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Reviews2008. 12. 30. 11:05

제목: 트와일라잇 Twilight
주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벨라 스완), 로버트 패틴슨 (에드워드 컬렌)
감독: 캐서린 하드윅
토마토 미터: 49% (12/29/2008): 페이지
네이버 평점: 7.76 (12/29/2008): 페이지

영화 얘기를 객관적으로 하기 전에,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해볼까 한다. 처음에 이 영화가 <퀀텀 오브 솔러스>를 한 방에 무너뜨렸단 얘기를 들었을 때, 이 영화에 무슨 파워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보시다시피, 토마토미터도 그리 높지도 않고(많은 사람들이 그리 재미있지도 않다는 <퀀텀..>보다도 더 낮다), 심지어 필자가 같이 본 후배는 재미없다고 들었다고 싫어하던 걸 설득하여 보게 되었다. 필자가 2008년에 본 마지막 영화이기도 하겠다.

이 영화는 4부작의 뱀파이어 소설시리즈의 1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인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덥고도 덥지만, 햇살이 아름다운(벨라의 의견이다...) 텍사스주 피닉스에 사는 고등학생 소녀.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와 살던 벨라는 사정이 생겨 임시적으로 아버지가 사는 황량하고 비오는 워싱턴주 포크스로 이사를 간다. 거기서, 그녀는 눈처럼 하얗고 힘도 강한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를 만난다. 에드워드는 무슨 이유에선가 그녀를 멀리하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벨라는 점점 그에게 끌리게 된다. 또한, 그녀는 나름의 뒷조사로 에드워드와 그의 가족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이상 그녀를 멀리할 이유가 없어진 에드워드는 벨라와 사귀기 시작하고, 그게 모든 문제의 시작을 알린다. 에드워드와 벨라는 에드워드의 종족과 반하는 뱀파이어들과 마주치고, 이들, 특히 제임스는 벨라의 피를 간절히 원한다. 이제, 에드워드는 그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제임스와 맞서야 한다. 한편, 사랑에 빠진 벨라는 에드워드와 같이 영생을 누리기 위해 뱀파이어가 되는 것을 심히 고민하게 된다.

일부러 이런 샷 뽑아주시는 센스다... ㅎㅎ
(그런데 왜 이샷에서는 둘 다 무지하게 하얘보일까... ;;)

시리즈물의 1편인 이 영화는 대부분의 시리즈영화가 그렇듯 큰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각각의 편마다의 독립성이 없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반을 벨라가 에드워드의 정체를 추적하고, 그에게 빠지는 과정에 써버린다. 소설에서 오히려 잘랐다고 하니, 그래도 웬만큼 성공했다고는 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같은 경우는 앞부분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다. (소설을 안 읽어서 그렇다고 우기시면 할 말 없다...) 시리즈의 전체를 놓고 본다면 이해가 가겠지만, 현재 1편인 이 영화만 나온 시점에서 이 영화만 독립적으로 따지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다. 물론, 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을 소설을 읽는 것이지만, 필자같이 게으른 분들은 내년(며칠 뒤면 올해다...)에 나올 속편을 기대해야 할듯 싶다.


참... 느끼하다.
(그런데 왜 이 영화의 샷들은 죄다 채도가 빠져있는가...)

그를 제외하면, 영화는 꽤나 무난하다. 신흥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엠마 왓슨' (어디서 그러더군... ;;) 이라고 하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 커플도 꽤나 출중한 연기력(로버트 패틴슨은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서 케드릭 디고리로 나왔었고, 크리스틴 스튜어트도 필자가 알지도 못하는(!) 여러 영화에 출연했었다)을 선보이고, 판타지 영화와 그 와중에 있는 로맨스의 형식을 잘 따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또다른 문제점이 일어난다. '무난하다'는 것이다. 무난하다는 것은 나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뚜렷하게 보이는 장점이 없다는 뜻이다. 이 영화는 이런 종류의 클리셰를 너무나도 잘 따르고 있어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너무나도 뻔하게 보인다. '커플이 되었으니... 이쯤이면 이들에게 위기가 닥치겠지'할 때 정확하게 위기가 닥치고, '해결하겠지...'할 때 정확하게 해결된다. 다시 말해, 반전이 없다는 것. 아예 <과속스캔들>같이 일부러 반전을 없게 만들어버린 것도 아니고, 뭔가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트와일라잇>은 나쁜 영화는 아니다. 연기자들도 호연을 했고, 비주얼도 괜찮다. (심지어 재미없을 거라고 했던 후배도 끝에는 재밌었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주 좋은 영화도 아니다. 시리즈라는 고질적인 문제점 때문에 불완전적인 영화가 되었고, 스토리의 뻔함이 이 영화의 장점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린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내년에 나오는 2편에서는 극복할 수 있을 지, 지켜보자.

마지막으로, 제목에 했던 말은, 내 친구(프로파일 그림 그려준 친구다)가 나한테 원작 소설에 대해서 했던 말이다. 여자들은 '우와'라고 하고, 남자들은 '우웩'할 소설이라고. 영화는 소설이 가지고 있던 나름의 문제점(?)을 해결한 것 같다. 최소한 내가 극장에서 나올 때 구토봉지를 쥐고 있지는 않았으니까.

평점: 3.5/5
(요즘 꽤나 냉정해진 필자... ;;)

P.S 에드워드의 가족은 그 작은 마을에서 메르세데스 S500에... CLK 320에 비싼 차들만 몰고 다닌다. 근데 왜 정작 에드워드는 볼보 C30을 몰고 다니는지...? 확실히 C30이 이미지가 고급스럽긴 하나보다...

P.P.S 요즘 뱀파이들은 진화도 하나보다. 이제는 햇빛이 그들을 죽이지 못하고, 인간의 피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도 아니며, 결정적으로 인간들과 섞여가며 살아간다. 최소한 뱀파이어물의 클리셰에서는 나름 벗어났다고 해야 할까.
Posted by KudoKun