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of.../20092009. 12. 9. 15:15
2009년이 슬슬 끝으로 다가오고 있다. 2009년은 필자로서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절대로 갈 것 같지 않았던 대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이 가장 크다.

작년에도 Best of 2008을 쿠도캐스트(지금은 안하는)를 통해서 공개했는데, 지난번에는 영화와 IT로 제한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카테고리를 나눠서 포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잘 될 지는 확신 못하지만, 뭐, 시작이 반이라 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필자가 해본 게임 중 Top 5를 선정해보았다. 일단, 필자 주변에 PS3를 가진 사람들이 없으므로, PS3 전용 게임은 여기서 제외한다. (내가 해보지를 못했는데 어떻게 평가를... ;;) 그말인즉슨, 이 순위에 있는 게임들은 모두 다 필자가 최소한 서너시간씩은 해본 게임들이다. (서너시간으로는 그래도 리뷰 쓰기엔 불충분해서 이렇게 랭킹 포스트로 남겨본다.)


5위 - Call of Duty: Modern Warfare 2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개발사: Infinity Ward
배급: Activision (미국) / WBA 인터렉티브
한글화 여부: 소프트웨어 자체 비한글화, 대사집 제공
출시: 2009년 11월 10일 (미국)
플랫폼: XBOX 360 / PS3 / PC
IGN 점수: 9.5
Metacritic 평균: 94/94/86 (360/PS3/PC)

그렇다. 출시일 하루동안 가장 많이 팔아치운 게임이 필자의 순위에서 아슬아슬하게 5위에 들었다. 그 이유는 좀 있다 말하기로 하고, 일단 좋게 시작하자. 그래픽은 부드러운 속도와 높은 디테일 등 정말 최고였으며(물론, 디테일을 위해 콘솔 버전은 해상도를 가차없이 600p로 맞추긴 했지만), 최강의 멀티플레이어, 그리고 새롭게 더해진 협동플레이 모드 스펙 옵스 모드도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이 게임의 문제점은 바로 싱글 플레이어 캠페인 모드에 있었다. 이제 더이상 누가 캠페인을 하냐고 하면 할말 없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도전과제가 죄다 캠페인 및 스펙 옵스 도전과제뿐이었다), 상당히 짧은 길이(5~6시간이면 문제없이 클리어가 가능했다)도 문제였고, 스토리 전개는 할리우드의 어느 액션 영화보다 빠르다.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다. IGN에서 한 얘기를 대충 발췌해보면, 
"The end result is a game that has the feel of an '80s action movie with huge plot holes covered by plenty of epic moments, but never a believable, cohesive set of events.
(결국 결과물은 80년대의 거대한 이야기적 구멍이 있는 영화같다: 다양한 극적인 순간들이 있지만, 그것들이 전체적인 스토리라인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냥 Infinity Ward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하자면, 아무리 멀티 플레이어에 중점을 뒀다 하더라도, 모던 워페어 3에서는 제발, 제~발 캠페인에 신경 좀 써주라.

(Kudo L 점수: 8.9/10)



4위 - Halo 3: ODST (헤일로 3: ODST)
개발사: Bungie Studios
배급: Microsoft Game Studios
한글화 여부: 음성/UI 한글화
출시: 2009년 9월 22일 (월드와이드)
플랫폼: XBOX 360
IGN 점수: 9.0
Metacritic 평균: 83

필자는 오랫동안 헤일로 팬을 자처했었다. 그런 면에서 ODST의 출시는 상당히 기대됐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만족과 실망의 엇갈림이 반복됐다.

일단, 스토리는 흥미로웠다. 번지가 처음으로 시도한 오픈월드의 헤일로 스토리라인은 어느 헤일로와 다르지 않게 잘 짜여져 있었으며, 사이드 스토리인 '세이디의 이야기 Sadie's Story' 또한 흥미로웠다. 하지만, 역시 플레이 타임이 아쉬웠다. 원래 2~3시간짜리 확장판이 풀 게임으로 발전한 형태라 6~7시간정도밖에 안되는 캠페인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고, 오픈월드였지만, 여전히 플롯은 직선적이어서 이게 도대체 오픈 월드인지 직선적인 것인지 괴리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게임플레이는 기존의 헤일로에 약간의 개조를 가했다. 일단, 플레이어가 인간병기 스파르탄이 아닌 그냥 인간이라는 사상이 번지를 지배한 모양인지, 체력 시스템이나 무기들의 밸런스 등이 모두 기존의 헤일로와 다르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존 헤일로 플레이어들에게 괴리감을 줄 정도로 달라지지 않은 점이 번지가 얼마나 게임플레이 밸런스를 잡는 데 도사가 되었는 지 알려주는 부분이다.

또한 '사생결단'이라는 새로운 멀티플레이어 모드가 추가되었는데, 이거 물건이다. 협동으로 하는 것이 물론 재밌지만, 혼자로도 실력만 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 또다른 장점이 되었다. 심지어, 출시 초기의 번지 통계에 따르면, 전설 난이도의 사생결단 최고점수가 혼자 깬 것이었다는 사실만 봐도 사생결단의 유연성은 증명된 셈이다.

(Kudo L 점수: 9.2/10)








3위 - Forza Motorsport 3 (포르자 모터스포트 3)
개발사: Turn 10 Studios
배급: Microsoft Game Studios
한글화 여부: UI 한글화
출시: 2009년 10월 27일 (월드와이드)
플랫폼: XBOX 360
IGN 점수: 9.4
Metacritic 평균: 92

보통 콘솔 레이싱게임하면 많은 사람들은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그란 투리스모를 생각한다. 하지만, 포르자 모터스포트 3의 출시로, 이제는 엑박에도 무시할 수 없는 레이싱 시뮬레이터가 있음을 알게 됐다. 포르자 3는 장점으로 가득하다. 놀라운 그래픽 디테일과 이 그래픽을 초당 60프레임으로 돌아가는 경지에 이른 그래픽 기술, 400대가 넘는 차 (그마저도 DLC로 계속 추가되는 중),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드라이빙 어시스트까지, 포르자 3는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했다. 문제 몇 가지: 새롭게 추가됐다고 하는 운전자석 뷰가 약간은 지루해보이고(특히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니드포 스피드: 쉬프트와 비교하면 더더욱 그렇다), 상대차 난이도를 좀 더 다양화했으면 좋겠다는 점. (중간 난이도까진 너무 쉽고, 어려움은 너무 어렵다. 환장할 노릇이다.)

(Kudo L 점수: 9.4/10)












2위 - Batman: Arkham Asylum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수용소))
개발사: Rocksteady Studios
배급: Warner Bros. Interactive (미국) / 인트라링스 (한국)
한글화 여부: 비한글화
출시: 2009년 8월 25일 (미국) / 2009년 9월 18일 (한국)
플랫폼: XBOX 360 / PS3 / PC
IGN 점수: 9.3
Metacritic 평균: 92/91/91 (360/PS3/PC)

이 리스트에 들어간 게임들 중 가장 의외의 게임이 아니었나 싶다. 보통 라이센스 게임은 별로 좋지 않다라는 편견을 멋지게 깨버린 게임이다. (심지어 기네스북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슈퍼히어로 게임'으로 등록되어 있을 정도다.) 배트맨의 최악의 밤이라는 메인 주제로, 배트맨이 잡아넣은 온갖 악당들이 조커의 계획으로 인해 아캄 수용소 내에서 모두 풀린다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적들을 직접 패던가, 아니면 위에서 하나 둘 씩 적들을 없애면서 남은 적들의 공포를 유발시키게 할 수도 있다. 이 둘 중 어떤 것을 할 지 선택은 할 수 없지만, 일단 선택이 되면, 거기서부터 어떻게 할 지는 플레이어의 몫이다. 프리플로우 전투 시스템은 계속 연습하면 정말 '물 흐르듯' 적들을 처치할 수 있고, 지형을 분석하여 전략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하나 둘씩 처치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사냥자(Invisible Predator)'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게임 전체에 240개에 달하는 수수께끼를 풀어놓아 리플레이 가치도 상당하다.

게임플레이 요소뿐만 아닌, 배트맨의 다양한 모습을 모두 보여주고, 거기에 또한 영화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만큼이나 깊은 스토리, 배트맨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맡았던 케빈 콘로이(배트맨)와 마크 해밀(조커) 등의 명연기로 찬사를 줄 만 하다. 단점이 있다면, 보스전이 약간 반복적일 수는 있다는 것.

(Kudo L 점수: 9.6/10)





Honorable Mentions
자, 대망의 1위를 보기 전에, 필자가 2009년에 해본 7개의 게임 중에서 순위권에 들지 못한 나머지 두 게임을 보자. 이 게임들은 너무 나빴던 게 이유가 아니라, 필자가 할 게임을 고르는 게 상당히 까다로워서 그랬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그냥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필자가 이 게임들을 플레이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게임들은 좋다.

6위 - Need for Speed: Shift (니드포 스피드: 쉬프트) - EA 8.5/10
7위 - Star Wars: The Force Unleashed - The Ultimate Sith Edition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 - 얼티밋 시스 에디션 ) - LucasArts 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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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doK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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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주연: 크리스천 베일(브루스 웨인/배트맨), 히스 레저(조커), 아론 에크하트(하비 덴트/투 페이스), 마이클 케인(알프레드), 게리 올드만(짐 고든), 메기 질랜할(레이첼 도스), 모건 프리맨(루시우스 폭스)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배트맨은 아마 슈퍼히어로물 중 가장 많이 만들어진 시리즈고, 가장 편당 개연성이 없는 시리즈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크리스천 베일이 손잡은 것은 의미가 크다. 그들이 만든 <배트맨 비긴즈>는 점점 삼천포로 빠지던 배트맨 시리즈를 구원해냈으며, 전세계의 배트맨 팬들과 일반 관객들, 그리고 영화평론가들까지 모두 열광시켰다. <배트맨 비긴즈>의 마지막에서 조커에 대한 정보를 전한 지 3년 후, 그들은 <다크 나이트>로 돌아왔다.

아직도 고담시의 평화를 지키느라 동분서주한 어둠의 기사 배트맨(크리스천 베일). 그는 이제 고담시의 정의를 위해 싸우는 젊은 연방검사 하비 덴트(아론 에크하트)를 보며, 이제 자신이 물러설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 때, 조커(히스 레저)라는 자가 등장해 배트맨을 죽이자고 고담시 내의 범죄조직들에게 제안한다. 조커의 위협은 점점 배트맨의 목을 조여오고, 급기야 그는 배트맨의 정체를 밝히고 자수하려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데...


Main Characters - 선과 악, 그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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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정말 히스 레저 얘기를 하지 않을수가 없다. 이 영화는 그의 유작이기도 하고, 여기서 펼친 그의 조커로서의 연기는 정말 '소름끼치기' 때문이다. 꼭 자신이 죽을 줄 알고 이 영화를 찍은 것처럼, <다크 나이트>에서의 그는 정말 무섭고도, 연기력이 출중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가 연기한 조커는 <다크 나이트>에서 절대악의 역할이다. 살인을 서슴지 않고, 혼돈 없이는 살 수 없는 그는 역시 과거에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점에서 브루스 웨인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가 택한 방법은 선이 아닌 악인 것이다. 조커는 악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 지 보여주는 인물로, 그 인물을 히스 레저는 신들린 연기를 통해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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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역의 크리스천 베일 또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직접 무술을 배웠으며, 110층짜리 고층 빌딩에 올라가기를 주저하지 않았다는 그. 하여튼, 배트맨은 조커와는 반대인 선의 모습이다. 비록 밤에만 활동하고, 경찰의 수배 리스트에 올라가 있지만, 그는 고담시의 정의를 수호하며, 많은 사람들의 존경의 대상이다. 그의 부모님이 죽은 후, 그는 복수의 화신이 될 수도 있었지만, 그는 대신 고담시의 정의를 수호하겠다는 다짐 아래에 배트맨으로 변신한다. <다크 나이트>를 통해 만난 크리스천 베일은 브루스 웨인과 배트맨의 이중성에 대해 더 진지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고, 이런 점에서 필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특히, 조커의 협박에 고민하는 웨인의 모습은 정말... 박수를 아낄 수가 없었지만, 극장에서 왜 박수를 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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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검사인 하비 덴트는 브루스 웨인이 진짜 영웅으로 생각했던 인물. 고담시의 악을 소탕하겠다는 목표 하에 배트맨과 힘을 합쳐 일하게 된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는 그를 한쪽은 흉측한 얼굴을 가진 투 페이스로 변하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하비는 위에 말했던 '절대 선' 브루스 웨인과 '절대 악' 조커의 사이에 서게 된다. 그러면서, 선과 악은 동전의 앞뒷면같이 완전히 다르지만, 결국 쉽게 뒤집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비록, 히스 레저와 크리스천 베일 사이에서 묻힌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아론 에크하트 또한, 이 어려워보일 수도 있는 '다중이'이자 영화 플롯상 가장 중요한 캐릭터를 놀랍게 소화해냈다.


Minor Characters - 주인공들을 더 빛내주는 조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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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에도 <배트맨 비긴즈>만큼이나 출중한 조연이 영화를 더 빛내주고 있다. 배트맨의 든든한 조력자인 게리 올드만(짐 고든)과 마이클 케인(알프레드), 배트맨의 기술담당을 맡고 있는 모건 프리먼(루시우스 폭스), 그리고 브루스의 첫사랑 매기 질렌할(레이첼 도스)까지. 비록 레이첼 역의 매기 질렌할은 예전 케이티 홈즈보다는 약간 더 늙어(!) 보인다만, (위의 샷이 그나마 덜 늙어보인다) 모두의 연기는 영화를 더욱 더 살려준다.


The M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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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배트맨>은 '탐정 추리물' 만화로서 시작됐다. 사건이 일어나고, 그에 대한 해결을 배트맨이 하는 식이었다. <다크 나이트>는 그런 배트맨의 원래 모습을 보여준다. 벽에 부딪혀 가루가 된 총알 샘플을 채취해 다시 총알을 만들고, 거기서 지문을 채취해 범인을 알아내는 등, 이러한 구조는 흡사 CSI를 보는 것 같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배트맨 비긴즈>와 비교해 훨씬 어두워졌다. 브루스의 고뇌 뿐만 아니라, 조커와 다양한 악당들의 등장으로 인해 고담시의 분위기는 더욱 더 암담하고 침울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어둠의 기사(Dark Knight)의 활약은 더욱 더 빛나 보인다.


Theme & Sum-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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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선과 악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영화에서 하비가 들고 다니는 '행운의 동전'(아차, 스포일러...)과 연결된다. 비록 배트맨과 조커는 동전의 양면같이 반대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하비 덴트와 투 페이스가 자리잡고 있다. 동전의 양면은 반대지만, 동전을 반대쪽으로 뒤집는 것은 쉽다. 그만큼, 선이 악이 되는 것도 쉽게 된다는 것을 이 영화에서는 잘 보여준다.

또한, 이 영화에서 배트맨은 고담시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고민한다. 그는 고담시의 수호자지만, 그의 행동방식은 또한 많은 적들을 낳는다. 이러한 점은 브루스를 더욱 더 힘들게 만든다. 그래서, 하비 덴트를 자신과 다른 '얼굴이 있는 영웅'으로 내세운 것이다. 조커가 말한다. 배트맨은 이 일을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아마 그의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을 오랫동안 하게 될 것이다. 어둠에 빠진 고담시를 구하기 위해, 그 자신이 '어둠의 기사'로 분해야 하는 것이다.

평점: 5/5
Posted by Kudo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