 수 1위를 달리는 <괴물>을 보자. 소니는 역시 이 영화까지 손을 댔다. 괴물의 발톱에 끌려다니는 헤드폰녀가 끼고 있던 헤드폰도 얼핏 보면 소니다. 또한, 남일(박해일)이 현서(고아성)의 위치를 찾을 때 나오는 컴퓨터 역시 바이오 노트북이다. (좀 오래된 것 같긴 하던데..) 그 외에도 많다고는 하나, 여기서 끝내자. (어딨는 지도 모르겠고.) 또한, <괴물>로 제대로 재미 본 회사가 있으니, 바로 오뚜기. 주인공들이 먹는 라면과 심지어 현서의 핸드폰을 사주기 위해 강두(송강호)가 모아놓은 동전들을 보관하는 컵라면 용기 마저도 오뚜기 라면이다. <괴물> 히트 후에 매출이 꽤나 올랐다는 후문이 돈다만...


2. 드라마 속 PPL

요즘은 드라마 속의 PPL도 느는 추세다. 그 덕분에 바쁘게 돌아다니는 건 오버 PPL(?)인 지 감시하기 위해 계속 미친 듯이 TV만 보는 방송진흥위원회 사람들이지만 말이다. 안 그래도 요즘 시청자 사과 등 중징계를 받는 드라마들도 많더군.

하여튼, 신이치군이 즐겨봤던 KBS <마왕>을 예로 들어보자. 일단, 주인공들의 휴대전화는 죄다 모토롤라다. 조연급일 수록 구형으로 간다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강오수(엄태웅)가 크레이저, 서해인(신민아)이 크레이저 파이어, 오승하(주지훈)가 MS800, 나석진, 강동현 의원은 Z, 나머지는 레이저다. (봐라, 점점 구형 제품이지 않나?) 그럼 핸드폰들 동작 화면은 실제일까? 그건 아닌 듯 하다. 안 그래도 궁금해서 아는 형 크레이저 좀 시연(?)했더니, UI는 드라마에 나온 것과 달랐다. 즉, 그 화면은 CG일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젠 차 얘기로 가볼까? 일단 극중 오수가 모는 차는 GM대우의 토스카다. 또한 강동현 의원을 모시는(?) 차량도 GM대우의 스테이츠맨이고, 오수의 후배인 이민재 형사가 타고 다니는 차도 GM대우의 젠트라다. 한편, 승하의 차는 아우디의 첫 SUV Q7이고, 석진의 불륜상대이자 오수의 형수인 최나희가 타는 차는 아우디 A6다. (GM대우의 경우는 잘 기억이 안 나나, 아우디는 직접적 로고를 감추기 위해 네 개의 링 중 가운데 두 개를 은색으로 채워주는 꼼수(?)를 선보였다.) 뭐, 이 정도면 PPL이 꽤 나왔다고도 할 수 있다.

이젠 미드로 가보자. (미드=미국 드라마)
일단, <CSI: NY>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모시는 차량들은 죄다 GM의 차들이다. 라스베이거스에 나오는 시보레 타호나, 마이애미에 나오는 허머(허머도 GM브랜드라는 거, 모르시는 분들 많을 거다.), 뉴욕에는 GMC의 엔보이 차량이 등장한다. 모두 SUV들이다.
에서는 크라이슬러가 차를 지원해준다. 시즌 1부터 닷지 차량이 등장하는 중이다. 현재는 닷지 차저가 출연중이다.

후일담으로, 그럼 신이치군이 좋아하는 MP3P 회사 레인콤은 PPL 했냐고? 물론 했다. 3년 전 <불새> 기억하는가? 에릭이 처음으로 드라마로 데뷔했다고 쌩난리도 아니었던 드라마다. 거기에 아이리버가 제이리버란 이름으로 등장하며, 레인콤에서는 N10 등의 신제품을 지원해줬단 소리가 들린다. (iriver -> jriver라. 알파벳으론 한 개 차이군. 그것도 알파벳 순으로 바로 뒤.) 게다가, 이번 <케세라세라>에서는 여주인공의 목에 클릭스를 냅다 씌워놨다 이말이다. 더 웃긴 건 클릭스의 목걸이형 이어폰은 공개되기도 전이었다, 이 말씀. (그러고보니 둘 다 에릭 주연이고, MBC 드라마구만.)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